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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안녕 안나 안녕 엘사-14

어렌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5 02:58:11
조회 441 추천 26 댓글 31
														

- 거 : 1832년 7월 11일. 서던제도 본 성, 그릭세르의 생일 파티, 4층 테라스


"그릭세르님, 한스는 어떤 아이인가요?"


"음.. 착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아이일세.

날 닮아 제법 잘 생겼기도 해서 여자들이 어찌나 들이대는지 한스를 보면 내 젊은시절을 보는 기분이지. 하하.

근데 사내놈이 숯기가 없어. 사랑도 몰라, 여자도 몰라, 이상하게 먼저 달갑게 다가오는 여자를 전부 마다하곤 한다네.

그리고 한스는 다른 의미에선 아픈 손가락이기도 한게..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왕이 될 수 없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네.

끝자락 서열로 왕위에서 한참 밀려나있으니 속으로 오매불망 애가 탈거야.. 겉으론 표현을 안하지만 내가 참으로 미안하지..

그에 비해 넷째는 어린놈이 벌써부터 주색에 곯은 생활을 일삼으니 걱정이 태산이고.. 첫째는,."


그릭세르는 13형제 아들의 이야기를 했다.

그 중에서 한스와 첫째는 각별히 아끼는 아들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위대하다는 서던제도 왕 또한, 자식의 짐을 덜어주지 못해 안타까움만 자아내는 여느집 평범한 아버지와 다를 바 없어보였다.


"오. 아그나르 여기 있었군."

서던제도의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 넓직한 공중 테라스.

이곳에 아그나르와 의젓한 청년이 서있었다.


"아버지-! 옆에 계신분은..?"

갑자기 등장한 그릭세르에 깜짝 놀란 한스는 한달음에 달려와 예를 갖췄다.


"아렌델의 여왕인 이두나다. 인사해라 한스"


"아-! 초면이라 몰라 뵀습니다. 저는 서던제도 13번째 왕자 한스 웨스트가드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한스, 얘기는 그릭세르님께 익히 들었어요. 듣던대로 아버지를 닮아 인물이 훤칠하네요."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자네는 한스랑 뭘 하고 있었나?"

그릭세르가 아그나르에게 물었다.


"그냥,, 이 친구가 연회장 나가는 걸 보는데 왠지 모를 이끌림에 따라와봤네요.

남자 둘이서 뭐하겠나요.. 시시껄렁한 대화나 나눴죠. 하하;

.... 사실은 이두나가 체스 두는걸 지켜보고 있으면 진저리나서 말이죠.

어떻게 된게 체스의 체자도 몰랐으면서 규칙을 한번 알려주니까 그뒤론 저를 다 이기더라구요!?

그때부터 이두나가 체스를 두는걸 보고 있으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한스 어깨에 손을 얹으며 윙크를 날리는 아그나르.

아렌델 제복 허리춤엔 나스차일이 빛나고 있다.


"아그나르. 곁에 있는 자네가 제일 느끼겠지만 이두나의 총명함은 보통내기가 아니야. 내가 이 나이 먹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봤겠나? 사람 보는 것에 대해선 도가 텄다고.. 그런데 이두나만큼은 내면의 깊이를 가늠 할 수 없네. 마치 광활하게 펼쳐진 바다같은 여인이지. 아- 말이 나온김에 물어보지. 대체 이런 여인을 어디서 얻은건가? 나한테 긔띔좀 해줄 수 있겠나?"


"하하. 아내분이 들으면 섭섭할 발언이십니다."

"워워~ 나 말고 둘째 아들한테 소개 시켜주고 싶어서 그런거니 오해 말게나."

각 나라를 대표하는 두 남자가 허심탄회하게 웃었다.

그 사이에 껴있는 한스는 멋쩍은 자세로 어쩔 줄 몰라했고, 이두나는 이런 한스를 유심히 지켜봤다.


[찾았다.. 운명을 바꿀 마지막 퍼즐.

아그나르., 밤의 미로에서 나를 빛으로 인도해주는구나..]

안도와 기쁨의 미소를 짓던 이두나가 곧이어 입을 연다


"그릭세르님. 아까의 체스 게임. 이제는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스는 잠시 자리 좀 비워줄래요?"


"네.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스는 이두나의 요청에 정중한 인사를 남긴 뒤 테라스를 떠났다.

세 사람만 남은 공중 테라스엔 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 체스는 기물에 따라 가치 점수란게 부여지더군요.

퀸은 9, 룩은 5, 폰은 1, 나이트는 3 이던가요?"


"맞네. 그게 어떻다는건가?"


