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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히나사요] 의좋은 자매 中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26 00:43:04
조회 434 추천 19 댓글 1
														

[DAY 1 ~ DAY 2]



[DAY 3]


하루동안 진득하게 여동생 히나를 관찰했습니다.


마침 방학이라서 히나도, 저도 어디 나갈 일이 없었기에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그렇게 지켜보는 동안 히나랑 몇 번인가 눈이 마주쳐서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히나가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 제가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동안 진득하게 관측한 결과,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히나한테 앨범을 건내주지 못했다는 것 입니다.


눈치챈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평소 그대로 절 대하는 히나의 태도였습니다. 제 계획대로였다면 히나는 마치 고양이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주인의 다리에 달라붙듯이 앨범을 보자마자 너무 좋은 나머지 고양이처럼 저한테 달라붙어서는 몸을 비비적 거렸어야 했습니다. 그러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하나-히나한테 앨범이 정상적으로 가지 못했다는 것 이겠지요.


머리를 살며시 붙잡으면서 제 손에 들린 앨범을 쳐다보았습니다. 어젯밤 히나한테 건내주려던 사진과 앨범은 결국 돌고 돌아서 다시 제 손에, 이런 방법으로는 안된다는 계시일까요? 이런 수를 쓰지 말고 히나한테 직접가서 앨범을 주라는 의미일까요?


고개를 저었습니다. 물론 그냥 주는 것 쯤이야 문제 될 일은 없었습니다만, 사진의 출처가 문제였습니다. 이 사진을 본 히나가 이런거 어디서 났냐고 저한테 추궁한다고 생각하면, 진실을 들은 히나가 절 경멸할거라고 생각하면...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라면 어떻게해서든, 우연히 저에게 남아있던 몇 안되는 사진들을 건내준다는 제스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랬건만 처음부터 이렇게 수포로 돌아갈줄이야, 머리를 지긋이 잡으면서도 머리속으로는 다음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실패한 이유라고 한다면 역시 밤중에 해서이겠지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아예 저녁먹고 히나한테 잠시만 자리를 비워달라고 한 다음 그녀의 방에 쏙 하고 들어가는 방법이였습니다. 이러면 실패할 이유도, 햇갈릴 이유도 전혀 없었습니다!


돌아온 앨범을 다시 컬렉션 룸에 보관한 다음 다시 한 번 더 모아놓은 사진을 신중하게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중학교 시절, 도촬...아니, 사랑하는 히나와 둘이 찍은 사진은 수 백장이 넘었습니다. 한 번 정도는 실패해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사진을 전부 고르고, 준비한 앨범에 넣으려다가 생각해보니 저녁먹고 곧장 방 안에 넣는다고 친다면 커다란 앨범은 조금 눈에 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주머니에도 쏙 들어갈만한 자그만한 앨범을 준비해서 그 안에다가 차곡차곡 넣은 다음 추리닝을 꺼내서 위에 걸치고는 안쪽 주머니에 조심스럽게 넣었습니다. 그 다음 거울을 보니 조금 튀어나와있기는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이상한 점은 없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띈 제가 그대로 침대에 걸터앉았습니다. 


저녁 시간까지는 한 시간 정도 남은 만큼, 그 사이에 히나를 어떤 수로 꾀어서 방에서 잠시 내보낼지, 그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 쯤은, 금방 눈치챌 수 있었어!


하루동안 언니를 계속 관찰했거든. 마침 방학이라서 나도, 언니도 연습 말고는 나갈 일이 전혀 없었으니까. 관찰하기는 편했어! 물론 우리 언니야, 눈치가 빨라서인지 종종 내 시선을 눈치채고는 이 쪽을 보고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는데, 그 미소도 어찌나 예쁘던지! 이미 반했는데도 또 반해버릴 뻔 했다니까?


여하튼 그렇게 하루동안 느긋하게 관찰한 결과,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지!


난 언니한테 앨범을 건내주지 못했어. 아마 실수로 내 방에 올려놓았던 것 같아!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언니의 태도, 내 계획대로라면 앨범을 받은 언니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마치 강아지가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주인한테 앵겨붙듯이, 앨범을 보자마자 너무 좋아서 나한테 강아지마냥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내 품에 앵겨붙었어야 정상인데 하루종일 그러기는 커녕 웃으면서 나한테 손을 흔들어주는게 전부였거든.


머리를 살짝 붙잡고 내 손에 들린 앨범을 쳐다보았어. 이런 수는 쓰지 말라는 계시인걸까? 언니한테 사진을 주고싶으면 정상적으로 주라는 신 님의 암시인걸까?


아니, 그럴 순 없지. 내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어. 물론 언니한테 주는 것 쯤은 일도 아니야.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서 언니의 품에 넣어줄 수도 있는 노릇,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다른게 아니라 사진의 출처 때문이지. 중학교 시절에 언니랑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언니랑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을 어디서 났냐고 언니가 추궁하기라도 한다면...어휴, 끔찍하기도 하지!


다시 언니랑 사이가 멀어지는건 이제 사양할래!


그걸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우연히, 정말 우연히 찍었던 사진을 언니한테 준다는 행동으로 갈 수 밖에 없어. 그래야 하것만, 처음부터 이렇게 실패로 돌아가다니! 이럴 순 없는 노릇이지. 암, 없는 노릇이고 말고!


어제 실패한 이유가 뭘까, 명석한 내 두뇌는 필사적으로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어. 실패한 이유라고 한다면 역시 응, 밤중에 해서 햇갈린 것이겠지., 그렇다면 이번에는 아예 저녁먹고 정신이 또렷할 때 몰래 건내주는건 어떨까? 이러면 실패할 이유도, 햇갈릴만한 이유도 전혀 없잖아! 


