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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 흠…

라바: … 잠들었던건가?

라바: 아, 기억났다… 어제 피해 복구 도와주다가 너무 늦어져서 바로 자버렸지…

라바: 해가 뜨고 지는거는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고…

라바: … 크루스, 일어나!

크루스: … 쿨… 쿨…

라바: 크! 루! 스!

크루스: 흠냐… 으음…

크루스: 하암… 좋은 아침이야, 우리 라바…

라바: 옛날부터 물어보고 싶었던건데, 어떻게 그 석궁을 끌어안고 편하게 잘 수 있는거야?

크루스: 잠자는건…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흐아암~

크루스: 휴우-

크루스: 좋아, 얼른 세수하러 가.

라바: 로도스에 있을 때도 이렇게 잘 일어나면 얼마나 좋아.

크루스: 그건 말도 안돼~ 휴가와 일은 다르다구.

크루스: 오늘도 마을 재건을 도와줘야지…

크루스: … 라바야, 내가 아직 꿈을 꾸고 있는건가? 창 밖에 저거 누구지?

라바: 어?

소녀: 엄마, 엄마, 빨리요. 이야기 시간 놓치겠어요!

주민: 알았다, 알았어. 뛰지 마렴. 넘어지겠다.

소녀: 괜찮아요! 빨리 가요!

라바: …

크루스: …

라바: 저 사람… 저 사람 그 꼬맹이 엄마 아니야…? 무사했던거야?

크루스: 그런 것 같진 않은데.

크루스: 저쪽 지붕을 봐, 저 지붕은 어제 아츠의 여파로 부서졌었어.

라바: … 말이 안되는데?

주민 갑(甲): 새로 나온 떡입니다. 안에 깨가 잔뜩 들어있어서 엄청 고소해요!

주민 을(乙): 감주(酒釀) 팝니다! 목서나무 꽃으로 빚은 감주 팝니다! 감주 사세요-!

라바: …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크루스: 흐으음… 모든게 원상복구 된 것 같네.

오유선생: 은인님!?

오유선생: 은인님, 저 기억하십니까? 기억하시죠? 제가 악몽을 꾸는겁니까?

라바: 진정해,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

오유선생: 아아, 아직 절 기억하신다니 다행입니다! 제 상황을 말씀드리죠. 제가 일어났을 때, 모든 것들이 마치 어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오유선생: 그 먹량들의 공습도, 그 모든 죽음들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아연이의 모친도 갑자기 다시 나타났습니다! 세상에, 저는 귀신인줄-

오유선생: -맞다! 그 방랑하는 중이라던 승려는… 사가? 사가는 어디있습니까? 그분은 괜찮으십니까?

크루스: 못봤는데- 아, 우리 아연이네.

오유선생: 이야, 아연아~!

소녀: 음?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아세요?

오유선생: 은인님! 은인님! 방금 들으셨습니까!

크루스: … 아연아, 우리는 자산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려고 왔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끝났어?

소녀: 아하. 오늘은 선생님께서 편찮으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두 선생님을 도와주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남아서 도와주고 있구요.

크루스: 안됐네.

소녀: 그러니까요.

크루스: 아연아, 이 아저씨가 어제 이야기를 놓쳐서 그러는데, 혹시 어제 이야기 기억하니?

소녀: 저는 어제 안왔어요. 어제 하루종일 엄마랑 연 날리면서 놀았거든요.

크루스: 아쉽게 됐네, 너도 다 아는건 아니구나.

오유선생: 하, 하하… 아연아, 정말 나 기억 못하겠니?

소녀: 누구세요? 아, 혹시 길 끝에 새로 이사오셨나요?

오유선생: 아니, 아냐… 가서 놀으렴…

소녀: 으음? 알았어요, 안녕!

오유선생: 왜 우리만 기억하고 있을까요…?

크루스: 글쎄. 그래도 쟤가 활기차 보이니까 괜찮은 것 같네.

오유선생: 에… 이런 상황에서도 엄청 침착하십니다…

라바: 물 위에 비친 달 그림자… 이게 그 사람이 얘기했던걸까?

라바: … 사가가 어디에 있을지 알 것 같아.

사가: 아! 이 흑임자죽은 엄청나게 달고 맛있구려. 사장님께선 정말 안드셔도 괜찮겠소?

려: 됐어요. 너무 단건 별로더라고요.

사가: 그렇구려, 안타깝소. 그럼 소승이 대신-

라바: 사가!

사가: 우아아악-

사가: 라바 시주께선 왜 그리 소리를 지르십니까. 죽을 쏟을 뻔 하였소…

라바: 너… 나 알아보겠어?

사가: 도대체 무슨 말씀이시오?

사가: 아… 이해했소. 분명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오만?

오유선생: 대사께선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십니까?

사가: 소승은 이 그림 속에서 꽤 오랫동안 지내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소, 이런 패턴은 쉽게 알아챌 수 있소.

사가: 우리 같은 “그림 밖” 사람들에게 눈이 한 개만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총 네 명이니 눈도 넷이오.

사가: 우리가 잠을 자려고 눈을 감으면, 더 이상 이 세상을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이오… 그러니 원래의 모습으로 슬그머니 돌아가고 우리가 다시 깨어나면 본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는거요.

