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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냥보대회]주고받은 편지

백신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2 03:20:50
조회 542 추천 22 댓글 5
														

발로 쓴 저퀄리티 글. 오글거림.


***


Sender

Iselin Olsen Halvorsen

12-3, Nariro 26-ga,
Saebyeok-gu, Mirinae,
MIRINAE 01258 Rep. of GAYA


Receiver

Ryu Dan-mi

Room 1204, Aurora Hotel, Trøntis gate 43,
STAINKJER 7632, NORDEMIA


잘 지내시나요?

또 그냥 대충 아무거나 먹고 때우고 그러고 있는건 아니시겠죠?
아니. 너무 뻔하네요. 또 대충 인스턴트 먹고 그러고 있겠죠. 안 봐도 뻔해요.

매번 제 걱정 하고 그러시는것 같은데,
대체 지금 누가 누구를 걱정하시는건지 아시나요?

빨래는 잘 하고 계시죠? 빨래하고 잘 말려요?
청소는? 먼지 마시고 그러는거 아니죠? 환기는 하죠?
문 단속은 잘 하고계시나요?
밤 늦게 돌아다니고 그러시는거 아니겠죠?
이불은 잘 덮고 주무시나요?

역시 제가 따라가야 했어요.
당신은 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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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 Dan-mi

Room 1204, Aurora Hotel, Trøntis gate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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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lin Olsen Halvorsen

12-3, Nariro 26-ga,
Saebyeok-gu, Mirinae,
MIRINAE 01258 Rep. of GAYA


영원한 나의 귀여운 버팀목 이셀린 에게.

여기에 온것도 이제 한 달쯤 되어가요.
저는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답니다.
이셀린도 제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네요.

당신에게 편지를 받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너무 기뻐서 당신에게서 편지가 왔다고, 자랑을 하고 싶어서 직원들 앞에서 소리내서 읽었는데,

소리내서 읽기에는 조금은 난감한 내용이였어요.
덕분에 직원들에게 한참이나 놀림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당신이 해준 밥 만큼은 못하지만, 밥도 입맛에 맞고, 빨래는 직원들이랑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하고 있어요.

청소는 업체를 불러요. 환기도 철저히 하고 있고,
문 단속도 잘 하고 있답니다.

밤에 돌아다니는건, 사실은 아직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곧 백야 시즌 아닌가요?

아무튼 가끔 회사 앞 공원으로 나가서 산책을 하는데
이것도 직원들 모두 같이 다니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이불은 덮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덮지 않으면 정말 추워요. 깜짝 놀랐다구요.

게다가 옆에 국립 뢰케인 대학 병원이 있어서 든든하네요.

그러니, 너무 걱정 말아요. 이셀린, 그리고 고마워요.

저는 오히려 당신이 더 걱정되는걸요.

당신이 뭐든 잘 한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어디 다친건 아닌지,
사고가 나는건 아니겠지,
감기에라도 걸린건 아니겠지,
내가 당신 곁에 없는데, 누가 당신에게 시비를 거는건 아닐까.

정말 혹시나 해서 묻는거지만, 아픈데는 없죠?

우리 모두 서로의 고향이 있는것이 아니잖아요.

당신은 제 고향에, 저는 당신의 고향에.

그 아이러니한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당신 고향인데 당신은 없고 나 홀로 있다는 것을 자각 할때마다 당신이 너무나 보고싶고 걱정되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당신의 편지를 받았고, 비로소 웃을 수 있었네요.

다만,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진것 같아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저는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걸요.

보고싶어요. 이셀린.
당신이 너무나 보고싶어요.

매일 밤 품에 쏙 들어오던 당신이 없으니 잠도 잘 오지 않아요.

아침에 일어나는것도 당신이 제 품속에서 꼼지락 거리는 것을 느끼며 일어나는게 버릇이 되었는지 계속 늦게 일어나게 되네요.

핑계라고 하지 마셔요. 이거 진짜입니다.
제가 당신보다 늦게 일어나는거 보신적 없으시죠?

매일 아침 당신이 제 품 속에서 작게 움직이는걸 느끼며 일어났기 때문이랍니다.
그리고 가만히 내려다 보면 당신은 한 5분쯤 있으면 눈을 뜨고 저를 올려다 봐요.

그래요. 그냥 갑자기 당신 귀엽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아무튼 저는 잘 지내고 있는데,
다만 당신이 너무나 보고 싶을 뿐이예요.

