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3년 전이다. 내가 갓 계정판 지 얼마 안되어 갤러리에 종일 살 때다. 귓속말 하고 가는 길에 자갤스밍을 하기 위해 일단 갤러리에 들러야 했다.
길가에 도옃코를 하던 노인이 있었다.
"깜빡이좀 켜 주실수 없습니까?"
했더니
"게시글 하나 가지고 고나리하시오? 보기 싫거든 다른데 가시오"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혐짤은 가려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다리털이 보여야 도옃코지. 왁싱한다고 짜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보는 사람이 괴롭다는데 무얼 더 올릴려는 말이오? 외고집이시구먼"
노인은 퉁명스럽게 "차단하고 다른갤로 가시오, 난 계속 올리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갤질을 하던 찰나에 이미 갤읍이 되어 탈갤할 수도 없고, 잠자기는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올려 보시오"
"글쎄, 차단을 하고 보면 점점 거칠고 힘들어진다니까, 갤질이란 유쾌하기 해야지, 보다가 말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숫제 래시가드를 입고 장독대에 올라가 있지 않는가.
나는 그만 시력을 잃어 버린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사진을 잔뜩 올린 후에야 됐다고 링크를 모아서 글을 올린다.
사실, 올리긴 아까부터 다 올린 글들이다.
갤질을 마치고 06시쯤에 잠자리에 드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갤질을 해 가지고 언니들 욕을 안먹일 턱이 없다.
갤주 본위가 아니고 자기 본위다. 그래 가지고 링크로 순진한 뉴비를 낚시한다. 갤도덕(堂道德)도 모르는 불친절하고 악랄한 노인이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노인은 뉴스링크를 띄우고 태연히 댓관을 하고 섰다. 그 때, 좋아요를 하는 옆 모습이 어딘가 버디다워 보였다.
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 된 셈이다.
'친구'에게 gall.dcinside.com/gf/101747을 내놨더니 친구는 멋지게 즐긴다고 야단이다. 자기네 팬들보다 참 대단하다는 것이다.
친구의 설명을 들어보니 나눔을 하면 여아들만 오고, 인증사진을 올려도 커플인싸기만자들만 올린다는 것이다.
요렇게 홀로 당당한 할아버디는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갤러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떡밥(德拍)은 혹 갤플이 끊기면 비집고 나와 분위기를 바꾸고 조회수가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갤플은 떡밥(德拍)이 한 번 끊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예전에는 질 좋은 컨셉글을 잘 다듬어서 올리면 노란 별을 눌러 준다.
이것을 개추 준다고 한다. 그러나 요새는 기계를 써서 직접 올린다. 금방 올리지만 곧 삭제당하고 만다.
이것을 '유식'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요새 페이지가 한참 넘어간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개추할 사람이 있을 것 같진 않다.
당첨기만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폴라(無)를 뽑으려면 앨범을 까서 이것은 꽝, 저것도 꽝 손으로 구별했고, 팬싸에서 얻은 것은 세 배 이상 쳐줬다.
씨담싸란, 싸인이 담긴 씨디로, 눈으로 보아서는 싸인이 들었는지 씨디가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갤주의 귀여운 마음이 담긴 씨디를 받겠다는 열망으로 리트윗을 하고 따봉을 날렸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실검이 오른 다는 것에 스스로 보람을 느꼇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덕질을 해냈다.
이 도옃코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갤러에 대하여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 그 따위로 덕질해서는 무슨 팬코람" 하던 말은 "그런 할아버디가 나 같은 녀중생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이런 전설같은 레전드가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과늠해와 움짤이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입갤하는길로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이 썻던 게시글은 차단되어 그 자리에 있지 아니했다. 나는 공앱을 켠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다음 념글에 무수한 도옃코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한몸 희생하여 역사를 남긴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와이티유티아이, 제이엠엔엔큐팔"(渦理致由治我理 除異傲慢恩規捌)* 은둔궤도(隱遁軌道)의 싯구가 새어 나왔다.
(*어지로운 이치로 하여금 나를 다잡으며, 오만하여 숨은 마음을 없애고 깬다.)
오늘 갤러리에 들어갔더니 갤러들이 문학을 쓰고 있었다. 문득 3년전 도옃코 하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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