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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단편_그네앱에서 작성

무나강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5 17: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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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학교는 달랐지만 하굣길에 붙어있는 공원 들릴 때면 그녀는 언제나 그네에 걸터앉아 스마트폰을 보곤 했었다. 하늘이 막 붉어질 무렵 그리고 얼마안가 푸르스름해질 그 무렵에, 나와 그녀는, 매일 거기서 마주쳤다. 처음엔 힐끗 보고 지나갈 뿐이었지만 어느샌가 나도 말없이 옆의 그네에 걸터앉아 허공을 응시하며 텅 빈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런 하루 하루가 계속 됐고, 편의점에서 원플러스 원 음료수를 샀다는 그 자그마한 계기로  나는 그녀에게 음료를 건네며 처음으로 말을 틔웠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허스키하지만 그러면서도 앳된 울림이었다. 한번 대화를 시작하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자연스럽게, 그러나 어딘가 한편 조심스럽게 얘기를 나눴다. 그날, 쌀쌀해지려는 저녁공기는 우리의 대화로 가득 찼었다.



그 이후 방과 후 활동도 친구들과의 곁길로 빠지는 것도 포기하고 항상 곧바로 그 놀이터의 그 그네의 그 자리에 앉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그녀 또한 항상 그 놀이터, 그 그네, 그 의자에 앉아있었다. 우리는 날이 갈 수록 더 많이 얘기했고 더 많이 웃었고 더 많이 서로에 대해 알아갔으며 더욱 더 가까워져갔다.



초가을의 저녁에 시작한 첫만남은 어느새 늦겨울의 밤까지 이어졌다. 날이 추워졌고 밤이 깊어졌지만 우리는 그만큼 껴입고 뺨을 붉게 물들이며 그 시간을 계속 보냈다. 하지만 겨울이 온다는 것은 방학이 온다는 것이고 방학이 온다는 것은 더 이상 학교에 갈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녀와 함께한 매일은 결국 하굣길의 일부였고 등교를 하지 못한다면 하교도, 그 그네에서의 작은 데이트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곧 수업이 끝나고 여느때처럼 그네에 들릴 예정이지만 평소와 다르게 내 마음은 그렇게 들뜨지 못했다. 오히려 한편으론 침울했다. 그래 그녀와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를 서글픔에 젖어들게 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녀는 그 그네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고 친근한 이름으로 부르며 웃어주었다. 나도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어딘가 어색했던 탓일까 그녀는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멎쩍게 웃고서는 억지로 화제를 꺼냈다. 그 부자연스러움에 그녀는 '뭔가 있었구나' 싶으면서도 '말하고 싶지 않구나'라고 생각하는 듯 그 화제를 이어 받았다. 우리는 그정도로 서로를 잘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상냥히 받아들인 화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추운 날씨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날짜로, 날짜에서 계획으로, 계획에서 방학으로. 그녀는 내게 방학이 언제냐고 물었고 내가 대답하자 자기네 학교와 같은 날짜라고 놀라며 답했다. 그렇구나. 분명 씁쓸한 사실이지만 또 어딘가 흐뭇한 우연이었다.



이후에 얘기한 계획은 그저 각자의 계획이었다. 우리는 하굣길의 친구. 서로에 대해 잘 알았지만 일정 선 이상은 침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또 며칠동안 우리는 옷을 몇 겹 더 껴입고 더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으며 하굣길에 만났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날, 방학식이 되었다. 방학식은 평소보다 일찍 끝났지만 나는 혹시나 싶어 학교에 남아 일을 돕다가 평소의 그 시간에 학교를 나섰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녀는 거기에 있었다. 그 특별한 날에 난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히 그네에 앉았다.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의 입술에선 희뿌연 김만이 퍼져나왔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이 끝나면 하교를 하지도, 만나지도, 더 이상 오순도순 얘기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도 몰랐다.



우리에겐 선이 있었다. 결국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들고, 다시 검푸르게 얼어붙을 때까지. 그렇게 흰 입김이 잿빛이 될 때까지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기나긴 정적을 깨운 것은 내 휴대폰 벨소리였고 허겁지겁 엄마의 호출을 받은 나는 그네에서 일어섰다. '그럼 먼저 가볼게 안녕'이라며 작별인사를 건넨 나는 마지막 데이트, 그러나 지금까지 그 어느때보다도 서로를 많이 생각한 데이트를 뒤로 하고, 홀로 어둑해진 밤길을 걸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씻고 잤다. 밤은 길었지만 결국 아침은 왔다. 엄마는 방학계획부터 세우라 했지만 그럴 정신이 없었다. 머릿속에는 어떠한 계획이 있을 자리가 없었다. 거기엔 쌀쌀한 오후와 그녀의 붉게 물든 볼과 -이제는 빈자리가 되어버린- 두개의 그네가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전을 보냈다.



