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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리사] 아마도 첫사랑이겠지

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6 18:58:38
조회 693 추천 26 댓글 3
														

오랜만이어유.

유키나랑 리사는 인게임에서 결혼한거 같구. 행복합시다.


노블로즈 3장 시점 이후에서 시작, 본격적인 스토리는 인게임에서 다룬적 없는 유키나와 리사의 과거사를 두고 시작한 망상 아닌 망상. 조금 진지한 이야기. 3만 6천자.

***


본문 링크 : http://posty.pe/4olpml


[미리보기]


아마도 첫사랑이겠지


미나토 유키나의 청춘은 로젤리아라는 밴드를 시작함으로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로젤리아의 멤버들과 함께 하며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던가. 유키나는 그 동안의 시간을 회상하며 자신 답지 않게 피식 웃었다. 최근들어 웃음이 많아졌다.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음악을 그만둔 이후로 유키나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졌다. 진정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즐거워서가 아닌, 늘 아버지라는 벽을 너머 아버지의 꿈을 쫓는 데에만 집착했다. 그 부질 없는 집착을 끝내는 것은 로젤리아 멤버들 덕분이었다. 퓨쳐 월드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유키나는 마음의 짐을 덜어놓을 수 있었다. 페스티벌에서 이룬 성공적인 결과 때문이 아니라, 음악을 진심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리사에 대한 믿음과 확신 덕분이기도 하다.

소꿉친구이자 로젤리아의 멤버이자 가장 가까운 한 사람인 이마이 리사.

어린시절 처음 가수의 꿈을 키우면서 늘 리사는 유키나의 곁에 있어 주었다. 잠시 둘 사이가 소원해진 시절도 있지만, 그 순간에도 둘은 완전히 떨어진게 아니었다. 리사가 옆에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리사가 있기에 앞으로의 로젤리아를 꿈 꿀 수 있다.


‘리사가 없다면 로젤리아도 없는거야.’


페스티벌 이후 로젤리아 멤버들끼리 자축하던 날, 유키나는 리사와 단 둘이 남아 그렇게 말 했다. 리사는 미소로 화답했다. 아마 리사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유키나가 없다면 로젤리아도 없다고.


“유키나?”


리사를 떠올리느라 정신 없던 유키나는 지금 자신이 방 정리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자신을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그제서야 생각 속에서 빠져나온다.


“아…?”


이제 로젤리아의 제 2막이 시작이니까. 상쾌한 기분으로 방 정리를 한답시고 소중하게 모아둔 각종 음반과 악보집 등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유키나는 저를 부르며 무언가를 내미는 어머니의 손을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어 있었다.


“이게 여기 있었구나! 마지막으로 본게 네가 중학생 때였던가…”


“그렇네…”


유키나는 애틋한 미소와 함께 어머니가 주는 상자를 받아들였다. 상자의 뚜껑을 열자 어린시절 리사와 주고 받은 편지봉투와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상자가 몇 장 있었다. 그리고 새빨간 가죽 재질의 반지케이스까지.


“어머, 그 반지~! 엄마가 잠깐 봐도 될까?”


“응, 물론… 이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반지니까.”


“유키나한테 준 시점부턴 유키나의 반지잖아?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잠시 구경하려는 것 뿐이야. 원래 이 반지를 리사짱한테 선물 한다고 하지 않았니?”


‘리사짱한테 선물’. 그런 꿈을 꾼 적 있었다. 아직 중학생이었던 시절. 한창 사춘기였던 유키나와 리사의 애매한 관계와 시간들. 그 시간 속에 유키나만의 추억이라면 추억, 좋지 못한 기억이라면 좋지 못한 기억의 중심에 이 반지가 있었다.


‘확실히… 지금은 추억이라 여길 수 있어.’


유키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생각난 김에, 오늘은 줘야겠어.”


“그래? 엄마는 유키나가 가져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에요. 이 반지는 나보다 리사에게 어울려.”


