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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현재라는 미래(치사카논)

Nsa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27 17:05:37
조회 1184 추천 3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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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에 가까워지면서 내색은 안하지만 이런 고민을 품고 있을 것 같은 치사토와 카논이 생각나서 짧게 연성해봤어.

귀엽게 봐줘!

----------------------


“어라. 비가 오네..”

“어머. 그러게.”


카논이 선생님과의 상담이 있던 날이었다. 하교 시간이 되고 나서, 카논이 선생님께 따로 불려 나가 진로 상담을 하고 오는 것을 기다리던 치사토는 핸드폰을 꺼내서 괜히 만지작거리기도 해보고, 연락이 온 것은 없나 괜스래 메신저나 SNS를 확인해보기도 하며 시간을 때우면서 카논을 기다렸다.


오늘은 모처럼 같이 카페를 가기로 약속한 날이니까. 핸드폰의 상단에 위치한 캘린더 알림이 몇 번이고 치사토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수업에 집중해서 잊어버려도,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간간히 꺼내 볼 때마다 보이는, 카논을 닮게 설정해놓은 하늘색 알림이 오늘의 약속을 다시 알려주는 것이 귀여워서 괜히 손가락으로 몇 번 쓰다듬어보기도 했다.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이네.”


치사토는 그렇게 핸드폰을 보면서 시간을 때우다 지치면 교실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봤다. 하늘을 볼 때 마다 한층 더 두터워지는 구름과, 어두워지는 것을 보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기에 불안한 마음을 애써 꾹꾹, 눌러 진정시키고 신경을 끄기 위해 다시 핸드폰에 시선을 돌리거나 다음 날의 스케줄을 확인하며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끝에, 카논이 돌아오고 치사토와 둘이 같이 교실을 나가 신발을 갈아신고 학교 문을 나서는 순간. 그녀들을 놀리는 듯이, 바로 눈 앞에서 소나기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곤란하네. 치사토 짱. 혹시 우산 가지고 왔어?”

“으음.. 아니.”


문 바로 밖에 처마 밑에 숨어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비가 언제쯤 그칠까 가늠해보던 카논은 치사토에게 우산을 가져왔는지 물으면서 잠시 자신의 손을 앞으로 뻗어 쏟아지는 비를 손바닥으로 맞아보았다.


“..금방 그치면 좋겠네. 치사토 짱. 조금 쉬었다가 갈까?”

“그래. 젖으면 기분도 나쁘고, 카페도 못갈 것 같으니 여기서 조금 기다려보자. 카논.”


손에 묻은 물을 몇 번 털어낸 카논은 가방을 쥐고 등 뒤로 돌려 문에 기댔다. 바로 옆에 서로가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평소라면 어떤 화제라도 입 밖으로 나왔을 텐데, 오늘따라 어떤 화제도 떠오르지 않고, 입 밖으로 새어나오지도 않아 침묵이 계속되었다.


후두둑, 후둑. 비가 하염없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세상을 가득 채울 때쯤, 겨우 용기를 낸 치사토가 먼저 카논에게 말을 걸었다.


“...카논, 상담은 어땠어?”

“어? 아. 상담.. 그냥 뭐. 또 선생님에게 혼나버렸어. 진로가 구체적이지 않다고.. 에헤헤.”


헤픈 웃음을 흘리면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카논의 행동에 치사토는 애써 넘어가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비가 오는 소리에 자신의 말이 묻힐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무심코 터져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치사토의 말은 작았지만 확실하게 카논에게 전해지기엔 충분했다.


“..카논,우리.. 앞으로도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치사토 짱?”


치사토의 말에 놀란 것인지 카논은 눈을 크게 뜨면서 치사토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치사토는 그런 카논의 반응을 볼 수 없었다. 한 번 물꼬가 트이니, 그동안 담아두었던 걱정과, 근심어린 말들의 물살이 치사토의 마음을 거칠게 뒤집고 입 밖으로 가감없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 우리가 졸업을 하고 나면 이제 어쩌지? 서로의 사정에, 서로의 역할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면?”

“...”

“...”


만에 하나라도, 내가 카논, 널 보지 못해서 심장이 너무 아프게 된다면 어떡하지? 입술 끝자락에 걸린 말을 겨우겨우 거두어 입 안으로 넣은 치사토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카논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카논이 혹시 괴로운 얼굴을 짓고 있으면 어떡하지. 왜 이런 말을 꺼낸걸까.


“..치사토 짱. 괜찮아.”


