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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실상 파악"vs"안보관 저해" 노동신문 개방 1달…여전한 시민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2.01 15:01:00
조회 1665 추천 2 댓글 62
국회도서관 등 20여곳서 전면 개방
향후 60여개 북한 웹사이트도 공개 예정
북한학 교수 "일방적 선전 걸러낼 북한 리터러시 갖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2층 사회과학자료실에서 북한 노동신문의 지난달 1~4일자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신문이 전면 개방된 지 약 한 달여 지났지만 찬반 의견은 여전히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북한의 정치·사회적 관점과 주민 일상 실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평가한 반면, 반대 측은 휴전 중인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체제 선동에 따른 불필요한 '남남갈등'이나 안보관 저해를 우려했다.

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등 20여곳에서 북한 노동신문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별도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며 복사할 때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통일부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노동신문을 기존 '특수자료'에서 '일반자료'로 전환해 국내 신문과 같은 일반 간행물로 취급하면서 규제가 완화됐다. 같은 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노동신문 접근 제한에 대해 "국민을 선전·선동에 넘어갈 존재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날 오후 2시께 실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2층 사회과학자료실에서는 '중앙신문'으로 분류돼 국내 주요 일간지와 함께 비치된 노동신문을 제한 없이 열람할 수 있었다. 이 신문을 발견한 일부 시민은 잠시 발걸음을 멈춰 호기심 어린 눈길로 제목을 훑어보거나 몇 장 넘겨보기도 했다.

국회도서관에 가장 최근 공개된 노동신문은 지난달 1~4일자였다. 주로 6~8면으로 구성됐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현장이나 연설 원고를 비롯해 그를 찬양하는 주민 인터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의 신년사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 소식도 실렸다. 각종 공장의 가동 현황, 혹한기 밀 관리법, 비타민 고함량 식품, 지구온난화를 경계하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사설 등 생활·환경 내용도 담겼다.

이날 노동신문 공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시민들은 북한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국제관계학을 전공 중인 대학생 정모씨(27)는 "물론 김 위원장 홍보용이긴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군인과 청년들이 대규모 공장 건설과 발전소·탄광 등 각종 노동 현장에 얼마나 많이 동원되는지 드러난다"며 "미국·중국 관련 국제 기사나 칼럼도 보니 북한이 어떤 시각으로 각종 현안을 다루는지 파악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동안은 우리 시야에서만 북한을 바라봤다면, 오늘 노동신문을 통해선 북한의 관점과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힌 느낌"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박모씨(33)도 "김 위원장 소식으로 지배돼 있는 신문을 읽어보니 얼마나 북한 사회가 권위주의적이고 폐쇄적인지 다시 느끼게 됐다"며 "공장 신축이나 병원 개원 소식, 새해를 맞은 농촌 모습 등은 전부 사실로 받아들일 순 없지만, 평소에 접하지 못한 북한 일상 모습 같아 신선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2층 사회과학자료실에서 북한 노동신문이 중앙신문으로 분류돼 전면 공개되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반면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직접 보니 노동신문은 언론이라기보다 북한 체제를 선전·미화하는 성격이 강한 매체"라며 "이런 자료가 공적 공간에서 제한 없이 공개될 경우 자칫 안보 인식이 흐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휴전 상태인 만큼 정보 개방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북한 웹사이트 60여곳의 접속 차단이 해제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중학생 자녀를 둔 50대 최모씨는 "신문을 넘어 온라인 사이트까지 개방되면 청소년들이 북한 체제 선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일부라도 지나치게 친북 성향을 갖거나, 극단적으로는 군 복무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는 사례가 나오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민 의식 수준이 높아져 북한의 일방적인 선전이나 자체 찬양을 비판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북한 리터러시'가 이미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의식이 발전한 국민들의 판단 수준을 신뢰해야 할 시점"이라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도 아니고, 노동신문을 직접 접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 사회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시 청소년들에 대한 학교 보완 교육을 고려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역시 "우리 사회는 이미 북한 선전에 휩쓸리지 않을 집단적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노동신문을 볼 정도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이미 남북 간 체제 경쟁이 끝난 것을 다 알고 있다.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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