유키나는 어느새 어머니가 왼손 약지에 끼우고 있는 심플한 디자인의 백금 반지를 바라보았다. 이 반지는 유키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인이었던 시절,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선물한 반지라고 한다. 커플링이나 프로포즈 반지와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둘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었다. 유키나가 중학교 1학년이었을 때, 어머니는 이 반지는 딸에게 양보했다. 직접 끼워도 좋고 좋아하는 친구나 좋은 사람이 있을 때 선물하라는 뜻이었다. 유키나에게 좋은 사람은 당연히 절친인 리사였다. 유키나는 신중한 아이니까, 꽤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이 반지를 리사에게 줄 거라 했다. 한창 음악과 퓨쳐 월드 페스티벌로 인해 진중하기만 했던 유키나가 모처럼 웃으며 이야기를 했었다. 리사와 이 반지가 어울린다고. 하지만 유키나는 이 반지를 리사에게 주지 못 했고, 이 낡은 상자에 담아 수년간 방치했다. 어머니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을 딸의 성격을 알기에.


“오늘은 반드시 전할게.”


유키나는 반지를 손에 꼭 쥐었다.



***



지금의 로젤리아는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지금처럼 메이저와 인디의 사이 격에서 순수하게 음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진짜 메이저가 되어 정식으로 음반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실제로 페스티벌이 끝난 직후 로젤리아와 계약을 원하는 음반제작사와 연예기획사는 여럿 있었지만 유키나는 멤버들의 선택을 존중하기 위해 고민의 시간을 갖자고 했다. 메이저가 된다면 지금보다 더 열정적으로 임해야 하는 것이고, 어떠한 자신의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유키나는 리사에게 메이저의 길로 나아가게 되면 지금 하는 취미생활과 아르바이트도 그만두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리사는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늘도 아르바이트 중이다. 


함께 일 하는 모카와 함께 다음 타임 교대를 위해 온 대학생에게 오늘의 인수인계를 마치고 막 유니폼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순간이었다. 먼저 옷을 갈아입은 모카가 물끄러미 문 밖을 바라보더니 계속 리사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모카? 무슨 일이야?”


“흐음~ 리사씨~ 그게… 말이죠~?”


모카는 말을 느릿느릿하게 하는 편이다. 조금 장난기 있고, 엉뚱한 소릴 골라서 하는 아이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달랐다.


“저기 밖에 수상한 사람이 있다구요?”


“에…엑? 밖에?!”


“저어기~ 아까부터 계속, 리사씨를 보는 것 같은… 으음…”


“뭐~?”


“뭔..가… 이…상…한… 흐음~ 리사씨는 아는 분일까요?”


“하핫, 모카도 참… 도대체 어떤 사람인데…”


아! 리사는 투명한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밖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조금 변했지만, 이전보다 훨씬 성숙해 보이지만 분명히 리사의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이었다.


“모카… 학교 선배 얼굴도 못 알아보는거야?”


“에? 선…배? 저와 리사씨의 선배…인가요?”


“뭐, 고등부에선 아니지만… 하네오카 중등부를 나왔으니 당연히 알아야 할 얼굴 아니야?”


“그건… 왜죠~? 음, 모카짱은 전혀 모르겠는데요~?”


너는 정말 학교생활에 무감각 했구나… 리사는 지적을 하는걸 포기하기로 했다. 리사나 모카 또래에 하네오카 중등부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사람을 눈 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모카라니.


“후지이 선배…”


후지이 이츠키. 다소 중성적인 이름의 그녀는 리사의 중등부 시절, 그야말로 잘 나가는 날라리였다. 갸루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잘 노는 아이들의 중심에 있던 소녀. 이 지역에선 알아주는 중학생 날라리였지만 고교 진학을 타지역으로 하게 되며 잠잠해진 터였다. 고교 3학년생인 리사보다 1살 연상이었으니 아마도 지금은 대학생이거나 사회인일 것이다. 저 사람의 중등부 졸업 후 수년 만에 처음 마주친 것이었다. 노골적으로 리사를 보고 있는 그녀는 아마도 리사를 만나러 온 듯 했다.


“오랜만이야, 리사짱.”


결국 모카와 함께 밖에 나가기 무섭게 말을 거는 후지이였다. 성격 좋고 사람 좋기로 유명한 리사가 처음으로 보이는 무서운 얼굴에 모카는 조금 놀라는 눈치다. 본능적으로 이 상대방은 리사씨의 ‘적’같은 존재라 느낀다.


“왜 대답이 없니? 몰라보게 예뻐져서 깜짝 놀랐는걸. 거 봐, 너는 꾸미는게 잘 어울린다고 했잖아. 스타일이 진짜 좋은걸?”


