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사! 컴퓨터가 진~짜 많아!!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여기도... 우와! 저 건너편도 다 컴퓨터야! "
" PC방이니까 당연하지! 소란 피우지 말고 조용히 내 옆에 앉기나 해. "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여러 대의 컴퓨터가 신기했는지, 신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카스미를 겨우 내 옆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내가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고르는 와중에도 앉은 채로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계속 재잘재잘 무언가 얘기한다. 그렇게 신기한가...? 하긴, 난생 처음 PC방에 온 건데 얼마나 신기하겠어?
" 와아!! 아리사! 그거 어떻게 한 거야? 아리사가 자판을 누를 때마다 키보드가 반짝반짝 빛이 나! 컴퓨터 본체도 반짝반짝... "
" 아, 이건 가정용으로 쓰는 거랑 다르게 비싼 거라서 이런 디자인도 있나 봐. PC방에서는 흔한 거긴 한데. "
" 아리사, 전문가 같아서 멋있다...! 아, 저기는 과자랑 음료수도 파네? 아리사, 나 잠깐 구경하러 갔다 와도 돼? "
" 그래. 사 먹고 싶으면 밖에서랑 똑같이 카운터에 돈 내고 가져오면 된다? "
" 네에~! 아리사 것도 사 올게! "
빼곡히 들어찬 의자를 이리저리 제치고 다시 PC방을 다다다 달려 다니는 카스미를 말리려다 그만 둔다. 이럴 줄 알았지, 사람 없는 오전 시간대에 오길 잘 했다...
그나저나 카스미랑 무슨 게임을 하지? 겁쟁이 카스미한테 너무 잔인하거나 무서운 게임을 시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배우기 어려운 게임은 또 그렇고... 의외로 둘이 같이 할 게임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카스미는 게임을 아예 안 하고, 나는 히키코모리 시절에 안 해본 게임이 없으니까. 바탕화면을 뒤지다가 겨우 둘이서 할 만한 게임을 찾아 냈다.
물풍선을 놓아서 상대방을 가두고 터트리는 게임. 어릴 때 많이 하다가 지금은 재미 없어서 손도 안대는 추억의 게임이지만, 의외로 같이 하기엔 이런 간단한 게임이 좋다. 가끔 연인끼리 PC방에서 이 게임 같이 하는 걸 많이 보기도 했고... 솔직히 조금 부러웠다. 뭐, 나도 이제 카스미랑 연인이니까 남들 부러워할 필요 없이 같이 게임 하면 되는 거라고!
" 으왓, 차가워! "
" 아하하, 차가워서 놀랐지! 자, 아리사가 좋아하는 포도맛 주스! "
카스미가 짓궂게 웃으며 내 볼에 차가운 음료수 캔을 갖다 댄다.
" 아, 땡큐... 내가 이 음료수 좋아하는 거 용케 알았네. "
" 아리사가 좋아하는 것 정도는 다 외우고 있다구? 이 주스랑, 포피파랑, 그리고 토야마 카스미... 에헤헤. "
" 쵸맛!! 얘가 진짜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어, 얼른 자리에 앉기나 해! "
자기가 말 해놓고 얼굴은 또 왜 빨개지냐고! 으, 쟤는 진짜 도대체 왜 저렇게 귀여운 건데...
" 그런데 왜 멀뚱멀뚱 나만 쳐다보고 있어? 너 앞에도 컴퓨터 있잖아. 얼른 내가 지금 켜 놓은 게임 들어와. "
" ...아리사. "
" 응? "
" 컴퓨터, 어떻게 켜? 너무 반짝거려서 전원 버튼이 뭔지 모르겠어... "
" ...... "
멋쩍은 듯 헤실헤실 웃는 카스미를 바라보다 한숨을 푹 쉰다. 얘랑 오늘 안에 게임을 한 판이라도 할 수 있을까...?
