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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격렬히 애낌 당하는 아야가 보고 싶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0.127) 2020.02.08 02:08:09
조회 1333 추천 30 댓글 5
														
시로카네 린코,
하나사키가와의 학생회장,
인기 밴드 로젤리아의 키보드 담당,
NFO의 최상위 랭커이자 부캐만 30 계정,
친구 없음

......얼마 전까지는.



“아야씨, 아까부터 휴대폰이 진동하고 있어요.”
“어? 어... 어, 그렇네...”

“아침 알람을 잘못 맞춰두셨나봐요.”
“으, 응... 그렇네! 한 시간 일찍 맞춰둬야 했는데... 아하하, 내가 실수했지 뭐야... 이 알람에 맞춰 깼으면 지금쯤 난리였겠네.”

“그렇겠네요. 목욕 재개로 아침을 시작하려면 훨씬 일찍 일어나야 해요. 아야씨도 주의해주세요.”
“목욕 재개... 겨울에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해, 이브쨩.”

“걱정마세요. 몸 관리는 언제나 철저하게, 무사도를 배우는 몸으로서 허술하지 않습니다. 그럼 이따 점심시간에... 그러고 보니 아야씨, 요새 점심시간에 어딜 가시나요? 어제는 치사토씨가 저한테 찾아왔지 뭐예요.”
“그건... 어... 다음에 말해줄게. 그럼 나중에 봐, 이브쨩.”

“네? 네, 나중에 봐요. 그리고 알람은 슬슬 끄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알았어... 꺼도 되는 알람이라면야... 그랬겠지만...”

[아야씨, 일어나셨나요? 전 이미 일어났어요.]
[아야씨, 오늘은 조례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먼저 학교로 가요. 이따 봐요.]

[아야씨, 출발하셨나요? 오늘 등교 단속은 히카와씨가 맡아주셔서 좀 더 늦게 만나게 됐어요.]
[그러고 보니 저번에 담백한 게 먹고 싶다고 하셨죠? 오늘 점심은 힘내봤으니 기대해주세요.]

“아야씨.”
“힉... 아, 아... 안녕, 린코...쨩... 기다리고 있었어?”

“네, 비록 반은 다르더라도... 반으로 가기까지는... 함께 걷고 싶어서... 부담스러운가요?”
“부담스럽냐고 물으면... 아니, 그럴 리 없잖아?”

“역시 그렇겠죠? 그럴 거라... 믿었어요. 그럼 어서 가죠... 자...”
“음... 저, 린코쨩? 매번 이렇게 손을 잡고 걷는 건...”

“하지만... 아코쨩이 빌려준 책에서는... 이런 게 보통이라던데... 역시 부담이 되셨군요... 죄송해요. 저 혼자 들떠서... 아야씨를 곤란하게 만들었군요. 그런 거죠? 저와 달리 아야씨는 저에 대한 것을-
“아, 아니! 그럴리가! 린코쨩이 부담스럽다니 그럴 리 없잖아? 조금... 아직 좀 부끄러워서 그럴 뿐이야.”

“그런 건가요... 하긴 요새는...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이 보기 드물죠.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절친...이니까...”
“아하하, 응... 나랑 린코쨩은 절친...이니까...”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건 여러 사정이 겹쳐서 그래
학생회 건으로 아야의 도움을 받은 이후, 사요는 종종 아야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도움을 구하고는 했는데 엄연히 학생회는 아니면서 학생회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결국 일반 학생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학생회 의자 하나를 차지하게 돼 물론 말이 일반 학생 대표지 사실상 학생회나 다름 없는 신분이 된 거야 아야에게 학생회에 들어오라고 하면 부담된다고 거절할 게 뻔하니 적당히 속인 거지

어찌 됐든 아야는 말주변이 없는 린코, 욱하는 기질이 있어 말을 아끼는 아리사, 원리원칙에 엄격한 사요 사이에 끼니 자연스레 소통 창구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며 경직되어 있던 학생회 분위기를 밝게 풀어나가 덕분에 서로간 의견 공유도 훨씬 잘 되며 학생회 일도 점차 순조로워지지 이러한 변화는 기존 학생회 세 사람에게 좋은 것이었지만 린코는 마냥 반갑지는 않은 눈치야