"맨 처음 그릭세르님이 두셨을때도 그렇고 웬만한 분들은 대체로 가치가 낮은 나이트를 홀대히 다루더군요.

폰은 두말 할 것도 없구요..

저 역시 같은 판단으로 나이트를 일찍이 잃어버리게 됐는데 이게 문제였네요."


"글쎄... 가치가 더 높은 퀸이나 룩을 잃을 바에 나이트를 버리는게 낫다 생각하는데."


"나이트는 체스맨 중 유일하게 랭크와 파일을 변칙적으로 움직일 수 있죠.

보드에 혼란과 변화를 가중시키기에는 그 어떤 기물도 나이트보다 유능하진 못할 거에요.

그럼 과연 나이트의 가치는 3에 국한 된게 맞을까요?"


"음. 듣고 보니 그렇군."


"그럼 방향을 살짝 틀어보겠습니다.

서던제도 왕위 상속 규정에 따르면 이유불문, 태어난 순서대로 왕위가 계승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방탕한 삶을 일삼는다는 넷째 아들이 한스란 아이보다 가치 숫자가 높다는 이유로 꼭 먼저 머리에 왕관을 쓰는게 맞을까요?

한스가 넷째보다 인정 받는, 국민에게 칭송 받는 왕자라면 말이죠."


"이두나. 지금 체스 얘기 하다말고 갑자기 그런 얘길 왜 하는건가? .... 나에게 그간 철저히 유지해온 왕실 규정을 뒤바꾸란건가..? 설령 아무리 넷째가 주색에 빠졌다 한들 한스보다-"


"가치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만들고 높이는 것이죠.

그럼 한스를 두고 저랑 약속 하나 해도 될까요?"


"말해보게."


"디바인 포스의 자격 두가지,

그 중 하나인 올곧은 성품을 제가 그릭세르님께 증명 시켜낸다면 검술이란 의지는 그릭세르님이 직접 시험해 보시겠어요?

만약 한스가 디바인 포스로 승계된다면 그땐 왕위 상속 규정을 개편하여 유연한 왕권의 기틀을 잡게 되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굳건한 서던제도를 위해서 말이죠."


"... 한스가 디바인포스가 된다라.. 그럼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하지. 약속하겠어. 대신 승계 됐을때 얘기일세. 그리고 한가지 말해주자면 한스는 칼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자네가 뭘 어찌할 생각인지 나는 모르겠군그래."

심오하다는 듯이 자신의 하얀 턱수염을 만져댄다.


"이거 받으세요."

치마 주머니에서 구리빛 회중시계를 꺼내 그릭세르 손에 쥐어준다.

찰나의 짧은 순간이였지만 그녀의 손에선 희미한 빛이 났다.


"간직하고 계시다 만약 한스가 디바인포스가 되면 이 시계를 선물로 주세요.

먼 훗날 한스가 저로 인해 갖게 될 고민에 있어서 결정적인 명분을 심어줄 거에요."




- 트롤 골짜기


우중충한 이끼를 덮고 있던 가장 늙고 요염한 돌이 얼추 사람 형태의 난쟁이로 변신했다.

그의 이름은 패비.

골짜기를 둘러싼 울창한 숲과 가파른 돌벽을 살피더니 하늘 위에 떠있는 잠깐 스쳐지나갈 소나기 먹구름을 바라보다 골짜기의 어느 외진곳으로 이동한다.


도착한 골짜기 외진곳엔 여섯개의 꽃이 있었다.

그 중 세 개는 어떤 꽃이었는지 형체 모를정도로 말라비틀어 있었고 네번째 꽃은 시들어 있는데 죽은지 그리 오래 돼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파릇한 다섯번째 꽃은 꽃잎이 다 떨어져 바닥이 눈송이처럼 덮여있었다.


"이번에도 실패하셨군요....

이두나님의 숙명을 감당해내기 힘드실겁니다..

하지만 꼭 성공해내셔야 합니다.

안나님 자신뿐만 아니라 엘사, 크리스토프, 아렌델, 노덜드라, 이두나, 아그나르 모두를 위해...

이 말 밖에 못 해드려서 죄송할뿐입니다.

미래를 예지하는 저조차 한치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습니다.

이두나님이 저한테 개인적으로 찾아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엘사님을 도울 수 있는건 안나님뿐이라고 합니다.

이두나님이 남기고 간 시간 마법의 힘이 거의 소진되어 갑니다..

기회는 이제.... 마지막 한번이 되겠네..

그럼 저는 이곳에서 안나님이 다시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패비는 제자리로 돌아가 원래의 돌 모습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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