*
" 사요 씨, 그러니까 뭐부터 하면 되는 거죠...? "
" 아, 그러니까 우선 게임 계정을 만들고, 그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셔서 저와 친구 추가를... "
" 계정...? 로그인...? "
제 몸보다 훨씬 큰 PC방 의자에 묻혀서 다람쥐같이 두 눈을 도르르 굴리고 있는 하자와 씨... 너무 귀엽지만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못 알아 들으신 것 같다. 하는 수 없이 몸을 살짝 틀어서 하자와 씨의 키보드를 잡고 남는 게임 계정을 하나 빌려드리기로 한다. 그냥 계정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 뿐인데, 뭘 잘못 건드려서 날 방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자기 무릎을 껴안고 의자 등받이에 딱 붙어있는 하자와 씨가 귀여워서 머리를 살짝 쓰다듬는다.
우다가와 씨, 시로카네 씨랑 NFO 얘기를 할 때면 대화에 못 끼는 것이 서운한지, 요즘 자꾸 자기도 PC방에 데려가 달라고 하는 하자와 씨를 처음에는 말렸다. PC방 같은 유흥업소에 하자와 씨를 데리고 갈 수는 없었으니까. 나도 PC방의 소음과 탁한 공기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고... 그래도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좋아하는 하자와 씨와 같이 있을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제일 완벽한 데이트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역으로 하자와 씨랑 PC방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PC방이라면 NFO 하러 많이 가봤으니까, 유경험자인 내가 옆에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 일도 없을 거고.
NFO를 같이 했다면 하자와 씨한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NFO는 고사하고 플래시 게임도 해본 적이 없는 하자와 씨한테 처음부터 그런 게임을 시키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고민 끝에 하자와 씨가 좋아할 만한 귀여운 게임을 골랐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하는 물풍선 터트리기 게임. 두 명이서 하기에도 적당하고, 조작도 간편하고. 이거라면 하자와 씨랑 같이 즐길 수 있지 않을까?
" 네, 그렇게 스페이스 바를 누르시면 물풍선을 놓을 수 있어요. "
" 아, 아아... 조금만 더... 걸려라...! 어! 사요 씨! 제가 맞췄어요! "
" 정말 잘 하셨어요! 이제 얼른 방향키로 달려 가셔서.. 네, 그렇게요! "
" 사요 씨! 제가 처음으로 한 명 잡았어요! 이렇게 하면 잘 하고 있는 거 맞죠? "
" 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배우셔서 놀랐어요. 이제 저랑 같이 해 볼까요? "
" 에헤헤... 네! 사요 씨를 도와서 열심히 할게요! "
게임도 츠구하게 하는 내 애인이 너무 귀여워... 방금 하자와 씨가 잡는데 성공한 건 사람이 아니라 연습용 인공지능이지만, 하자와 씨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한다. 모니터에 들어갈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대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 하자와 씨가 너무 귀여워서 껴안고 싶어지는 걸 꾹 참는다.
*
우여곡절 끝에 카스미가 쓸 계정도 만들었고, 카스미도 조작에 조금 익숙해졌다.
" 카스미, 이제부턴 연습이 아니라 실전이다? 진짜 사람들이랑 하는 거니까 집중해서 해야 돼? "
" 으, 아리사... 나 살짝 떨려. 되도록 아리사 옆에만 있을게...? "
" 서클에서 라이브도 하던 애가 고작 이런 걸로 떨린다고... 그럴 일 없겠지만 위험하면 내가 얼른 가서 도와줄 테니까 나만 믿어. "
" 아리사, 멋있어...! "
뭐야, 방금 나 좀 멋있었나...? 옆에서 기대에 찬 반짝반짝 눈빛을 보내는 카스미 때문에 어깨가 살짝 무거워진다. 이거, 왠지 라이브 하는 것보다 더 떨려... 이렇게 기대하고 있는데, 무조건 잘 해야지! 애들 게임일 뿐이지만, 카스미를 위해서 각오를 다지고 미리 손을 푼 뒤 아무 4인용 방에나 들어간다.
