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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래를 이야기하는 점심시간앱에서 작성

무명(nona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29 01:44:38
조회 396 추천 12 댓글 5
														

"흐흥~ 도시락~ 도시락~"


평소와 같은 점심시간! 란짱이 말하는, '평소대로'라는 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점심시간! 언제나 그랬듯이 즐겁고 또 두근두근거리는, 그런 점심시간이야!


"너무 들뜬 거 아냐?"


아리사는 조금 진정하라며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더니 자리에 앉았다.


"그런가? 그래도 좋은걸!"


그리고보니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 나와 아리사가 앉는 곳 사이의 거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었다. 그리 눈에 띌 정도로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들이 과거에서 멀어져버려서 미래를 향하는 새로운 지금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나간 과거도 무척이나 행복했기에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게 겁이 나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미래도... 그리고 그 미래로 이어지는 지금도... 아리사와, 그리고 모두와 함께라면 분명히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에 조금씩 달라져가는 것이 즐겁고 두근거리게 되었다.


"괜찮지 않아? 카스미는 아리사와 있으면 언제나 머릿속이 해피 해피 파티잖아?"

"둘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면 나와 사아야는 티어드롭스였을까?"

"아하하, 우리가 사귄 건 서로 좋아하는 것에 더해서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했던 영향도 있었으니까...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아리사짱, 그래도 활발한 카스미짱을 좋아하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앗...! 그, 그렇게 인정해버리면...!!


푸우우- 하고 머리에서 증기가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가슴 속에서 미친듯이 뛰는 심장의 열기가 전부 머리로 모이기라도 한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 어떻게든 말을 돌리지 않으면... 시, 시, 심장이 못 버티고 말 거야!!


"ㅅ, 사~야, 오타에~! 두 사람 도시락 메뉴가 완전히 같네?"

"사아야가 해줬어."

"오, 오타에!? 그건 비밀로 하자고 했잖..."

"아~! 사~야가 해줬구ㄴ...ㅏ!? 잠깐, 오타에, 뭐라고...?"

"ㅅ, 사아야! 너 설마 어제 나한테 상담했던 걸 바로 한 거냐!? 너무 빠르지 않냐고 했을 때는 동의했으면서!"

"흐에!? 오타에짱 도시락을 사아야짱이 해준 거야...?"


리미링의 말에 오타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사아야가 연인같은 일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고, 내 입맛을 사로잡고 싶다며 해줬어."

"오, 오타에!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사-야의 볼이 붉게 물들었다. 아까 내 얼굴도 저렇게 붉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오타에와의 사이에 대한 얘기를 듣다보니 지금까지보다 더 행복해보여서 왠지 나도 기뻤다.


"아!"

"히얏!? 카, 카스미짱...!?"

"앗, 놀라게 했다면 미안해!"

"괘, 괜찮아...... 그것보다 카스미짱,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아, 그게......"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아리사가 해준 도시락이 먹고 싶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 말을 직접 하기가 부끄러워져서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그......"

"......무슨 일인데. 그, 그렇게 빤히 쳐다보면 부끄럽잖아."

"그러니까......"


흐아아...... 말하고 싶은데... 꼭 하고 싶은데에...... 흐으......


"우우......"

"ㅁ, 뭐야!? 우, 우, 울려는 표정짓지 마!!"

"자자, 아리사, 좀 침착하고. 카스미, 카스미도 침착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해볼래?"

"사아야짱, 딸을 달래는 엄마같네..."

"응, 분명 좋은 엄마가 될 거야."

"오, 오타에...!!"


다시 사-야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리사는 긴장이 풀렸다는듯이 사-야를 보며 웃고 있고, 리미링은 어딘가 긴장이나 당황이 묻어나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광경이 새롭게 변해가는 일상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와버렸다.


"푸흡... 사~야, 엄청 귀여워!"

"앗! 사아야는 내 거야. 물론 나도 사아야 거지만. 카스미는 아리사로 만족하잖아."

""오타에!!""


