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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숫자세는걸 좋아하는 유키나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2 00:30:18
조회 826 추천 30 댓글 8
														

어린시절부터 알고지낸 소중한 소꿉친구 유키나한테는 독특한 버릇이 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내 앞에 서면 마음이 많이 풀리는걸까? 오로지 단 둘이 있을때애만 그 버릇을 나한테 드러내고는 해서, 나만 아는 유키나의 비밀이 생긴 것 같아서 내심 마음이 뿌듯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보이지 못할 정도의 독특한 버릇이거나 그런건 아니였다. 오히려 귀여운 수준의 버릇이여서 고양이 처럼 이런걸 이야기하면 갭모에로 팬이 많아질텐데 싶을 정도의 버릇이였던 것이다.


그 버릇이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숫자를 세는것이였다.


처음 그 버릇이 나타난건 8살 때 쯤이었을까? 학교가 끝나고 언제나처럼 유키나랑 단 둘이 놀고있자니 그녀가 양 손으로 열심히 무엇인가를 낑낑거리며 세고 있었다. 오늘 나온 산수 숙제를 계산하고있는걸까? 자그만한 손가락을 쪼물닥 거리는 그녀가 너무 귀여워서 흐뭇하게 보고있자니 내 쪽을 빤히 쳐다본 그녀가 내게 오라고 손짓해주었다. 왜? 내가 평소처럼 웃으면서 유키나한테 다가가자 그녀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앞으로...10..."


10이 무슨 소리인지는 몰라도 작달만하게 말하는 유키나의 모습은 귀엽기만 해서 그냥 흐뭇하게 웃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이후로도 유키나는 시도때도없이 내 옆에만 서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잇다면 그 숫자의 변동폭이 너무나 컸다. 처음에는 10이라고 했건만, 한 이 주가 흐르니까 자그만한 손가락을 다시 쪼물딱 거리더니 내 귀에 대고 속삭이기를


"앞으로 9...2..."


그런식으로 숫자가 두 자릿대로 커질때도 있었고 때때로는 줄어들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유키나가 자그만한 손가락을 꼬물딱 거리면서 뭔가 이야기하는게 귀여워서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했건만, 날이 지나니 그 숫자의 의미가 뭔지 궁금해졌다. 그게 뭐냐고 내가 물어보자 평소라면 비밀하나 없이 내게 곧이곧대로 털어놓았을 유키나도 그 때 만큼은 자그만하게 웃으면서


"리사한테는 비밀..."


그렇게 말하는데 그냥 넘어가줘야지 방법이 있겠는가! 유키나의 그 미소는 아무리 생각해도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몇 번하다가 말겠지 싶어서 그 때는 그냥 넘겼는데...


아무리 그래도 10년 가까이 할 줄은 몰랐지,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단 둘이서 하는 하교길, 평소라면 그래도 뭐라도 말을 꺼냈을 유키나가 아무 말이 없어서 옆을 슬쩍 쳐다보자 역시나, 10년 전 그 때 처럼 유키나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뭔가를 세고있었다. 그 때랑은 다르게 자그만한 손가락이 아니라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을 접는다는점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였다.


"리사."


셈이 끝난 모양이였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내 귓가에 대고 그녀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1이야."


"네이네이...잠시만, 1?"


평소처럼 웃으면서 넘겨주려고 했지만 방금 그 말은 그냥 넘어갈래야 넘어갈 수 없는 발언이였다. 1? 10년동안 알 수 없는 숫자를 세더니 이제 1이라니, 지금까지 숫자가 늘거나 줄기는 했어도 1이 나온건 처음이였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응, 드디어 내일이야...저기 리사, 오늘은 자고가도 괜찮을까?"


내일이면 드디어 숫자의 비밀이 풀리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보다도 유키나가 자러온다는 기쁨이 더 컸기에 머리속에서 1에 대한건 싹 지워버렸다. 오늘 유키나가 자러온다니! 빨리 집에가서 준비해야겠네~기분이 좋아진 내가 콧노래를 부르면서 그녀의 팔짱을 강하게 끼자 그녀가 뺨을 살짝 붉히면서도 나쁘지는 않은듯 살며시 미소를 띄웠다.


