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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정신적 후속작)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고 말해줘.

521.022(125.180) 2019.12.21 02:27:28
조회 1635 추천 15 댓글 4
														

1편: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94373&exception_mode=recommend&s_type=search_all&s_keyword=%EB%A3%A8%ED%94%8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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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써주신 모 유동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개인적인 고찰을 바탕으로 엔딩을 썪씨딩 유 엘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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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렸다.


예상보다 일찍 들어오신 아빠와 그로 인해 피떡이 된 엄마, 끝까지 나를 막아주던 오빠를 뒤로 하고서.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하고 생각할 시간 따윈 없었다.


가장의 형상을 한 저 악마에게 잡히면 분명히 난 죽고 말겠지, 아니, 죽기 전에 엄청나게 아플 것이다. 그리고 아픈 게 죽는 것보다 더 싫다.


내가 아픈 것을 가장 싫어하는 이유는, 아무도 날 대신해서 아파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 이런 수수하고, 멍청하고, 아무것도 잘 하지 못하는 바보 천지를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릴 여유가 있을까?


카-군? 아아, 상냥한 소꿉친구지. '모두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의 북극성같은 존재.


하지만 그런 이정표가 되는 밤하늘의 밝은 별 하나도 지금의 나를 비춰주지는 않는다.


나는 홀로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훔친 채 달린다.


...


혹여나,


유성당에 가면,


카-군과 오타에, 리미링, 사-야, 아-짱이,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


그도 그럴게, 상냥한 친구들인걸.


...


아니.


나는 모두의, '포핀 파티'라는 이름의 행복을 망쳐버리고 말 것이다. 잘하면 카-군한테까지 버림받겠지. 하하. 어쩌면 그게 예정된 운명일지도.


터벅터벅,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안 돼. 나는 소리쳤다. 아픈 건 싫어.


밤하늘에는 그날따라 수없이 많은 별들이 펼쳐져 있었다.


또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라도


누군가


카-군이 말했던 것처럼


도와


별의 고동을



들을 수만 있다면...


-------------------------------------------------------------------------------------------------------------------------------------


달렸다.


저 미친 종자를 어떻게든 떨쳐내야만 했다.


애초에 이상하지 않은가.


이 망할 세상이, 겨우 여자끼리의 성교와 단순한 죽음에 의해서만 돌아가게 설계되어 있다니.


그건 마치 초코 소라빵이 우주의 창조신이라는 소리와 똑같다. 누군가는 그 새로운 '진실' 속에서 말도 안된다고 사경을 헤맬 것이고,


또 누군가는


미친듯이 그 멍청한 밀가루 반죽을 숭배할 것이다.


자신의 세계가 통째로 파괴되는 느낌이겠지. 나도 안다. 시라사기 치사토에게, 마루야마 아야는 그런 존재였으니. 또 하나의 세계.


...그것이 다른 모든 사람들의 세계가 어찌되든 아무 상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닌데도 말이다.


수년 간의 감금과 소리 없는 광기 속에서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이 뒤틀린 세계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난 생각해왔다.


그리고 치사토한테 외쳤다.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내 말 좀 들어 보라고.


결과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자살 하나 때문에 친구 열댓 명의 모가지를 따 버린 년에게 '이성적으로' 호소했다.


결과는?


불륜녀 오쿠사와 미사키.


참 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느 쪽이든 지금의 나로서는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죽을 때는, 적어도 후회의 한숨 한 번 정도는 허용해 줬으면 하는데 말이지.


"...막다른 길이야. 미사키."


"...알아."


"뻔뻔하기 그지없구나. 최후의 최후까지, 네놈이 헌신짝처럼 버려 놓은 아이들의 시체에 침을 뱉다니."


"누가 귀신 들린 것마냥 추궁만 안했어도 그 꼴은 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ㅈ"


써억.


내 볼살을 타고 날카롭게 갈아놓은 식칼 하나가 스쳤다.


피의 감각. 하지만 축축하기만 할 뿐 아무런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날 바라보는 시라사기 치사토의 눈동자처럼.


"한 번만 더 그 아가리 놀렸다간 모가지를 썰어버릴 줄 알아."


"어자피 막다른 길이야. 시라사기 치사토, 이 미친 년아."


"누구 때문에 이 모양이 되었는데..."


치사토의 옆에는 또 하나의 식칼이 들려져 있었다. 칼날을 대충 쥐어서 그런지 줄줄 흐르는 피가 달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그것이 아마 내가 보는 마지막 빛일 것이다.


난 결백하기 그지없는데.


아아, 아멘.


"죽어 이 씨발년아!!!!!!!!!"


...


깡.


죽을 걸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날카로운 금속이 나의 복부에 박히는 것이 아닌, 경쾌한 금속제 소리가 내 귀를 울렸다. 눈을 떴다.


...


치사토의 머리 뒤로 붉은 피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웅덩이에서 나온 피는 길을 만들듯이 어딘가로 이어져 있었다. 따라가 보니 피칠갑을 한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가 보였다.


그리고 똑같이 피로 범벅이 된 너가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이 사랑이란 이름의 지옥 속에서, 이름마저 잘 기억나지 않는 너의 환한 미소.


"...하구미?"


"...오랜만이네. 미-군."


"지금까지... 어디에 있다가 온 거야?"


"무슨 소리야. 하구미는 지금까지 쭈-욱, 미-군네와 있었다고?"


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두가 널 잊고 살았다고.


오래된 친구를 만난 후의 반가운 감정 따위는 없고, 대신 불길하고 께름직한 기운이 내 주위를 감쌌다.


유독 밤하늘에는 별이 많이 빛나고 있었다.


하구미의 눈은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설마.


"미-군."


나는 마지막으로 부정했다.


그럴 리 없어.


"오랫동안 외로웠다고. 모두가 우정을 나누고, 아픔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데도 말이야."


"그동안 나는 홀로 견뎌왔어. 그런데 아파서, 버틸 수 없어서, 참을 수 없어서..."


"그래서 이런 세상을 만든 거야."


"우린 모두 '친구' 니까, 서로 '사랑'하니까, 이정도 마음은, 나눌 수 있겠지?"




.

....



"하구미!!!!!!!!!!!!!!!!!!!!!!!!!!!!!!!!!!!!!!!!!!!!!!!!!!!!!!!!!!!!!!!!!!!!!!!!!!!!!!!!!!!"



.....


"그래, 미-군."


"오랜만에 보는 모습인데, 조금 더 웃어주었으면 하지만..."


"그런 진심도, 원래 세계에서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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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고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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