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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실수로 단톡에 "울 자기 일어났어?" 라고 보내버렸다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19.11.22 05:25:08
조회 2109 추천 41 댓글 10
														

  ㅡ울 자기 일어났어?

  ㅡ아뇨, 너무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 ♡ 리사 씨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사랑해요 (  ᵕ̳ з ᵕ̳ )

  헝클어진 앞머리가 눈을 간지럽히며 가리는 걸 가까스로 견뎌내며 반쯤 감긴 눈으로 문자를 보내고 폰을 덮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이 때 게으름 피우지 말고 제대로 잠에서 깬 다음 말짱한 정신으로 답변을 보냈어야 했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며, 또한...

  ㅡ뭔데

  "......?"

  비밀연애를 하고 있다면 특히나 더욱 주의해야 했을 테니까.



  연습실 앞에서 마주친 자신의 연인은 마치 비오는 날 버려진 새끼 고양이 같이 주눅들어 있었다. 필시 저와 같은 고민일 터인지라, 옆에 서서 똑같이 문 앞에 서성이면서도 인사 한 마디 제대로 건내지 못하기를 열 호흡 하고도 세 한숨. 먼저 입을 뗀 건 린코였다.

  "...들어가요, 이마이 씨."

  해결방안이 떠오른 건 아니었고, 각오가 서거나 용기가 생긴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때때로 던져지는 스태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고, 이 이상 지체하면 도착해놓고도 지각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정전기를 두려워하는 어린아이처럼 문손잡이 주변 공기만 손 끝으로 만지다가 체념하고 손잡이를 잡고 돌렸다.

  수 년, 십 수 년을 때로는 등을 마주하고 손을 잡으며 어깨를 기댄 소중한 사람. 단순히 친구라는 말로는 부족한 사람. 이마이 리사와 시로카네 린코에겐 연인과는 또 다른, 그러한 소중한 사람이 있다. 아니, 있었다.

  분명히 실망했겠지. 믿음을 배신했고 관계를 무시했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저의 소중한 사람에게서 자신의 연인이 부활동에 나오지 않아서 걱정된다는 문자를 받았었다. 자신이 그 문자에 답변하지 못했던 것 처럼, 서류를 처리하면서도 평소와는 다른 중압과 정적 속에서 가슴을 졸였던 것 처럼 리사 또한 오늘 하루 그녀의 소중한 사람과 대면하는 것을 피했을 것이다.

  오늘따라 무겁고 뻑뻑하게 느껴지는 문고리를 돌리고 문을 조심스레 연다. 얼굴을 보면 어떤 말을 꺼내야할까. 사과? 반성? 아니면 인사? 앞머리를 커튼 삼아 눈을 내리깔며 방 안으로 발을 내딛는다. 가져온 악기를 셋팅하고,

  "린린."

  숨이 멎었다. 편안하고 기분 좋은, 듣기 좋았을 터인 목소리. 지금은 도저히 들을,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리사."

  소리 없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제 연인의 겁에 질린 등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가까스로 입을 연다.

  "......응, 아코 쨩."

  "유, 키나......"

  아무런 추궁 없이, 시간이 되었으니 연습을 시작하자고 하길 바랐다. 작년의 미나토 유키나였다면 분명히 그래주었겠지. 물론 지금의 그녀를 더 좋아한다. 리사 또한 그러리라. 한 차례 마른 입술을 깨물어 축이고 고개를 들었다.

  "......그,"

  "아픈 게 아니라 다행이다, 걱정했어...."

  "......."

  "오늘 나 피했지? 내가 뭔가 잘못했다면 확실하게 말해. 연습에 지장이 생기니까."

  "아, 그, ...그게 아니라... 유키나."

  두 사람의 따뜻한 말이 더욱 비수가 되어 꽂혀온다.

  "...나, 린코랑... 사귀고 있어서, 그... 말하지 않아서, 미안...."

  "...말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아코 쨩, ...히카와 씨."

  """뭐?"""



  "그러니까, 둘이 여태 비밀연애를 하고 있었다... 그런 말씀이시죠?"

  히카와 사요의 추궁에 더욱 주눅이 든 연인을 대신해 답변한다.

  "아, ...네, 작년 이맘때부터... 계속."

  제 답변에 미나토 유키나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네, 정말로."

  "린린, 리사 언니...."

  상상했고 각오했지만, 실제로 질타를 받는 건 정말 힘들었

  "그게 비밀이였다고?"

  "대놓고 하신 거 아니였나요?"

  "비밀로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 아코는 그것도 모르고...."

  "...어?"

  "토요일 연습에는 둘 다 사복이 아닌 교복으로 나오고 LINE 상태메세지로 전부 티내고 학교도 다른데 아침마다 만나서 도시락 싸주고 쉬는 시간에는 시간차를 두고 나가선 동시에 돌아오면서 휴일마다 두 사람 다 약속 잡고 만나서 다음날에나 연락해서 비밀로 하고 싶은 줄 몰랐어, 린린, 리사 언니... 미안해, 알아주지 못해서...."

  "으......."

  "...아, ...."

  견딜 수 없을 아픔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닥쳐온 것은 견딜 수 없는 수치심 뿐이였다.

  "어제 단체 채팅에서 실수하신 것이 부끄러우셨나 싶어 아무 말도 않았는데, 설마 그 이상의 것이었다니... 비밀이였다고요. 상상도 못했네요."

  어깨를 움츠리고 귀를 막고 싶어졌다. 저의 연인은 이미 예쁘게 물든 그녀의 머리카락보다 더욱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귀를 막으며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신음소리를 들려주는데 그게 숨기려는 거 였다니... 참 의외ㅡ"

  "잠시만요, 미나토 씨. 신음소리요?"

  "응, 매주 세 번씩은 들려오네. 둘의 연애에 왈가왈부 하기 싫어서 그때마다 이어폰을 끼고 작곡하곤 했지만."

  "두 사람, 대체 무슨 문란한...... 이마이 씨?"

  "린린......."

  울지 마. 그렇게 말하며 건낸 손수건을 받기에는 린코와 리사의 두 손은 제 얼굴 가리기에도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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