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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 옥상의 그 아이가 신경쓰인다 (4)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8 00:36:34
조회 428 추천 19 댓글 2
														

1편


2편


3편


*


"그런 일이 있었어요~"


아르바이트 도중, 뭔가 재밌는 이야기가 없냐는 아르바이트 선배, 리사 씨의 말에 잠시만 기다려달라면서 턱에 손을 올리고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지난 주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다른 이야기를 할 까도 했지만 혹시나 해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어쩌면, 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리사 씨라면 미타케 씨를 볼 때 마다 왜 가슴이 빠르게 뛰는지, 왜 얼굴이 붉어지는지, 어째서 그 아이가 그렇게 신경쓰이는지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리사 씨, 나보다 한 살 더 많기도 했고 인생 경험이 많기도 했으니까.


이럴 때 근처에 의지할 수 있는 연상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야기가 끝나갈때쯤 그런 생각을 하자 역시나, 내 예상대로 듬직한 연상인 리사 씨는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고민해주다가 살며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하하, 뭐야 모카~ 맨날 느긋해서 몰랐는데 의외로 소녀같은 면도 있잖아!"


"소녀요~?"


갑작스럽게 나온 영문모를 말에 머리에 물음표를 가득 띄운 채 되묻자 리사 씨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이런건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내 등을 팡팡 쳐주었다. 


"아하하, 언젠가는 스스로 깨달을 순간이 올거야!"

 

"우우~너무해애~"


살짝 우는 척을 하면서 받아치기는 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니 날 놀리는것도 아니오, 농담하는 것도 아닌 진지한 표정이여서 일단은 충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스스로 깨달을 순간이 올거다, 이 말이지...


내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자니 리사 씨가 그런 날 보더니 고양이 처럼 웃으시더니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서 내게 내밀어주었다. 이게 뭐에요~? 의문을 표하면서도 양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어서 자세히 보았다.


티켓이였다.


그것도 근처에서 제일 잘나가는 라이브 하우스의, 그 근방에서 제일 인기있는 밴드의 티켓.


이쪽에는 문외한인 나조차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밴드였다. 듣기로는 구하는 것만 해도 상당히 피튀기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걸 어떻게...내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리사 씨를 쳐다보자 그녀가 하하 웃으면서 양 손으로 V자 사인을 만들어보였다.


"그거, 우리 밴드야. 주말에 공연하거든! 기분전환겸 한 곡, 어때?"


"진짜요~?"


알고난지 약 한 달만에 처음으로 듣는 소식에 놀란 내가 눈을 더 크게 뜨면서 리사 씨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리사 씨랑 밴드, 리사 씨랑 밴드...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매칭이 되지 않는걸~끙끙거리면서 고민했지만 이내 생각하는걸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리 밴드를 한다고 해도 리사 씨는 리사 씨, 존경할만한 아르바이트 선배인건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받아들인 내가 티켓을 정중하게 품 안에 넣은 다음 살짝 고개를 숙였다.


"꼭 보러갈게요~"


하지만 그녀는 단순이 기분전환이나 하라는 의미로 티켓을 건내준 것이 아닌 듯 했다. 한쪽눈을 찡긋거리더니 마치 은밀한 이야기라도 하듯 내 귀에다가 대고는


"티켓은 두 장이니까, 어때? 신경이 쓰이는 그 아이한테 권해보는건!"


그렇게 속삭이는게 아닌가!


이 쪽이 본 목적이였구나~품 안의 티켓을 매만지면서 그런 생각을 한 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고맙다면서 감사인사를 덧붙이는것도 잊지 않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어째서 리사 씨는 이런 밴드를 하고 있는걸까...내가 너무나 궁금해져서 물어보자 잘 물어봤다는 듯 그녀가 웃으면서 떠들기 시작했다.


