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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위기의 아렌델 #1

아렌델 파수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16 00:23:46
조회 1565 추천 31 댓글 11
														

*

 "엘사 여왕님?"

늦은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 여왕의 집무실에 찾아온 카이가 엘사를 나즈막히 불렀다.

 "네, 무슨 일인가요?"

 

집무실 문이 활짝 열렸고, 어린 시절부터 항상 그래왔듯, 엘사는 환한 미소로 카이를 맞았다. 카이 역시 한번 씩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내심 걱정하는 중이었다. 왜냐 하면 곧 여왕에게 전해야 할 것이 말하기에 다소 껄끄러운 내용이었기에....

 

 "그....여왕님? 싫어하시는 줄은 알지만... 위즐턴에서 서신이 왔습니다.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한번쯤은 읽어 보시는 편이....."

 

카이가 이를 드러낸 채로 씩 웃으며 여왕에게 서신을 건넸다. 누가 봐도 그의 얼굴에는 어색함이 다분히 묻어 있었다.

 

 "이리 주세요."

 

 

어라?

의외였다. 그 전까지 엘사는 카이의 입에서 위즐턴의 '위' 자만 나와도 갑자기 밝은 표정을 싹 고친 후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내쫓아 버렸기 때문이다. 카이는 그럴 때마다 항상 쫓겨나듯 안나에게라도 서신을 보여주러 갔지만 당연히 안나는 그런 머리 아프고 복잡한 일에는 신경 쓰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오늘! 처음으로 엘사가 환히 웃으며 서신을 달라고 한 것이었다.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에 하물며 겨우 다섯 번 만에, 얼음장 같던 여왕의 마음이 녹아버렸다는 말이야? 카이는 속으로 뛸 듯이 기뻤다.

 

사실 위즐튼과의 교역을 멈춘 지 어언 2년이 흐르자, 무역의 50% 이상을 아렌델에게 의존하던 위즐튼은 현재 국가 부도 위기에 놓여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고, 아렌델의 재정 상황 역시 이전에 비해서 꽤 열악해졌다. 특히 아렌델 국민들의 겨울나기를 책임지던 위즐턴제 담요의 수입이 멈춰지자 차츰 아렌델 국내에도 위즐턴과의 교역을 재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이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드디어 여왕께서 양국에게 이로운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려나보다! 카이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카이를 정말 놀라게 한 것은 곧이어 일어난 일이었다.

 

 

엘사가 환하게 웃으면서 정성스럽게 쓰인 서신을 북북 찢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망연자실한 카이의 눈앞에 엘사에게 갈갈이 찢긴 서신조각들이 힘없이 흩날렸다. 십여초가 흐르고 편지가 완전히 휴지조각이 돼 버리자 비로소 엘사가 입을 열었다. 바로 이 순간까지도 엘사는 환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흠흠....카이? 다음번에는 서신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전해 주세요."

 

이 말을 마친 순간, 엘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동시에 날카로운 서리와 수없이 많은 고드름이 집무실의 바닥이며 벽이며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을 삽시간에 뒤덮었다. 방 안에 찬바람 한 줄기가 쌩 하고 휘날림과 동시에 엘사가 말을 이었다.

 

 "다음번에는, 서신을 전한 전령을 꽝꽝 얼려서 위즐턴으로 둥둥 띄워서 보낼 거라고."

 

 

 

 

 

 

 

 

 

*

 서던 제도의 최남단에 있는 이름 모를 섬.

얼핏 보면 무인도처럼 보이지만 사실 몇 명이 머무르고 있는 엄연한 유인도다. 다만 그 용도가 유배지일 뿐.

 

 "이봐! 부탁한 물건은 아직인가?"

다 쓰러져가는 외딴 오두막 안에서 신경질적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밖에서 보초를 서는 듯하는 서던 제도의 병사들이 대답했다.

 "조용히 해라, 범죄자!"

 "흥! 원래는 죽었어야 할 녀석이 입은 살았군!"

 

 

밖에서 들려온 대답이 실망스러웠는지, 오두막 안에서 목소리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훤칠한 키, 허름한 복장, 진저 레드빛의 머리카락과 덮수룩한 구레나룻. 그는 다름아닌 아렌델의 대관식 날, 살인 미수 및 혼인빙자 사기죄로 기소되어 종신 유폐형을 선고받은 서던 제도의 열세번째 왕자, 한스였다.

 

"본토에서 주문한 유황이 올 날짜가 지난 것 같은데?"

그의 한쪽 손에는 털이 모조리 뽑힌 오리 한 마리가 들려 있었다.

 "내가 유황오리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빨리 좀 부탁하네!"

 

 

 "후... 그래도 한때는 훌륭해 보이셨는데 어쩌다가 저 지경이 되신 건지..."

 "어쩌다가 저렇게 되긴? 원래부터 저런 작자였겠지!"

 "그런데... 서던 제도 요리 중에서 유황을 먹인 오리 요리가 있건가?

 "글쎄, 아마 궁중 요리 레시피에는 있었을지도 모르지."

 

 

병사들이 저들끼리 수근거리고 있을 때, 수평선 너머에서 작은 배 하나가 섬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아! 왔다! 오리들 먹일 유황!"

 "둘이서 함께? 다 먹어볼까요! 유황오리 진흙구이!"

 

순진한 건지, 바보같은 건지, 헤벌쭉 웃는 한스의 오두막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

 

 

 

 

원래 릴레이 소설로 만들어보려던 시트콤 스타일의 작품이었는데, 릴레이 문학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그냥 혼자 알아서 써 보기로 했음.

필력허접 ㅈㅅ

 

https://gall.dcinside.com/frozen/1475685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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