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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사요츠구히나] 분위기가 묘한 두 사람을 보기 힘들다. (2)

ㅇㅇ(14.53) 2019.12.23 01:32:40
조회 1710 추천 4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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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링크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흘러갔다. 언니는 점점 부드러워졌다. 표정도 계속 밝아졌다.

나와의 사이도 계속 좋아졌고 언니로서의 역할을 다 해줬다. 언니는 나를 계속 좋아해주고 아무런 문제도 없어.

하지만 계속 나는 불안해졌고 가슴이 조여왔다. 두 사람의 사이가 나빠질 낌새도 안 보여.

이대로 두 사람이 더더욱 가까워지는건 시간 문제였다. 그리고 그 날은 결국 와버리고 말았다.


파스파레의 라이브 연습이 조금 일찍 끝나서 평소보다 빨리 집에 돌아간 날이었다.

'다녀왔습니다'를 말하기 직전, 현관에 언니 신발말고도 다른 사람의 신발이 보였다.

그냥 여느 때와 같은 손님일테니, 평소랑 똑같이 다녀왔다고 말하면서 들어가면 되는데.

그 날은 뭔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발소리도 죽인 채로 천천히 거실쪽으로 걸어갔다.

슬쩍 머리를 내밀어서 거실을 엿보니, 내가 제일 같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기 싫은 두 사람이 있었다.

그냥 같이 있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팠는데, 두 사람이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줄은 몰랐어.


거실을 바라보니 언니와 츠구 짱은 소파에서 마주 앉고 있었다.

두 사람은 뜨겁게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서로의 이름을 부르면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순간 너무 놀라서 인기척을 내버릴 뻔 했다. 손아귀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사요 씨...', '하자와 씨...' 처음에는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또 다시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언니가 참지 못 하겠다는 듯이 츠구미에게 갑자기 달려들었다.

언니는 츠구 짱을 갑자기 세게 껴안으면서 츠구미의 입을 탐하기 시작했다.

츠구미도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졌지만 곧 받아들인다는 듯이 언니와 혀를 섞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생각이 잠시 멈췄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꿈인건가. 제발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내 기대를 짓밟는 듯이 언니는 키스를 하다가 말고 츠구미씨를 강하게 쇼파쪽으로 눕혀버렸다.


'하자와 씨, 너무 귀엽네요.. 그렇게 다람쥐같은 표정으로 쳐다보지 말아주세요..'


언니는 그렇게 말하면서 츠구 짱의 옷을 조금씩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멍하게 그 상황을 바라보다가 언니가 츠구의 옷을 건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재빠르게 현관으로 가서 일부러 문을 세차게 열어버리고 닫았다. 내가 밖에서 지금 들어온 줄 알겠지.

떨리는 목소리로 '다녀왔습니다아~' 라고 크게 말하고 성큼성큼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








"언니~ 나 왔어~ 어라? 츠구 짱도 우리집에 있었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일부러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마치 츠구 짱이 우리집에 있는 것을 몰랐다는 듯이 말했다.

언니와 츠구미는 엄청나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현관문 소리를 듣고 빨리 옷 매무새를 정돈한 것 같지만, 언니와 츠구 짱의 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있었고.

언니의 옷도, 츠구 짱의 옷도 주름이 잡혀있는 채로 약간 흐트러져 있었다.

그 짧고 당황스러운 시간에 정리하긴 힘들었겠지.

두 사람은 원체 연기를 못 하는 사람이라 표정도 부자연스럽기 그지없었다.







"다.. 다녀왔니, 히나? 평소 연습했을 때보다 빨리왔구나. 오늘은 너한테 해줄 이야기가 있어서.."







언니는 아직도 당황스러운 얼굴이 빨개진 채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나는 아까 본 장면의 보상 심리를 받고싶은 것 마냥 언니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

언니의 옆에 찰싹 붙어서 츠구 짱의 얼굴을 보니 아까 끌어안겨진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니에게서 처음으로 남의 냄새까지 같이 났다. 언니 한테서 다른 사람의 냄새가 난다는게 이렇게 불쾌할 수가.

언니는 나와 사이가 좋아진 이후 처음으로 나를 슬쩍 밀어냈다. 방금 전 여운 때문이겠지만 이건 살짝 충격이었어.

방금 전 그 뜨거운 상황까지 보고 가니 대충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예상이 갔다.

제발 내 예상이 틀렸으면 좋겠는데, 틀리지 않겠지.






"히나.. 사실 나 하자와 씨랑 얼마 전 부터 사귀고 있었어. 아직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않았지만

너에게는 꼭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저.. 저도.. 히나 선배한테는 꼭 이야기 해주고 싶었어요. 아직 친구들한테도 부끄러워서 말 하지 못 했는데...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열심히 할게요!"






