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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억상실 하나메르 보고 싶다

ㅇㅇ(114.203) 2018.02.09 08:18:26
조회 1895 추천 41 댓글 5
														


눈을 떠보니까 낯선 곳이야.

가습기 물을 갈아주던 간호사가 하나를 보더니 놀라서 서둘러 병실을 나서지. 잠시 기다리니까 의사가 와서 이름이나 왜 입원한 건지를 물어. 교통사고가 난 건 기억하니까 대답하고 나서, 날짜를 묻다가 깜짝 놀라는 거야. 자기가 4개월간이나 의식불명 상태였대. 심지어 오늘이 자기가 기억하는 날짜로부터 거의 2년 넘게 지난 거야.

하나가 중학교 졸업 후 4년만에 귀국한 날 교통사고가 났는데 거기까지만 기억하는 거지. 그러니까 지금 나이가 21살. 어이가 없지. 기억 속의 저는 갓 열 아홉살이 된 파릇파릇한 애였는데.

어이없어 하는데 가족이 도착했어. 나이차이 나는 오빠랑 부모님. 의사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는지 정말 기억이 없냐고 묻고, 그렇다는 말에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부모님이야. 오빠는 복잡한 얼굴로 하나를 바라보고 있고.

잠깐 이야기를 하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어. 깨어나보니 간병인이 있었지. 하나네 집은 부모님은 사업하느라, 오빠도 출근하느라 바빴던 거지.

하나는 재활치료를 시작했어. 4개월간 침대에 누워만 있었으니 근육이 다 빠져버린 거야. 끙끙대며 재활치료를 하는데, 교통사고로 휴대폰이 박살났다면서 새 폰을 가져다 주지. 새로운 번호라서 오올~ 신형인가? 하면서 인터넷 기사도 확인하고 유학갔던 친구들이랑도 메일 주고받고, 친하게 지냈던 레나에게도 전화를 했는데, 번호가 바뀐 거야.

레나의 SNS에 들어가서 언니ㅋㅋㅋ 나 연락좀. 하고 글을 남겼는데 곧바로 연락이 와. 놀라서 떨리는 목소리로 연락해 온 레나에게 병원과 호수를 말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30분만에 찾아온 거야.

오! 언니는 별로 안 변했네? 하면서 반갑게 맞이하며 이야기를 하지. 레나는 하나의 말을 듣고 심각한 얼굴을 했어. 이건 생각 못한 일인데… 하며 난처해하지.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하고 묻는 하나에게 레나는 고민하다가, 이따가 하나의 애인이 올 거라는 거야.

오! 세상에나, 자기가 애인도 사귀었구나! 언제 만났냐고 물으니까, 귀국하는 날 만났대. 하나가 교통사고 나서 실려간 병원에서 주치의였다는 거야. 주치의면 나이가 좀 있겠는데? 못해도 서른? 아저씨네? 열살이나 차이난단 말이야? 하고 놀라는 하나에게 레나는 더욱 난처한 표정을 하지.
아저씨가 아니라, 여자래. 하나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 뭐? 내가 여자랑 사귄다고?? 말도 안 돼! 언니, 나 기억 잃었다고 장난치는 거지? 이러는데 진짜라고 하는 거야. 심지어는 하나가 쫓아다니기 시작해서 사귀기 시작했대. 무려 6개월이나 쫓아다녔다고.

omg……. 말을 잃은 하나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침묵하는데, 병실 문이 열리고 금발의 미녀가 들어서. 약간 초췌한 여자는 몹시도 아름다웠어. 오, 예쁘다… 하는 감상을 안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한 여자가 하나를 보더니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거야. 하나는 뭔가 와닿지가 않았어.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었지. 하나… 하고 제 손을 기도하듯 꼭 그러쥔 채 울먹이는 여자와, 난처한 얼굴의 레나를 번갈아보면서 이 여자가 내 애인이었구나 싶은 거야. 근데 너무… 너무 어색해.

여자가 울먹이면서 하나의 손끝에 입을 맞추는데 너무 당황해서 움찔 손을 빼고 말지. 그러고선 어색한 얼굴로 umm… sorry, what's your name? 하고 묻는데 여자가 하나…? 무슨…? 하고 한국어를 자연스레 하는 거야. 하나는 이 외국여자가 한국어도 잘 하는구나 싶어서 조심스레 말을 하지.

저기… 죄송한데 혹시 그쪽이 제 애인이냐고. 여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고, 당황과 경악이 뒤섞인 얼굴로 레나를 돌아보자 레나가 실은… 하면서 이야기를 해. 하나가 귀국한 이후로 기억을 잃었다고. 그래서 치글러 박사님에 대해서 기억을 못 한다고.

