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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미리 써두는 것이 현명하다[부장판사 출신 김태형 변호사의 '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16 09:00:40
조회 775 추천 3 댓글 11
[파이낸셜뉴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순간 이후 남겨질 재산을 두고 가족 간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생전에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해 두는 것이 남은 가족을 위한 가장 큰 배려라고 생각한다.

1. 유언장의 필요성
상속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상속인들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상속재산의 분배를 유언으로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법정 상속비율에 따라 나누게 되는데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이 있는 경우 법정 상속비율에 따른 분할은 오히려 상속인들 사이에 불공평을 야기한다.

유언장은 이런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유언을 통해 누가 어떤 재산을 상속받을지 분명히 해두면,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뜻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즉, 유언장은 재산보다 더 중요한 가족 간의 평화를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2. 유언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요건
유언은 만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유언할 때는 자신의 판단력이 명확해야 하고 의사능력이 있어야 효력이 인정된다. 또한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해야 비로소 효력을 가지므로 살아 있는 동안에는 언제든 철회나 변경이 가능하다. 유언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다시 써서 고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법적 행위다. 단, 민법이 정한 방식을 지켜야만 효력이 인정된다. 형식적인 요건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진심이 담겼더라도 법적으로는 무효가 될 수 있다.

3.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내용
유언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사후에 누구에게 남길지 정하는 ‘유증(遺贈)’이다. 그 외에도 자녀 관계 확인(친생부인 또는 인지), 재단법인 설립을 위한 재산 출연 또는 신탁 설정, 후견인 지정, 5년 이내의 상속재산분할 금지 등 다양한 내용이 가능하다. 반면, 장기기증, 장례 방식, 묘지 위치, 제사 방식 등은 유언의 효력이 없는 사항으로 단순히 유족에게 남기는 의사표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4. 유언의 다섯 가지 방식
민법상 유언은 다섯 가지 방식이 있다. 유언자는 상황과 여건에 맞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① 자필증서유언
유언자가 유언의 전문, 날짜, 주소, 이름을 손수 작성하고 날인하는 방식이다. 증인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지만, 한 글자라도 요건이 빠지면 무효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② 녹음유언
유언자가 자신의 이름, 유언 내용, 작성 날짜를 말로 녹음하거나 동영상으로 남기는 방식이다. 이 때 증인 한 명 이상이 함께 참여해야 하며, 유언으로 이익을 받는 사람은 증인이 될 수 없다.

③ 공정증서유언
공증인 앞에서 구술하고 이를 공증인이 문서로 작성하여 읽어주는 방식이다. 유언자와 증인 두 명이 확인 후 서명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가정법원의 검인 절차가 필요 없고 내용이 확실하게 증명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④ 비밀증서유언
유언자가 직접 작성한 유언서를 봉인한 뒤, 증인 두 명 앞에서 “이 문서가 유언임”을 밝히고 서명·날인해야 한다. 작성 후 5일 이내 공증인이나 법원서기에게 제출해 확정일자를 받아야 효력이 생긴다. 사망 전까지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비공개를 원하는 경우에 적합하다.

⑤ 구수증서유언
질병이나 긴급 상황 등으로 서면 작성이 어려울 때 구술로 하는 유언이다. 유언자는 증인 두 명 앞에서 내용을 말하고, 한 명이 받아 적고 다른 한 명이 정확함을 확인한 뒤 서명한다. 이 경우 반드시 7일 이내 가정법원의 검인을 받아야 한다.

5. 마무리하며
재산이 많거나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변호사나 공증인의 도움을 받아 공정증서유언 형태로 작성하는 방법을 권한다.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향후 분쟁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유언장은 언제든지 고칠 수 있으니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유류분을 침해하는 유언을 하면 또 다른 분쟁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유언장은 단순히 재산을 나누는 문서가 아니다. 삶의 마무리 단계에서 자신이 지켜온 가치와 가족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이성적이면서도 따뜻한 약속의 기록이다. 유언장을 미리 써두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방식만 지킨다면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한 번 작성해 보는 건 어떨까?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김태형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l 김태형 변호사는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이다. 2007년 법관 임용후 2024년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17년간의 법관생활을 끝내고 법무법인 바른에 합류했다. 김태형 변호사는 법관시절 2012년부터 총 8년간 가사∙상속 및 소년심판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법관 퇴직 전 5년(2019~2024)간 수원가정법원에서 가사소년전문법관으로 수많은 가사∙상속 관련 케이스를 처리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했다. 베스트셀러인 "부장판사가 알려주는 상속, 이혼, 소년심판 그리고 법원"(박영사, 2023)의 저자이기도 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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