언니와 츠구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게 서로 사귄다는 것을 고백했다.

제일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그렇게 찾아왔다. 시간 문제라는건 알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어.

어느 새 그런 사이가 된거야, 그렇게 진한 키스도 하면서 서로 부둥켜 안을 정도로 말야.

제일 바라지 않았던 상황이기에 내 표정이 관리가 안 된 것일까.

뭔가 문제가 있냐는 듯 두 사람이 걱정스럽게 나를 쳐다보았다. 이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우와~ 두 사람 이제야 사귀는거야? 나는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는데~ 서로 너무 뜨거워서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츠구 짱도 대단하네.. 우리 언니 되게 고지식한 사람이라 금방 연인이 생길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정말 언니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금방 생길거란 생각은 안 했는데.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언니 밖에 없는데, 언니도 똑같길 바랐는데.

오늘 드디어 그 상상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츠구 짱 정말 언니랑 잘 어울려.

그래서 그게 더 화가 나.






"히나 선배! 손에서 피나요!"


"앗, 정말이지.. 히나, 괜찮은거니? 어디서 다친거니? 빨리 약 가져다줄게!"







츠구 와 언니가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어서 내 손을 봤는데 정말 손에서 피가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아, 츠구 짱이랑 언니가 키스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쥘 때 힘이 너무 들어가 있었나.

그 때는 머리가 새하얘져서 떨리는 다리도 힘이 들어간 손가락에도 감각이 없었다.

아마 힘을 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면서 상처가 났나보다.





"아, 이거 라이브 연습하다가 손바닥을 기자재에 살짝 긁혔어! 너무 신경쓰지마 둘 다! 구급상자에 있는

반창고만 조금 붙이면 되겠네. 내가 갔다올테니까 둘 다 가만히 있어~"







아무렇지 않은 척 2층으로 올라갔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긴 했지만 그렇게 깊은상처는 아니었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피가 나와서 깜짝 놀랐겠지. 근데 난 손바닥은 하나도 아프지 않아.

오히려 가슴쪽이 너무 아파. 태어나서 이렇게 가슴쪽이 꽉 조여오는건 처음이야.

두 사람이 사귄다는 생각에 눈시울마저 시큰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눈물을 흘리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할테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내 방에 있는 반창고만 빨리 붙힌채로 다시 거실로 내려갔다.







"히나 선배, 정말 손바닥 괜찮으세요? 연습도 좋지만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마세요..

손에서 피가 나오니까 깜짝 놀랐다구요."



"츠구 짱.. 정말 친절하네. 그렇게 귀여운 표정으로 남을 생각해주는 모습에 우리 언니가 반한걸까?

아무튼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리네,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 안하고 나한테 먼저 말 해주니까 기뻐."






하나도 기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전부 알더라도 나만은 몰랐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늦게 알아야 마음이 늦게 아팠을텐데.

이렇게 나한테만 알려주면 나는 언니를 위해 언니의 연애를 축하해야하는 동생이 되야하잖아.


두 사람은 사이좋게 서로의 자랑거리를 부끄러워하며 말해줬다.

제과교실 수업 때부터 사귈 때까지의 경위를 말해줬는데 내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빨리 츠구 짱이 집에 가버렸으면 좋겠고 결국 츠구 짱은 시간이 늦어서 집에 빨리 돌아갔다.

나는 이제 어떤 마음으로 언니를 바라봐야 하는걸까.


두 사람의 연애행각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다 들어야 했다.

언니의 동생이니까 집에서, 학생회의 선배니까 학교에서, 두 사람과 직접적으로 만날 시간이 많으니까.

수 개월 동안 두 사람은 내가 어떤 심정인지도 모르고 서로의 애인 자랑을 했다.

사요 씨가 어땠었고, 하자와 씨가 어땠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연애 상담까지.

가장 최근엔 쇼핑몰에 가서 둘이 커플 머리핀을 맞췄다고 했다.

서로의 머리색깔과 비슷한 색깔로, 언니는 갈색 머리핀, 츠구미는 민트색 머리핀.


그래도 둘이 보수적이고 결벽한 성격이라 그런가. 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

어느 날 언니는 주말에 가끔 하자와 씨를 만나러 가겠다며 나가고 그 날 돌아오지 않았다.

언니가 저녁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걱정했는데

뒤늦게 내 스마트폰에 외박을 한다며 저녁을 먼저 먹고있으라는 언니의 문자가 왔었다.

서로 사랑에 껌뻑 죽는 커플이 외박을 한다는 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진도가 너무 빠르다고,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닐 것 같은 사람들이 진도가 더 빠르다는 이야기도 있었지.

