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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봄 - 어설픈고백 上앱에서 작성

낭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01 06:04:54
조회 445 추천 18 댓글 4
														

"고민이 있어요."



평일 낮인지라 거리와 더불어 카페 내부도 한산했고 봄에 맞춘 노래가 흘러나와 절로 느긋해지는 분위기였다.
선배는 그런 분위기에 풍덩 빠져버렸는지 창가 햇살을 맞으며 테이블 위에 늘어진 채였고 내 말에는 고개만 살짝 들어 올려 보였다.



"뭔데?"
"고민을 선배에게 말해도 되는지가 고민이에요."
"그게 뭐야. 나한테 뭐 잘못했니?"
"…그럴 지도요. 근데 전 선배가 아니라서 이게 선배에게 잘못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에 대입해봐. 그렇게 해서 잘못이면 잘못 아닐까?"
"별로 해보고 싶은 확인법은 아니네요."



달그락, 여름이든 겨울이든 물을 마실 때조차 얼음을 넣어 먹는 게 넣어 먹는데 습관인지라 부러 소리를 내며 음료 속 둥둥 뜬 얼음들을 휘저었다.
건너편에 앉은 선배는 내 이야기에 아리송한 표정을 지은 채 몸을 일으켜 따뜻한 핫초코를 양손에 꼭 쥔 채였다. 수족냉증에 워낙에 몸이 차 나와는 달리 여름 겨울에 상관없이 따뜻한 걸 몸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다.



"선배는, 단 걸 좋아하죠."
"…애 같다고 놀리는 건 아니지?"
"설마요."



가볍게 푸스스 웃자 선배는 잠시 노려보는 듯싶다가 한숨을 쉰다. 내 어설픈 말 돌리기에 어울려 주겠다는 거다. 그 한숨은 선배가 나에게 져주겠다 표시하는 것이었다.

사실…그 점이, 꽤 묘했다.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알아가는 것은 나 혼자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뜻하지 않게도 선배도 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면, 그 짧은 순간 희망 고문이라도 받는 기분이라고 한다면 어떤 표정을 지으시려는지.



"산책이라도 할래? 벚꽃 이쁘게 폈더라."
"그래요. 옷은 따뜻하게 입고 왔어요?"
"응."



가볍게 대답하는 선배의 옷차림은…글쎄, 내가 보기에는 분명 바람 몇 번 맞는다면 춥다고 불평할 게 뻔히 보였다.
생각에 맞춰 나오는 웃음을 굳이 숨기지 않고 내보이자 선배가 다시금 가볍게 눈초리를 줬다.



"왜 웃어."
"선배랑 벚꽃 보는 게 오랜만이라서요."
"…그렇네. 그럼 계속 웃어!"



변명이 마음에 들었는지 방긋 웃고서는 가볍게 몸을 돌리는 게 귀여웠다. 반응을 보니 자존심 세우며 안 춥다고 버틸 일은 없어 보여 안심도 들었다.



"근데 진짜 오랜만이다. 몇 년 만이지?"
"사실상 선배 졸업하고 처음이니까 4년 만이겠네요."
"헉, 그렇게 오래됐어?"
"선배님이 워낙 저를 소홀히 하셨던 터라…"
"아냐! 내가 후배를 얼마나 아끼는데!"
"연애하기 바쁘셨잖아요. 괜찮아요, 이 착한후배는 선배의 연애사업을 응원해요."
"비겁하게 팩트를 들이대다니…!"
"그런말은 어디서 듣고 오신거예요?"
"있어. 다른 친구."



주먹을 쥐고 분한듯 중얼거리더니 그 후에 그래도 정말 아끼는거 맞다고 횡설수설하는것들을 다 들어주며 벚꽃을 보러 길을 나섰다.

걸으면서도 선배는 조잘조잘 말이 끊이지 않았다. 저번주에 친구와 갔던 식당이 어땠고, 카페는 어땠으며 바로 전날 자기전에 봤던 영화가 너무 지루해서 보다가 그대로 자버렸다는 이야기까지.



"영화보다가 잔거치고는 오늘 늦잠자서 늦으셨잖아요?"
"그건 불가항력이였어! 이불이 너무 포근했는걸!"



