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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분할심판의 실무상 문제점[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알쏭달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31 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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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항상 뒷전으로 밀리는 상속재산분할심판

필자는 법관으로 근무할 당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그리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수원가정법원에서 상속재산분할심판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비송절차로 진행되기는 하나 대심적 구조인 마류 비송사건으로서 사실상 다루는 쟁점이 유류분반환청구소송과 유사하다. 상속인의 특정부터 상속인적격, 상속재산 확정, 특별수익 및 기여도를 판단하는 심리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더딜 수밖에 없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정법원 합의부(가정법원이 없는 곳은 지방법원 합의부)가 관할하는데 보통 가정법원 합의부가 온전히 비송합의(상속재산분할) 사건만을 전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원가정법원 역시 개원 당시부터 1개의 합의부가 가사합의 소송사건과 비송합의 사건을 같이 처리하였는데 늘 비송합의 사건의 경우 가사합의 소송사건에 밀려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가사합의 소송사건의 경우 변론종결을 하면서 항상 판결선고일이 정해지는 반면 비송합의 사건의 경우 심문종결 후 결정일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소송사건과 비송사건이 경합하는 경우 판결선고일이 못 박혀 있는 소송사건을 먼저 처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을 잘 짜서 소송사건의 판결선고와 비송사건의 처리를 경합하지 않게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법원 업무란 것이 끝도 없이 밀려오는 사건들을 쉴 틈 없이 바쁘게 처리하는 형국이기 때문에 비송사건 처리를 위해 따로 여유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마련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더 이상 진행할 것이 없어서 심문종결이 이루어진 비송사건들을 빨리 처리해야지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막상 전자캐비넷에서 그 기록을 꺼내 읽다 보면 시간이 후다닥 금방 지나가고, 어어 하다 보면 또 이미 선고일이 지정된 소송사건의 판결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훌쩍 다가와 있다.

장기 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

상속재산분할 사건에 대한 처리가 늦어지자 법원에 항의성 민원이 점점 늘어났고, 이에 대해서 언론에 기사가 실린 적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수원가정법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다른 가정법원 모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던 난제였다. 그래서 수원가정법원은 상속재산분할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2022년 기존 1.5개이던 가사합의 재판부를 2개부로 늘린 바 있다. 필자는 2022년부터 수원가정법원 제1가사부의 재판장을 맡게 되었다. 당시 제1가사부와 제2가사부는 수원가정법원에 접수되는 가사합의사건, 가사항소사건, 가사항고사건, 비송합의 사건을 1/2씩 배당받아 처리하였다. 당시 필자는 비송합의 사건의 장기 미제를 줄여보고자 의욕적으로 한 달에 한 주를 ‘비합주(비송합의 사건 처리 주)’로 명명하고 판결선고를 하지 않는 대신 심문종결된 비송사건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와 같은 노력 끝에 일정 기간 동안은 비송합의 사건의 장기 미제 사건 수가 줄어들긴 하였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소송사건 접수 건수의 폭발적 증가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소송사건의 처리를 우선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비송합의 사건의 미제 건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수원가정법원은 2023년 비송합의 사건의 처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으로 제1가사부가 가사항소 사건과 비송합의 사건을 전담하고 제2가사부가 가사합의 사건과 가사항고 사건을 전담하는 것으로 사문분담을 변경하였다. 이러한 수원가정법원의 전략적 사무분담과 훌륭한 배석판사님들의 도움으로 필자는 당시 많은 장기 미제 비송합의 사건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 결과 2024년 퇴임 무렵에는 장기 미제 비송합의 사건이 거의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어려운 이유

사실 비송합의 사건인 상속재산분할심판 사건은 그 자체로도 복잡하지만 실무를 하다 보면 확립된 판례가 없거나, 법원실무제요 또는 재판실무편람을 찾아보아도 명확한 처리 기준이 없어 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필자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 주었던 부분은 상속재산과 더불어 항상 문제가 되는 상속재산의 과실, 상속재산의 관리비용과 장례비용 및 상속세 등의 처리 문제였다. 이러한 것들은 상속개시시의 적극재산이 아니므로 이를 분할 또는 분담대상으로 본다 하더라도 그 처리는 상속재산분할심판에 적용되는 법리와는 다른 법리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상속개시 이후 실제 분할 시까지 발생한 상속재산의 과실(부동산의 차임, 주식의 배당금, 예금의 이자 등)이 종종 문제 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상속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견해, 상속개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어서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 그리고 분할 대상으로 삼기로 하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이라는 견해가 있다. 물론 상속재산의 과실 중 상속개시시까지 발생한 부분은 이론의 여지 없이 당연히 상속재산분할 대상이 된다. 사실 필자는 법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상속재산의 과실을 상속재산분할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시켰다. 그리고 공동상속인 전원이 그 과실을 상속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동의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심판 대상에 포함시켜 주었다. 그러나 변호사로 나와 실무를 하다 보니 조금 답답한 부분이 생겼다. 왜냐하면 상속개시 이후 실제 분할시까지 발생한 상속재산의 과실을 원칙적으로 분할대상에서 제외시킬 경우 그 상속재산의 과실의 처리에 대해서 당사가 간에 또 다른 분쟁이나 소송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상속재산 과실의 처리 방법

상속재산의 과실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상속재산분할은 소급효가 있으므로 그 과실의 원천이 되는 상속재산(건물 등)을 분할로 취득한 상속인에게 그 과실까지 원천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에 따르면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통해 현물(부동산 등)을 취득한 상속인은 그 과실을 원천적으로 취득하고, 부동산이 지분으로 분할되는 경우 그 과실은 그 지분별로 상속인에게 원천적으로 귀속된다. 현물을 전부 분할받은 특정 상속인은 상속개시 이후 발생한 과실 전부에 대한 정당한 권리자가 되므로, 실제로 그 과실을 수령한 다른 상속인은 현물을 전부 분할받은 특정 상속인에게 수취한 과실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에 따르게 된다면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 과실이 많이 쌓일수록 상속인들은 서로 현물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어서 최종적인 분할 방법에 수긍하지 못하는 상속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분할 방법의 선택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과실의 귀속 여부가 바뀌는 것 역시 부당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글을 마치며

필자의 사견으로는 상속재산의 과실이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 대상은 아니더라도 과실을 분할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경우와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에 차이가 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속재산분할심판 중 상속재산의 과실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상속재산의 과실도 상속재산에 준하여 분할해주고,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된 후 추후에 그 과실 액수(상속 개시 후 심판 확정 전에 발생한 과실)가 밝혀져 특정 상속인이 과실을 독식한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경우에는 공동상속인들의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그 과실의 몫을 정하고 그에 따라 재분배해 주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처리 방식은 상속재산의 관리비용, 장례비용 및 상속세에 대하여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l 김태형 변호사는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이다.

2007년 법관 임용후 2024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17년간의 법관생활을 끝내고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했다.

김태형 변호사는 법관시절 2012년부터 총 8년간 가사∙상속 및 소년심판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법관 퇴직 전 5년(2019~2024)간 수원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수많은 가사∙상속 관련 케이스를 처리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베스트셀러인 "부장판사가 알려주는 상속, 이혼, 소년심판 그리고 법원"(박영사, 2023)의 저자이기도 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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