린코는 자기주장도 잘 해내지 못하는 자신의 나약한 일면을 고치는 한편 학생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학생회장 자리를 받아들였어 하지만 그 자리는 자신의 생각보다 버거운 자리였고, 스스로 발전하는 것도 참 힘든 일이었지 변화하려는 의지는 높이 살 수 있지만 사실상 달라진 건 없는 상황이었어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는 정반대인 아야를 보며 더 위축되는 거야 한 번은 마루야마씨 같은 사람이야말로 나 같은 것보다 학생회장에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돼




그러던 어느 날 아리사는 포핀파의 라이브 준비, 사요는 가족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린코만 남아 학생회 일을 하게 된 날이었어 아야가 거들려고 하는데 평소 의견을 교류할 때 소통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잘 하던 때와 달리 단순 서류 업무는 너무 젬병인 거야 결국 아야는 린코가 정리한 서류를 파일에 넣는 등 단순한 보조만 하게 돼

뭐 말이 보조지 사실상 린코가 혼자 다 한 셈이고 아야도 그렇게 생각해 린코에게 면목없다고 말해 그러자 린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뿐이라며 자기야말로 평소 아야에게 신세를 진다고 고맙다고 말해 그러다 자기보단 아야가 학생회장에 어울리지 않을까 하던 생각까지 털어놔버리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아야가 자기 생각에는 자신보단 린코가 더 학생회장에 어울린다는 말을 해 높은 자리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큰 영향력을 끼치는데 자신은 그런 게 두려워 엄두도 못 낸다고 하지만 린코는 용기를 내서 자신이 그 역할을 맡은 거니까 결단력이 있는 린코야말로 학생회장에 적임이라는 거지



조금은 열등감에도 사로잡혀 있던 린코는 아야가 해준 말에 자신감을 얻고 고마워해 더불어 오늘 학생회 일을 도와준 것도 고맙다고 하는데, 이때 아야가 친구 사이에 당연한 거라는 말을 해

친구? 린코가 되묻자 아야는 자기들은 이미 친구 사이이며, 친구 사이에 이 정도 일을 돕는 건 당연하다는 말을 해 린코는 조금 얼이 빠진 얼굴로 아야를 쳐다봐 그러다 아야가 혹시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거냐며 눈치를 살피며 묻자 황급히 자신도 아야와 더 친해지고 싶었다고 말해

두 사람의 생각이 갈린 건 단순히 인식의 차이야 린코는 친구는 친구가 되어달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있어야 비로소 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야는 일상 속에서 이렇게 속내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별다른 말 없이도 이미 친구가 됐다고 생각하는 거지

아무튼 이 때문에 린코는 갑작스레 친구 한 명이 생기게 됐어 이게 첫 번째 단추야 이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어 오히려 훈훈한 에피소드였지



그 날 아야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온 린코는 아야와 친구가 됐다는 게 마냥 기쁜 모양이야 가슴이 들떠 침대 위에서 심장의 두근거림 소리를 들으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 그도 그럴 게 사실 린코는 스스로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럼 로젤리아 멤버는 친구도 아니었냐고 하면 아코야 늘상 어울려지내지만 나이차 때문에 친구보단 친한 동생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다른 멤버들은 친구보단 동료라는 인식이 강했지 다른 멤버들은 린코를 동료이자 친구로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아까도 말한 것처럼 린코는 친구는 친구가 되어달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으니까 린코 입장에서는 자신은 아직 친구가 아무도 없던 셈이고 아야는 린코의 기념비적인 첫 친구라고 할 수 있어



마루야마씨와 내가... 친구... 자기주장이 약해 친구가 되고 싶어도 되어달라는 말도 못 했고, 말주변이 없어 겉돌기만 해오던 린코는 아야가 말해준 친구라는 말이 무척 좋은가봐 평소 경직된 표정만 지어오던 애가 친구라는 말을 하곤 슬며시 입에 미소를 품어 그러다 문득 벌떡 일어나 그런데 친구 사이에는 뭘 하면 되는 거지?

