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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잊지 않을께....

PinkFloy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4.22 00:57:47
조회 6352 추천 6 댓글 21

핑플의 고양이 이야기...

일곱번째....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곳도 아닌 제가 사는 곳에서 이런일이 벌어지다니...
아시는 분은 아시는 지난 3월말경에 벌어진 A시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대량 포획...
3일동안 무려 60마리가 넘는 길냥이들이 포획을 넘어서 남획되어졌습니다
말그대로 눈에 띄는 길냥이는 닥치는대로 잡아 들인듯 합니다

백번천번 이해하고 양보해서 성묘야 그렇다치고 이제 막 태어난 아기냥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획되어졌습니다
나중의 번거로움을 미리 해결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었겠지요
더군다나 우리 A시는 TNR을 시행하지 않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무조건 안락사입니다
아직 눈도 안뜬 핏덩이들, 몇 번 어미젖도 빨아보지 못한 핏덩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결정을 내렸습니다
며칠동안의 고민기간동안 이리저리 수유방법과 함께 아깽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구요
어렸을때부터 강아지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을 길러본 경험과
낮동안의 수유와 배변을 도와 주겠다는 여섯마리 요키엄마인 여동생의 지원속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많이 힘들겠지만 더 이상 차디찬 주사바늘에 여린 넋이 스러져 버리는걸 보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히도 저보다 더 예쁜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 포획된 아깽이들 몇 마리를 먼저 입양해 가셨고
저는 남은 세 마리의 아기들을 맡게 되었습니다
제 손가락하나 크기밖에 안되는 꼬물이 세 마리...
먼저 오신분이 걔중 건강하고 예쁜 아기들을 골라 가셔서,
남은 아기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가슴 한 구석에서 찡하고 갈라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나약해 보였습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좀 힘들것 같은데....
...만약...보내더라도...배는 채워서 보내야지요 ㅎㅎ
그렇게 삼식이,삼순이, 냥아와 냥이에게 탯줄도 안 떨어진 아주 어린 동생들이 생겼습니다



 

꼬물거리는 아깽이들이 무척이나 신기한가 봅니다

아직 직접적인 접촉은 서로에게 안좋을것 같아서 떼어놓으려 애를 써봤지만,
특히 성격좋은
삼식이와 예쁜이 냥이의 무한관심은 꺽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분유를 먹고난 후 한 5분정도 붙여 놨더니
아깽이들도 희미한 엄마의 느낌을
느꼈는지 형아 누나의 품을 파고 듭니다

자기네들도 아직 어린데 의젓하게 아가들을 보듬어 주는 삼식이와 냥이가 눈물나게 고맙고 이쁩니다



제가 다 건사하지는 못하겠지만, 냥아와 냥이를 이 곳 냥갤에서의 인연으로 식구가 됬듯이
이 핏덩이들도 튼튼하고 이쁘게 키워서 맘씨좋은 분께 입양보낼 계획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거칠고 서툰 제 손을 통해서 주는 분유를 쪽쪽 잘 빨아 먹는 두 마리와는 달리
보호소에서부터 얘는 좀 힘들것 같아요 라는 말을 들었던 세 번째 아깽이는 도통 분유를 먹지 못합니다
결국 하룻밤을 넘기지 못하고, 아픔도 고통도 이별도 포획도 없을 곳으로 날아갔습니다



남은 두 마리는 분유도 잘 먹고 똥꼬를 토닥여주면 뽀직뽀직 똥도 잘 쌉니다
드디어 저희 집에 온지 닷새만에 흑수정처럼 맑은 눈망울을 보여줍니다
잘 보이지도 않을 눈으로 절 바라봅니다

...고마워...힘 내줘서...



열흘쯤 지나자 잠자리로 삼아준 박스를 기어오를만큼 힘도 붙었고,
조금만 늦어도 앙앙거리는 밥재촉하는 소리가 방을 울립니다

이젠 살겠구나 ^^
...
...
...제가 무슨 실수를 했을까요...
우리 두아들 키울때 만큼은 아니었어도 잠도 줄여가며, 일 중간중간에라도 짬을 내서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날 놀리려고 둘이 짠것처럼 한날 한시에 축 늘어진 두 아가들을 안고 동물병원에 가는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집니다
너무 어려서 별다른 처방이 없다는 의사의 말이 너무도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한참동안을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아가의 마지막 숨결이 멎었습니다



허무하지도 않고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미안할 뿐입니다
끝까지 책임져주지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갔을거라는 격려도,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질책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것 같아요
고양이라는 존재에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이 애정으로 변하고, 이제는 조그마한 책임감으로 자랐는데,
그래서 조금이나마 책임지고 싶었는데,
제 능력과 애정이 많이 부족했나 봅니다

목숨을 주면서까지 나를 가르친 세 아기냥이들을 기억하며
이 시대에 인간이란 존재로 살고 있는 작은 책임감을 모른채 하지 않고 살겁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세 생명을 묻으며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PF의 첫번째 고양이 이야기-아기 고양이구출작전
PF의 두번째 고양이 이야기-함께 산다는 것
PF의 세번째 고양이 이야기-개냥이와 치즈
PF의 네번째 고양이 이야기-비비고 사는거지 뭐
PF의 다섯번째 고양이 이야기-겨울이야기
PF의 여섯번째 고양이 이야기-새식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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