엄청 룽한 생각이야! 몸을 부르르 떤 내가 일단 다시 돌고 돌아서 내 손에 돌아온 앨범을 꼬옥 껴안은 다음 컬렉션 룸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다시금 언니한테 줄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어. 다행히도 언니의 사진을 도촬...아니, 사랑하는 언니랑 단 둘이 찍은 사진은 수 천장이 넘었거든. 열 번 정도는 실패해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해!


사진을 전부 고른 다음 품에서 자그만한 앨범을 꺼내들었어. 어제처럼 큰 앨범도 물론 상관은 없었지만 저녁먹고나서 몰래 언니 방에 들어가서 슬쩍 올려놓고 오는거니까, 일부러 숨길 수 있을만한 크기로 골랐거든. 그 다음 앨범을 자연스럽게 들고가기 위해서 옷장에서 윗옷을 꺼내서 하나 걸친 다음 앨범을 주머니에 넣고 거울을 보니까 세상에, 이렇게나 자연스러울 수가!


이거라면 분명 먹힐꺼야, 헤헤 웃으면서 저녁먹으러 내려오라는 언니의 말에 곧장 총총걸음으로 거실로 향했어. 이 작전을 위해서는 언니가 잠시 방을 나가줘야 하는데 무슨 말로 언니를 꾀어낼 지는 이미 생각했거든! 


저녁을 먹는 동안은 조금 미묘하게 신경전...아니, 정확히는 내가 눈치를 보는 행위가 계속 되었어. 그리고 마침내 저녁을 다 먹자마자 식기를 개수대에 담근 내가 언니야의 옷 소매를 꼬옥 붙잡앗지.


"저기, 언니야...아이스크림 사러 안갈래?"


내가 생각한 계획은 이래! 언니랑 단 둘이 오봇하게 데이트도 즐길겸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는 제안을 꺼내고, 언니가 수락하면 지갑을 꺼내오겠다는 핑계로 잠깐 방에 올라가서 슬쩍, 어때? 쉽지? 이거라면 충분히 먹힐법하잖아!


내가 헤헤 웃으면서 언니의 다음 반응을 기다리니까 언니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턱에 손을 올린 채 천천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어.


"히나, 방에서 지갑 가져올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렴."


"언니?"


잠깐만, 큰일났다. 언니가 먼저 올라가버리면 내 계획이 틀어지는데...생각하다가 그냥 언니가 내려온 다음에 핑계를 대고 올라가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어. 그 사이에 잠시 오른손으로 주머니에 챙겨놓은 일기장을 매만졌지.


응!


언니야,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


[DAY 4]


자정을 넘기자 공부를 하던 손을 멈추고 기지개를 쭈욱 폈습니다.


그러고서는 옆에 놓아놓은 자그만한 앨범에 손을 뻗었습니다. 겉의 생김새나 크기 하며 아까 제가 히나의 방에 몰래 올려놓은 앨범이랑 똑같이 생겼지만 언니인 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분명 히나가 올려놓은 앨범일 것입니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 이번만큼은 분명히 히나의 방에 일기장을 올려놓았을 뿐 더러, 아이스크림을 사고 집에 돌아와서는 한 시도 빠지지 않고 자신의 방에 있었습니다. 그것은 히나도 마찬가지여서, 방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논리적으로 추론한다면 이 앨범은 히나가 몰래 올려놓은 앨범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히나도 참, 어떤 자그만한 선물일까...후후 웃은 제가 천천히 손을 뻗어서 앨범을 손으로 넘기자마자 표정을 팍 구겼습니다.


앨범의 안쪽에 보이는 것은 틀림없이 제가 아까 손수 챙겨넣은 사진들 뿐.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의미하는 바는...


그것을 본 제가 앨범을 천천히 덮고, 양 손가락으로 미간을 살며시 누른 다음 울먹이듯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또 잘못줬잖니!"


물론, 옆 방에 있는 히나한테는 들리지 않을만한 목소리였습니다.


*


자정이 넘은 시간, 내가 기지개를 펴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어!


그러고서는 곧장 옆에 있는 앨범을 향해서 손을 뻗었지. 크기나 외형하며 분명 내가 아까 준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이건 내가 준 앨범이 아니라는걸 한 눈에 알 수 있었어! 그야 당연하지, 이번에는 직접 건내줘서 햇갈리지도 않은데다가, 아이스크림을 사고 방으로 돌아온 다음 언니랑 나랑 자기 방으로 가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거든! 


즉, 내 명석한 두뇌에 따르면 이 앨범은 언니가 나한테 몰래 준 앨범이라는 소리야!


에헤헤, 언니도 참. 어떤 선물일까? 쿡쿡 웃으면서 손을 뻗어서 앨범을 그대로 손으로 넘긴 내가 곧장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어.


앨범의 첫 페이지에 보이는것은 틀림없이 내가 아까 손수 챙겨넣은 사진들 뿐- 그 말인 즉슨....


앨범을 천천히 덮고,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싼 다음 울먹이듯이 큰 소리로 외쳤어!


"또 잘못줬잖아!!!"


물론, 옆 방에 있는 언니한테는 들리지 않을만한 목소리였지만.


*


쓰면서 느낀건데 어째 똑같은 내용을 자매의 시점에서 서술하니까 분량이 강제로 뻥튀기되는 느낌임


모르겠다 그냥 둘이 빨리 결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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