" [민트언니], [민트동생]... 닉네임으로 봐서 저 쪽도 같이 하는 중인가 보네. "
" 아리사랑 나랑 팀이지? 꼭 이기자! [아리샤공주] 가 아리사 맞지...? 푸흡... "
" 아, 초딩 때 지어 놓은 이름이라서 그래!! 그리고 [키라키라도키도키] 도 만만치 않거든!! "
준비 버튼을 누르자 바로 게임이 시작된다. 차근히 블럭을 부수고 아이템을 먹으면서 상대방을 관찰한다. 보니까 언니..? 쪽은 꽤 잘 하는 것 같고, 동생 쪽은 카스미랑 비슷한 느낌... 우선 만만한 동생 쪽으로 빠르게 접근한다. 딱 봐도 초보 같아 보이는 움직임으로 물풍선을 이리저리 피하려다 결국 나한테 잡히고 만다.
" 카스미! 우선 한 명 잡았... "
" 아. 아리사!! 도와줘! 이 사람이 어느새 나한테... 아, 아앗!! 갇혀버렸어!! 으앗!! "
역시 언니 쪽은 꽤 실력자였다. 카스미의 캐릭터를 능숙하게 물풍선으로 가둬 버린다. 이렇게 되면 1 대 1...
우리 쪽도 신기하게 서로 비등한 실력이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결판이 나지 않았다. 조금 비겁하지만, 그래도 카스미 앞에서 질 수는 없다고! 방패 아이템을 써서 물줄기를 막고, 상대방에게 접근해서... 물풍선을 맞추는 데 성공!
" 됐어! 카스미, 우리가 이겼어! "
" 와아..! 아리사, 어떻게 물에 닿았는데 안 죽은 거야? "
" 아, 그냥 미리 상점에서 사 놨던 방패 아이템을 써서... 조금 비겁하긴 해도 이겼으니까 상관 없지, 뭐. "
게임이 끝나자마자 채팅이 하나 날아왔다.
[민트언니] : 비겁해요! 아이템을 써서 이긴 추악한 승리에요!
[아리샤공주]: 쓰라고 만들어 둔 아이템인데, 왜요? 그럼 님도 쓰세요.
[민트언니]: 아이템 없이 계속 했다면 분명 저희 쪽 승리로 끝났을 거에요.
이 사람이, 진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살짝 짜증이 난다.
[아리샤공주]: 딱 봐도 초보 끼고 멋진 모습 보여주려다 져서 쪽팔리시는 모양인데, 졌으면 그냥 곱게 나가시죠?
[민트언니]: 뭐라구요!? 말 좀 예쁘게 하세요! 그리고 그 쪽이랑 같이 하는 분도 초보 같던데요?
[아리샤공주]: 아~ 그래도 그쪽 초보보단 잘 하거든요?
[키라키라도키도키]: 싸우지 마세요...
" 야! 너는 내 편 들어줘도 모자랄 판에 왜 말리는데! "
" 아리사, 그래도 싸우면 안 돼... "
" 가만히 있어 봐! 쟤가 말을 짜증나게 하잖아, 져 놓고!! "
*
" 사요 씨, 제가 못 해서 졌나 봐요... 저 때문에 싸우지 마세요! "
" 아니에요, 하자와 씨. 저렇게 입만 살아서 떠드는 사람이 하자와 씨를 모욕하는 걸 참기 힘드네요. "
다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치사하게 아이템을 쓰다니...! 물론 저 사람 말대로 쓰라고 만들어 둔 아이템이긴 하지만, 거의 다 이긴 게임을 놓친 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다. 거기다 하자와 씨를 게임 실력으로 무시하기까지...!
[민트언니] : 그럼 한 판 더 하죠. 그쪽 초보 분이랑 저희 초보 분이랑 누가 잘하는지 가리기 위해서, 1 대 1로. 어때요?