가볍게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벚꽃을 구경했다.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어진다고 하던가.

그냥 손을 핀채 올리고 있더니 벚꽃잎이 하나 톡 하고 내 손위로 떨어졌다.



"뭐해? 벚꽃잎 잡아?"
"네에, 뭐…꽃잎이 제 손으로 떨어지는게 먼저였지만요."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던데. 꽃잎이 먼저 손으로 떨어지면 뭐지? 첫사랑이 손으로 떨어지나?"
"사람은 꽃잎이 아닌걸요."
"그건 그렇지만, 혹시 알아? 후배가 오늘 고백이라도 받을지!"
"그럴일도 없거니와 받는다 한들 거절할거지만요."
"왜? 그러고보니 후배가 연애하는걸 본적이 없네."
"전 첫사랑하고 이어지는게 꿈이라서요."
"첫사랑은 원래 안이루어지는 거라던데…힘내. 후배."
"혹시 모르죠. 이 꽃잎이 저를 응원해주려는 건지도."
"오- 긍정적. 좋아. 좋아. 인생은 원래 그렇게 긍적적으로 살아가는거야."



선배는 뭐가 그리 들떴는지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 뒷모습 조차 예뻐보이는 당신을 어찌해야할지. 떨어지는 꽃비 속으로 당신이 사라질것만 같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선배."



아, 선배를 부르고서야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한단어 조차 내뱉는데 목소리가 떨렸다. 얼굴은 붉을게 뻔했다. 조급함이 어설픈 고백의 문을 열어버렸다
고백하는 이를 비웃은적은 없지만 그 반응을 의심해본적은 있었다. 설렘이아니라 쪽팔림이 아닌지 의심했던 그 순간들. 다행인지 안타까운건지, 그 순간의 감정이 몸에 가져다주는 변화는 의심의 여지도 없이 모두 진실이였다.



"후배? 어디 아파?"
"아뇨, 안아파요."



쿵, 쿵 뛰는 심장소리가 차라리 선배에게 까지 전해졌으면 싶었다. 지금 내가 농담을 하는게 아니라고 진심이라는 것을 알려줬으면 싶었다.



"…심장소리 너무 큰거 아니야?"



…걱정안해도 되는 일이였나 보다. 심장소리는 아주 잘, 전달되고 있었다.



"…카페에서 말했던, 고민 말이예요."
"응."
"지금 말해도 될까요."
"상관은 없는데, 진짜 괜찮은거 맞아? 너 얼굴도 엄청 빨갛고 막, 심장소리도 없청 크고 마치…고백…하려는 사람 처럼…"



당신은 이어가던 말들을 흐렸다. 말하는 와중에 당신도 깨달은거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당황한듯한 당신의 눈동자 사이에서 경멸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위안으로 다시금 입을 열었다.



"…고백멘트라던가, 그런건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없어요. 미안해요. 당신을 좋아해요."
"…왜?"
"모르겠어요. 왜라고 물으셔도…그냥. 그냥 깨닫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같이 있는게 좋았는데, 그 순간들이 쌓이다보니까 길을 가다가도 당신 생각이 나서 물건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당신을 생각하는 그 순간이 좋아졌어요."
"…"
"거절 하셔도 괜찮아요. 때려도 괜찮아요. 다시는 보지말자는 말도 들을게요. 싫어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런 말을 웃으면서 하는 애가 어딨니."
"당신 앞에서 울고싶지 않은걸요."
"조금, 생각해봐도 돼?"
"정말 기쁘기 그지 없는 말이지만, 제가 상처받을까봐 거절을 늦추는거라면은 괜찮아요."
"정말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
"그래요. 편하실 때 연락 주세요. 오늘 실례했어요."



걸치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 선배의 어깨에 덮어줬다.



"가디건은 입고 가요. 원래 선배 입혀줄려고 가져왔던 거니까요."



내 첫고백은 정말 어설프게 끝이 났다.







-----------




후반이 정말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이라고 붙여는 놨지만 중이나 하가 나올지는 글쎄, 모르겠음.

엔터 불편하면 말해줘. 수정은 해보도록 함.

즐거운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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