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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위크 2010년 12월 No.459 - 불꽃처럼 연기하는 이제훈

Luc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8.30 14:15:17
조회 1795 추천 27 댓글 37




Why pick him
  <파수꾼>을 보다가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친구들과 잘 놀다가 갑자기 눈을 뒤집고, 주먹을 쥐는 기태를 연기하는게 과연 이제훈인가 싶어서. 이제훈이 <친구사이?>에서 섬세한 성격의 동성애자 석이를 연기한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다들 그랬을 거다. 그런데 <파수꾼>에서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기태를 연기한다. 바로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말하는 배우 이제훈의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만나본 배우 중에 이만한 가능성을 가진 배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다." <고지전>에 캐스팅되면서는 "스타가 될 재목"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배우 이제훈의 가능성을 뭐라고 설명해도 좋다. 머지않아 이제훈은 그 기대를 넘어 또 다시 우리를 놀라게 할 테니까.

  "촬영들어가기 전에 항상 심장이 두근거려요. 쿵쾅쿵쾅 터질 것처럼. 근데 이상하게 \'액션!\' 소리가 들리면 그런게 싹 없어져요. 저절로 \'몸과 마음을 다해서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만 집중하게 돼요. 그러다 \'컷\' 소리가 나면 그제야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보이고, 방금 내가 제대로 한 건지 따져보게 돼요." 카메라 앞에서 이제훈은 순식간에 화르륵 타오르는 성냥불이 된다. 이제훈이 성냥불의 마법에 걸린 건 오래 전이다. "어릴 때부터 남들 앞에 서는게 좋았어요. 어른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재롱 부리고, 중.고등학교 축제 때 무대에 오르고. 사람들이 저를 봐주고 즐거워하는 데서 행복을 느꼈던 것 같아요." 갈 길이 눈앞에 보였지만 이제훈은 그 길을 돌아왔다.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었던 이제훈을 부모님이 말렸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했는데 자꾸 \'DNA 구조를 배우는게 나한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이제훈은 대학을 휴학하고 연기 학원으로 달려갔다. 정해진 길을 간다고해서 발바닥이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연기를 시작했어요. 무대에 오르고, 단편 영화를 찍고... 그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밟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연기를 배우면서 보니까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경제적인 어려움도 감수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 속에서 \'이게 내가 진짜 원하는 걸까?\' 계속 고민했어요."


<파수꾼>의 기태를 연기하면서 \'연기하는 데 계산과 기술이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전에 진심을 가지고 연기하는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 진심이 관객에게 올바르게 전해졌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제대로 연기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좀처럼 꺼질 줄 모르는 불꽃처럼
  그럴수록 이제훈은 더더욱 제 몸을 불살랐다. "언제나 \'되돌아 갈 곳은 없다고,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내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해요." 처음 주연을 맡은 장편 영화 <파수꾼> (2011년 3월 개봉 예정)의 촬영 첫날, 기태(이제훈)가 동윤(서준영) 희준(박정민)과 집에 가다가 불쑥 집 얘기를 털어놓는 장면을 찍었다. 겉으로 센 척하는 기태에게 어떤 상처가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 "첫 촬영이라 떨렸는데 첫 테이크가 끝나자마자 윤성현 감독님이 눈물을 보이더라고요. \'내 모든 걸 버리고 기태가 되었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그게 감독님한테 전달됐나 봐요." 지금 신하균 고수와 같이 찍고 있는 <고지전>(2011년 7월 개봉 예정)의 신일영 역도 그렇게 따냈다. 어린 나이에 전쟁터에 나가 전쟁을 닮아버린 젊은 중대장 신일영은 영화의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인물. 다른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몇 달에 걸쳐 오디션을 치른 결과다. "살다보면 무언가 걸어야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나한테는 <고지전>이 그랬어요." 성냥불은 한순간 불꽃으로 타올라 금방 사그라지지만, 이제 막 불이 붙은 이제훈이란 불꽃은 좀처럼 꺼질 줄을 모른다. 남김없이 불태우는 것만이 계속해서 불타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글 장성란 기자 / 사진 황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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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엔 읽을거리가 쵝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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