두 사람이 동시에 오타에에게 소리쳤다. 나도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얼굴이 불타오르듯이 뜨거워져서, 목소리가 녹아내리기라도 한 건지 말을 할 수 없었다.


"사아야짱, 아리사짱, 진정하는 게... 그, 카스미짱도 두 사람을, 흐에!? 카, 카스미짱!!"


미아내...... 나는 무리이......


거의 정신을 잃어가는 나를 보더니, 아리사가 내 이마에 손을 얹었다.


"으앗! 엄청 뜨겁잖아!? 자, 잠깐만!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그거, 아리사가 손을 대고 있으니까 그런 거 같은데..."

"아리사가 손을 떼면 좀 돌아올 거야."

"그, 그렇게 말해도...!"


우와아... 아리사가 걱정해주고 있어...... 엄청 미안하지만...... 그래도,


"......기뻐."

"ㅋ, 카스미!"

"헤헤, 엄청 부끄럽네......"

"...그, 그래서, 아까 하려던 말은 할 수 있어? 없으면 무리하지 ㅁ"

"아리사."

"어."

"저기... 아리사는...... 내 입맛이라든지... 사로잡을 생각 없어...?"


화아악, 아리사의 얼굴이 빨개졌다. 물론 나도, 아까까지보다도 더 강한 열기가 얼굴에 퍼지는 것 같았다.


"......"

"...아리사?"


ㄴ, 내가 괜한 얘기를 한 걸까!? 아리사가 부담스러워하거나 싫어하면 어쩌지...!!


"......미안, 나 아직 요리는 형편없으니까."

"응...?"

"요리, 잘은 못한다고..."

"그게... 무슨 뜻이야...?"

"다, 답답하게 굴기는! 너한테는 맛있는 거만 먹게 해주고 싶다는 거잖냐! 아직은 그렇게 못하니까, 연습해서 잘하게 되면 그 때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평생 질리도록 내 요리만 먹게 할 거니까, 그 때까지 누구한테도 사로잡히지 말고 기다려!! 알았냐!"

"ㄴ, 네..."


겨우 대답을 해내니, 오타에가 아리사를 보며 말했다.


"와, 그럼 아리사의 계란말이 먹을 수 있는 거야?"

"아니거든!! 그리고 줘도 카스미한테 먼저 주지, 오타에가 먼저 먹을 건 아니라고! 흐앗!?"


아리사가 말을 멈추더니, 오타에를 양손으로 두드리듯이 쳤다.


"으아악!! 대체 무슨 말을 하게 하는 거야아아!!!"

"...대단해. 하나도 안 아파."

"카스미, 아리사의 계란말이 앞으로 많이 먹겠네?"

"흐아아......"


아리사의 말이 기쁜데, 엄청 기쁜데......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주체할 수가 없어......!!


"카스미, 새빨개."

"표정을 보니까 아리사도 카스미도 이것저것 할 거 같은데, 잠시 비켜주기로 할까?"

"사아야짱, 카스미짱과 아리사짱을 계속 보려던 거 아니었어...?"

"쉬잇- 그건 비켜주고서 몰래 보면 괜찮아."

"아, 아, 안 괜찮거든!! 안 해! 너네가 상상하는 그런 거, 절대 안 해!!"

"아, 안 할 거야...?"


내 말에 아리사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작게 말했다.


"......조금. 아주 조금만이야."

"후으으... 역시 사랑해!"


아리사에게 달려들어 품 속에 안겼다. 아리사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해서, 그에 맞추듯이 내 심장도 더 빠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두 심장의 고동이, 두 사람의 두근거림이, 우리 둘의 마음이, 서로의 것에 공명하며 계속해서 커져가는 게 느껴졌다.


"나도... 그... 사, 사랑......한다고."

"으읏......!"


부끄럽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지만, 그럼에도 그런 것들 이상으로 강력한 진심이 모든 감정을 제압하고 뛰쳐나와버렸다.


