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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고교급 페로몬 EP.3 탐정과 도박사

Fu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9 21: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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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스로서는 나에기의 기량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켜줄 동반자를 손에 넣을 일생일대의 기회. 


일단 '초고교급 행운'이라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최소한의 자격은 있다 할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기본적인 테스트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무르지 않았다. 



"일단 주사위 게임은 일종의 예행연습이에요. 


지든 이기든 상관이 없달까요. 왜냐하면... 아주 간단한 방식으로 승부할 거거든요.


나에기 군은 친치로나 백개먼 같은 게임의 룰은 잘 모를 거 아니에요?"


"응... 잘 몰라. 처음 듣는걸."


"후후후, 그럴 줄 알았어요. 하지만 뭐, 모쪼록 걱정하지 마시길.... 


이번에는 그냥 나에기 군이라는 사람의 일면을 보고자 하는 거니까요."



행운을 시험하기 위해서 복잡한 게임을 할 필요는 없다.


규칙도 아주 간단하다. 그냥 6면체 주사위를 번갈아 던져서 높은 눈을 띄운 사람이 승리.


혹시 손목의 움직임 등으로 눈을 조작할 수도 있기에 던지는 방식은 주사위를 쥔 손을 공중에 든 다음에, 


손을 펴서 주사위를 떨어뜨리는 식으로 하기로 했다.


나에기도 이런 간단한 규칙까지 모를 정도로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주사위를 쥔 손을 들고,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돌린 뒤에 손을 펼친다. 



"6."


'5."


"호오.... 역시 '초고교급 행운의 이름값은 한다는 건가요?"


주사위 승부는 9판 5선승제로 하기로 했다.


한 번으로 모든 것을 결정짓기에는 좀 그렇지 않은가.


"그럼 계속 가볼까요?"



그렇게 초반 세 번은 나에기가 내리 이겼다.


지고있는 세레스였다만 오히려 기분이 괜찮았다.


이 정도는 되어야 '초고교급 행운'이요, 자신의 마음속을 채워줄 수 있는,


그토록 갈망해 마지않던 영혼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


"????"


그러니까... 5판까지의 결과를 봤을 때는 나에기가 4승을 해서 


한 판만 더 이기면 나에기의 승리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는 모르지만, 후반에는 세레스가 4판 연속으로 이겨버리는 이변이 일어났다.



"어... 져버렸네...."


이렇게 되면 당황한 건 오히려 나에기가 아니라 세레스였다. 


'뭐지?'


이상하다. 아무리 승률이 50대 50이라지만 그래도 이 사람은 '초고교급 행운'이 아니었던가. 


물론 뭐 5대 4라는 1점 차이로 지긴 했지만... 세레스는 뭔가 찜찜하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다음 게임에서는 뭔가 다르겠지.'


세레스는 찜찜한 기분은 접어두고 바로 다음 게임을 준비했다.


생각해보면 아주 납득이 가지 않은 것도 아니다. '초고교급 행운'이라고 한들,


몇년동안 나에기를 보면서 그에게 특출난 행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여자가 몇 명이나 달라붙는 면을 행운아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흠.... 그럼 다음 게임을 해볼까요? 이번에는 룰렛이에요. 


이번에는.... 조금은 실력이 필요할 거에요. 지금부터 할 게임은 칩을 걸고 할 거거든요. 후후, 


물론 승패를 결정짓는 건 행운이겠지만요."



룰렛 게임. 


룰렛의 판에는 1부터 36까지의 숫자들이 3열로 나누어서 배치되어 있고, 숫자의 반은 빨강, 반은 검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플레이어는 여기서 원하는 범위만큼을 지정하고 돈을 걸고, 


룰렛의 결과가 플레이어가 배팅한 범위 내의 결과가 나왔을 경우 배당만큼의 보상을 받는다.



여기서 범위란, 그냥 1부터 36까지의 숫자 중 하나만 지정해서 36분의 1을 노리든가.


아니면 두 칸에 걸치게 걸어 확률를 18분의 1로 올리든가. 


그것도 아니면 3개의 열 중 하나를 걸어 12분의 1.


짝수나 홀수, 빨강이나 검정 등을 골라서 아예 확률을 2분의 1로 띄울 수도 있다. 



하지만 카지노에 있는 게임이니만큼 이 게임은 언제나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는데, 


그건 바로 0(가끔 00이라는 칸도 있는 경우가 있다.)칸의 존재이다. 


일명 제로칸이라고 불리우는 칸에 걸릴 경우, 플레이어는 어디에 걸었든 상관없이 카지노와 딜러의 승리가 된다.


즉, 이 제로칸의 존재 때문에 플레이어가 가질 수 있는 수익의 기댓값은 언제나 100에 다다르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


여러분이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으로 카지노를 가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카지노에는 확률상 당신에게 불리한 게임들만 있으니까.