"모카도 알다시피 나한테는 유키나라는 소꿉친구이자 연인이 있잖아? 고등학교에 올라오기 직전, 유키나가 나랑 떨어지기도 싫고, 아버지의 의지도 잇고 싶다면서 둘이 같이 밴드를 하자고 권했거든! 거기서부터 시작했는데..."


아차, 이거 괜한거 물어봤네.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한 번 시작한 이야기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에 그냥 얌전히 듣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의식 한 편은 주머니에 넣어둔 티켓에 가있었다. 


주말, 주말이라.


부를만한 친구는 많았다. 히-짱도 그렇고 토모찡도 그렇고, 하다못해 츠구도 불러주면 와줄터였지만, 세 소꿉친구들한테는 미안하게도 이번만큼은 다른 친구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머리속에는 이미 누구를 부를지 전부 생각해놓은 채였다.


부를려는 아이는 물론, 신경쓰이는 옥상의 그 아이였다.


*


약속시간까지는 가볍게 시간이 남아있었다.


슬쩍 시계를 내려다보자 삼 십분 정도 전, 어느정도 신경쓴 옷차림이기는 했지만 혹시나 이상한 점이 있을지도 몰랐기에 근처 쇼윈도 앞에서 옷매무새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머리카락도 평소처럼 차분하고, 옷도 괜찮고...응, 오케이. 이거면 괜찮겠네~


"아오바 양!"


마지막 점검을 끝내자마자 귓가에 예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를 듣자마자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져서, 곧장 웃으면서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긴 흑발을 흩날리면서 곧장 내 품에 안겨들었다.


"미안해요, 많이 늦었어요?"


"으응~아냐~나도 방금온데다가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는걸~"


거짓말이였다, 사실 오늘 단 둘이서만 만나는게 신경이 쓰여서 도저히 얌전히 집에 있을래야 집에 있을 수가 없었기에 두 시간 전부터 나와서 약속장소에서 미타케 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기에 태연한 표정으로 방금 왔다고 말을 하자 그녀가 다행이라면서 곧장 팔짱을 꼈다.


"아오바 양이 먼저 놀러가자고 권해줘서 무척 기뻐요!"


"으응~아냐. 나도 미타케 씨랑 둘이서 놀러가고 싶었어~"


갑작스럽게 거리가 확 좁혀져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평소보다 조금 더 더워서 그런걸까, 갑작스럽게 얼굴은 붉어지고 심장은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평소처럼 태연함을 유지한 채 대답해주자 그녀가 기뻐하면서 내 팔에 얼굴을 더 강하게 파묻었지만 두 번째라 그런가, 아까보다는 조금 더 태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그대로 라이브 하우스까지 느린 걸음으로 걸어갔다.


가는 내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로 내가 질문하고, 미타케 씨가 쑥쓰럽게 대답해주는 형식이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회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라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지경이였다. 아까랑은 달리 완전히 표정관리를 포기한 내가 헤헤 웃으면서 팔짱을 낀 손에 조금 더 힘을 준 순간에야 한 가지를 눈치챌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기분전환을 위해서 음악을 들으러 온게 아니라 리사 씨가 말해준것 처럼 정말로 데이트를 하러 온 것 처럼 보이지 않을까? 


"...모카?"


내가 헤헤 웃으면서 그런 생각에 잠겨있자니 옆에서 미타케 씨의 자그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작아서 뭐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날 부르는 소리라는건 확실히 알 수 있어서, 내가 웃으면서 옆을 보자 그녀가 손가락으로 정면을 가리켰다.


"도착했어요!"


"오오~"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서 정면을 보자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난생 처음 와보는 라이브 하우스였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생각보다도 더 큰 규묘에 감탄하면서 위만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언제까지고 마냥 그렇게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이제 곧 시작할 시간이라는 미타케 씨의 말에 조금 서두르자면서 품에서 티켓을 꺼내서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그녀도 처음 와보는 곳이라 조금 복잡하게 움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늦지 않고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서로 마주본 채 살짝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그렇네요, 하는 미타케 씨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데 아오바 양."