"ㄴ, 나도, 아리사를 엄청 사랑해!!"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어휘력이 증발해서 사랑한다는 말밖에는 못하게 될 정도로!!


뜨겁게, 그리고 빠르게 날뛰는 가슴을, 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더욱 세게 아리사를 껴안았다.


"아앗... 아, 아프다고...... 그, 싫지는 않지만."


싫지는 않은 거지...?


"난 아리사가 엄청 좋아!!"


그렇게 말하고 아리사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


마치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고, 햇살처럼 따스한 감각이 입술에 느껴졌다.


"ㅋ, 카스미......"


사실은 바로 입술에 하고 싶었지만, 여기는 학교이기도 하고... 그, 내 가슴이 못 버티고 터질 것 같으니까......


"...싫었어? 싫었다면 미안해... 그랬다면 다시는 안 ㅎ"

"아니! 아냐! 아냐아냐아냐아니야!! 안 싫어! 진짜 안 싫어! 아니, 좋아! 그러니까......"


아리사가 고개를 숙인 채, 내 소매를 붙잡았다.


"앞으로도, 그, 많이... 해줘......"

"으으...... 아리사!!"


껴안았던 팔을 풀어버린지 몇 초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다시 아리사를 껴안았다.


몇 번이든지, 언제까지든지 껴안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랑스러우니까, 사랑하니까.


"기쁘지만 이젠 떨어져! 점심 먹어야 할 거 아냐!"


에헤헤... 부끄럽구나...?



...나도 엄청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애써 들키지 않으려고 하며 자리로 돌아오자, 모두가 각자의 도시락을 꺼냈다.


"어라? 아리사~ 그 통 처음 보는 거 같은데, 어떤 거야?"

"엇, 어, 어어!?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갑작스럽게 당황하는 아리사의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통이 열려서, 그 속에 들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어? 계란말이네? 평소와는 다른 통에 담아온 거구나!"

"아아... ㅁ, 뭐, 그렇지... 아! 그, 그게... 그... 할머니한테 조금 더 해달라고 했었어! 그러니까 ㄴ, 너희들 거는 평소대로 여기 있다고...?"


어딘가 어색한 목소리에 사-야가 슬며시 웃었다.


"아리사,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걸까~?"

"사아야!! 그, 그런 거, 저저저저, 절대 아니거든!!"

"사아야, 아리사 앞에서는 조금 강해져. 아, 나 앞에서는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어제 집에서도 귀여읍..."


어...?


어어어!?!?!?


"오, 오타에! 그, 그건 얘기하지 말아줄래!?"

"오오, 뭐야... 너무 빠르지 않냐고 한 건 완전히 내 착각이었구ㅁ... 아니, 잠깐만! 벌써 그렇게나!?"


사-야는 필사적으로 오타에의 입을 막았고, 아리사도 당황하며 소리쳤다. 리미링도 충격이 컸는지 입에는 초코소라빵을 문 채로 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오, 오, 오타에! 그, 우리! 어서 먹자! 그,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라구~? 그, 그래! 그러니까, 아리사네 계란말이 먹자! 아리사, 괜, 괜찮지?"

"ㅇ, 어! 그, 마음대로 먹든지 말든ㅈ... 야! 잠깐만!"

"응?"

"왜 그쪽에서 집어가는데!? 그, 너희들 거는 이쪽이라니까?"


응? 아아~ 아리사, 부끄럽구나?


"우리 사이에 섭섭하게 나누고 그러지 말자아~ 응? 사귀는 사이인데 아리사랑 다른 통에 들어있는 걸 먹으라니, 너무 거리감 느껴진다구~ 그러니까, 냠!"


아리사의 말과 표정에서 당황은 느껴졌지만 진심으로 싫어하는 기색까지는 느껴지지 않았기에, 마음 편히 계란말이를 입 속에 넣었다.


"......음?"


