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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슬프지만 없어지는게 맞다

로키(222.112) 2016.12.04 10:00:04
조회 2043 추천 70 댓글 30

1. 나는 이해는 한다.


난 솔직히 저렇게까지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사시존치를 외칠 수 밖에 없는지 이해는 한다.


나이가 30대 중반만 되어도 취직하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특히 문과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학벌이 뛰어나지도, 외국어에 능통한 것도, 그간 스펙이라고 쌓아온 것도 있을리가 없다.


사법시험이란건 그런 시험이다. 사법시험이 왜 가치있는 시험이었나? 역설적으로 그건 탈락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탈락자들이 합격자들을 빛나게 해줬다. 어려운 시험이라는게 가치를 부여해준 것이다. 그게 사법시험의 본질이었다.


누구나 칠 수 있게 해서 거의 대부분을 떨어뜨려 버려 저 하늘의 별이 되게 해주는 시험.


사법시험 응시가 스펙이 될 수 있는 곳에는 이제 로스쿨 졸업생 변호사들이 들어온다.


아무리 그래도 변호사 자격증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비슷한 조건에 영입이 가능하다면 변호사자격증 있는 사람을


쓰는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오히려 그 상황에서 인사권자가 없는 사람을 쓰면 그게 더 웃긴 일이다.


내가 저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슬프다. 집에는 이미 한참동안 폐를 끼쳐놨다. 미안하다. 다른 걸 할래도 사실 잘 모른다.


답답하다. 대체 이젠 뭘 해야하는건지..



2. 그런데 이제 더 이상 그런 사람을 만들 수는 없다.


로스쿨의 도입 취지는 위와 같은 사람을 없애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합격자 1000명 배출 시절, 너도나도 학교 도서관에는


시험응시자들로 가득했다. 조선이 왜 망했는지 아나? 그게 음서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아니. 음서제로 몇 놈이 관직 몇 개


꿰찼다고 나라가 망할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조선이 망한건 청춘들이 공자왈 맹자왈이나 읊어왔기 때문이다. 사농공상이라 해놓고


사가 미친듯이 늘어나면서 다들 공자왈 맹자왈만 하자 나라도 함께 망해버렸다.


슬프지만, 형들은 국익을 위해서는 그만두는게 맞는 사람들이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이거다. 그리고 이게 로스쿨이 가장


공익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다. 변호사 특권의식 철폐? 사법개혁? 그런건 솔직히 로스쿨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법시험 응시자 수를 늘리면 해결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러면 위와 같은 사람들은 더더더 늘어나겠지.



3. 나는 몇 년 안됐다고?


8년이라는 시간을 줬다. 나는 3년 남은 시점에 들어왔으니 그런거 모른다고? 아니. 냉정하게 말해서 3년 남은 시점에 들어온것은


본인의 선택이었다. 일확천금의 꿈은 사법시험에만 있었나? 아니. 행시도, 외시도, 대기업도, 공기업도, 외국계 기업도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냥 본인이 진입장벽이 제일 낮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길이었다. 지금 남아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들을 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이미 무언가 다른 곳을 향해 갔겠지. 이것도 사실 슬프다. 가장 다른걸 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사법시험 응시 몇번 했다는 것만으로 특별한 구제책을 마련해주는 건 역차별이다.



4. 돈 없으니 난 못간다.


500만원 버는 사람한테 부담스러운게 로스쿨 맞다. 100만원 버는 사람한테는 오히려 안 부담스러운게 로스쿨 맞다.


그런데 집에서 500버는 사람에게 나라에서 돈을 줘가면서 변호사로 양성시켜 주어야 하는지, 또는 월 소득액이 500인 사람이


돈을 좀 희생해서 빚져가면서라도 조금 더 확실한 길을 택하는 것이, 그깟 돈 조금 덜 희생해가면서 기약없는 길로 자신을 내모는


것보다는 합리적이다. 돈은 갚으면 되고, 하다못해 파산이라도 하면 되는데 지나가는 세월은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성적 장학금 주는 학교도 많다. 솔직히 그냥 무서운게 더 맞는 것 같다. 잘 모르겠고, 돈 많이 들 것 같고, 영어점수는 없고,


학점이라고 잘 받아 둔 것도 없고. 그런 의미에서 학점은 몇 년 지나면 수능처럼 다른 걸로 대체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5. 학벌차별 심하다. 나이제한 심하다.


학벌차별 있다. 나이 제한은 제한이라기보다는 나이 많은 분들이 사실 스펙이 그다지 뛰어난 사람이 없다. 스펙이 뛰어난 분들은


수도 없이 로스쿨에 이미 들어왔다. 다만, 그런 분들은 사법시험을 보던 분들이 아니고 다른 직종에서 일하시던 분들이다.


교수님은 한숨을 쉬면서 나이를 그나마 봤으니 30대 이상이 이만큼이라도 뽑힌거라고 말했는데, 딱히 뭐라 말하질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 쿼터도 두면 그런 말이 사라질까 싶다가도, 그럼 어린애들은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다.


정량평가로 승부보자고? 정량의 비중을 높이자는 말에는 나도 찬성한다. 실제로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고. 그런데도 자꾸 부정행위 소리 하려거든


증거를 좀 가져왔으면 좋겠다. 지난번에 이호선인가가 나와서 헛소리하니까 '그런 불법행위는 어서 고발하셔야 합니다.'했더니


꿀먹은 벙어리 됐던 때, 신평교수가 의혹을 제기하고 면접결과 까보니 신평교수가 제일 높은 점수를 준게 밝혀졌을 때, 그때마다


쓴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학벌 차별 왜 하냐고? 좋은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누군가가 와서 고등학교 생활까지의 성실성을


학벌로 평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아예 아니라고는 솔직히 나도 답을 못하겠다. 그러면 서울대 학점 4.0과 배재대 학점 4.0을 똑같이


놓고 평가하란 말인가? 그건 과연 바람직한가?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 갔던 애는 대체 무슨 잘못인가? 지금이 무슨 예전처럼 돈없어서


상고 가던 그 시절이란 말인가? 대학진학률 보고 와라. 쓸데없는 대학 통폐합해야 한다는게 요즘 사람들 생각이다.


......그러게 공부 좀 하지 그랬어요.....휴....



6. 형들이 이제 존치운동을 그만 뒀으면 좋겠다는 말이 차마 안나온다.


내가 책임져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형들은 사라지는게 맞는 사람들이다. 어디선가 본인을 위해, 가족을 위해, 무언가 다른


일을 해야 하는게 맞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게 3천배라거나,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거라거나, 단식의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나오지 않겠지. 그리고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스쿨 제도 개선은 계속해서 해 나가는게 맞고,


부족하다면 4년으로 늘리건 뭘 어떻게 하건 해야겠지만, 그 방법이 사시존치는 아니다. 슬프지만, 모든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스펙을 쌓아가고 있다. 형들도 결국 그걸 해야한다. 단순히 진입장벽이 낮다고 마냥 거기 매달려 있을게 아니고.


그건 그냥 게으른거다. 그렇게 노력해서 로스쿨 썼는데 정량에서 나보다 심히 낮은 사람이 붙었더라!


불공정? 그건 그런 때에나 이야기할 수 있는거다. 단순히 선발 절차가 시험 한 방이 아니라고 불공정한게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고시생 형들이 꽃길만 걷길. 어딘가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길.



출처: 사법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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