아, 당신은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되어 편지를 쓰셨을 텐데,
아직 일하고 가끔 산책한거 말고는 따로 한 것이 없어서 더 전해드릴 내용이 없네요.
다만, 이것만은 항상, 언제라도 영원히 전해 드릴 수 있어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영원히 곁에 있게 해주세요.'
'당신이 보고싶어요.'

말로는 다 표현 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제 진심만큼은 알아주세요.

벅차오를 만큼 영원히 사랑합니다.
내 가장 소중한 사람, 나의 영원한 버팀목, 사랑스러운 나의 이셀린.

1842. 6. 1. 당신이 미치도록 보고싶은 류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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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런 배우자 류단미 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거 같으니 다행이네요.

지난번에는 너무 제 말만 한것 같아서 미안해요.
너무 걱정되서 그랬어요.

다만 편지에 너무 과한 애정표현은 조금 자제해 주세요.

저희 엄마가 먼저 받아보셨는데 굉장히 흐뭇해 하시기는 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조금 부끄러워요.

아니 그렇다고 류단미 씨 당신이 창피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아무튼 정말 잘 지내고 있는거죠?

저도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제가 어디가서 다치고 그런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사고가 나는건 평소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감기요? 지금 6월이거든요?
가야 격언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 라는 말이 있더라구요.

류단미 씨 당신 나라 격언 중에 말이예요.
제가 개 보다 못하다는 말을 돌려서 하신건 아닐거라고 믿어도 되겠죠?

그리고 시비걸리는 거요?
그건 걱정 말아요, 류단미 씨. 가야 사람들 얼마나 착한데요.

그리고 아픈데는 단 한 군데도 없어요.
그리고 집 앞 상가에 내과, 길 건너 치과, 코너를 돌면 정형외과, 그리고 한 블럭 가면 대학병원까지 있는데 뭐가 걱정이세요.

당신도 옆에 대학 병원이 있어서 든든하다면서요.

혹시 제 생각 한다고 일 못하고 계시지는 않겠죠?
사실 저는 그래요.
제가 오늘 당신 생각하다가 바늘에 손가락을 몇번이나 찔렸는지 아세요?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어이없기는 하네요.
결혼한지 1년도 안된 신혼부부가 일 때문에 떨어졌는데, 나는 당신 고향에, 당신은 제 고향에.

동내 할머니들도 헛웃음을 지으시더군요.

아무튼 일 끝나면 바로 달려와요. 보고싶으니까.

1842. 6. 28. 영원히 당신만의 이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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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것, 영원한 나의 사랑 이셀린 에게.

손가락은 괜찮으신가요?
혹시 모르니까 소독약 꼭 바르시고. 제가 돌아가면 호 해드릴게요.

사실 저도 당싱 생각을 하다가 집기를 바닥에 쏟아버려서 치우느라 고생 좀 했어요.

차라리 지금 당장이라고 다 때려 치우고 당신에게로 달려가고 싶어요. 그래도 될까요? 내쫓지 않으실거죠?

아, 정말 그냥 돌아가고 싶어요.

당장에 당신을 품에 껴안고 하루 종일 일도 안하고 누워있고 싶어요.

그런데 또 이게 굉장히 아이러니 한데,
이셀린이랑 아예 여기서 살고 싶어요.
당신의 나라는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운 나라예요.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던 건가요?

딱 제가 꿈꿔왔던 그런 풍경이랍니다.

당신이 이 아름다운 땅에서 자랐기에 그리도 아름다웠던 것였나요.

아, 어쩌면 좋아요.
날이 갈수록 너무나 보고싶네요.

이제는 편지도 못쓰겠어요.
편지지에 당신 얼굴만 그려지는걸.

1842. 8. 7. 당신이 없어 생활이 불가능한 당신의 류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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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당신 방을 청소했어요.

당신 서랍에서 쪽지가 하나 나왔는데요.


마이아가 뭐하는 년이야?


***

이셀린은 편지를 부치고는 씩씩 거리며 돌아왔다.
연인의 서랍에 낮선 여성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나왔다.

대체 그런걸 왜 보관해 두고 있는거야.
나랑 결혼하면서 이런 마이아 라는 여자를 기억하고 있겠다는 거야?

"아무튼 다녀왔을때 보자구. 류단미 씨."

이셀린은 중얼거리며 문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연인 류단미가 불쑥 튀어나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셀린! 내가 왔어...!"

"류단미씨?"

이 여자가 왜 여기와 있지?
혹시 내가 너무 화가나서 순간 노르데미아 오로라 호텔로 텔레포트라도 한걸까?

"너무 너무 보고싶어서 달려왔어요. 그런데 어디 다녀오는거야?"