사가: 잠에서 깰 때마다 이러오. 소승은 이미 익숙해졌소.

라바: … 그러니까 우리는 정말로… 그림 속에 있다는거네?

사가: 흐음? 소승이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소?

크루스: 사가, 이게 우리의 사고와… 생각에 영향을 미칠까?

사가: 아? 소승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였소만…?

려: 그건 당신이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려: 그 주지 스님은 당신을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킨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죠. 당신이 극동을 떠난 이래로 당신은 많은 것을 배웠고, 길을 잃었다고 느꼈음에도 결코 낙담하지 않았죠.

려: 기왕 이렇게 됐으니 안심해도 될거예요.

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건 꿈 같겠죠. 여기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많은 것을 잊게 될거예요… 당연한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테고.

려: 결국에는 당신이 그림을 인식하고, 그림이 당신을 인식하고 당신은 그림 속 일부가 되겠죠. 결코 벗어날 수 없을거예요.

사가: 아! 그래서 사장님께서 소승에게 라바 시주를 찾으라고 하셨던 것이겠구려! 아, 소승이 너무 늦게 깨달았소…

크루스: 라바야, 내가 어제 깨달은게 있는데… 여기에는 “오리지늄”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라바: …

크루스: 이렇게 재앙이 드물고 별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대(大)염국의 마을이라도, 오리지늄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이런 마을을 건설하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야.

라바: … 네 말이 맞아.

라바: 잠깐만, 그러면 려 아가씨는?

려: 저는 그저 가게 주인일 뿐이에요.

라바: 그런데 당신은 어제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잖아…

려: 저에게 있어서 어제는 오늘이고, 오늘은 곧 내일이죠.

려: 그녀에게… 약속했으니까요.

려: 제가 진짜 “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서요? 제가 제 자신이 아닐까요?

오유선생: …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려: 당신은 착하고, 마을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어요.

려: 전에는 외부에서 온 다른 손님이 파산 마을에 있어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 여자가 떠난 것 같으니…

려: 어제는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분명 재난 같았겠죠.

사가: 아? 그럼 그 손님이 바로…?

려: 쉿. 말하지 마세요.

사가: 알았소.

라바: 수수께끼는 이제 그만. 좋아, 여기가 정말 한 폭의 그림 속이라고 해도, 우리는 어떻게 들어오게 된거야?

려: 말할 수 없어요.

오유선생: 뭐야, 아무것도 말 못하면, 우리는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라바: … 아까 말했던 그 사람 때문에? 같은 사람이야?

려: 총명하시군요.

라바: 그 여자는 어디있어?

려: 여기에는 없어요.

라바: 그 여자는 누구야…?

려: 당신도 아는 사람이에요.

라바: 그럼…

려: 쉿.

려: 그 사람 이름 말하지 말고 듣기만 하세요.

라바: …

려: 그 여자는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녜요. 사실 그 사람은 소동을 일으키는걸 싫어하죠.

려: 분명 그 여자와 당신은… 어느 정도 교집합이 있을거예요.

라바: 확실히… 그렇다면 말이 돼…

려: 이 파산 마을이 바로 물 위에 비친 달이에요.

사가: 아아, 소승이 종을 울리러 가지 않아도 이미 이 마을에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었소. 참으로 유감이지만… 소승은 그 일이 좋더구려.

라바: 그건… 먹량이 나타났다는 신호야?

려: 정확해요. 제가 진실을 알려드렸기 때문이겠지만… 이제 이곳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셨으니 당신들도 대처하기 쉬워지셨겠죠.

려: 숨을 곳을 찾거나, 더 동쪽으로 가세요. 동쪽에는 동승(东升)강이 있는데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그곳에 숨으면 될거예요.

려: 그래도 조심하세요. 동승강에서 더 동쪽으로 가면 다시 서쪽의 홍동산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려: 그곳에서 잠시 숨어 있으면, 먹량들은 다시 얌전해질거예요.

크루스: 그 괴물들은 뭐야?

려: 그냥 그 여자가 기분이 나쁠 때 하는 낙서들이에요. 그녀의 잡념이라고 보면 돼요.

오유선생: 그냥… 그냥 숨으라고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라니…

오유선생: 아연이… 엄청 슬퍼하던데,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려: 가짜라고 생각해보세요. 훨씬 나아질거예요.

오유선생: 그래도…

라바: 하지만 만약 가짜가 아니라면?

려: 두 눈으로 직접 보셨잖아요.

라바: 그래도…

크루스: 그래도 난 이제 그런 비명을 듣고 싶지 않아. 이젠 질렸다구.

크루스: 서쪽만 치워버리면 되는거지?

사가: 그렇소! 물 위에 비친 달이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만족한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것 아니겠소!

사가: 소승이 처리하겠소!

라바: 기다려!

크루스: 서두르지 말자구. 침착하게, 쉽잖아~ 안그래 오유선생?

오유선생: 아하하, 이번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오유선생: 기다리십쇼! 은인님! 석궁 놓고 갔어요!

려: … 그런건가요.

려: 하, 당신이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왜 이 곳에 가두었는지 정말로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