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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하나메르 호칭정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ㅂ(180.66) 2019.07.07 17:20:17
조회 1269 추천 38 댓글 2
														

“박사님, 그거 기억 나요? 저와 박사님이 처음 만났을 때, 그땐 제가 박사님을 선생님이라고 불렀었죠....”


하나가 졸음에 취해 눈을 꿈뻑대며 느릿하게 말했다. 앙겔라는 옆으로 흘러내리는 하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다가 푸스스, 하고 웃음을 흘렸다. 하나의 말마따나 서로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하나와 앙겔라는 안면이 있던 사이는 아니었다. 몇 년 전 전 까지만 해도 뉴스 너머의 서로의 존재 정도만 알고있던 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인지는 두 사람도 의문이었다.

앙겔라는 유엔 산하의 세계적인 치안 조직인 오버워치의 중역으로 활동 범위가 넓었기에, 또  하나는 대한민국 육군 기동 기갑 부대 MEKA소속으로 부산에서만 활동중인 군인이었기에 두 사람은 전혀 만날 일도 대화를 나눌 일도 없었다.


하나는 본래는 MEKA소속이 아니었다.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부산에서 옴닉과 싸우는 사조직에서 활동 중 MEKA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되었다. 만20살 짜리 꼬맹이가 대위라는 직급을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될 정도면 하나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그 후 활동으로도 하나는 제 우수성을 만 천하에 증명했다.

그 후 앙겔라와 하나가 만나게 된 것은 대한민국 부산 대 옴닉 사태 직후였다. 하나는 군에 소속된 후에도 계속해서 부산에서 활동해 왔다. 어쩌면 그것이 대한민국에는 천운일지도 몰랐다. 사상 초유의 거대한 옴닉 사태였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막을 수 없었을 그 재앙같은 사건을, 20살 짜리 여자애가 막아내었다는 사실은 세간의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어린 군인에 대한 세계의 주목 또한 엄청났다.

그러나 실상 세계에 떠도는 무용담과 달리 하나가 가뿐히 그 옴닉 사태를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 전쟁이 정리가 되던 도중 발악하던 자폭 옴닉과 꽤 난전을 겪어 하나는 큰 중상을 입었다.



대한민국은 전무후무한 재능을 가진 천부적인 어린 군인을 잃고 싶지 않았다. 하나는 아직 어렸기에 성장할 수록 대한민국의 안보에 큰 도움이 될 인재였으며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려 군의 위상에도 도움이 되는 놓칠 수 없는 존재였다. 어떻게든 국가는 하나를 치료하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연락이 닿게 된 것이 오버워치 의료과학기술 1인자인 코드네임 메르시, 즉 앙겔라 치글러 박사 였던 것이다.



앙겔라 치글러는 처음 국가 차원의 파견 요청을 받았을 때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보잘 것 없는 명성이었지만 스스로도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게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쪽에서 환자 한명을 치료하는것 외에는 어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당최 어떤 대단한 인물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그 의문은 한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까지 계속되었다.


막상 침대에서 혼수 상태에 빠져 있는 환자를 마주했을 때 앙겔라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동양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이는 막 17, 18세 정도나 먹었을까 싶었다.

비행기에서 훑은 자료를 머릿속에서 상기시키던 앙겔라는 이마를 짚었다. ㅡ그러니까, 이 어린애가 그 대 옴닉사태를 전두지휘하고 얼마 전 까지 부산의 치안을 책임지던 그 ‘송하나’란 말이지. 쯧, 아무리 법적으론 성인이라 해도 이렇게 어린 애가, 대체 이 놈의 나라는 어떻게 되먹은거야... 혼수상태인 하나를 처음으로 마주한 앙겔라는 임무와 별개로 안타까운 어린 생명의 불씨를 다시 살려주고 싶었다.


카두세우스 지팡이와 첨단 의료기술의 적절한 활용으로 하나는 얼마 지나지않아 눈을 떴다. 머리 색과 같은 맑은 다갈색 눈동자에 앙겔라가 가득 담겼을 때 앙겐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큰 숨은 돌렸다.


“...의사 선생님?”

느리게 눈을 꿈뻑대던 하나는 낮게 갈라진 목소리로 제 앞에 흰 가운을 입은 의사를 불렀다. 아직 약에 취한 몽롱한 정신은 제대로된 상황 판단을 어렵게 했다. 때문에 눈 앞의 의사가 오버워치 전장의 천사라는 명망을 가진 메르시라는 사실도 알 턱이 없었다.

‘절대 안정’을 해야한다는 의사의 처방 아래 하나는 극도로 외부와 단절되었다. 그 상태는 어느정도 하나의 몸이 회복될 때 까지 계속되었다. 때문에 하나는 하루에 두 번 메르시가 회진을 올 때마다 그녀를 그저 ‘의사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아쉽게도 메르시가 오버워치로 복귀할 때 까지도 하나는 그녀의 정체를 깨달을 수 없었다.



ㅡ그 후 하나가 그 때의 그 ‘의사 선생님’이 메르시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몇 달 지나지 않아서였다.


몸이 완전히 완쾌 되고 나서의 첫 임무 복귀 날 아침이었다. 혹여나 몸에 무리가 갈까 하나는 가벼운 임무를 부여받아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가령 지금과 같이 개인 사무실 티비를 켜고 뜨거운 코코아를 음미하는 것과 같은.

공교롭게도 뉴스에는 오버워치에 대한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오버워치가 미리 탈론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큰 피해를 막았다는 소식이었다. 하나는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려다가, 무심코 앵커의 뒷 배경에 재생되는 사건 현장을 보게되었다.



“컥, 의, 의사선생님?”


