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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14 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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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너는 행복하냐. 또 행복이 무엇이라 생각하냐. 사람마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행복을 규정하는 것도, 행복을 느끼는 것도. 난 네 의견을 물었다. 사람을 끌어들이며 시간을 벌 필요는 없다.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무엇이 행복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타인의 슬픔에도 느낄 수 있는 게 행복 아니겠습니까. 그거참 얄팍합니다. 더 말해봐라. 불행도, 행복도 순간만이 존재합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하루를 구성하다 보면 삶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중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전체의 삶을 불행하게도, 행복하게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 난 행복의 근간이 돈에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불행에 느낄 수 있는 그런 얄팍한 행복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음악이 만들어져 네 귀에 닿는 것도, 길을 고통 없이 걸을 수 있는 것도, 네가 책을 읽는 것마저도 결국 돈이 기본 아니겠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우선순위가 다르고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책을 읽는 게 행복이라면 도서관에서 무료로 볼 수도 있고... 소장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수준을 낮추거나 대체해야만 하는 것이 돈 없는 사람들의 행복이다. 그래서 난 돈이 많음에도 불행한 사람들이 가장 불쌍하고 돈 욕심이 없다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없으며 돈을 향한 욕심이 다른 곳으로, 어떤 방식으로 향할지 생각해보면 끔찍하구나. 너는 돈을 충분하게 버는 사람이 되어라. 불법을 저지르란 얘기는 아니다. 충분이 있겠습니까... 그러면 행복하겠습니까. 소득으로 피라미드를 세우면 맨 위 단계의 사람들은 꼭짓점에 닿으려고 발버둥 칠 겁니다. 맞는 말이다. 다만, 그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피라미드를 받치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내 발아래에 누군가의 정수리가 있다. 그게 우리가 경쟁하는 이유이며 돈의 필요성이다. 취하는 방식에 문제가 없다면 돈을 좇는 사람을 함부로 비난하지 말아라. 그도 행복에 목마른 사람일 뿐이다. 어떤 의미로 말씀하시는지는 알겠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평소와 다르신 것만 같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것입니까, 시선이 변하는 것입니까. 사람은 죽어서도 변한다. 짓무르고, 퇴화하다가 결국엔 썩고 만다. 내게 악취가 나느냐?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럼 됐다. 난 아직은 아닌가 보다. 들어가라.

그의 말하기 방식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가끔은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하며 내 반박을 끌어냈고, 어떤 날은 억지를 쓰면서 나를 놀리기도 했다. 비꼬기도 하고 반어법을 자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 날은 꼭 티가 났다. 집으로 가는 길은 슬펐다. 그녀가 아들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며 교무실을 뒤집어 놓은 지 닷새 되는 날이었다. 학원 스케줄에 맞춰 야간 자율 학습을 빼달라는 항의였다. 그는 참 강직했다. 그날 이후     이의 부모는 촌지로 선생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가 내게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뭐가 됐든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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