잠깐 뜸을 들이다, 저쪽에서 다시 날 선 채팅이 돌아왔다.
[아리샤공주]: 네, 좋네요! 지고 나서 또 추하게 변명하지 마세요?
" 사요 씨!! 사요 씨도 없이 저랑 저 분이랑 1 대 1 인 거에요...? 저 자신 없어요!! "
" 하자와 씨, 걱정하지 마세요. 하자와 씨 대신 제가 할 거니까요. 조금 비겁하긴 해도, 저런 예의 없는 사람은 콧대를 꺾어 놔서 다신 함부로 말을 못하게 해야 해요. "
하자와 씨와 자리를 바꿔서 키보드를 잡는다. [키라키라도키도키] 저 분은 착해 보이긴 하지만, 하자와 씨랑 비슷하게 초보인 것 같고... 미안하지만 내가 쉽게 이길 수 있겠지.
*
" 아리사,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
" 저쪽이 시비 걸었으니까, 무조건 이겨야 돼! 카스미 너도 무시 당한 거나 마찬가지라니까? 자리 바꿔. 내가 대신 해줄 거니까. "
" 그래도 [민트동생]...? 저 분이랑 나랑 1 대 1 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 "
" 그러다가 지면 분해서 못 버틸 것 같아. 저 사람은 초보니까, 내가 대신 조작해서 가뿐하게 이겨줄게. 저쪽에서 물어보면 그냥 시치미 뚝 떼고 네가 했다고 말해. "
" 아리사, 지금 완전 악당 같아... "
" 뭐가 악당이야!! 이기기만 하면, 저 사람 아무 말도 못하고 나갈 거라니까? 그 꼴을 내가 오늘 보고야 말겠어! "
*
[아리샤공주]: 아, 진짜 너무 하네!! 딱 봐도 대신 게임 해준 거구만!! 그렇게 추하게 이기고 싶어요?
[민트언니]: 그 쪽도 대신 해 준 거잖아요! 실력이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늘어요!? 그리고 또 아이템 쓰고!
으... 아마 저 쪽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결국 두 번째 판은 시간이 다 되어 무승부로 끝이 났다.
[민트언니]: 당신처럼 예의 없는 사람이랑 게임을 같이 하는 분이 불쌍하네요. 하긴, 분명 유유상종이라고 똑같은 분들이시겠죠.
[아리샤공주]: 뭐가 어쩌고 어째!? 야! 너 어디 살아! 이게 진짜 못 하는 말이 없어! 전화번호 불러!!
*
" 사요 씨!! 너무 일이 커지는 것 같아요... 그냥 이 방에서 나가요, 우리! "
솔직히 조금 무섭다. 그냥 비꼬기만 하려고 했는데, 전화번호를 부르라니... 그렇다고 여기서 그냥 나가면 무서워서 도망가는 것 같고! 하자와 씨 앞에서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민트언니]: 전화번호는 무슨. 할 얘기 있으면 직접 얼굴 보고 얘기 해요. 그건 또 무서우신가? 저 지금 하나사키가와 PC방이니까 오시려면 오세요.
" 사요 씨...! 그러다가 진짜로 무, 무서운 사람들이 오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
" 하자와 씨, 저런 겁쟁이는 실제로 얼굴 보고 말할 용기는 절대 없을 거에요. 그리고 설령 정말로 오더라도 저런 무뢰한이랑 싸워서 하자와 씨 하나 지킬 정도는 되니까 안심하세요. "
" 사요 씨...! "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는 하자와 씨를 보고 있자니 살짝 양심이 찔린다. 솔직히 누구랑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다. 그냥 NFO하다가 시비 붙는 사람들에게 시로카네 씨가 자주 쓰던 방법을 쓴 것 뿐이다. 이렇게 말해도 다들 겁쟁이들이라, 실제로 찾아 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배짱을 부려 본 셈이다.