'하지만 카지노에 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차고 넘치지.'



그 이유는 바로 조금만 운이 좋으면 대박을 칠 수 있을 거라는 근거없는 꿈을 가진 자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카지노의 주인인 그녀로서는 그런 자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자신이 비범인일거라는 근거없는 믿음 하나만으로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는 범인들.


나에기 마코토는 분명히 그 범인들과는 다를 것이다. 



세레스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 그녀의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까. 


나에기와 후지사키가 나란히 재잘거리며 걷는 것을 보고...


그녀는 자신의 갈망을 채워줄 강렬한 행운의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자신같이 차가운 여자조차 품어줄 수 있을 거라는 같은 포근한 기운까지 말이다.



그렇기에 세레스는 나에기를 꼭 쟁취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평소에도 나에기의 해맑은 성격 덕에 사이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만,


그런 것과는 아예 결이 다른 얘기였다.



단순한 친분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또 자신의 도박사로서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경쟁자들이 있어도 상관없다. 도박사는 오히려 승부를 즐기는 법이다. 


그녀는 이미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경험들을 해왔다.


그런데 뭘까. 정작 이렇게 나에기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드는 생각이다만. 


자신이 무언가 놓친 것만 같다는 생각이 차츰차츰 들기 시작하고 있었고,




키리기리 쿄코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아까부터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

.........


룰렛에서는 나에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룰렛 또한 결국 운이지만, 그녀는 안다. 나에기가 진짜라면 


배팅을 통해 자신에게 그가 비범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란 걸.



룰렛 머신을 세팅하고 준비를 끝낸 그녀는 이제 나에기에게 배팅을 할 범위를 선택하라 알렸다.


과연, 과연 그라면 어떤 배팅을 보여줄 것인가.


확률이 가장 낮은 숫자 하나에만 배팅을 할까, 아니면 정반대로 확률이 절반에 가까운 홀짝이나 색깔 중에 하나를 고를까.


세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손끝을 매만지며 불안해하고 있는 티를 내고 있었다.


나에기가 여기서 뭔가 자신을 깜짝 놀라게 할 무언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을까. 


키리기리 쿄코가 아까부터 자신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는 걸 말이다. 


그렇기에 평소답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뭘 불안해하고 있는거지?'


키리기리도 바보는 아니다. 당연히 후지사키를 납치했다는 게 나에기를 꾀기 위한 허세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진짜로 같은 반 친구를 어디 가둬뒀을 리는 없고, 아마 여기 옆에 있는 호텔방같은 데에서 편하게 지내게 했겠지. 



키리기리는 생각했다. 사실 세레스는 나머지 경쟁자들에 비하면 


나에기에 대한 연심이라고 할 게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나에기에 대한 호감이랄 게 아주 없는 수준도 아니거니와. 


오로지 토가미만 바라보는 후카와나 본인의 흥미 위주로 사는지라 키리기리도 쉽게 파악이 어려운 에노시마에 비하면 


나에기에 대해 호감이 있어서 일단은 경쟁자로 분류해뒀을 뿐.



그렇기에 왜 그녀가 지금 타이밍에 이런 방식으로 나에기를 불렀는지 그녀도 잘 몰랐다. 


뭔가 강렬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나에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닐텐데 


왜 이런 번거로운 방식을 택했을까?



키리기리는 의문이었다. 세레스는 분명 나에기에게서 무언가를 노리고 있다.


근데 정작 그게 뭐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나에기한테는 있고 세레스한테는 없는 것이래봤자 그렇게 많지도 않을텐데 말이다.


일단 키리기리는 나에기의 룰렛 결과에 대한 세레스의 반응을 보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 전에 나에기의 귀에 대고 어떤 사실을 말해주며 말이다. 




"어.. 아하! 알았어. 키리기리!"



세레스에게는 키리기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저 자신감있는 표정을 보면 최소한 이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가령 탐정인 그녀이니만큼 무언가 스스로 생각한 과학적 근거 등을 이야기해줬을 것이다. 



그렇기에 세레스는 딱히 키리기리의 그런 행동을 문제삼지 않았다. 


그런데....


"...??? 나에기 군. 지금 뭐하나요?"


"어, 이렇게 하는 거 아니야?"



나에기의 선택은 놀랍게도 올인이었다. 


그것도 확률이 가장 낮은 36분의 1의 확률에 말이다. 


별 고민 없이 숫자 7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칩을 전부 올려놓은 나에기를 보고 세레스는 말을 잇지 못헀다. 



"음... 후후, 나에기 군. 혹시 그렇게 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 이렇게 하면 룰 위반... 이 되는 거야?"


물론 그건 아니다. 배팅은 플레이어의 자유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자신의 일생일대의 고민을 결정짓는 순간에.,


여기서 자신의 동반자가 되어야 할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런 멍청한 선택을 하는 나에기를 보고 세레스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후후...후후후후후.... 좋네요.... 역시 '초고교급의 행운'이라고 해야할까요. 