“선배한테 들으니 기쁘지 않네요…”


“어째서~?”


“오랜만에 뵌 선배님께 상냥하지 못해 죄송하지만~ 저는 여기 모카랑 선약이 있어서요. 이만 가도 될까요?”


“잠시만, 리사짱. 모처럼인데 커피라도…”


리사의 손목을 잡으려는 후지이를 막아서는 것은 모카였다. “잠시만요, 대선배님~ 리사씨가 선약 있다고 했잖아요. 같이 빵 먹으러 갈 거라구요?” 모카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가 아주 조금 빠르게 들리는 순간이었다.


“넌 뭐야? 너도 하네오카 후배야?”


“귀여운 모카짱은 그쪽처럼 무섭게~ 생긴 선배를 모르지만 같은 중등부였다니까… 후..배..가 맞을까요~”


“뭐라는거야.”


“안타깝지만… 야마부키 베이커리의 빵은 맛있어서요… 지금 안 가면 품절이에요?”


“글쎄, 뭐라는거냐니까!”


“이만 돌아가시라는 뜻인데요~?”


잘 한다, 모카. 리사는 마음 속으로 모카 화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후지이 선배의 손을 뿌리친 뒤, 모카는 리사에게 팔짱을 꼈다. 모카답지 않은 행동이지만 아무렴 어때. “가실까요, 리사씨?” “어, 그래…” 얘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남의 일에는 관심이 1도 없는 애인줄 알았는데. 얼떨결에 모카를 따라 몸을 돌리던 리사는 꽤 오래 전부터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던 한 사람의 시선을 마주하고 말았다.


“유키나…!”


다름 아닌 소꿉친구 미나토 유키나였다. 후지이는 유키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꼬리를 올렸다. 상당히 비열한 표정이었다.


“에? 미나토 유키나잖아? 맞네, 너희들 같이 밴드 한다며? 소문은 들었어. 로젤리아라고 우리 동네에서도 유명하거든? 리사짱, 정말 대단해~ 밴드도 성공하다니?”


“선배한테서 로젤리아 얘기를 듣고 싶진 않아요!”


“왜? 근데 진짜 신기하네. 내 기억대로면~ 너희들 싸우지 않았어? 중등부 때 말야. 한창 리사짱이 나랑 붙어 다닐 때, 미나토랑 너는 사이가 안 좋았잖아?”


“함부로 말 하지 말라구요!”


리사는 자신 답지 않이 손이 먼저 올라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이 사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역시 사람 고쳐 쓰는게 아니라고 했다. 


“여전히 몰상식하고 품위 없네, 당신은.”


차분하지만 화를 억누르는게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다. 유키나였다. 오랜시간 지켜봐온 유키나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타입이 아니지만, 지금은 굉장히 억누르고 있는게 분명했다. 저렇게 화가 난 유키나를 보는건 오랜만이다. 생각해보니 과거에 유키나가 저런 얼굴을 했을 때에도 후지이 이츠키를 마주했을 때였던 것 같다.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일까…


“미나토 유키나, 많이 버릇 없어졌구나?”


“당신과 무관한 일이야. 더 할 이야기는 없으니 자리를 비켜줬으면 해.”


“선배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선배같지 않은 선배를 대접핧 생각 없어.”


“뭐?”


“이건 경고야. 지금 당장 우리 앞에서 사라져 줬으면 해.”


유키나는 단호했다. 지금의 유키나를 건드리는건 시한폭탄을 터트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일지도… 유키나는 모카와 리사를 힐끔 쳐다보더니 둘 사이를 떼어 놓는다. 오히려 리사의 손을 잡는건 자신이었다. 가끔 친밀감 있는 스킨십을 하더라도 지금처럼 먼저 손을 잡아오는건 드문 일이다. 리사는 유키나의 체온이 제 손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얼굴을 붉혔다. 유키나는 아주 살며시 미소를 짓는 것 같았다.


“가자, 리사.”


수 년 전의 어린 미나토 유키나는 하지 못 했던, 그 용기 있는 행동을 지금은 할 수 있다. 유키나는 리사의 손을 맞잡은 오른손이 아닌 다른 손으로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리사에게 주려고 챙겨온 어머니의 반지가 만져진다. 그와 동시에 지난 날을 회상해본다. 저 후지이 이츠키와의 악연과 미나토 유키나의 사춘기의 기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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