나는 문자가 오기 전 밤 늦게까지 언니가 오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언니는 츠구 짱이랑 같이 외박하는거야?

그 날 밤은 한 순간도 잠들지 못 했다. 언니와 츠구미가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한다는 망상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라서.

언니는 다음날 아침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어왔지만 내 눈에는 평소와는 조금 달라보였다.

거짓말 못하는 언니는 긴장한 표정으로 나와 부모님의 눈치를 평소보다 살짝 더 보더라.

마치 부끄럽고 죄짓는 행위를 한 사람처럼. 결벽한 자신이 뭔가를 했다는 것에 민망해 하는 것 처럼.


집에서는 언니의 하자와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학교에서는 츠구 짱의 언니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언니의 갈색 머리핀과 츠구미의 민트색 머리핀이 눈에 거슬려서 어쩔 줄을 몰랐다.

연애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로의 커플 머리핀을 보면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를 나타내는듯이 머리핀이 조명을 받으며 반짝이는 모습이 역겨웠다.

나는 언니와 떨어질 수 없고, 학생회를 하면서 츠구 짱이랑도 떨어질 수 없어.

근데 나 이대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으면 죽어버릴 것 같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줬지만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야. 누군가 가슴을 칼로 쑤시는 기분이야. 미쳐버릴 것 같아.

학교 옥상에 올라가서 펜스에 몸을 기대고 바람을 맞으며 아래쪽을 바라보면 뭔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한 순간 '이대로 떨어지면 편해지려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서 깜짝 놀랐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로 미쳐가고 있구나. 나 더 이상 두 사람의 사이에서 버틸 수 없어.

언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난데, 나도 언니가 나를 제일 사랑하면 좋겠는데, 아니잖아.



언니, 나 지금까지 언니가 로젤리아에 들어가기 전에 나를 냉대하던 것도 참고 있었어.

언니가 사람들이 나하고 착각하는게 싫었다고, 머리를 짧게 잘라버리겠다고 하던 때에는 내가 먼저 머리를 짧게 잘랐지.

나하고는 무조건 다른 학교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할 때도, 난 같은 학교를 가고싶었는데 언니를 위해 다른 학교에 갔어.

언니가 로젤리아에 들어가고 나서 드디어 사이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원하는 건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어.

이 세상에서 언니를 제일 사랑하니까. 언니도 나를 제일 사랑하기를 바랐어.

츠구 짱도 좋은 아이지만 우리 언니를 가로챘다는 사실이 너무 원망스럽다.


결심이 섰다. 언니도 나를 증오할테고 츠구 짱도 나를 미워하겠지만 이제 못 버티겠어.

언니, 지금까지 다 내가 참아왔고 기다려줬잖아. 언니도 지금까지 날 냉대했단 사실들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잖아.

이제 언니도 나를 한 번만 용서해주라.





*





"츠구 짱~ 오늘 학생회 일도 수고 많았어! 잠깐 남아줄 수 있을까? 할 이야기가 있는데?"


"아, 히나 선배. 무슨 일이에요? 하실 말씀이 뭔가요?"



히나 선배가 잠깐 남아달라고 하는건 오랜만이다. 사요 씨와 사귄 이후로는 뭔가 급하게 학교를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별 일 아니라며 잠깐 남아달라고 했기에 학생회실에서 다른 학생회 멤버들이 다 나가기를 기다렸다.

히나 선배도 잠깐 뭔가를 가지고 오겠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근데 오늘 히나 선배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내 착각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오늘 히나 선배는 조금 달랐다.

뭔가를 생각하면서 약간 굳어있는 모습이었다. 뭔가에 긴장한 느낌. 그리고 그 눈빛으로 흘끗흘끗 나를 쳐다봤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 그러는걸까. 오늘 히나 선배에게는 약간 무게감이 잡혀있었다.

혹시 조만간 열릴 문화제에 관련된 이야기일까, 아니면 사요 씨와 관련된 이야기인가.


아, 뚜벅뚜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히나 선배의 발걸음 소리일까.

기다리라고 했는데 스마트폰을 보니 좀 오래 기다렸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좀 지나있었고.

창 밖을 바라보니 노을이 지면서 하늘이 빨간색을 띠고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 나갔겠지.






오래 기다렸냐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히나 선배.

그 손에는 밧줄과 리모콘 크기의 검은 막대기가 들려 있었다.





"선배, 뭘 들고 오신거에요? 밧줄이랑... 다른 손에 들려있는건 뭔가요?"


"츠구 짱, 우리 언니 많이 좋아해?"





네? 무슨 말을 하시는거에요. 갑자기 사요 씨를 많이 좋아하냐니.. 그렇죠.

