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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약대회][국장현진] 귀환 - 5앱에서 작성

기타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5 01:15:01
조회 381 추천 1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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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파트너


자신의 가이드와 같은 베개를 베고 같은 이불을 덮으며 한 침대에서 깨어난 여주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현진의 허리춤을 파고들었다.

“일어났어?”

“네.”

여느 짐승이 그러듯 제 것이라는 영역 표시를 잔뜩 해놓은 옆구리에 만족스러운 얼굴로 비볐다. 여주의 애교 어린 행동에 현진은 못이긴 척 핸드폰을 침대 옆 탁자에 두고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여주와의 상성은 나쁘지 않았다.

순진한 줄 알았던 여주가 능숙하게 리드하려는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고 백지상태의 상대와 첫날밤을 가지는 것만큼 성가신 일도 없기에 현진은 미소가 담긴 얼굴로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남은 건 여주와의 각인 사실을 신고하는 일뿐. 간밤에 그렇게 몸을 섞여대며 각인된 걸 알아차렸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방지하고자 일부러 지친 여주를 붙잡아 괴롭힌 현진이기에 각인 자체는 별 걱정이 없었다.

다만, 국장과 부국장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문제였다. 부국장이야 차지혜를 아끼는 편이니 애인을 뺏은 도둑 취급을 할 것이고 국장은 노발대발 화를 낼 게 분명했다.

부국장과 국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현진은 어차피 국장이 자신을 부를 걸 염두 해 각인 신고서를 들고 국장실을 찾아갔다. 물론 그 결정에는 국장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현진의 사심도 조금 담겨있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현진은 국장이 어떤 벌을 내려도 묵묵히 받아들일 생각으로 굳게 잠긴 문고리를 당겼다.

“엎드려.”

문을 열자마자 고막에 날카롭게 꽂히는 국장의 노기 어린 목소리에 현진은 아무런 변명 없이 모퉁이로 걸어가 바닥에 손을 짚고 엎드렸다.

“내가 분명 경고했는데 기어코 이 사단을 만들어?”

“......”

부국장에게서 지혜와 여주의 각인 해지 소식을 보고받은 국장은 현진의 손에 들린 종이를 보고는 이마에 손을 짚었다.

“그동안 살만했나 보지? 그래서 이렇게 개기는 거야?”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가 널 이렇게 가르쳤어?”

“아닙니다.”

한바탕 소리를 높인 국장이 손목시계를 보고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곧 회의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 계속 엎드려 있어.”

국장이 나가자마자 현진은 무릎을 바닥에 살짝 대었다. 기껏해야 공용 가이드 생활이 연장될 줄 알았던 현진은 국장이 직접적으로 체벌을 내리자 마음을 비웠다.

전직 사령관 출신인 국장이 군기를 잡을 때 얼마나 가혹해지는지 몸소 느껴본 바가 있었으나, 현진은 자신의 처지를 걱정하기보단 국장과 한 공간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

국장의 스케줄을 모르는 직원들이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가 엎드려뻗혀 있는 현진을 보며 기겁하고 나가버렸지만, 현진은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래 요령을 피우면 국장이 알아챌지도 모르기에 현진은 바닥에 닿은 무릎을 다시 띄우며 자세를 제대로 잡았다.

한참 후, 회의를 끝낸 국장과 부국장이 나란히 들어왔다. 다른 볼일도 보고 왔는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상태라 현진은 팔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바닥에는 턱을 타고 흘러내린 땀이 모여 조그만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교육 빠르게 끝내고 보내.”

“하지만...”

어떤 문제로 둘 사이에 마찰이 있는 듯했다. 부국장과 국장이 싸울 이유는 뻔했다. 차지혜겠지.

“내가 그간 눈감아 준 거로 부족하나? 부국장이란 자가 엄마도 아니고 차지혜만 싸고도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는 생각 못 해?”

돗자리를 깔아도 될 정도로 들어맞는 예측에 현진은 괜히 불똥이 튈까 숨을 죽였다.

“윤현진, 일어서!”

그러나 국장은 현진의 작은 바람마저 거두어갔다.

망연자실한 얼굴로 일어서자 부국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현진이 있는지도 몰랐던 눈치였다.

“평가 일주일 남았어.”

국장의 말은 선고와도 같았다. 일주일 안에 눈에 띌 실적을 내라는 일종의 협박에 현진은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알겠습니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허리를 숙이고 나가려던 현진은 미처 사인을 받지 않은 각인 신고서를 조심스레 내밀었다.

