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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쿠사와 씨가 어딘지 모르게 피곤해보인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25 23:53:31
조회 1164 추천 41 댓글 8
														

최근들어서 오쿠사와 씨의 상태가 이상하다.


나 뿐만이 아니라 지나가던 제 3자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심지어는 그 둔하기로 소문난 카스미마저도 눈치챌 수 있을 만큼 그녀의 상태는 요 근래 들어서 확연히 이상했다.


가장 먼저 그것이 드러난 것은 수업 때 였다. 평소의 그녀는 지각이나 결석같은건 전혀 하지 않고 모든 수업 때 졸기는 커녕 바른 자세로 모든 수업을 듣던, 교내에서도 평판이 좋은 우수하고도 성실한 친구였다.


그것이 바뀐것은 한 달 전 쯤, 3교시가 지나도 그녀가 수업에 오지 않았을 때 부터.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반 친구들도 당황해서 그녀의 빈 자리를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연락받은것이 없는지 담임 선생님은 누군가 오쿠사와 한테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냐고 물어봤지만 밴드로 맺어진 친구이기도 한 우리들조차 무슨 일인지 듣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알 턱이 없었다.


진짜로 무슨 일이 있나? 전화해봐야 하는거 아니야? 그런 이야기가 쉬는 시간에 나와 카스미 사이에서 오가고 3교시가 중반정도 지나갔을 때 교실 뒷문이 열렸다. 드륵 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리자 오쿠사와 씨가 땀 범벅에 숨을 헐떡이며 서있었다.


마침 3교시는 담임선생님 시간이었다. 수업을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오쿠사와 씨를 보더니 무슨 일 있던거냐고 물으려다가 피로에 지친 그녀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저으며 일단 자리에 앉으라는 말만 남기고 다시 수업으로 돌아가셨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도 주에 월요일을 제외하고 세네번씩은 지각, 더러는 결석을 할 때도 있었다. 어쩌다가 수업에 나오면은 수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마냥 아예 고개를 박고 코까지 골면서 학교가 끝날 때 까지는 자고는 했다. 어쩌다가 일어나는 때는 점심 시간 때 츠루마키 씨한테 끌려서 점심을 먹을 때 뿐이었다.


그런 행동을 보다못한 선생님들이 종종 오쿠사와 씨한테 주의를 주려고 했었지만 그 때 마다 너무나도 피로에 찌든 얼굴에 너무나도 지친 목소리로


"...조금만 있다가 하면 안될까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다시 잠에 빠지는 오쿠사와 씨한테 무슨 사정이 있는거라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측은하게 여긴건지 결국 선생님들도 그녀를 깨우는 것을 포기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경쓰였다.


도대체 왜 미사키 짱이 그렇게 힘들어하는건지, 친구로써 굉장히 신경이 쓰여! 집안사정인가? 그것도 아니면 밴드의 문제? 아니면 코코롱에 대한 고민? 어느 쪽이든 물어보고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돕자!...그렇게 말하며 내 아내는 평소처럼 귀여운 얼굴을 한 채 날 쳐다보고 있었다. 뭐, 저렇게 있으면 신경쓰이기도 하고 이야기라도 들어볼까...못 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와 같이 오쿠사와 씨의 자리로 다가갔다.


"저기, 오쿠사와 씨."


고개를 책상에 박은 채 하나가 되어서 자고있는 그녀의 등을 살며시 건드리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이윽고 우리쪽을 쳐다보고는 안심한듯 입가에 흐른 침을 닦으며 우리를 보고 연신 고개를 꾸벅였다.


"이야, 이거 이치가야 부부 아니십니까...무슨 일로 그러시는지요?"


...지금 뭐라고 한거지?


그녀의 말투에 당황한건 나 뿐만 아니라 카스미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았다. 어째서 그런 말투를 쓰는거야? 미사키 짱 답지 않아! 그녀가 오쿠사와 씨의 손을 꼭 붙잡으며 그렇게 외쳤다. 솔직히 말해서 동감이었다. 평소 그녀가 쓰던 말투가 아니라 어딘가 드라마에서나 본, 귀족들이 쓸 법한 고급스러운 말투였으니까.