하나는 이 사람이 치글러 박사구나… 젊어보이는데 주치의? 하고 갸웃거리는데 치글러 박사란 사람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 정말로 자길 기억 못 하냐고… 서글픔과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를 듣고, 하나는 아 이게 진짜구나 싶은 거야. 진짜 내가 이 여자랑 사귀었나보다, 싶은 거지.

병실엔 침묵이 찾아왔어. 하나는 그저 난감할 뿐이고, 치글러 박사는 입술만 잘근잘근 씹어대고, 레나는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이었지.

가장 먼저 정신을 수습한 건 치글러 박사였어. 사고 후유증으로 기억에 일시적인 장애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오히려 하나를 달랬어. 자기 이름은 앙겔라 치글러고, 하나와 사귀던 사이였다고. 그러니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라는 거야. 그러면서 하나의 핸드폰에 자기 번호를 저장했지. 침착한 어조로 말했지만 박사의 손끝이 떨리고 있었어. 하나는 그저 네… 하고 어색하게 대답하는 게 힘껏이었지.

그때 박사의 휴대폰이 울렸어. 박사는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하나에게 양해를 구한 후 전화를 받았지. …지금이요? 하는 말로 하나는 상황을 유추했어. 급한 일이 생겼나보다. 그래서 말해. 급한 일 같은데 가보시라고.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거야. 하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하려고 했지만, 제 말이 꼭 축객령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했지. 상대 역시 비슷하게 느낀 것 같았어. 입술만 깨물다가 미안하다고, 퇴근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박사가 병실을 나섰지. 레나가 말했어.

수술 끝나자마자 달려온 것 같다고. 아주 유명하고 유능한 외과의라 엄청 바쁘다는 거야. 하나는 오… 저 얼굴에 능력까지 짱짱하단 말이야? 하고 놀랐지만 그뿐이었어. 여자친구라고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야. 하나는 혹시 사진이 있냐고 물어. 레나는 곧장 휴대폰을 보여줬지.

어떤 여자가 중앙에 찍혀있고, 하나와 치글러 박사가 뒤쪽에 찍힌 사진이었어. 하나는 박사의 허리를 감싼채로 박사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었고, 박사는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모습이었지. 하나는 몹시도 신기한 기분으로 그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어. 몇몇 애인을 사귀긴 했지만, 자기가 이렇게 들이대는 건 처음 보는 일이었거든. 대체 얼마나 좋아했길래 이랬던 걸까… 의아해하다가 정중앙의 여자는 누구냐고 물어. 레나는 자기 여자친구라고 대답하지. 오, 언니도 애인 사귀었구나. 하고 감탄?하지.

그러다가 재활훈련 시간이 되고, 레나도 일이 있다며 내일 보자고 돌아가. 하나가 재활훈련을 끝낸 뒤 샤워를 하고 잠깐 졸았다 깼는데,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자기 엄마 목소리인 것 같아서 이상하다 생각해서 밖으로 나가자, 낮에 봤던 박사가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지. 그 앞에선 자기 엄마가 소리를 치고 있었고. 하나는 처음 보는 엄마의 낯선 모습에 놀라서 끼어들어. 엄마, 왜 그래? 그러지 마. 하고 말리는데 엄마가 목소리를 높이는 거야.

저년 때문에 네가 식물인간이 될 뻔 했는데, 무슨 낯짝으로 여기 찾아온 거냐고. 하나는 깜짝 놀라지. 박사 때문이라니? 처음 듣는 소리에 놀라는 것도 잠시, 사람들이 구경하는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어. 게다가 자기 애인이라는 사람이 죄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지. 일단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박사를 돌려보내고, 엄마와 병실로 돌아왔어. 엄마는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어쩜 저렇게 염치가 없냐며 이를 바득바득 갈아. 화기애애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하나로서는 정말 낯선 모습이었지.

하나가 자세한 이유를 묻자, 넌 몰라도 된다면서 입을 딱 다물어. 하나는 뭔가 있구나, 싶은데 엄마가 몸은 어떠냐고 말머리를 돌리니까 같이 대꾸해주지. 엄마가 저 여자 다시는 못 오게 하라고 화를 내고 돌아간 뒤, 하나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있다가 박사에게 문자를 보냈어.

미안해요. 엄마가 너무 말을 심하게 했어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기분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괜찮다고, 오히려 신경쓰게 해서 미안하다는 답장이 왔어. 착한 사람 같은데, 사고의 원인이라니 뭘까… 의아해했지만 박사의 처연했던 모습을 보고 물어볼 수가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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