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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당신의 몸을 원했다. - 1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0.80) 2020.06.06 21:35:41
조회 814 추천 26 댓글 5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낯선 천장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천장, 그리고 방이다. 자신은 어째서 아무런 기억도 없는 걸까, 하고 엉망으로 엉켜버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여자는 생각했다. 자신의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여전히 잠을 자고 일어날 때마다 큰 골칫거리였다. 특히나 지금처럼 술에 취해 아무런 기억이 없을 때까지 마신 뒤라면 더더욱.

"미야~ 코."

여자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내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는 이러한 상황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양 잠든 사이 뭉쳐버린 목 근육을 풀어주며 길게 하품을 내뱉었다.

누구의 집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집주인과 자신이 아무런 연관도 없을리가 만무하다. 분명 단골 손님들 중 한 명이겠지, 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건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주변을 둘러보지만 방 안에서 알 수 있는 건 딱히 없었다. 수수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로 이루어진 방. 자신이 일어난 방을 표현하기에는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없을 듯 했다.

왼쪽 구석에 자리 잡은 문 밖으로 나가면 뭔가 더 알 수 있을까 했지만 쉽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게, 어젯밤에는 평상시보다 분위기에 취해 주량보다 더 마셔버렸으니 무리도 아니다. 어차피 알고 지내는 사람의 집이라면 수고를 들이면서까지 침대를 벗어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고, 이에 여자는 다시 쓰러지듯 침대 몸을 맡기고 눈을 감는다. 몽롱한 정신이 어두운 심연 속에 빨려들어가듯 서서히 정신을 잃어가던 와중에 여자는 생각했다.

'이불 냄새 좋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낯익은 천장이었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천장, 그리고 방이다. 자신이 어째서 이런 곳에서 자고 있는 걸까, 하고 엉망으로 엉켜버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여자는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아침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랐다.

"뭐야, 몇 시지... 지금까지 계속 자버린 건가..."

그말대로 커튼 사이로 환한 빛이 들어왔던 아침과는 다르게 어째서인지 젖혀져 있는 커튼 너머로는 어두운 밤하늘이 눈에 띄었다. 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대로 뻗어있었다는 소리였고, 잠을 잤던 긴 시간동안 화장실에 가지 못 했다는 뜻이었다.  여자는 의식하자마자 화장실에 가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으로 향했다. 그렇게 길게 잤음에도 아직까지 숙취로 인한 두통이 남아있는 듯 했다. 아니면 너무 오래 자서 느끼는 두통이거나.

어쩃든, 당장은 급한 볼일이 우선이었기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짓누르며 서둘러 방문을 열었다. 예상했던 것처럼 눈 앞에 보이는 거실과 주방, 그리고 현관으로 통하는 복도까지. 한 번도 이곳에 오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듯 낯선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나츠미 양~"

화장실을 찾는 동시에 이번에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떠올린 인물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침과 마찬가지로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화장실로 보이는 문을 발견했으니 상관없다는 듯이 여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빠른 보폭으로 걸어나간다.

그러는 와중에 시선을 돌려 주위를 살펴보니 잠을 잤던 방과 마찬가지로 정말이지 수수하고 심플한 거실과 주방, 그리고 장식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 주인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조차 확실하게 알 수 없을 정도로 특징이 없다. 뭐, 어차피 자신이 신세지고 있는 상대가 남자일리는 없지만 말이다. 자신이 일하는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은 모두 여성이었다.

집안을 세트로 맞춘듯한 심플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난 후, 여자는 내친김에 샤워라도 할 생각이었다. 하루종일 술에 취해 잠을 자고서 몰골이 말이 아니다. 거슬리는 머리카락들은 서로 엉키고 엉켜 땋은 머리마냥 난잡했고  어째서인지 온 몸은 끈적거린다. 술냄새와 몽롱한 정신도 확 깨고 싶었기에 망설임은 일단 뒤로 제쳐두고 화장실과 같은 공간에 자리잡은 샤워부스로 직행했다. 입고 있던 옷들은 그 자리에서 벗고는 빨래 바구니로 추정되는 노란색 통에 휙 던져버린다. 그리고, 여자는 그제서야 자신이 브래지어도 없이 하얀 셔츠만 입고 있었다는 깨달았다.

샤워를 마친 여자는 자신에게 큰 문제가 하나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문제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샴푸와 린스를 멋대로 사용했다는 것과 멋대로 비싸보이는 입욕제를 써버렸다는, 그런 사소한(최소한 여자에겐 그건 사소한 문제였다.) 문제는 아니었다. 지금 여자에겐 자신의 젖은 몸을 닦을 수건을 깜빡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아아, 큰일인데. 저기요~ 누구 없어요~!"

있을리가 없는 상대에게 대답을 기대하며 화장실 문을 열고는 소리쳤다. 아무리 뻔뻔하게 샴푸나 입욕제 등을 멋대로 써버렸다지만 젖은 상태로 물기를 뚝뚝뚝 떨어트리며 밖을 돌아다닐 생각은 없었다. 물론, 어림잡아 오 분이 지난다면 또 모르지만 말이다.

"입고 있던 옷으로 닦아버릴까."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여자는 곧바로 "역시 그건 좀 아니지." 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여전히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여자는 나중에 집주인에게 사과할 요량으로 문 밖으로 한 쪽 발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화장실 문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현관문에서 기계음이 들려왔다.

도어락은 거슬리는 목소리로 '문이 열렸습니다.' 라는 소리를 내었고, 그와 동시에 현관문은 찬바람을 들여보내며 활짝 열리고 말았다.

"어라."

당연한 말이지만 여자는 지금 알몸인 상태였다. 물기를 닦거나 자신의 중요한 부위를 가릴 수건 조차 없는 상태 말이다. 그러한 상태로 한 쪽 발을 내빼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다 만 상대방의 경악스러운 얼굴과 마주하는 건 꽤나 고역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 상대방이 자신이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상대방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넋을 잃었는지 섣불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마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여자는 생각했다. 어째서 그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지에, 그리고 이곳이 그녀의 집이라면 자신은 어째서 이곳에서 잠을 자고 있던 건지. 또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무어라 말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색한 정적 속에서 이윽고 어렵게 입을 연 여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어, 치, 치사토. 오랜만이구나."







* 늘 단편으로 만 쓰다가 이번 처음으로 연재식으로 장편 쓸 요량으로 써봐았음
원래는 연습삼아 쓰는지라 올릴 생각은 없었는데 간간히 조언 들을 생각으로 올려본다
백수마냥 시간이 여유로운 백붕이들은 대충 읽어보고 조언해줄 거 있으면 댓글로 부탁함

대충 졸업 후 시간이 지나고 아이돌로 성공한 치사토와 창녀마냥 같은 여자들에게 몸을 파는 카오루의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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