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이야기이다.

예로부터 이 세계는 요괴와 인간이 공존해왔었다. 단지 서로가 서로를 제물로 삼아 살아가는 모양이라 평화롭지 못했을 뿐.

한 무녀가 있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파란 눈, 금색 머리 하얀 피부. 그녀는 앙겔라 치글러 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어딜가나 사람들은 그녀를 메르시라 불렀다.

그녀가 하는 일인 요괴 퇴치를 보고 있자면 자비없는 학살의 천사같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왜 이 나라에서, 정해진 곳 없이 떠돌며 요괴를 처치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그 구원의 손길에 감사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녀만큼 영한 무녀도 없었기 때문이니.

하루는 그녀가 산을 넘고 있었다. 꽤 깊은 밤중이여서 주변에 떠다니는 원혼으로 길을 밝히고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날아온 꽤나 밝게 빛나는 혼이 그녀 옆을 서성이는게 아니겠는가?

자세히 살펴보니 혼에 요기로 인한 상처가 깊은것을 보아 요괴에 의해 죽임을 당한 혼인 듯 싶었다.

얼마나 억울하고 미련이 남았으면 혼이되어서까지 자신을 찾아왔나 싶어 그가 이끄는 방향으로 가 보기로 결심하였다.

울창한 숲을 헤쳐가기를 십여분, 메르시는 꽤 정갈하게 다듬어진 흙길과 함께 앞쪽에서 강한 요기가 느껴지는 한 신사를 발견하였다.

아직까지도 신사 내에서 요기와 영기가 뒤섞여 서려있는것을 보아하니, 최근에 요괴의 습격을 받은 신당임에 분명했다. 때문에 혼이 그녀를 이곳까지 이끈 것이고.

강력한 독기가 주변에 자욱한 것으로 생각해보건데 예사 요괴는 아님에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퇴치하지 못한 요괴는 이때까지 없었을 터,

메르시는 곧장 요괴를 처단하고 주변의 독기를 정화시켰다.

헌데 길잡이 노릇을 하던 혼이 요괴를 처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사 주변 풀숲을 서성이는것이 아니겠는가?

이상하다 싶어 가까이 다가가니 이게웬걸,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하얀 새끼 여우요괴가 바들바들 떨면서 곧게 자란 풀 사이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던 걸.

유추해보건데 혼은 크기나 밝기로 보아 이 새끼 여우의 어미까진 아니고, 보살펴주던 이의 혼이 틀림없으렸다.

이젠 안전하다고 안심을 시키고자 새끼를 보듬으려 하는데

"앗,!"

아직 놀란것인지 아니면 자기딴에 영물이라고 이빨을 드러낸 것인지, 그 하얀 새끼여우가 메르시의 손을 콱 하고 물어버린 것이었다.

이놈이 살려준 은혜도 모르고 은인의 손에 상처를 입히냐 하며 성을 팍 낼 즈음,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히는게 보이는것이 아니겠는가.

"그래, 많이 놀랐겠다. 이 혼은 내가 잘 공양드리어 성불시킬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새끼주제에 뭘 알아듣겠냐만은, 메르시는 혼잣말을 쓱 하고는 이내 신당으로 들어가 어지러진 법기들을 정돈하고 불을 밝혀두었다.

가지고있던 음식 몇점과 향을 피워 예를 갖추고 잠시 명상을 하고있는데, 새끼영물이 슬금슬금 기어오는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영물이라고 해도 여우요괴는 요괴요, 가까이 해서 사람들에게 좋은소리 듣는 무녀는 못되겠다 싶어 메르시는 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길잡이 혼도 이젠 안심했다고 느껴지는지,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더니 이내 하늘로 사라졌다.

어둡던 밤중이 시간이 제법 흘렀는가 하늘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했다.

아차 싶어 발걸음을 재촉하며 신사를 빠져나와 산길을 걷는데, 아이고 이걸어째 저놈 여우새끼가 뒤를 졸졸 쫓아오는데. 그것도 시종일관 낑낑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손을 콱 물어재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쫓아오느냐 싶어서 뒤를 돌아보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쫓아오고있었네. 길이 영기서린 눈물로 빛을 내고 있었다.

참 딱하다 싶어 이리온 하며 손을 내미니 급하게 달려와 그녀의 품에 안기는 것이었다.

"끼이이이이이ㅣㅣㅣㅣ이ㅣ이ㅣㅇㅇ이잉ㅇ"

"이제 괜찮다. 잠시나마라도 괜찮다면 나와 함께 가자꾸나."

"끼이ㅣㅇ잉ㅇ이잉ㅇ낑끼이낑ㄲㅇㄲㅇ"

그뒤로 둘이 요괴퇴치하면서 꽁냥거리는거 보고싶다 시간이된다면 이어쓰꼤쓰ㅃ니따흒흒흒이누야샤보다가삘받아서썼씀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