사요 씨는 저를 보며 얼굴을 붉히며 웃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런데 그런건 갑자기 왜 물어보시는 건가요. 들고 오신 막대기는 뭔가요?






"나, 이 세상에서 언니를 제일 좋아해. 츠구 짱도 우리 언니를 많이 좋아하지?"


"네.. 그렇죠..그런데 하실 말씀이 도대체 뭐에요?"






히나 씨의 표정이 내가 본 히나 선배의 모습 중에서 가장 굳어있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걸까.

선배의 다른 손에 들려있는 리모콘 같은 물체를 자세히 보니까 머리 부분 양쪽에 쇠 막대기가 약간 튀어나와있었다.

그래, 스릴러물에서 자주 나오는 전기충격기같은 모양이었다. 정교해서 모형이 아닌 것 같았다.

정말 버튼을 누르면 양쪽 쇠막대기 사이에서 푸른 스파크가 번쩍하고 튀길 것 같은 정교한 모양.

밧줄과 전기충격기, 그리고 굳은 표정의 히나 선배의 모습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의자에서 일어나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히나 선배는 한 걸음 다가왔다.




"츠구 짱... 악감정은 없어. 아니, 사실 있다고 하는게 맞겠네. 네가 정말 좋은 아이고 나를 평소에 많이 도와줬다는걸 알지만

요즘 기분이 정말로 좋지 않아서 말이야, 참을 수가 없겠더라고. 미안해 츠구 짱, 용서해 달란 말은 하지 않을게."




악감정이라니 무슨 소리에요, 히나 선배. 웃으면서 '장난이죠?'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장난이 아닌 것 같았다.

히나 선배가 막대기의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막대기 끝에 푸른 스파크가 찌릿하고 튀었다.







*






"하자와 씨.. 왜 지금까지도 연락을 안 본거지? 오늘 학생회 일이 많이 바쁜건가."




하교가 끝나고 하자와 씨에게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카톡으로 보냈는데, 아직까지도 '1'이라는 표시가 사라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시간을 보니 벌써 저녁 10시가 넘어간 시간이었다. 이렇게 늦게까지 연락이 없었던 적이 없었는데.

하자와 씨에게 전화를 여러 번 해봤지만 '죄송하지만 전화를 받을수 없어 소리샘으로...' 라는 안내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학교 축제날이 다가와서 학생회가 많이 바쁜걸까, 히나에게 학생회 일이 많이 바쁘냐고 카톡을 보냈지만 '1' 표시만 사라지고 답장이 없었다.

전화를 해도 신호는 갔지만 결국 받지 않았다.

평소라면 신나는 말투로 나에게 곧바로 답장을 보내던 아이였는데, 정말 많이 바쁜가보다.

히나 생각을 해보니 요즘 히나의 상태가 이상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티가 나지 않았겠지만 나는 언니라 알 수 있어.

요즘 뭔가 불안해 하는 표정이었다. 라이브가 끝나고 집에 와도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


생각해보니 하자와 씨와 사귀게되었다는 말을 할 때부터 히나의 상태가 약간 이상했다.

그때는 히나도 깜짝 발표를 해서 놀라서 그랬던건가 싶었는데, 그 이후에도 가끔 딴 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많았다.

요즘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히나는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컴퓨터를 많이 하지 않았던 아이인데 요즘은 컴퓨터를 많이 만지더라.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최근에 인터넷에서 뭔가를 시켰던걸까, 토요일에 택배 기사가 상자 하나를 들고왔다.

내가 먼저 나가서 대신 받으려고 했는데 히나가 평소와는 다르게 당황한 표정으로 먼저 받아오겠다고 했다.

그건 도대체 뭐였을까. 가족이 대신 받기에 부끄러운 물건? 그 아이는 무엇을 시킨 것일까.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띠링' 하고 핸드폰에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하자와 씨인가?

하자와 씨 핸드폰으로 '사진이 도착했습니다' 라는 문구가 떴다. 드디어 학생회 일이 끝난건가.

궁금해서 사진이 도착했다는 문구를 눌렀다. 그리고 크게 나온 사진 한 장.








하자와 씨가 안대를 씌워진 채로 의자에 묶여진 사진. 그리고 배경은 알 수 없는 곳.







그리고 이어서 '띠링' 하고 알림음이 울린다. 이번에는 히나의 카톡.

주소가 하나 보내졌다. 주소는 주변에 있는 산의 위치. 그리고 한 문장의 글이 이어서 올라온다.







'언니 빨리와, 기다리고 있을게.'













*








질투물 납치물 어떻게 써야할 지 감도 안 잡혀서 너무 쓰는데 오래걸림


전개도 개연성도 그지같은데 일단 3편으로 완결만이라도 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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