치사토가 고개를 돌린 순간. 카논은 가방을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처마 밖으로 나갔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순식간에 카논의 머리부터 시작해서, 발끝까지 적셔나가고, 온몸이 젖어들었다.


“카논?!”

“치사토 짱. 내가 이렇게 비를 맞아서 내일 심한 감기에 걸려 치사토 짱을 보지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


비를 맞고 있는 카논을 본 순간 반사적으로 카논에게 달려들어 카논의 손을 잡아 끌려던 치사토는 이어지는 카논의 말에 행동을 멈추었다.


“어쩌면, 아주 어쩌면!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되어서 치사토 짱을 몇 주 동안 못보게 된다면?”


카논의 손목을 잡고 있는 치사토의 손에도 빗방울이 후두둑 내리기 시작했다. 차가운 비가 피부에 닿아오자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꺼내느라 뜨거워진 몸이 천천히 식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아주 슬프고.. 힘들겠지만. 치사토 짱.”


내가 치사토 짱을 아주아주 좋아하고, 언제나 치사토 짱을 보기 위해 달려갈 것이라는 건 변하지 않아. 카논이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치사토의 손을 잡고, 에잇. 귀여운 기합과 함께 치사토를 잡아당겼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에 들어가게 된 치사토는 온몸이 순식간에 차갑게 젖어가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앞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카논을 보았다.


“..카논.”

“그러니까 치사토 짱. 걱정하지 마.”


빗물에 젖어서 축축하게 된 손으로, 카논은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치사토의 손을 떼어놓고, 양 손으로 깍지를 끼며 치사토와 눈을 마주보며 웃으며 말했다. ..정말 , 너란 애는 이길 수가 없겠구나. 치사토는 빗속에서도 환하게 반짝거리는 듯한 카논의 웃음과, 눈을 보며 입술을 달싹거리며 중얼거렸다.


“...치사토 짱? 무슨 말 했어?”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아. 그런데 이렇게 젖었으니깐 카페를 가는 것은 무리겠네.. 미안해 치사토 짱.”

“ 으응. 아니야. 카논이 미안해 하지 않아도 괜찮아. 카페야 뭐, 다음에도 날이 좋을 때 가도 괜찮아.”


언제 민감한 말을 꺼냈냐는듯이 어떤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환하게 웃어보이며 비에 젖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카논을 바라보며, 치사토는 비슷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해주었다.


“...그 대신.. 치사토 짱.”

“..응?’

“...내 집으로 가서 씻지 않을래? 그리고 나서.. 과자도 있고, 차도 있으니까. 응?”


..아. 맙소사. 카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치사토의 눈은 카논의 몸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 직후에, 바로 후회하게 됐다. 온몸이 비로 젖어서 교복이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그 덕에 카논의 여리지만 굴곡진 몸매가 확실하게 드러나게 된 것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자신이 말하고도 부끄러운 것인지 볼이 복숭아 빛으로 옅은 분홍색으로 물든 카논의 볼과 목덜미에 비에 젖은 머리카락이 몇 가닥, 찰싹 달라붙어있는 것이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로 강조를 하는 것처럼 강렬히 시선을 끌어당겼다.


“...카논.”

“응? 아. 싫다면 미안.. 괜히 말한 건가. 에헤헤..”


그게 아니야. 카논. 그게 아니라고. 차마 카논의 모습을 더 이상 멀쩡한 정신으로 볼 자신이 없던 치사토가 자신의 눈을 손바닥으로 텁, 덮어 누르며 중얼거렸다. 치사토도 그녀의 볼과 귀가 카논과 마찬가지로 복숭아 빛으로 물들었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열이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카논.”

“..아. 부모님도 오늘부터 주말동안 잠시 여행가셔서, 편하게 있을 수 있어 치사토 짱!”


혹시나 부모님이 계셔서 불편한 걸까. 오해한 카논이 깍지낀 손을 흔들면서 소리치듯 말했다. 거기까지 듣게 된 치사토는 잠시 카논의 손을 떼어놓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아. 치사토 짱. 이후에 스케줄이 있었구나. 미안해.. 괜히 귀찮게 해서.”

“..카논. 오늘은 금요일이지?”

“응? 어.. 응.”

“...”


매니저에게 보낼 문자를 입력하는 치사토의 손가락은 무척이나 빨라서 그것을 바라보는 카논은 후에에, 치사토 짱. 타자 엄청 빨라..! 그녀 특유의 헤픈 감탄사와 함께 중얼거렸다. 그것이 어떤 내용인지는 상상조차 못한채로.


이번 주말에 있던 회의랑 다른 스케줄 전부 빼주세요. 몸이 아프네요. (*ฅ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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