사실 평소처럼, 어제와 엊그제처럼만 행동해도 상관없을 테지만 그런 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린코는 일을 심각히 여겨 이 나이 먹고서야 겨우 생긴 첫 친구인데 자기가 딱딱하게 굴어 떠나버리면 어쩌나 걱정해 린코는 자연스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해주는 아코에게 조언을 구하게 돼 물론 아코도 평소처럼 지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지만 린코는 평소처럼 지내는 것의 의미, 예시를 듣고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야 친구니까 뭔가 특별한 걸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지

그러자 아코는 별안간 만화를 읽고 참고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여자아이끼리 친하게 지내는 만화들을 소개해줘 그래, 백합 장르인 책들 말이야



순수했던 아코는 백합이 뭔지도 몰랐고 단순히 여자아이들만 나오는 일상물 정도로 여겼어 리사와 사요가 읽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 것도 야한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닐까 걱정해서 그런 거라 치부해왔고 자신보다 성인인 린코라면 읽어도 괜찮겠지 생각하고 추천한 거야

물론 아코와 달리 린코는 백합이 뭔지 알고 있었지만 결국 아코의 추천을 받아들여 사이좋게 지내는 부분만 참고하고, 그러한 단계까지만 가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 거지 하지만 계속 접할수록 수위에 대한 허들이 낮아진다는 건 간과한 모양이야

이게 두 번째 단추야 뭔가 잘못 끼운 느낌이 들지만 기분탓 같기도 해 내버려둔 것 같아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야는 린코와 라인 아이디를 교환해 그리고 다음 날인 화요일 아침 화들짝 놀라 자기 라인에 100개가 넘는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거든 아야는 혹시 자기 라인 아이디가 유출돼서 그런 게 아닐까 걱정하며 라인을 확인해봐 다행히 그런 건 아니었어 전부 한 사람한테서 온 라인이었어 그래, 전부 린코 한 사람으로부터 온 거야

아야는 당황하지만 언젠가 사요로부터 린코는 온라인에서는 말이 많아진다는 얘기를 들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 라인 내용을 전부 읽어보니 새벽에 게임을 하며 아야에게 혼잣말을 늘어놓은 것뿐이었고 물론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어

그런데 이게 매일 일어나는 거야 학교에서 보는 린코는 이전보다 자신에게 친근하게 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차분한 인상이었으니 그 갭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져 물론 이것도 아직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였어



린코가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했어 자기 도시락과 함께 아야의 도시락까지 아야에게는 재료가 남아 겸사겸사 싸왔는데 함께 먹지 않겠냐고 해 도시락 내용물은 완전 달랐지만 아야는 같이 먹을 생각을 했으니 반찬도 한쪽에 몰아넣은 거겠지 생각해 그런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린코가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같이 밥을 먹자고 해 처음 몇 번은 그런가보다 했지만 아야도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도시락이 점점 커지고 반찬도 많아질 뿐 아니라, 자기가 뭔가 먹고 싶다고 하면 그 반찬이 다음 날 있기까지 한 걸 눈치채 이쯤 되니 자연스레 린코의 호의를 부담스럽게 여기게 돼

하지만 린코의 행보는 더 심해져만 가 학생회 일이 끝나거나 아야가 늦는 날에도 기다리다 같이 하교하려 해 아르바이트가 있는 날에는 아르바이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까지 해 물론 집에 돌아간 이후 아야에게 끝도 없이 라인을 보내는 건 이제 기본 사양이지

파스파레 일정 때도 찾아와 물론 방송 촬영 때는 오지 못하지만 라이브나 악수회, 사인회 같은 이벤트 때는 무조건 참석해 어찌나 얼굴을 자주 비치는지 팬덤에서는 파레오와 쌍벽을 이루는 아야 덕후로 널리 퍼지게 될 정도야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아야와 걸을 때 슬금슬금 가까워지더니 아예 손까지 잡기 시작해 그래 여기까지 왔으면 아무리 호의라고 여기려 해도 힘들 거야 린코는 이러는 와중에도 학생회와 로젤리아 활동, NFO 이벤트까지 빠짐없이 챙기며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아야는 그러지 못했어 너무 부담스러웠던 아야가 먼저 린코와 한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결심해



