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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스미와 토네가와가 주인공이고 아리사가 관찰자인 소설

해와달(180.230) 2020.04.08 00:23:50
조회 617 추천 20 댓글 9
														

※주의 : 이 소설은 다소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4주 전


여느 떄와 같이 포피파 멤버들이 우리 창고에 모여서 연습을 한 날이었습니다.

모두가 집에 돌아가고 카스미만이 저와 함께 조금 더 남아 있었습니다.


"아리사~!"

"왜?"

"분재 구경하면 안 돼?"

"하아?"


갑자기 분재를 구경하고 싶다고 말하는 카스미. 하지만 카스미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건드리면 안 된다?"

"알았어!"


저는 카스미를 분재가 모여 있는 뜰로 안내했습니다. 그러자 카스미는 눈을 빛내며 제 자랑스러운 분재들을 구경했습니다.


"네가 분재의 매력에 눈을 뜰 줄이야. 조금 다시 봤어, 카스미."

"후후. 지금까지 아리사네 집에는 수없이 많이 왔지만 귀여운 분재들을 제대로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그러냐."

"안녕, 토네가와! 안녕, 나카무라! 안녕, 요시모토!"

"어이어이. 왜 분재에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있냐고."

"재밌잖아?"

"진짜냐..."



3주 전


토요일. 카스미가 심심하다며 우리 집에 놀러온 날이었습니다. 카스미는 기타를 치고 저는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아리사! 분재 구경하면 안 돼?"

"또?"

"뭐랄까... 분재는 볼수록 신기하달까? 작지만 완성된, 아이러니한 느낌이라 좋아!"

"오오...! 너도 알아보는 거냐? 분재는..."


저는 분재에 흥미를 갖는 카스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기뻐서 분재에 대해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런데.


"한번만 만져보면 안 돼?"

"만지는 건 안 된다고 했잖아?"

"살살 만질게. 한번만? 응?"

"어쩔 수 없네... 조심해라."


카스미는 검지를 살며시 내밀어 토네가와의 가지를 톡 건드렸습니다. 그 광경을 봤을 때 옛날의 유명한 영화에서 사람과 외계인이 교감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2주 전


저는 분재들에게 물을 주다가 이상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토네가와가 약간 자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토네가와가 성장기인가 보구나?"


이렇게 가볍게 이 조짐을 지나쳤습니다.


1주 전


이 즈음부터 집 근처에서 가끔씩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잠 드신 깊은 밤. 낮고 으스스한 소리가 자꾸만 들려와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로 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라이트를 키고 발소리를 내지 않게 주의하며 살금살금 걸었습니다. 

소리의 근원지에 가까워지자 이번에는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만한 그림자 하나와 복잡한 모양의 그림자 하나. 라이트를 비추자 드러난 그 모습은.


"카스미?"


카스미의 상태는 정말로 이상했습니다. 눈동자의 초점은 풀려 있었고 입고 있던 옷매무새도 살짝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들켰다는 것을 눈치챈 카스미는 제가 뭐라고 물어볼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도망쳤습니다.


"도대체 뭐냐고..."


공포가 엄습해왔습니다. 머릿속이 핑핑 돌았습니다. 애써 침착하며 카스미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몇 번을 걸어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방금 전까지 카스미가 서 있던 자리에는 토네가와가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 날 울며 할머니를 찾아가 함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6일 전.


아침에 정원에 나가보니 토네가와가 사라져 있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도대체 어디로? 

저는 애지중지했던 분재가 사라졌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고 사라진 이유에 대해 끝없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학교를 빠질 수는 없었기에 잔뜩 풀이 죽은 채로 등교했습니다.

그런데 매우 드물게도 카스미가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점심 시간.

"그 녀석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냐고..."

"카스미쨩... 무사하려나..."

"카스미가 아무 연락도 없이 결석할 리가 없어."

"전화해도 계속 부재중이고..."



카스미는 그 다음 날, 그 다음 다음 날에도 계속 볼 수 없었습니다. 카스미네 가족은 실종 신고를 했고 아스카가 쇼크를 받아 기절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포피파와 다른 밴드 멤버들도 필사적으로 카스미를 찾아 헤맸습니다. 하지만 카스미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1시간 전.



카스미가 상점가에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카스미! 카스미! 카스미!!!!!!!!!!!"


숨이 차서 폐가 터질 것만 같았지만 더욱 속력을 내었습니다. 상점가의 중심부에 도달하자 카스미의 정겨운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얼굴이 또 있었습니다. 팔다리 곳곳에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본 적도 없는 인간형의 생물. 

그 녹색 광채를 뿜어 내는 생물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생물의 정체는 토네가와라고.


토네가와의 품에 안긴 카스미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돌아가리....


땅으로.....


영록의 세상으로.......


이 행성의......


과오를....."


"카스미!"


저는 토네가와로부터 카스미를 구하기 위해 물고기 가게의 칼을 빌려 토네가와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네가 카스미를 이상하게 만들었구나!"

"......"


토네가와는 가지를 쭉 뻗어 저를 간단하게 내쳤습니다. 저는 바닥에 쓰러져 고통을 삼켰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토네가와는 저와 온 몸이 굳은 채로 경악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토네가와는 카스미를 흡수하더니 인간형의 생물에서 아주 커다란 나무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커졌습니다. 하늘을 뚫고 우주까지 나아갈 기새로 계속해서 커졌습니다.

또 토네가와의 가지에서 꽃들이 피었고 그 곳에서 빛나는 꽃가루가 퍼져나갔습니다. 멀리. 저 멀리로.

이변은 바로 일어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차례차례로 나무로 변했습니다.


"으아아아아악!!!"

"내 몸이!!"


저는 완전히 패닉에 빠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미친듯이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창고 지하에 숨어 밖으로 통하는 모든 구멍을 틀어막았습니다.

도망치느라 기력을 다 쓴 저는 소파에 주저 앉았습니다.

이제는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인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리사. 나는 죽은 게 아니야."

"카스미?"

"다른 사람들도 죽은 게 아니야."

"뭐?"

"그러니까 우리와 함께하자."

"아아...."


이제. 아무래도 좋아. 


그렇게 저는.

유성당의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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