평소와는 맛이 달랐다. 물론 매일 완전히 같은 맛이라면 그게 더 이상한 거겠지만, '만든 사람이 다르다고 느껴지는' 정도의 차이였다. 아리사네 할머니께서 해주신 계란말이를 1년 넘게 먹어온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맛이나 식감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조금은 미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제나 그 전에 먹었을 때에 비해서 유난히 더 식어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기분이 좋고, 행복해지는 느낌의... 그래서 매일 먹고 싶은, 그런 맛이라기보다는 그런 음식이었다.


말이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기분좋고 행복해지는 맛'이라기보다는 '기분좋고 행복해지는 음식'이라는 게 솔직한 느낌이라서,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아리...사......?"


계란말이를 입에 넣은 순간부터 얼굴이 빨개진 채로 굳어버린 아리사를 불러보니, 정신을 차린 아리사가 포기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거, 별로였지?"


아직 계란말이가 입에 있어서 열심히 고개를 저었지만, 고개를 숙인 아리사에게는 보이지 않은 것 같았다.


"그거, 내가 했어."

"으음!?"


갑작스러운 얘기에, 오물거리던 계란말이를 삼키고 물었다.


"아리사가 한 거야!? 진짜? 진짜!?"

"어... 그거, 내가 한 거야. 별로였지...?"

"아니! 아니아니아니!! 엄청 좋았어! 약간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맛과는 상관없이 먹으면서 엄청 기분이 좋았어!!"

"그, 그러냐......"

"응!!"


아리사가 새빨개진 볼을 어색하게 긁적이며 말했다.


"그, 그게... 아까 말한 대로 맛있는 것만 먹게 해주고 싶기도 했고... 할머니처럼 네가 맛있게 먹을 음식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사귀기 전부터 몇 번 생각했으니까."

"그랬구나..."

"그래서 연습 삼아 만들어본 건데, 할머니께 보여드리기 부끄러워서 일찍 만들고는 다른 통에 담아온 건데......!!"


아리사의 얼굴에서 푸슈- 하고 증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거, 네가 먹어버린 거라고..."


그렇구나... 후후, 그런 거였구나...


"아리사... 나, 계란말이를 먹을 때 엄청 행복했어. 이유는 몰랐지만, 매일 먹고 싶다고 생각했어...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아니, 알았어."


조금만 더 생각해봤으면 추측해낼 수 있었을 텐데,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양팔을 펼쳐 아리사를 껴안고 말했다.


"역시... 사랑해."

"그런 거 일일이 말하기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쁘다는 마음이 드러나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그리고 좀 더 부끄러워하는 표정도 보고 싶어서, 그리고 마침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바로 말해버렸다.


"아리사가 요리를 한다면, 청소와 빨래는 내가 맡을게! 그것도 괜찮겠지?"

"아아... 뭐어...... 나쁘지는 않겠네."


생각보다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리사의 반응에,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의 반응도 좋아서 웃었다.


"딸 이름은 어떻게 지을 거야?"


!?


"흐에!?"


당황이 입밖으로 나온 리미링에게, 사-야가 말했다.


"가사 분담까지 마쳤으니 결혼한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후후,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사귀다보니 그런 것도 해석이 되는 거냐... 아니, 자, 잠깐만! 그것보다 딸이라니!!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고 그런 거는 한 적도 없고, 딸도 없다고!!"

"으음~ 생각 안 해봤구나."

"아니!! 생각 해본 적 없는 게 맞기는 하지만!! 그,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르잖아...!!"


어...!? 그런 거야!?


"너무 빨라!?"

"ㅇ, 어어......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헉! 그러면 나, 아리사는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혼자서 이런저런 이름 생각하던 거야!?"


아까보다도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래도 여태까지는 언제나 '이번보다 뜨거워지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거의 매번 신기록 갱신을 하는 느낌이라서, 이제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려도 '부끄럽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ㅁ, ㅁ, 뭐!?"

"우우...... 그... 이름... 생각해뒀거든..."


아리사의 표정에도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 물론 내 상황도 상황이었던 만큼, 잘못 봤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리사도 당황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말해줘봐."