"으응~?"


"새삼스러운 질문이기는 한데, 밴드가 뭐에요?"


그녀의 말에 또 이패턴인가 싶어서 살짝 혀를 내밀었다. 그러고보니까 어쩐지 평소랑 다르게 안물어본다 싶었네~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귀에 대고 밴드가 뭔지, 우리가 지금 무엇을 들으러 온건지 설명해주기 위해서 속삭이려는 순간 불이 꺼졌다. 아무래도 곧 시작하려는 것 같네~


"긴 설명은 못하겟고오~일단 들어봐~"


"네, 네!"


내 말에 그녀가 긴장하면서 몸을 바짝 세웠다. 아하하, 좋은 자세네~웃으면서 등을 토닥여준 뒤 나 역시 음악을 듣기 위해서 무대를 쳐다보았다. 불이 꺼질 때 부터 조금씩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오늘의 주역인 듯한 밴드가 성큼성큼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 박수소리는 절정을 맞이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 밴드였나 싶을 정도의 환호성이여서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을 지경이였다.


이윽고 보컬인 사람이 나와서 한 사람, 한 사람씩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었다. 소개라고 해봤자 멤버랑 멤버가 담당하고 있는 악기정도였지만.


"...베이스, 미나토 리사."


"오오~리사 씨~" 


베이스에 다다라서 미나토 리사라고 소개를 하자마자 곧장 내가 손을 흔들어주었다. 조금 먼 거리였음에도 날 알아본걸까, 리사 씨 역시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대답해주었다...


응? 어라? 잠깐마안~


"그럼 곧바로 시작할께. 첫번째 곡..."


방금 소개할 때 미나토 리사? 미나토 리사...? 내 기억에 맞으면 분명 리사 씨의 성은...


"BLACK SHOUT."


...이마이 아니였어~?


*


"...굉장했어요!"


라이브가 끝나고 회장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가 내 손을 붙잡더니 곧장 감상을 줄줄 쏟아내기 시작했다.


"굉장했어요 아오바 양! 엄청났어요!"


"응~좀 멋있긴 했지~"


이쪽에는 문외한인 자신이 봐도 그녀들의 연주는 수준이 달랐다. 아마 저 정도라면 당장 프로로 데뷔해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연주였으니까, 아마 밴드라는걸 처음 들어본 미타케 씨한테도 효력이 직빵이겠지~


그녀가 눈을 빛내면서 좋아라 하는 모습을 보니 나 역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 리사 씨한테 고맙다고 가볍게 인사를 해준 차에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리사 씨한테서 한 통의 문자가 날라왔다. 


[야호~모카! 와줘서 고마워! 노래 어땠어? 좋았어? 괜찮으면 우리 멤버들 소개시켜줄까?]


"특히 보컬! 보컬이 엄청 좋았어요! 미나토 유키나 씨, 라고 했었죠?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어라..."


마치 리사 씨의 문자를 읽기라도 한 것 처럼 타이밍에 맞춰서 그녀가 그런 말을 꺼내들었다. 어떻게 할까~잠시 생각하다가 조금 더, 미타케 씨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내가 휴대폰을 들어올려서 그녀한테 보여주었다.


"그게 말인데~만날 수 있어~"


"네?"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묻는 미타케 씨의 귀여운 모습에 살며시 웃음을 띄었다.


"베이스 담당이 내가 일하는 곳 아르바이트 선배거든~티켓도 그 사람한테 받은거고~ 어때? 만나고 싶지 않아~?"


내 말을 이해하는 데 까지는 잠시 시간이 필요했던 듯 했지만 일단 이해하자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듯 그녀가 내 양손을 꼭 붙잡았다.


이걸로 결정이네, 내가 헤헤 웃으면서 리사 씨한테 고맙다고, 지금 보러가겠다면서 답장을 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았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


요즘 자꾸 이것만 쓰는 것 같으니까 내일은 카스아리나 미사코코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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