우리의 말에 그녀가 눈을 몇 번이고 꿈뻑거린 뒤 품에서 종이를 꺼내서 우리에게 내민 뒤 자세를 바로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의 시작은 한 달 전이었다고 했다.


츠루마키 씨와 몰래 사귀고 있던 오쿠사와 씨 였지만 그것이 언제까지고 숨겨질 수는 없는 법, 주말에 데이트를 하다가 츠루마키 씨의 아버님한테 걸렸다고 했다. 처음에는 헤어져야 하는 줄 알았다고.


"그야 그렇잖아요, 보통 재벌이라 함은 드라마에서나 본 법한 그런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아버님이 저한테 돈다발 같은거 던져주면서 헤어지라고 할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의외로 그런 부분에서는 프리했다고 한다. 자기 딸이 고른 애인이니까, 자기 딸의 안목을 믿겠다고 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결혼까지 승낙해주었다고.


"결혼 축하해!...어라? 그런데 그 이야기의 어디가 지금 죽으려고 하는거랑 관계가 있는거야?"


결혼이라는 말에 카스미가 축하해주다가 뭔가 이상한걸 깨달았는지 말을 덧붙였다. 나 역시 동감이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끝까지 들어보라는 듯 그녀가 손사래를 쳤다.


큰 벽을 넘겼다고 좋아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고 했다.


"...츠루마키 가문의 외동 딸의 반려자에 어울리는 자는 그에 걸맞는 몸가짐을 해야하는 법, 이래요. 그래서 지난 달 부터 코코로 집으로 옮겨서 아예 신부 수업을 받고 있어요."


그건 그 스케줄, 그렇게 말하자 카스미가 아까 건내받은 종이를 펼쳐들었다.


"실화냐..."


그것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내며 그것을 쳐다보았다. 학교가 끝난 다음부터 밤 여덟 시 까지 일정이 빡빡하게 차있는데다가 주말도 오전은 거의 다 수업이었다. 배우는 종류도 굉장히 다양해서 의복부터 꽃꽃이, 외국어, 티타임 등...


이러니까 제대로 못자지, 오쿠사와 씨 고생했구나. 내가 살짝 측은한 눈빛을 담아서 그녀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쳐다보려는 그 순간 시간표에서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카스미의 손에서 그것을 가져가서 조금 더 가까이서 그것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이 시간표는 확실히 빡빡하기는 했다. 부잣집 딸의 아내가 되려면 이런 것 까지도 감내해야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계로 상당히 널럴한 시간표였다. 제대로 쉬는 시간도 있었고 여덟 시 이후부터는 아예 자율시간이었다. 제대로 된 수면시간은 보장해주는 것 같은데 어쨰서 저렇게 피곤해하는거지?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밤 열 한 시 부터 마치 어린아이가 쓴 듯한 삐뚤빼뚤한 글씨로


'코코로랑 함께 보내는 즐거운 밤 시간!'


그렇게 적혀있었었다.


오쿠사와 씨...내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쳐다보려는데 카스미가 뭔가 발견한듯 놀란 표정으로 내 소매를 잡아당기더니 떨리는 반대편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가리켰다.


그 목덜미는 도저히 조금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붉은 색 키스마크가 보여서, 아마도 온 몸 곳곳에도 저런 키스마크가 있겠지 하는 것도 손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진실을 안 우리 두 사람이 아무 말도 못하고 그녀를 쳐다보고 있자니, 그녀가 더 할 말 없으면 조금만 더 자보겠다고 손을 흔들며 다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마치 실이 풀린 인형 처럼 천천히 쓰러져 침대에 얼굴을 박은 그녀를 본 우리가 힘내라면서 상냥하게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


미사키가 신부수업을 받을 뿐인 소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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