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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야치사]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분위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07 00:07:57
조회 781 추천 23 댓글 4
														

[아야치사] 선물을 보내온 팬클럽 회장이 어째서인지 마음에 걸린다


[아야치사] 신경쓰이던 당사자한테서 쪽지가 도착했다


[아야치사] 피할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


점심시간이라 그런걸까요, 역 근처의 카페는 놀랄만큼 한산했습니다. 그나마 보이는 손님들도 마실나오신 어르신들이나 어린 학생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전부, 이거라면 저희 두 사람의 대화를 누군가가 엿들을 일은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그래도 만일의 경우라는것이 있었기에 나이 지긋해보이시는 사장님께 부탁해서 누군가 섣불리 올 일도 없고, 엿듣기도 힘든 창가쪽 자리를 부탁했습니다. 테레비에 큰 관심이 없으신걸까요, 저희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사장님은 테이블 안쪽으로 저희를 안내해주셨습니다. 주문을 받은 다음 슥 물러가시는 그 뒷모습을 눈으로 쫓다가 고개를 돌려서 다시 정면을 쳐다보았습니다.


테이블 너머, 바로 앞에 앉은 아야 짱의 얼굴은 붉다못해 폭발할 것 같이 새빨게져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반대편에 앉은 저 역시 터지기 직전의 얼굴을 한 채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그대로였습니다.


카페 구석진 자리, 햇빛만이 서로의 사이를 비추는 그 조용한 장소에서 서로 잠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푹 숙인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서로 초조한 마음을 전혀 감추지 못한 채 앞에 놓인 물잔만 톡톡 건드리는것이, 누가 옆에서 보면 정말 웃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할만큼 저희한테는 지금 여유가 전혀 없어서...


"치사토 짱..."


"아야 짱..."


이대로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뭐라도 이야기를 꺼내려는 순간 아야 짱의 목소리가 동시에 겹쳤습니다. 고개를 든 순간 서로의 시선이 동시에 얽혀서, 그 모습을 본 순간 또다시 할 말을 잃고 저희 두 사람이 고개를 푹 숙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서로 또다시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기를 한참, 주문받은 음료는 나온지 오래였고 물컵 안에 처음부터 들어있던 얼음은 다 녹아버린 채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어색한 사이가 있다면 그건 바로 저와 아야 짱이 아닐까요?


원인은 물론 알고있었습니다. 예의 그 팬미팅 건이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 결국 반쯤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그랬기에 아야 짱을 만나서 깔끔하게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고백한 다음, 아이돌이 아닌 한 팬으로써의 시라사기 치사토로써 그녀와의 팬미팅을 즐길 생각이였지요. 그 다음에는 제가 쪽지를 보낸 제 팬클럽 회원과도 팬미팅을 즐긴 다음, 집으로 돌아가서 오늘 아야 짱과의 데이트를 곱씹으면서 편안하게 잠이 들 예정이였습니다.


생각대로라면 행복한 하루가 되었어야 했습니다.


이런 흔해빠진 이야기에 반전이 있을거라고는 누가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인 아야 짱은 물론이고 저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였으니까요.


제 팬클럽 카페의 회장은 아야 짱이였습니다.


제가 아야 짱의 팬클럽 카페 회장이였던 만큼, 아야 짱 역시 제 팬클럽 카페의 회장이였던거지요, 역 앞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까지만 해도 서로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건만,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장소로 가보니까 또다시 아야 짱이 보였을때는 어찌나 놀랐던지요!


이쯤에서 전 슬슬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것을 눈치채버렸습니다만 아야 짱은 아직 눈치채지 못한듯 했습니다.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여기서 또 보네! 운명인가? 하고 장난스럽게 웃는 아야 짱의 모습은 정말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웠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게 있었기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니겠지, 지금 하는 상상은 아니겟지 하고요.


[아야 짱...혹시 여기서 누구 기다려?]


[응! 누구랑 좀 만나기로 했어! 에헤헤, 그리고 나 이따가 팬도 만나기로 했다? 늘 소포를 보내주던 그 열렬한 팬 있잖아!]


하지만 대답은 제 예상과는 정 반대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상상하던 최악의 상황이 맞아떨어졌다는것을 직감하면서 제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팬으로써 만나기로 한 시간, 아이돌로써 팬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두가지가 동시에 겹친다는 지독한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요?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 하나뿐이라서...


[...나야 아야 짱]


결국 한발 앞서서 상황을 이해한 제가 먼저 나서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열렬한 팬 = 시라사기 치사토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아야 짱이 평소보다도 더 귀엽게 당황하는게 시야에 들어와서-


*


그렇게해서 서로 비밀을 털어놓고 현재, 일단 이야기를 정리하자면서 카페에 들어왔지만 부끄러워서 단 한마디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색한 침묵이 너무나도 불편해서 몇 번인가 이야기를 꺼내려고도 했지만, 그 때 마다 번번히 아야 짱의 예쁜 눈동자에 제 시선이 얽혀서 포기하고 고개를 푸욱 숙이고는 했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없는 법, 얼음물은 다 녹아서 넘쳐흐르고, 주문한 음료에 들어있던 얼음은 진작에 녹아서 음료인지 얼음 녹은 설탕물인지 구분이 안될때 쯤 마음을 굳힌 제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아야 짱, 저기..."


"으, 응! 치사토 짱! 왜예?!"


긴장해서 혓바닥까지 씹어버린 아야 짱의 모습을 보자니 동요는 하고 있지만, 평소 그대로 아야 짱이였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마음이 어느정도 풀린 제가 아까보다는 조금 더 원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야 짱, 아야 짱도 눈치챘다시피 난 아야 짱을 좋아해."


"나도, 나도! 응! 나도 치사토 짱을 좋아해! 에헤헤..."


평소라면 이런 이야기는 부끄러워서라도 잘 안하는 아야 짱이지만 기왕 들킨거 조금 강하게 나가기로 한듯 가감없이 곧장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첫 만남때 절 보고 어떻게 첫눈에 반했는지,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난 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었다는 것, 그렇지만 내 미래와 커리어를 생각해서 고백하기 보다는 음지에서 응원해주자고 생각하고 열심히 응원해주기로 했다는 것-


하나하나가 저와 똑같은 사유여서 남일같지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아야 짱의 손을 꼬옥 붙잡고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제가 있었지요, 그런 아야 짱을, 그리고 제 모습을 보니 어딘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서로를 이렇게나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같은 이유로 고백을 제대로 못하고 맴돌다니! 이 어찌나 우스운 이야기일까요!


하지만 이제는 아니였습니다. 서로의 마음은 확인했고, 오늘 있었던 일로 본심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는 제대로 아야 짱의 마음에 응답해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을 다잡은 제가 먼저 고백할 작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아야 짱, 저기-"


서투르지만 진솔한 말로 있는 그대로의 제 마음을 담아서 고백을 들었을 때 아야 짱의 표정이란! 그때 그 아야 짱의 표정은 정말로, 정말로 귀여워서...


어땠냐고요?


우후후, 이것만큼은 저만의 비밀이랍니다!


*


이걸로 끝!


야호!


참고로 원래 뒷부분으로 이브 팬클럽 회장 마야랑 마야 팬클럽 회장 이브랑 서로 만나서 이브가 운명이라면서 결혼하자고 날뛰는 부분이 있었는데 뇌절이라서 잘라버림


좀 길게쓰면 꼭 마지막 부분을 망치는거같아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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