"...응?"

"아니, 그... 네가 생각한 우, 우리... 딸 이름... 듣고 싶으니까."


아리사의 입에서 나온 우리 딸이라는 말에, 머리를 세게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우리... 딸......"


응... 뭔가 말만 해도, 듣기만 해도 뭔가 들뜨고 기쁜 기분이 돼...


"ㅇ, 얌마! 갑자기 그거 중얼거리면서 헤헤 웃지 말고! 그, 말해...보라니까...?"

"...아카리."

"어...?"

"아카리...라고. 아리사라는 내 인생의 별과 이어져서 탄생한 빛(あかり 아카리)...이니까. 마침 발음으로 보면 아리사의 이름이나 내 이름과 조금씩 겹치기도 하고... 별로일까...?"

"아카리... 이치가야 아카리... 아니, 토야마 아카리가 되려나......? 어느 쪽일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네.


......네가 지은 이름이라 그런가."

"아리사아! 그런 말을 하면 부끄럽다구우~!!"


어깨를 톡톡톡톡 두드리듯 치는 나를 보더니 아리사가 말했다.


"...그리고보니 이치가야냐, 토야마냐?"

"어어...... 음...... 토야마 아리사는 어때? 토야마 씨 했을 때 아리사도 대답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해봤는데..."


펑!하는 소리가 들린 듯한 느낌과 함께 아리사의 얼굴이 다시 더 빨개졌다.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역시 아리사가 어쩔 줄을 몰라하며 당황하는 게 귀여워서, 계속 보고 있...


"...난 토야마 아리사보다는 이치가야 카스미가 더 좋은데. 아니, 그냥 네 이름 부르는 게 좋아서 그런가..."


우와아!! 그 말 진짜 기쁜데 진짜 부끄러워!!


"진짜 사랑해...!"


기쁘고, 부끄럽고, 당황스럽고, 또 기쁘지만, 가장 강한 마음은 역시 사랑이라서, 다시 내 마음을 입에 담으며 아리사를 껴안았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 ☆-


계속하여 아리사의 볼에 입을 맞추며, 진심을 몇 번이고 말했다.


"사ㄹ"

"...나도."


-☆-


아리사가 고개를 돌려, 내 입술에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예상못한 일이라서 저번보다도 심장이 더 날뛰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입술로 아리사의 체온이, 아리사의 부드러움이 전해져왔다. 


너무 꼭 껴안아서 그런지, 박자를 부수고 날뛰는 심장이 어느샌가 아리사의 고동에 맞추려 속도를 늦추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가는 우리의 심장처럼, 우리의 입술도 조금이라도 더 서로에게 맞추려는듯이 계속 달라붙어 마음을 전했다.






"자, 키스타임은 끝난 거지?"

"녹화 완료."

"카스미짱도, 아리사짱도, 서로 좋아하는 건 알지만, 학교인데 괜찮은 걸까...?"


......아무 말도 못하겠어.


"크아악!! 사아야! 그런 목소리로 말하지 마! 그리고 오타에도 지워! 그리고 리미!"

"흐에!?"

"아, 미안... 분위기에 휩쓸려 무심코 소리지르면서 불러버렸네... 미안, 그리고 장난치지 않고 상식적이고 얌전한 얘기를 해줘서 고마워. 오쿠사와 씨가 말하던 리미와 있으면 안심된다는 걸, 조금 알 것 같아."


!!


"헉! 그럼 나는? 나보다 리미링과 있는 게 더 편안한 거야!? 미안해!! 나 말고 리미링과 사귀는 게 아리사한테 더 좋았을지ㄷ"

"바보냐!?"


아리사가 내 목 부근을 잡고 말했다.


"같이 있으면 안심되는 건 리미쪽이지만,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건 너라고오!!"


그렇게 소리지르며 앞뒤로 팔을 흔들어서, 내 머리도 그와 함께 앞뒤로 흔들거렸다.


"으와아아아아...... 어질어질해......"