*
" 아리사!! 어떡해, 우리랑 같은 PC방이잖아! 무서운 아저씨들이 찾아 오면 어쩌지...? 지, 지금이라도 사과하자! 내가 미안하다고 할 테니까! "
" ....안 돼!! 여기서 물러나면 분해서 못 참아. 가서 따끔하게 한 마디 할 테니까 여기 기다리고 있어! "
" 아리사! 어디 가! 진짜 큰일 나면 어쩌려구...! "
아, 진짜 망했다.... 왜! 왜 하필 나랑 같은 PC방인데!! 가오 상하게, 카스미가 보는 앞에서 꼴사납게 도망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히키코모리 체력인 내가 누구랑 싸워서 이길 수 있나...? 나 진짜 한 번도 누구랑 치고 박고 싸워 본 적이 없는데! 애초에 카스미 데리고 PC방 같은 거 오는 게 아니었어... 아, 진짜 그냥 무시하고 나갈 걸 괜히 욱해가지고 멋진 척 좀 하려다가... 그래도 아이디가 [민트언니] 인데, 우락부락한 아저씨가 나오기야 하겠어...? 이런 게임 하는 애라고 해봤자 초딩 꼬마애지! 난 고등학생이니까, 쫄지 말고 얘기하자... 카스미가 보고 있으니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PC방 한 가운데서 크게 소리친다.
" 야!! 민트언니가 누구야!! "
*
" 사, 사요 씨!! 진짜로 왔나 봐요!! 어, 얼른 다른 데로 가요 우리! 사요 씨가 다치는 거 싫어요! "
" ...하자와 씨, 이렇게 된 이상 제가 가서 한 마디 하겠습니다. 저런 사람이 무서워서 도망갈 수는 없어요. "
패기롭게 말리는 하자와 씨를 뿌리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망했다, 진짜 망했다.... 나, 싸움 잘 했던가...? 생각해보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목소리로 봐선 저 쪽도 여자인데... 그래도 여긴 PC방이니까, 양아치 같은 애들이 떼거지로 있으면 어쩌지...? 아니, 그래도 명색이 하나여고 선도부 위원이고, 학생회 임원이고, 궁도도 했고... 무엇보다 하자와 씨가 보고 있으니까, 겁먹지 말고 얘기하자... 할 수 있어, 히카와 사요!
" 아리샤공주가 당신입니까!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예의 없음이 도를 넘네요! 정말, 두고 볼 수 없.... "
" 아리사, 그만 해!! " // " 사요 씨, 그만 하세요!! "
" " " " 어....? " " " "
" 뭔데 이렇게 시끄러워! 싸울 거면 너희들 다 당장 밖으로 나가라! "
뭐가 뭔지 파악하기도 전에, 화난 주인 분에게 떠밀려서 네 명 모두 밖으로 모두 쫓겨나게 되었다...
*
" 진짜, 평소엔 그렇게 어른스러운 사람들이 게임만 시키면 애가 된다니까? 그렇지 카스미 쨩? "
" 응, 그러니까! 사요 선배도 그렇고 아리사도 그렇고, 어떻게 그렇게 유치한 지 몰라! "
" " ....... " "
투덜대면서 앞장서는 카스미와 츠구미. 그리고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땅만 보며 걷는 두 명.
" " 둘 다, 당분간 허락 없이 게임 하는 거 금지야! " "
" " 네.... " "
*
카스아리/사요츠구 PC방 데이트. 여친 앞에서 물러설 수 없는 아리사/사요... 사요의 겜순이 설정 너무 귀엽다고 생각함 ㅠㅠ 아리사도 게임하는 거 좋아할 것 같고
게임은 크레이지아케이드...ㅋㅋㅋㅋ 사요가 츠구미한테 빌려준 계정은 꼬꼬마 시절에 사요랑 히나랑 같이 게임 할 때 닉네임 맞췄던 계정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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