과감하게 자신의 행운을 믿고 올인을 해서 한번에 후지사키 군을 되찾겠다는... 그런 전략인거죠?"


"...그런 거야?"


그걸 왜 니가 나한테 되묻는 거냐고. 당장이라도 이렇게 따지고 싶은 세레스였다. 


슬슬 진짜로 뭔가 잘못되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세레스는 일단 룰렛을 돌렸다. 


초조해진 그녀는 돌아가는 룰렛을 보고 생각했다.


제발, 나에기가 여기서 차라리 대박을 쳤으면. 뭐가 되었든 비범함을 보여줬으면....




-꽝!



"어라? 다 잃어버렸네. 헤헤헤."


"괜찮아, 나에기 군. 운이라는 게 다 그런 거지."


"응. 그래도 아쉽다. 확률 상 차라리 한번에 끝내는 걸 노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키리기리 씨가 방금 말해줬잖아. 이거 계속할수록 플레이어 측이 손해인 구조라고..."


"...흐음."






-빠직. 


세레스는 아직도 그렇게 태평스러운 나에기를 보고 머리가 뜨거워지고 있었다.



"나에기 군.... 좀 진지하게 하는 거 어때요?


카드... 카드게임에서도... 지면 제가 후지사키 군에게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고요?


소중한 친구잖아요. 안 그래요?"




슬슬 열이 받아서 그런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은 세레스. 


키리기리는 점점 자신의 심증이 확신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레스는 뭔가 나에기에게 바라는 게 있고,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법은 나에기가 이 승부에서 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초고교급 탐정'의 진면목이 발휘되고 있었다. 


세레스는 계속 나에기의 '초고교급 행운' 재능을 들먹이며 이상한 의미부여까지 해가며 


승부의 경쟁자여야 할 나에기를 옹호하는 것 같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쯤되니 그녀도 뭔가 슬슬 감이 잡히는 듯했다. 이제 검증만 남았다. 




아무튼 일단 한번에 올인을 하는 것으로 칩을 다 잃어버려서 룰렛 승부조차 세레스의 승리.


그 다음은 포커였다. 


포커는 이제 운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러니 애초에 나에기가 '초고교급 행운'이래봤자 도박판에서 굴러먹은 세레스를 이길 재간이 없을 터였다. 



여기서 키리기리는 아까 룰렛 때처럼 나에기에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인 뒤, 


잠시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방을 나갔고, 10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자 


나에기와 세레스는 계속 기다릴 수도 없으니, 단둘이서 승부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포커 승부. 


운이 아닌 상대의 실력도 판단해야 할 승부이니만큼. 


7장의 카드를 서로 받고 서로에게 4장을 공개하면서. 


지역마다 룰이 다르긴 하지만 나에기와 세레스가 하는 포커는 네 번에 걸쳐 배팅을 한다. 




세레스의 패는 그야말로 강패. 처음 세장이 모두 같은 숫자였다. 


게다가 6번째 카드에서 원페어까지 잡아 최소 풀하우스 확정.



반면에 나에기의 패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공개되지 않는 패에 반전이 있을 수 있겠지만 


페어도 없고, 그렇다고 플러시나 스트레이트 등으로 이어갈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공개하지 않은 패로 경우의 수를 따지기에는 하필 세레스가 가진 카드가 


나에기가 가져야 하는 카드이기에 좋은 패가 나올 확률은 더 떨어진 채다. 



나에기는 아까와는 다르게 앞선 세 번의 베팅은 최소한도로만 걸었다.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정상적인 플레이 방식이었기에 세레스는 오히려 안심했다. 


아까 룰렛에서 아무 생각없이 올인하는 걸 보고 좀 충격을 받긴 했지만, 이 포커만큼은 제대로 하려는 거 같았다. 



그러면 이제 여기서 나에기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될 터였다. 


세레스는 바로 그걸 기대하고 있었다. 



"자, 마지막 카드에요. 후후, 기대되네요. 과연 나에기 군의 패는 뭘까요?"


"응...."



하지만 나에기의 행동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별 리액션이 없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게 그래도 이번에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거 같긴 한데, 


이상하게 세레스로서는 그 표정이 잘 읽히지 않았다. 



'이상하다....'



아무렴 뭐 어떠랴. 오히려 '초고교급 도박사'인 자신에게 표정을 읽히지 않을 능력 또한 있다는 것이니 


대국적으로 보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후후, 나에기 군. 아무래도 나에기 군에 대한 제 생각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아까까지는 좀 당황한 것도 사실이에요. 


룰렛에서의 그 올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막판에서 진가가 드러난다는 걸까요? 이번에야말로 나에기 군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겠.....?"



나에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세레스에게 받은 카드를 받고, 그 카드를 보지도 않더니 


가진 칩을 전부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올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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