그래도 아리사의 마음이 느껴져서... 기뻐.


"아, 잠깐만! 이러다가 아무것도 못 먹고 점심시간이 끝나겠... 뭐야, 너희들 다 먹고 있었던 거냐!?"

"응. 드라마 보면서 밥 먹곤 하잖아?"

"그렇지, 우리도 카스미와 아리사를 구경하며 천천히 먹고 있었어."

"ㄴ, 나도... 카스미짱과 아리사짱을 보면서 초코소라빵 먹고 있었어..."

"......카스미, 다른 건 다음 쉬는 시간으로 미뤄두고 일단 먹자고?"

"어머~ 쉬는 시간에 단 둘이 되면 아리사, 나한테 어떤 걸 하려구~?"


아리사, 분명 엄청 부끄러워하겠지?


"......좀 더 많은 애정 표현."

"어...!? 아,아리사!?"

"해주겠...다니까...?"

"우우... 아리사아~!! 어떻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를 더 부끄럽게 만들어 주는 거냐구우..."

"미, 미안하게 됐네! 그럼 취소할까!"

"아냐! 취소하지 말아줘!!"

"...그래, 지금은 느긋하게 점심이나 먹자고."

"으, 응!"


'지금은'이라는 건, 나중에 해준다는 거지...?


벌써부터 들떠버려서, 어쩐지 밥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언젠가, 이 밥도, 아리사가 해준 걸 먹을 수 있을까.


물론 엄마가 해주시는 밥도,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계란말이도 둘 다 엄청 좋아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버리는 게 예의없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리사가 해준 도시락이 먹고 싶어.


"카스미... 너, 지금 표정이......"

"응?"


혹시 내 마음이 너무 티가 난 건가?


"아냐, 그... 됐어. 그것보다, 아카리... 마음에 든단 말이지. 네 센스는 내 취향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마음에 들어? 기뻐!"

"그, 그렇게까지 기뻐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유카는?"

"...어?"

"유카... 아리사의 有와 카스미의 香를 합쳐서, 유카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 적 있거든. 그, 이름을  생각해본 건 아카리와 유카가 끝이지만.


...괜찮을까?"

"괜찮지 않겠냐. 그, 언제나 촌스럽다느니 어쩌니 말해버리지만, 그래도 나는 좋아한다고...? 네 센스."

"아리사..."

"그러니까...... 그, 그 이름들은......"


아리사가 심호흡을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ㄷ, ㄷ, 두, 둘 다...... 쓰자고."


......!!


"ㄴ, 네......"

"어, 어디까지나 그런 미래도 있을 수 있다는 거지, 당장 뭘 어쩐다는 얘기도 아니고, 앞으로도 뭘 구체적으로 어쩌겠다는 게 아니니까!!"

"네, 넵!"

"...교실에서, 같이 몇 개 더 생각해보자고. 둘 이상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응...? 으, 응!!"



이 대화를 사-야와 오타에가 두고두고 이야기거리로 삼기 시작한 건, 이 시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몇 분 뒤의 이야기.













- BanG! Shorts, Kasumi X Arisa 5+2. 미래를 이야기하는 점심시간











저번에... 아마 저번 주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쯤에 폰 없이 공기계로 (덕분에 계정 까먹어서 유동으로) 여기에 올렸던 얘기를 기반으로 써본 글이야.

고3이라 늦었다고 하고 싶지만, 공부를 많이 안하는 내가 댈 핑계는 아니니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글 쓰거나 폰을 갖고 놀거나 하는 거에 눈치가 보여서 글을 쓰는 게 느려지는 것 같아...

그건 그렇고, 타에사야로 글 쓰려고 할 때는 카스아리가 들어가더니, 카스아리로 글 쓰려니 타에사야가 들어오는 느낌이네. 모두가 사이좋고 화기애애한 포피파니까 당연한 걸까...?



...캐해석 실패가 넘치고, 재미도 없는, 심지어 느리기까지 한 글이라도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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