하나는 한 명의 인영을 발견하곤 마시던 코코아를 뿜어냈다. 왜, 저사람이 저기 있는 것인가? 그것도 그 유명한 발키리 슈트를 입고, 카두세우스 지팡이를 들고.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 노란 빛을 뿜는 이상한 지팡이, 전장의 천사라는 이름과 딱 어울리는 백금빛 머리카락,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모습. 메르시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만날 일이 없기도 했고 독한 치료약은 하나의 정신을 계속해서 몽롱하게 했기에 그저 착각으로만 치부했었다. 외부와 단절된 것이 한몫 하기도 했고.


“왜 몰랐지?”


하나는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듯 중얼거렸다. 감사하다고 말할 틈도 없이 그녀는 제 상태가 어느정도 호전되자 마자 귀국해버렸다고 했다. 그 땐 그것이 별 대수롭지 않았으나 생각해보면 그 메르시가 그렇게 한가할 리가 없다. 오히려 저 하나를 치료해 주겠다고 흔쾌히 대한민국에 온 것부터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전혀 생각도 못했지....


아아. 하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다시 한번 메르시를 만나보고 싶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하나의 작은 머리통 속에는 누군가 세뇌시키듯 그 생각만이 떠올랐다. 다시 메르시를 만나야겠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말 해야겠다.






“안녕하십니까, 오버워치로 파견되어 오늘 부터 오버워치 돌격조로 함께 활동하게될 MEKA출신 D.VA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디바. 하나는 입에 잘 붙지 않는 자신의 코드네임을 혀 끝으로 연신 굴리며 손을 내밀었다. 본래 한다면 하는 성격의 하나는 어떻게든 오버워치와 접점을 찾아 끝내 파견을 나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난이 있긴 했지만 그건 제쳐두고, 하나의 시선은 오로지 자신을 반겨주기 위해 서 있는 요원들 틈의 메르시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앙겔라는 적잖히 놀란듯 했다. 그 증거로 그녀의 놀란 듯 부릅떠진 벽안이 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곧 메르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지난 몇 달간의 고생을 생각하며 하나는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켰다.


“반갑네. 나는 잭 모리슨. 사령관일세.”

“반갑습니다. D.VA입니다.”


잭과는 이미 안면이 있었으나 형식적인 자리인 만큼 하나는 두 손으로 악수를 나누었다. 현재 존재하는 중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서는 드디어, 이 여정의 목적지인 메르시, 전장의 천사였다.



“반가워요. ....우리 구면이죠? 오버워치 의무관 코드네임 메르시에요. 치글러 박사라고 불러주세요.”


메르시는 나긋한 소개와 함께 한 손을 내밀었다. 정복차림의 그녀는 그 때의 의료용 장갑이 아닌 흰 천장갑을 끼고 있었다. 심장이 요동쳤다. 드디어. 그녀를 만났다.


“네! 잘부탁드려요! 박사님!”


하나는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사실 심장은 마주잡은 두 손에서 뛰는건지 얼굴에서 뛰는건지 모르게 방정맞게 울려댔지만, 프로게이머 시절 자주 사용하던 포커페이스는 하나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예쁜 미소를 짓게 했다. 하나는 해사하게 웃어보였다.





“....그 때 정말 깜짝 놀랐다구요. 하나가 왜 여기 있는지. 물론 부산도 위험하겠지만 오버워치는 상상 이상으로 위험하고....”

“쉿, 그 잔소리는 이미 여러번 했잖아요. 박사님.”


하나는 제 머리칼을 매만지며 마주 누워있는 앙겔라의 입에 제 검지 손가락을 갖다댔다. 그 때의 앙겔라의 표정은 아직도 생생했다. 흔들리는 동공과 굳어진 입매는 그녀가 미소를 짓고 있긴 했지만 당황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었다.


“푸훗, 그렇죠. 그리고 나서... 한국에서 봤던 하나보다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앙겔라는 회상하듯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떴다. 한국에서의 하나는 환자였기에 어딘가 차분하고 고요한 느낌이었다.하지만 하나는 오버워치에 들어오자마자 특유의 활달하고 애교많은 성격으로 막내 요원으로서 사랑을 독차지했다. 앙겔라는 다시 그 모습이 떠올라 바람빠진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리고요?”


잠시 말을 멈춘 앙겔라가 하나의 볼을 쓰다듬었다. 아직 어린 아이의 볼은 통통하고 또 매끄러웠다. 잠시 입꼬리를 올리던 앙겔라는 아니에요,라며 작게 고개를 저었다.

하나는 부루퉁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댔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완전히 잠에서 깨어난 듯 앙겔라가 좋아하는 밝은 다갈색의 눈동자가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제가 맞춰볼까요? 이렇게 사귀게 될줄 몰랐다구요. 맞죠?”


하나가 앙겔라의 품에 더욱 파고 들며 말했다. 이제 완전히 졸음은 사라졌지만 앙겔라에게서 나는 은은한 비누향이 못내 좋았기 때문이었다. 앙겔라는 맞아요, 라고 조용히 속삭이며 품에 파고든 아이의 작은 머리통을 쓰다듬었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혼잣말 하듯 조용히 중얼거린 앙겔라의 말을 들은건지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있던 하나가 고개를 쳐들었다. 그리고 하나가 짖굳은 농담을 할 때 마다 짓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선생님 다음으로 박사님이라고 불렀으니까 ....이제 자기야라고 부를까요?”


아...하나.... 삽시간에 붉어지는 앙겔라의 하얀 얼굴을 보며 하나는 장난스레 쿡쿡댄다. 나이는 나보다 훨씬 많은데 작은 장난에도 부끄러워 하는 박사님이 귀여우시다.

하나는 앙겔라의 어깨에 얼굴을 부비며 생각한다. 어쩌면 저는 선생님이라고 불렀을 때 부터 당신을 좋아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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