*


저녁쯤에 유키나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물론이고 우리 부모님도 반갑게 유키나를 맞이해주었다. 어린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관계라 그런걸까? 사귄다고 했을때도 두 분은 우리 관계를 무덤덤하게 인정해주시다못해서 오히려 내가 너무 둔한게 아니냐면서 뭐라고 했을 지경이였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유키나가 더 둔했으면 둔했지 내가 더 둔했을리는 없는데?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어쨋든 중요한건 양가공인으로 유키나와의 교제를 합법적으로 허락받았다는 것이였으니까 크게 개의치는 않은채 유키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같이 잔다고 해도 사귀고 난 다음이나 몇 번이나 같이 자고는 햇었다. 그런만큼 오늘도 평소랑은 크게 다를건 없었다. 평소처럼 같이 씻고, 같이 밥을 만들어 먹고 내 방으로 같이 들어가자 부모님이 센스있게 침대위에 배게를 하나 더 마련해주셨다. 이불이 하나인걸 보면 사이좋게 한 이불을 덮고자라는 것 같았다. 다만, 곧장 자기는 좀 그랬으므로 유키나랑 조금 떠들다 자기로 하고 침대위에 그대로 마주보고 앉았을 때였다.


"리사..."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유키나가 뭔가 손가락을 꼬물딱 거리더니 살짝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시간이 왜? 나도 휴대폰을 쳐다보자 밑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잡아먹었던걸까, 어느새인가 자정을 넘어있는 시간이였다. 그래도 내일은 주말이기도 했고 떠드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겠네 하고 내가 다시 유키나를 쳐다본 그 순간이였다.


어느새인가 내 눈앞에 다가온 그녀가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비명이 나올 뻔 햇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스킨십이라 깜짝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키나를 쳐다보자 입술을 땐 그녀가 혀로 제 입술을 살짝 핥으며 말했다.


"0...카운트다운 끝이야 리사."


"0? 그러고보니 오늘...아니, 어제 1이라고 했지?"


카운트다운? 그러면 유키나가 10년동안 숫자를 세왔던건 모종의 카운트다운이었다는 말일까?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유키나가 언제나처럼 예쁜 미소를 지었다.


"리사, 10년동안 진짜로 눈치못챈거야? ....그러니까 어머님도 아버님도 리사가 둔하다고 하지."


"엥? 그 숫자, 진짜로 뭔가 의미가 있는 카운트다운이였던거야? 유키나아~알려줘 알려줘!"


살짝 조르듯이 유키나한테 이야기하자 잠시 고민하는척 하던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듯 내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하더니, 품에서 자그만한 상자를 꺼내서 내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열어봐도 괜찮냐는 내 말에 유키나가 고개를 끄덕여서 망설임없이 그것을 열자 놀란 나머지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반지였다.


유키나의 머리색깔과 비슷한 예쁜 은색의 자그만한 반지가 상자 안에 얌전히 잠들어있었다.


"10년 전부터 오늘만 기다렸어...응, 나랑 결혼해줘 리사."


"10년 전?"


"응, 내가 10년 전부터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리사, 오늘은 내가 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날이야."


법적으로? 유키나의 말에 잠시 곰곰히 생각해봤다. 


숫자를 세는 버릇이 생긴건 분명 8살 때 부터.


처음 센 숫자는 10, 그리고 꼭 10년이 지난 오늘로 정확히 그 숫자는 0을 가리켰다. 유키나의 나이는 18살, 그리고 오늘이 법적으로 결혼 가능한 말이라는건-


"유키나, 설마..."


"맞아...어린 시절에 만 16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는 말을 선생님한테 들었어. 그 이후로 10년, 만 16세가 되는 날 까지 열심히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설마 그 리사가 10년동안 눈치채지 못할줄이야..."


"유키나아...!"


유키나의 그 말에 내가 감동먹은 표정으로 살짝 상처입었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이는 유키나를 쳐다보았다. 10년이다, 무려 10년! 그 유키나가 10년동안 날 위해서!


오늘은 정말 최고의 날이라고 생각하며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대로 유키나를 껴안았다. 


평생 행복하게 해줄께, 유키나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대답대신에 그녀의 입에 제 입술을 그대로 맞추었다.


*


오랜만에 유키리사


대충 회로돌아서 써봄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가 숫자를 계속해서 세는거야. 그것도 10년동안이나 계속!


무서워서 뭔가 싶었는데 사실 법적으로 만 16세가 되는 날을 10년 전부터 계속해서 카운팅하고 있던거였고...


그런 순애물 보고싶어서 써봣음


재미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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