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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동의완]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나타난 사랑의 과정 1

00(121.142) 2020.11.02 22:10:59
조회 2551 추천 54 댓글 7

1. 귀국전 준영이와 정경이 그리고 현호

스물아홉의 박준영이라는 사람은 재능으로 누구나 꿈꾸는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야. 박준영은 쇼팽 콩쿨에서 1등없는 2등을 수상하자마자 제일 처음 제안 온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도피하는 것처럼 한국을 떠나. 그후 연간 80회가 넘는 연주 일정으로 인해 세상 어느 곳에도 안식처가 없는 생활을 7년간이나 이어왔어. 경후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뒤 많은 콩쿨에 나가서 수상을 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털어넣어야 했을 정도로 정신이 피폐했을 때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행과 같은 삶을 살아오는 중에도 아무에게도 자신이 힘들다는 말이나 무엇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야. 꿈도 욕망도 없는 스물아홉의 준영이에게 안식년에 들어가기 전 뉴욕연주회에서 정경이의 충동적인 입맞춤은 일종의 충격이었으나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충동이나 열망은 생기지 않았어. 오히려 현호와 정경이와 자신 사이에 균형이 깨질까 두려워해. 오랜 시간 정경이를 위로해주며 연민과 우정, 가장 크게 자리잡은 정경이의 불행을 통해 얻은 현재의 자신의 삶이 사랑이라 생각할 만큼 준영이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아픔과 같은 것이어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나치지 않을 만큼 통제될 수 있는 감정이었을거야.


정경이나 현호도 같은 스물아홉. 줄리어드 음대를 나와 박사 과정을 밟았음에도, 서령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왔음에도 안정적으로 연주자의 삶을 살아갈 자리를 쉽게 마련되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할 즈음 정경이가 본 것은 재능을 갖춘 준영이의 화려해 보이는 연주자의 생활이었어. 정경이는 자신이 꿈꾸는 삶을 너무도 쉽게 얻은 준영이의 재능에 막연한 질투를 느끼고 충동적으로 입맞춤을 해. 정경이를 많이 사랑하지만 정작 정경이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는 현호. 자신의 아픔을 쉽게 보일 수 있었던 준영이와는 달리 자신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이길 바랬을 것 같아. 어머니와 같은 피아니스트로 엄마가 다루던 피아노를 통해 위로해 주던 준영이는 한결같이 자신의 생일마다 자신을 위로해 주는 친구이자 유일하게 자신의 아픔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 정경이는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한때 촉망받던 바이올리스가 많은 연주자의 한 사람으로 전락해버린 자신의 현실이 가장 암담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졌다고 생각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현호를 바라보며 정경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재확인할 기회를 줄 사람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거야.


2. 준영이와 송아의 만남.


한국행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서게 된 준영이. 도시만 달라졌을 뿐 일상적인 공간이었을거야. 피아노 앞에 앉은 준영이는 뜻밖의 사람을 보게 돼. 일상적 공간을 간절하게 생각하며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바이올린 연주자. 무의식적으로 기회를 주기 위해 악보를 떨어뜨리지만 결국 연주자는 쫓겨나게 돼. 준영이는 나가는 발소리와 닫히는 문소리를 느끼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을거야. 연주가 끝나고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고 돌아들어가는 길에 그 연주자가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을 보고 지나치지 않았고, 낯선 기분에 들어가면서 다시 그 사람을 돌아봐. 연주가 아닌 안식년으로 돌아왔지만 제대로 쉴 공간이 없는 준영이는 늘 부채감으로 느껴지는 경후재단에 의해 마련된 집으로 가며 갑자기 내린 비에 밖을 바라봐. 알지 못하는 데도 마음을 쓴 그 사람이 비를 피하는 모습을 보게 되. 우산을 빌려서라도 비를 피하게 해주려 생각하는데, 자신의 옷으로 악기를 감싸고 달려서 우산을 사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게 돼.

경후재단에 인턴으로 입사한 송아와 다시 만나게 된 준영이. 다짜고짜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묻고 다른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이름을 단번에 알아듣고 단번에 저장하는 준영을 바라보는 송아와 다리를 절며 어쩔 줄 몰라하다 30초만을 말하는 송아를 바라보며 웃음짓는 준영이.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준영이는 송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 인턴으로 들어 올 때 어떤 기획서를 냈느냐 시시콜콜한 것을 물어보고 송아는 이상한 상황 속에 머뭇거리며 자신이 쓴 브람스와 슈만과 클라라에 관해 이야기를 해. 준영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관한 내용일거라 단정짓지만 송아는 우정으로 바라본 그들의 관계라고 말해.


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송아가 준영이에게 처음으로 개인적인 질문을 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단호하게 브람스 싫어합니다라고 말하는 준영이. 준영이가 생각하는 브람스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일생을 살다간 음악가로 생각하며, 그런 브람스에 대한 강한 거부감은 슈만-클라라-브람스의 관계 속에 있고 싶지 않은 준영이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어. 송아는 동윤이와 민성이의 관계 속에 자신의 상황이 브람스와 같다고 해도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받아들였지만, 준영이는 그 관계를 거부한 거라 생각했어. 서브녀에 대한 반감이라기 보다는 준영이는 삼각관계의 한 축이 되고 싶지 않았을 거야. 현호는 차팀장에게도 보이지 않는 마음을 준영이가 내비칠 수 있는 친구야. 친한 친구이기에 현호가 정경이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 잘 알고 있었을 거야. 뉴욕 연주회에서 정경이와의 만남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현호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었던 준영이의 마음이었을 것 같아. 아무리 친한 사이라해도 정경이가 가진 상처를 현호에게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준영이는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사람일 거야. 유교수로부터 가스라이팅 당하는 것을 준영이가 차팀장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차팀장과 유교수의 개인적인 관계 때문이었을거야. 송아는 준영이가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준영이와 알게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브람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정작 준영이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무엇인가는 욕망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준영과의 사랑이 어려웠던 이유는 이 질문 때문이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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