이셀린은 잠시 생각하다가 일단은 이 얄미운 여자부터 혼내기로 결심했다.

그냥 당장 저 품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싶었지만, 일단은 혼낸다.

이셀린은 구두 뒵굽으로 단미의 새끼 발가락 쪽을 지긋이 밟아주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힐을 신고 나올걸.

"아악! 아파! 아파요, 이셀린!"

"저도 아파요."

이셀린은 그리 말하며 별거 아닌듯 생긋 웃으며 체중을 실었다.

"안그래도 방금 그것 때문에 편지를 부치고 오는 길이예요."

"어? 어? 혹옥시, 저, 비상금 들켰어요?"

단미는 비굴해 지기 시작했다.
5만원 좀 꿍쳐둔것이 생각이 났다.

"아하. 비상금도 있었어요?"

"아, 아니구나..."

단미는 포기하기로 했다.
안녕, 즐거웠어. 내 전재산...

"그럼, 단도직입으로 물을게요. 마이아가 누구죠?"

"마이아? 제가 아는 마이아가 한 둘이 아닌데 말이죠. 아악! 아파요!"

"똑바로 대답 못해요? 그리고 저 하고는 관련도 없는, 다른 여자와 관련된 이거, 왜 안버렸어요?"

이셀린은 꾸깃 꾸깃한 쪽지를 단미의 앞에 펼쳐보였다.

단미의 꾸불 꾸불한 악필로 '마이아' 라는 글자가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단미는 드디어 추억삼아 남겨둔 대학교 시절 쪽지를 생각해 냈다.
동시에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갔다.

"하하하!"

"웃어요? 지금?"

"아, 아.. 잠시만요. 이셀린. 당신 너무 귀여워서 심장에 무리가 가."

이셀린은 주먹을 쥔 손을 내려보았다.
심장에 무리가 간다니까 치명타를 꽂아 줘야 할까?

단미는 기겁해서 이셀린의 주먹을 감싸쥐며 말했다.

"잠시만 잠시만! 이거 당신하고 관련있는 거라 남겨둔 거예요옷!"

"네?"

전혀 뜻밖의 말에 이셀린은 커다란 눈만 깜박이며 단미를 바라보았다.

"자, 이거 봐요. 이거 기억해?"

"제가 만들어 드린 손수건이네요."

"응. 맞아요. 그럼 이게 원래 뭐였을까?"

"제 티셔츠 였죠?"

"왜 당신의 티셔츠로 손수건을 만들어 저에게 주었죠?"

"저한테 달라고 하도 때를 쓰셨잖아요."

"이제 거의 다 왔어. 그때 내가 했던 말 기억해요?"

"이 옷 때문에 제 이름이 마이아 인줄 아셨다고... 마이아?"

단미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이거 제가 당신을 처음 봤을때 한 눈에 반해서 무의식 적으로 써놓고는 줄곧 당신 이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단미는 당시 유학생이였던 이셀린을 처음 봤을때,
이셀린이 입고 있던, 노르데미아 국민 의류회사 [마이아]의 제품을 보았다.

티셔츠에 'Maia' 라고 적힌 것을 보고는
무의식 적으로 노트에 '마이아' 를 적고는 품에 넣었다.

그 후로 이셀린의 이름을 마이아 라고 생각했었다.

이 손수건이 바로 그 '마이아 티셔츠' 였던 것이였다.

단미는 이 손수건을 받으며 그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이셀린은 그런 단미에게 바보같다고 했었다.

이셀린도 이제 기억난것 같다.

단미는 쿡쿡 웃으며 이셀린을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을 질투한거야."

단미는 이셀린이 무안해서 꼼지락 거리는 것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 앞로는 그런거 있으면 왜 남겨뒀는지도 써 놔요."

그후, 단미는 그날 이셀린을 재우지 않았다.

***

"그래서, 그 비상금 이란건 어디 숨겼어요?"

"그냥 봐주면 안될까요?"

"네. 안돼요."

"힝."


***


1. 가상의 국가인 가야와 노르데미아가 나온다.

2. 가야국 미리내특별시 새벽구 나리동 나리로 26가 12-3

3. 나리는 순우리말로 백합이다.
덤으로 단미는 순우리말로 달콤한 여자, 사랑스러운 여자 라는 의미라고 한다.

6. 노르데미아는 대충 노르웨이 쯤.

7. 아직 통신기기나 비행기가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다는 설정이다.

8. 둘이 편지는 대륙횡단열차를 이용해서 주고받았다.

9. 증기관차다. 아마도...

10. 4가 없습니다.

11. 5도 없어요.

12. 이상한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13.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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