공허의 오전이 지나가자 후회의 오후가 시작됐다. 왜 그녀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을까. 왜 연락처를 교환하지 않았던 걸까. 그랬더라면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서로의 목소리, 그녀의 목소리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었을텐데.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깊게 젖어들어 갔다. 하지만 이제 뭘 어떻게 하겠는가 나는 소파에 앉아 허공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기를 몇시간 엄마는 그렇게 티비만 보고있을 거면 저녁 장이라도 봐오라며 잔소리를 했다. 깊은 감정에서 깨어나보니 어느새 티비가 틀어져있었고 창 밖의 하늘은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노랑으로 가득 차있었다. 나는 힘없는 소리로 대답하며 돈을 후드 주머니에 찔러넣고 수면바지만 입은채 터덜터덜 집밖을 나갔다. 슈퍼 마트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니 어느새 태양의 붉은 깃털이 하늘 곳곳을 수놓았다. 마치 어제의, 그리고 지금까지의 하굣길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교복치마대신 수면바지를 입었고 책가방 대신 대파, 돼지고기, 설탕 등 으로 가득찬 비닐봉투를 들고 있다는 것 뿐.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그 놀이터가 생각났다. 가볼까? 아니야, 그러다 없으면? 아니 아마 없을거야. 하지만 있다면? 간다고 손해볼건 없잖아.



...하지만... 실망하지는 않을까... 그런 우려와 헛된 희망이 머릿속을 가득채웠고, 흘러넘쳐 마음까지 물들였다. 이러한 내 마음과는 무관하게, 내 발은 어느새 집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고 나는 내가 멋대로 던져논 운명에 순응하기로 하며, 두근거리는 심장과 함께 놀이터를 향해 한 발자국 씩 딛었다.



붉은 해가 하늘 건너편으로 사라지고 그 흔적마저 희미해져 검푸른 하늘이 늦저녁을 덮을 때즈음 나는 놀이터에 도착했다. 거기에 보이는 건 여느때처럼 낡은 미끄럼틀, 아담한 정글짐, 그리고 -추운 밤의 쌀쌀한 바람에 작게 흔들릴 뿐인- 두개의 텅 빈 그네 뿐이었다. 날씨가 많이 추웠다. 차가운 공기에 살이 에리는 듯 했다. 뜨거운 눈물이 눈가에서 흘러나왔다. 오지 말걸 그랬어. 그래 이럴줄 알았잖아. 당연한건데, 바보같이. 그렇게 말하며 심부름봉투를 툭 떨어트리고 얼어붙은 손으로 뜨거운 눈을 닦아냈다.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무릎을 숚여 봉투를 집으려 할 때쯤 -그래 정확히 그 때 즈음에- 뒤에서, 그 허스키하고 앳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것도 아주 크게. 나는 깜짝 놀라며,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반가워하며, 또 깊음 곳에선 기쁨에 차올라 뒤를 돌아봤다. 그녀가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방금 전과는 다른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약간 당황하면서, 그러면서도 다 안다는 듯이 상냥한 미소를 지으머 나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할때 나는 그녀를 강하게 껴안았다. 뼈가 부러질 정도로 강하게. 내 짙은 사랑을 전부 표현할 수 있을정도로 강하게. 그녀는 조금 당황스런 몸짓을 하더니 아주 상냥하게, 나를 감싸안아줬다.



그렇게 나는 엉엉 울며 보고싶었다고 못보는 줄 알았다며 그녀의 목덜미에 파고들었고. 그녀도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응 나도 보고싶었어라고 했다. 차갑디 차갑던 몸른 어느새 뜨거운 마음에 녹아내렸다.



조금 더 포옹을 한 우리는 이전처럼, 그러나 좀 더 차가워진 그네의 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전처럼, 대화를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분명 이전과 달랐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아닌 각자의 마음을 얘기했다. 얼마나 생각했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지금이 얼마나 기쁜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오늘은 방학이다. 우리는 학교를 가지 않았고 그렇기에 하굣길에 우연히 만나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가 보고싶어서, 서로를 원해서 만났다.



우리에겐 더 이상 선이 없었다. 우리는 손을 잡았다.   


<그네> -완-







밑에 갤러가 얘기한거랑 저 위짤 사진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써봄

사진보고 30분동안 프리스타일로 쓴거라 서툰점이 많다
(속뜻 : 나 이거 30분만에 술술 씀 칭찬해줘)

여기에 상대방은 사실 자퇴한 애고 학교가 생각나서 이따금 교복입고 하교코스프레 하며 그네에 앉아있는, 공허한 마음을 가졌고, 우연히 주인공에 의해 기운을 차렸다는 설정도 생각했는데 그거까지 붙이면 너무 길어질까봐 생략함

글고 뜬금없이 회로댓글로 알림고통을 받은 갤러에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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