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맞아

발랜타인 17년을 땃다

반병이상 남은것이었는데

오늘 거의 다 비웠구나

많이 취했으니 주정이라 봐도 무방한 글

이번 주말을 보내고 나면 오랜 친구와 이별이 예정되어있다

결혼하고 부랄두쪽차고 시작한 신접살림에 과분한 친구였기에 한참을 팔아버릴까 망설였고 원망과 부담으로 시작한 첫 만남

아내의 임신

배북뚝이 아줌마를 태우고 좋은거 보여준다며 산으로 들로 달리던

아직 찬바람이 매서운 3월 강포에 싸인 첫애를 행여나 다칠까 끌어안은 아내와 산부인과에서 집으로 올때 주인의 맘을 잘 해아려 뜨듯한 바람을 뿜던놈

둘째가 태어나고

태어나자 마자 고열로 종합병원 소아과 응급입원을 하게 되었을때 정신줄을 놓고 달렸을때도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게 해준놈

아이들과 함께 놀이동산으로 산으로 바다로 눈썰매장으로 맛집으로 전국을 돌아다닐때도 언재나 집처럼 따듯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준놈

월세를 벗어나게 해준 고장없이 잘 달려준

형편이 좀 펴서 좀더 큰놈으로 바꿔볼까 하던 유혹을 벗어나게 해준 기름값 걱정없던 구두쇠 아저씨의 마음을 잘 해아려준 친구

공무원 시험에 낙방하고 참 많이 울었던 모습도 네가 가장 잘 기억하고 있겠지

영업할때 점심값을 아끼느라 길거리 싸구려 찐빵과 우유를 꺽꺽거리면서 꾸역꾸역 먹던 모습도 너만 알고있는 모습이지

회사가 부도나서 뭐해먹고살아야 할까 하는 걱정으로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쉴때도 바로 네 안이었지

진흙발로 아파트 건설현장을 돌때도 함께였고

가죽코팅이 다 벗겨진 핸들과 기어봉에는 내 손때와 절삭유 방청유가 절어들어 본래 색깔이 뭐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게 변했구나

수고했다

경기 45 마 5334 스팩트라야

그동안 내 발아 되어주고 내 가족의 안전한 길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사진으로나마 널 남기고 오래 추억할께

아무리 좋은 새차가 생겨도 네가 사라짐의 아쉬움은 체워지지가 않겠구나

너의 수고로 보잘것 없는 한 사내의 인생의 빛나는 페이지를 장식해 주어서 고맙다

안녕

편히 쉬어라

다시한번 고마웠다

PS 새차산다고 자랑하는거 아니다.

      공돌이 지금 이 글쓰다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