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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썰 풀어주마

김련모(211.177) 2023.02.07 19:53:04
조회 1672 추천 34 댓글 1

정말이지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건방지던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6.25 4.19 5.16 6.29 등등 많은 걸 겪었어. 또 더 나이드신 분들은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 대전, 8.15도 겪었겠지. 그러니 너희들은 우리들의 말을 들어야 돼. 우리들은 경험이 풍부하니 말이야.

북한 공산당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 안 겪어본 사람들은 모를 거야. 너희가 그들을 얼마나 부정적으로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 더한 놈들이란 얘기야. 정말 겪어보지 않고서야 아무것도 모르겠지? 그래서 오늘은 6.25 전쟁 경험담을 풀어주마.

나는 1944년 5월 6일, 전주에서 태어났어. 일제강점기는 어린 시절이라 전혀 기억이 없다...

우리 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였고, 일본군에게 붙잡혀 감옥에도 여러번 갔다왔지. 그럼에도 우리 집안은 꽤나 부유했어. 그 시절엔 3대가 같은 집안에서 살았는데, 7살쯤이었나? 늦은 새벽,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여동생이 내 위에 올라타서 급하게 날 깨우는 거야. 무게 땜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어. 근데 집에 아빠랑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았고, 엄마의 얼굴이 창백했어.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

엄마 : 어... 나쁜놈들이 쳐들어와서 아빠랑 할아버지가 혼내주러 갔어...

60년 전 일이라, 말 하나하나를 기억할 순 없겠지만 대충 이런 식으로 말하셨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아빠가 멋지다고 생각했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었지. 그리곤 뉴스에서 한강다리가 폭파됐다는 소식이 보도되었고, 정말이지 난리도 아니었어. 엄마랑 할머니는 당장 짐을 쌌고, 나는 하인들 등에 업혀서 어디론가 끌려갔지. 인민군이 막무가내로 내려왔고, 우리 가족이랑 피란민들은 떼를지어 경상남도로 피신하려고 난리도 아니었어. 그때는 자동차도 없어서 가는데 어마무지한 시간이 걸렸어 정말.

막 인민군들이 서울을 점령했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에 사는 이모가 어떻게 됐을지 불안해지더라. 나도 기독교였는데, 북한놈들이 그냥 기독교란 기독교는 죄다 수용소로 끌고가서 개패죽이고 말도 아니었다... 

피란길에서 인민군들이 폭탄을 마구잡이로 떨구고 점심으로 주먹밥을 먹을 때면 시체썪은내와 함께 먹어야됐어. 지인들도 대거 사망했고 그냥 시체가 여기저기에 널려있었고 파리들도 윙윙거리고 낮에는 보통 지하로 피신했는데, 지네랑 바퀴벌레랑 온갖 곤충, 벌레들이 가득하더라. 그런 벌레들이 있다보니 입맛도 정말 없었고, 지하에서도 막 일부 사람들이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려서 죽임당하고 친일파들도 이미지 세탁하려고 반공, 반소 외치다가 수치스러운 과거 들통나서 그대로 생매장당하고... 우리 엄마도 그때 친일파도 어이없이 몰렸었는데, 다행히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셔서 누명벗었지. 여동생은 매일 울고 학교도 정말 여러번 옮겼었는데 처음 다니던 학교에는 어느날 등교했을 때, 북한 깃발이 꽂혀져있더라. 애들도 전쟁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어. 가족들이 모두 전사하거나 살해당하거나 그랬으니 당연히 폭군이 되어 학교폭력 같은 것도 정말 많이 일어났고 학교내에서도 전쟁놀이하면서 서로 깔아뭉개고 그러는 게 일상이었어.

겨우 부산에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북한군이 수류탄던지고 총쏘고 좀만 늦었으면 아마 난 그때 바로 죽었겠지.

거기서 계속 총쏘고 그러면서 몇달간 대치하던데 공포가 장난이 아니었음.. 정말 여기 군인들까지 뚫리면 이젠 어떻게 살지?? 아니 애초에 얼마나 더 살 수 있는 건지?? 이런 온갖 생각이 들면서 정말 매일 울었고, 밥도 정말 많이 굶었었다. 학교도 정말 힘들게 다녔고, 공부도 제대로 못했고, 정말 요즘 애들은 상상도 못하겠지.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학교 다녔는지... 세상이 많이 좋아진 거야. 마음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있다는 게, 친구들끼리 재밌게 뛰어놀고, 가끔 싸우기도 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게 정말... 선생님들도 전쟁나가기도 했고 막 어느날 등교했는데 선생님 자리에 꽃이 놓여져있더라... 

학도병(나는 너무 어려서 포함 안 됨) 잔뜩 모아서 인천상륙작전 해갖고 겨우 서울 되찾게 됐고, 엄마는 곧 전쟁 끝날 거라고 했어. 그때 진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감정을 갖고 기뻐했던 기억이 나네. 이모는 부자라서 폭탄이나 수류탄, 최류탄 같은 걸 피할 수 있는 지하 벙커 같은 게 이모 집에 있다고 해서 급기야 서울로 다시 출발했어.

서울로 올라가던 도중, 중공군이 잔뜩 아래로 밀고 내려오는 거야. 그 시절엔 게임기나 인테넷이 없어서 형이랑 깡통차기하며 놀고 있는데 웬 중국 국기를 든 군인들이 돌아다니니 완전 깜짝놀라서 울면서 엄마한테 달려갔고, 엄마는 곧 끝날 것 같은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다며 나는 곧 아빠랑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기대감에 차버렸지만 다시 절망했고 중공군을 피해 다시 지하로 피신갔는데 지하에서도 간첩들이랑 친일파, 반동분자 사이에서 또 죽고 죽이고 그러더라. 너희들은 상상할 수 없을걸? 정말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걸 감사하게 여겨.

또 서울을 빼앗겼다고 하니까 서울로 가려 했는데 그 계획이 다시 무산되었어.

하루는 여동생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북한군에게 잡혔는데 내가 주변에서 우연히 총을 주워 북한군에게 쏘자 북한군이 입에서 피가 나오면서 그냥 쓰러지더라. 크으~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영웅적인 일을 할 수가 있냐.

근데 다시 서울을 되찾았다고 나왔고, 또다시 서울로 가게 되었어. 몇년동안 걸어서 다시 서울로 올라가서 이모 집에 묶게 되었는데 중공군이 우리집을 찾아오자 완전 숨었지. 근데 그냥 집 앞에 있는 고추밭에서 고추나 따먹고 그냥 가더라. 나는 순간 이제 죽었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다행이었어.

몇년간 그런 일들이 반복되었고, 결국 전쟁은 끝났어. 원래 대한민국에 있었던 박헌영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6.25가 끝나니까 조용히 북한으로 올라가더라. 그 사람이 워낙 똑똑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국경선을 넘어 북한으로 갔어. 근데 김일성이 6.25 졌다는 이유만으로 박헌영을 죽였어...

전쟁 끝나고 아빠랑 할아버지가 돌아올 줄 알았어... 근데 둘 다 전사하셨... 그때의 기분은 정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감정을 담아 눈물이 나왔던 것 같네.

늙은이들은 무조건적인 반공을 외친다고 싫어하던데 너희들이 안 겪어보고 어떻게 알아?? 우린 6.25를 겪었고 북한에 대한 적대심이 클 수밖에 없지. 우리의 가족, 친구, 지인들이 모두 북한에 죽임당했는데 안 싫어하는 게 비정상아닌가? 그게 늙은이들이 보수인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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