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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수순·생산 중단까지··· 벼랑 끝에 선 소비자용 메모리, 그 이유는?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31 16:33:27
조회 1934 추천 1 댓글 6
[IT동아 남시현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정체가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니 재팬은 지난 27일 스토어 공지를 통해 SD 카드 및 CF익스프레스 카드 주문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주문 정지 대상은 터프 CEA-G 시리즈 CF익스프레스 타입 A 카드와 터프 CEB-G 시리즈 타입 B 카드, 터프 SF-G 및 SF-M 등 고사양 제품은 물론, SF-E, SF-M, SF-UZ 등 일반 사용자용 제품까지 모두 포함한다.


저장장치용 낸드플래시 가격 폭등, 공급 차질로 인해 소비자용 저장장치 가격도 같이 오르거나 단종되는 상황이다 / 출처=제미나이 AI 이미지 생성



소니 재팬은 메모리 반도체 부족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요와 공급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해 주문을 일시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재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별도로 안내하겠다며 명확한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소니 USA 상품 페이지에서도 동일한 SD 카드가 품절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판매처에는 아직까지 메모리 주문이 가능하나 재고가 소진되면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D 등 메모리 카드 품절, 소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용 메모리 품귀 현상은 소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만의 메모리 업체 트랜센드 인포메이션은 지난해 12월 고객사에 보낸 안내문을 통해 10월 이후 신규 반도체 선적이 이뤄지지 않아 제품 공급이 어려우며, 향후 수개월 간 정상화가 어렵다는 공지를 내보낸 바 있다. 이미 시중에 판매 중인 SD카드 가격은 몇 배나 올랐다. Class 10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블랙박스 용으로 널리 쓰이는 샌디스크 마이크로 SD 울트라 2020 1세대 128GB는 지난 10월 1만 500원 대였으나 3월 현재 2만 7000원 대다.


블랙박스, 카메라, 게임기 등에 장착하는 SD카드 가격이 지난 5개월 사이 3배 가량 올랐다 / 출처=다나와



전문가용 고사양 제품인 샌디스크 SD UHS-II 익스트림 프로 V90의 경우 64GB가 지난해 11월까지 10만 2000원 대였지만 지금 현재 33만 7000원 대로 세 배 이상 올랐다. 1~2TB 제품군도 지난 몇달 간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소니, 트랜센드 등 메모리 반도체를 수급받아 제조하는 업체는 재고가 소진되면 제품을 판매하기 어렵다고 선언한 어려워지고, 샌디스크와 삼성전자 등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브랜드의 SD 카드는 2배~3배씩 오른 상황이다.


NVMe SSD, USB 가격도 세 배 가량 올랐다 / 출처=다나와



소비자용 메모리뿐만 아니라 PC용 저장장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 990 Pro M.2 NVMe 1TB는 지난해 10월까지 12만 원대였으나 현재 38만 원대, 웨스턴디지털 WD 블랙 SN850X M.2 NVMe 4TB도 38만 원대에서 89만 원대로 껑충 뛰었다. USB 메모리도 지난해 128GB가 8000원 대였는데 현재 2만 1000원대에서 가격이 우상향 중이다. 판촉용, 일회용품처럼 저렴해진 8GB USB조차 2500원 대에서 7000원대로 올랐다.

전 세계적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 AI 업계의 수급 전쟁 때문


전 세계 메모리 가격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폭등한 것은 재고 소진과 생산 감축, 그리고 AI발 메모리 수요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2020년에서 21년 코로나 19 당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등으로 인해 노트북,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맞춰 메모리 생산량도 늘었다. 하지만 2022년 말부터 코로나 19가 끝나면서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 침체가 발생했고 메모리 반도체가 재고로 쌓이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기록적인 손실을 냈다.


8매의 엔비디아 B200이 탑재되는 엔비디아 DGX B200 시스템에만 시스템 메모리가 2TB에서 4TB가 탑재된다. 이런 시스템을 몇천 개 단위로 활용하니 시중의 메모리가 싹이 마른 것이다 / 출처=엔비디아



2023년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을 시작했으며 공장 신규 건립과 투자도 중단됐다. 2024년부터는 모든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은 크게 줄이고 쌓인 재고만으로 사업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2025년에 접어들며 생성형 AI 추론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과잉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다. 2025년 10월이 지나자 시장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거의 소진되었지만 몇년 전 메모리 공급량이 감축된 터라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마이크론은 부가가치가 더 높은 기업용 시장에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에서 발을 뺐다 / 출처=마이크론



이때를 기점으로 저장장치용 비휘발성 메모리, 시스템용 휘발성 메모리 둘 다 가격이 몇 배씩 뛰었다. 게다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단가가 높은 서버용 메모리를 우선시하면서 소비자용 제품 공급량은 더더욱 감소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은 29년 간 이어온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을 철수하고 데이터센터,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역시 고성능 메모리 카드용 2D MLC 낸드 생산을 올해 중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의 블랙홀이 되었나?


2023년에서 2024년까지 AI 시장의 핵심은 ‘학습’이었다. GPU를 활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가공해 AI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GPU에 탑재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어느 정도 AI 모델이 시장에 자리잡은 2025년 이후부터는 만들어진 AI 모델을 구동하는 ‘추론’이 AI 시장의 추세가 됐다. 이때 D램 메모리로 AI 모델의 구동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 등이 등장하며 D램 메모리 수요가 한층 더 늘었고, 데이터를 더 빠르게 불러오고 대량으로 보관할 목적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AI 추론 서버에 탑재할 기업용 SSD 물량을 끌어모으고 있고, 엔비디아와 델 테크놀로지스, HPE 등 하이퍼스케일러용 서버 완제품 제조 기업들 역시 HBM, SSD, GDDR 재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오픈AI와 메타, 엔스로픽도 자체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메모리 수급이 나서고 있다.

메모리 저렴한 시대는 끝났다, 필요하면 지금 사야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반드시 오른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2027년까지 메모리 공급량이 완판되었다는 소식이 있었고, 샌디스크 역시 올해 물량은 물론 앞으로의 제품 공급도 서버 시장에 투입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용 메모리 반도체 물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가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메모리 시장이 슈퍼 사이클로 접어들며 소비자용 저장장치 가격은 앞으로 계속 오를 전망이다. 저장장치가 탑재되는 거의 모든 제품이 영향을 받는다 / 출처=IT동아



영향을 받는 소비자용 제품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PC용 메모리는 물론 USB, 외장하드, 콘솔 게임기, 카메라 및 블랙박스용 메모리 카드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가 해당된다. 이미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가격이 10~30%씩 올랐고, SD 카드도 두세 배씩 올랐다. 앞으로 AI발 수요가 더 거세지는 데다가 소비자용 제품 생산은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가격은 계속 더 오를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 천재지변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 같은 변수까지 있다.

구글이 발표한 터보퀀트로 메모리 사용량이 줄어들면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예로부터 IT 업계에서는 ‘다다익램’이라는 말이 있다. 메모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다. 터보퀀트로 메모리 활용이 더 효율화되면 기존 메모리는 메모리대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고, 더 많은 메모리를 수급하려 할 것이다. 메모리 가격은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 평소에 필요한 장치가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구매하는 게 최선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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