그렇게 학생회 일이 끝나고 단둘이 손을 잡고 아야의 집까지 가던 도중 아야가 먼저 말을 꺼내 요새 거리감이 너무 가까운 게 아니냐고 하지만 린코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로 아야를 쳐다볼 뿐이야 사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린코는 자기가 참고만 하겠다던 백합책에 완전히 빠져든 상태였고 그 때문에 허들이 아예 사라지다시피 한 상태가 됐거든 이 때문에 자신과 아야의 거리감이 얼마나 되는지 자각이 없었어

그래서 린코는 친구 사이에 이 정도는 기본 아니냐며 되묻기만 해 아야가 당황해서 아무리 친구라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지 않을까 같은 애매모호한 말만 늘어놓으니 린코는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나 이상히 여기다 별안간 아야가 자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

자기가 너무 과했구나 생각한 린코는 바로 사과해 아야는 사과할 것까지는 없는 문제라고 하면서도 내심 린코가 자신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안심하는데, 린코가 미안해하면서 말하는 거야 처음 생긴 친구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그런 거라고 그러자 이번에는 아야가 무슨 소리인가 하다가 불현듯 한참 전 린코와 했던 얘기를 떠올리고 린코는 그때까지만 해도 자기를 친구라고 생각 안 했다는 것을 깨달아

아야는 그 사실을 깨닫고 섭섭해하기보단 동정 비스무리한 미안함을 느껴 부담스럽긴 해도 전부 자신을 향한 호의였고 처음으로 생긴 친구라잖아 마냥 기뻐했을 린코에게 자기가 지금 매몰차게 군 건 아닐까 싶어진 거야 그래서 아야는 린코가 조심스레 손을 놓으려 하는 걸 오히려 양손으로 꽉 잡고 말해버려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너무 갑작스레 큰 호의를 받으니 자기도 어쩔 줄 몰라서 그런 거라고, 린코가 자신에게 보내주는 호의는 무척 감사히 여긴다고, 앞으로도 자기와 쭉 친구로 지내줬으면 좋겠다고

이게 세 번째 단추야 유감스럽게도 별 생각 없이 매다 한참 잘못된 곳에 단추를 끼어버렸어



그리고 아야도 그 사실을 정말 오래도 지켜봐온 주변사람들의 말을 듣고서야 깨달았을 때는 이미

“린코쨩, 문 열어줘! 내가 잘못했어!”
“듣고 싶지 않아요... 그대로 나가면 되잖아요... 그러면 다 끝나는 문제인데...”

“그러지 말고, 응? 이렇게 부탁할게.”
“아야씨 당신이 어떻게 저한테... 거리감이 너무 가까운 것 아니냐면서 각방을 쓰자는 것도 아니면... 따로 살자는 말이잖아요... 소원대로 해드릴 테니 짐 싸서 나가세요... 당장...”

“내 말은 따로 살자는 게 아니라... 내가 말을 애매하게 한 탓이지만 뭐가 됐든 린코쨩이 울고 있는데 어떻게 무책임하게... 난 그럴 수 없어.”
“무책임하게 굴 수 없다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해요?”

“그건...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그만... 미안하다는 말도 듣기 싫어요... 이 방에 있는 건 택배로 보낼 테니 나가기나 해요... 우정링도 식탁 위에 두고 가세요... 더는 저희 사이에 필요도 없는 물건... 부숴버릴 거니까...”

“리, 린코쨩... 미안해! 무릎꿇고 사과할게! 제발 얼굴이라도 보게 해줘!”
“싫어요! 어떻게 당신이 저한테... 저희는 둘도 없는... 절친 사이인 줄 알았는데...”


너무 늦어버린 것 같지만





내가 사약 잘못 마시다 죽는 날이 올 줄은 알았는데 그 날이 오늘이었을 줄이야
아야린코 네 글자 보고 회로 켜진 내가 너무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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