국장은 못마땅한 얼굴로 땀에 흠뻑 젖은 현진을 바라보다 종이를 홱 낚아채 대충 휘갈겼다.

“데리고 가서 메디컬 체크나 해.”

“네!”

현진이 엎드려있던 자리를 멍하니 보던 부국장은 질린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무서운 인간. 오랫동안 함께 일해도 국장은 여전히 불편한 사람이었다. 능력이 출중하면 뭐하나 제 사람에게도 이리 모질게 구는데. 부국장은 능력이 출중한 현진이 굳이 국장의 밑에서 고생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이 길어질까 여주를 먼저 보낸 현진은 땀으로 엉망이 된 몰골을 보며 차가운 물로 세수했다. 열기가 빠져 조금 돌아온 혈색으로 다희의 앞에 서자 여주에게서 대략적인 사정을 들은 다희가 얼떨떨하게 쳐다보았다.

“국장님이야?”

조금 붉은 현진의 얼굴에 다희가 여주의 검진 결과가 담긴 차트를 넘겨주며 물었다.

“여주는?”

“검사할 거 벌써 다 마치고 대기실에.”

“그럼 나도 빨리해야겠네.”

다희는 현진에게 여주가 필요한 이유를 알지 못했다. 적당히 가이딩만 하고 내버려 두어도 될 텐데 평판도 좋은 애가 왜 굳이 도덕심까지 버려가며 남의 센티넬을 빼앗았는지 한참을 생각해도 모를 일이었다.

“현진아, 너 무슨 생각이야?”

“응?”

“너 왜 여주를...”

“내 스타일이잖아. 작고 귀엽고. 또 내버려 두면 굶어 죽을 거 같아서.”

맞는 말이었다. 여주는 보살핌이 필요한 상태였고 원주인인 차지혜는 현진이 여주 곁에 있는 것을 알고도 묵인했다. 그러나 왠지 꺼림칙했다.

“그게 다야?”

현진은 제 친구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검사 좀 해줄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다희는 현진에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이야기한 후, 바쁘다며 현진을 돌려보냈다. 사실 바쁜 건 핑계고 다희 나름대로 현진에게 여주와의 일을 캐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잘 아는 현진은 다희가 친구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대기실 문을 열었다. 의자에 얌전히 앉아있던 여주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진에게 다가와 안겼다. 현진은 제 품 속에 쏙 들어가는 여주의 등을 안아주며 상태를 확인했다.

“몸은 어때?”

“괜찮아요.”

“집에 가자.”

가는 길에도 가이딩을 하기 위해 여주와 손깍지를 낀 현진이 서두르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른 집에 가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듯한 모습에 두근거렸을지도 모르지만 현진의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능력을 끌어낼까?’ 하는 걱정뿐이었다.

늦은 점심으로 간단한 볶음밥을 한 현진은 요리 내내 등에 딱 달라붙은 여주에게 다정하게 말했다.

“그만 껴안고 식탁에 앉아. 밥 다 됐어.”

규칙 없이 겹친 손가락을 푼 여주는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다운 분위기가 어색한 듯 천천히 현진이 만들어 준 볶음밥을 한 큰술 떠먹었다.

“맛있어요!”

“다행이네.”

빈말이 아닌지 숟가락으로 크게 한 숟갈씩 빠른 속도로 퍼먹는 여주를 보며 현진이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될 거야. 자신 있니?”

“또 물속에서 하나요?”

훈련이라는 말에 몸을 움츠린 여주를 보며 현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웬만하면 안정적인 상태에서 훈련을 시키고 싶지만 여주의 능력이 능력인 만큼 어쩔 수 없었다.

“위험한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옆에서 지켜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 말에 안심이 되는지 여주가 활짝 웃었다.

“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뭐가?”

“현진 언니가 제 파트너인 게요.”

여주의 말에 현진은 웃으면서도 고개를 삐딱하게 세웠다. 어제만 해도 차지혜가 좋다고 해놓고 하루아침에 마음이 싹 바뀐다니 믿기지 않았다.

“나도야.”

자상한 목소리에 맞게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 현진은 손을 뻗어 여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환은 조아라에 연재되는 길잡이를 바탕으로 한 2차 창작입니다. 공식이 아니니 뇌절하지 마세요.
원작인 길잡이를 보기 전에 우측의 작품설정란에서 설정관련 공지를 보고 판단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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