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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승지영원 - 해리포터 (2 / 4)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07 14:19:50
조회 336 추천 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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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위한 설정붕괴있음
*해리포터없는 해리포터 세계관(해리포터, 볼드모트등x)
*시간 흐름 적당히(9월부터 학기시작이라지만 적당히)
*영국(호그와트)은 11살부터 1학년이며, 최고 학년 7학년이라함 (현 시점의 학년: 승지 6, 영원 2, 채휘 5)

***

호그와트의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학교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아이들의 반응은 크게 반으로 나뉘었다. 그것은 공부를 또 시작해야한다는 것에 괴로움이거나, 놀라움과 설렘이 가득찬 호그와트에 다닌다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승지와 영원, 이 둘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며 기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만날 수 있어.' 이 사실만이 둘을 호그와트에 다시 부를 수 있었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승지는 영원을 찾기위해 돌아다녔으나, 어째선지 찾을 수 없었고, 오히려 기차를 내리고서야 영원이 승지를 찾아내었다. 승지는 방학동안 키가 더 훌쩍 자란 덕에, 멀리서도 영원이 승지를 한눈에 알아보고 그녀를 향해 달려갔었다. 영원도 방학동안 키가 제법 자랐으나, 영원이 자란것보다 더 승지가 자랐기에 둘의 신장차이는 오히려 벌어졌다.

자신을 찾아 나타난 영원을 보자 승지는 기쁜 마음에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지금에서야 겨우 어렵게 만난것이 더 극적인 탓에 해버린 행동이였다. 영원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승지가 벌인 행동에 깜짝 놀라며 어서 내려달라며 발버둥 친 덕에 겨우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승지를 보자, 그녀의 시원한 이목구비가 저를 보고 미소짓고 있는 것에 영원도 따라 미소가 그려졌다. 둘은 다시 만난 것이 너무나 기뻤다.

"지영원, 너 이거 두고 갔어."

그때 영원의 뒤에서 채휘가 나타나며, 그녀는 영원의 것으로 보이는 노란색 후플푸프의 목도리를 손에 쥐고 있었다. 영원에게 그녀의 목도리를 챙겨주는 채휘가 승지는 거슬렸고, 영원과 함께 있는 승지가 채휘는 거슬렸다. 서로의 존재가 마음에 들지 않은 둘은 말없이 째려보기만 했다. 그것은 영원이 채휘의 손에서 목도리를 받은 후, 채휘가 사라지며 끝이 났다.

"뭐야, 쟤가 왜 너 목도리를 갖고있어?" 
"아, 아까 기차를 같이 타서.. 그때 하고있던걸 내가 떨어트렸나봐.."

영원은 곤란한 눈치를 비쳤다. 승지는 영원에게 더 캐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눈이 묻지말아 달라는 거 같아 더이상 묻지 않았다. 그날은 날이 따뜻한 편이였고, 특히 영원은 체온이 높은 편이였다. 승지는 영원이 거짓말을 썩 잘하진 않는구나 생각했다. 한편으로 지금 드는 이 답답하고 짜증스러움과 영원에게 솟아나는 집착같은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의문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

호그와트의 시험 기간이 찾아왔다. 영원은 도서관에서 시험범위 관련 책을 찾아 공부를 하고 있고, 승지는 그런 영원의 곁에 앉아 읽지도 않는 책을 펴두고만 있었다. 승지는 대부분의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한 편이지만 문자관련이나 마법이나 비행의 성적이 좋아 그것들로 평균점수를 높여왔다. 이번에도 이런 전략으로 시험에 응할 생각이기에 승지는 공부할 생각이 요만큼도 들지 않았다. (한편 영원은 개인적으로 역사관련을 좋아하여 마법의 역사부분은 빠삭하게 외우고 있으며, 그외의 과목들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영원아, 이런 재미없는 곳 말고, 다른데 가면 안돼?"
"쉿, 떠들면 핀스부인이 우릴 쫓아낼거야."

도톰한 입술에 제 검지를 두어 쉿 말하는 영원의 얼굴이 귀여웠다. 그러면서 저 멀리 떨어진 핀스부인의 눈치를 살피는 그녀가 작은 소동물같았다.

"곧 시험이잖아. 그때까지만 힘내자."
"공부는 질색인데.."

승지가 입술을 비죽내밀어 툴툴거리자 이번엔 영원이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공부하기 싫은 애를 억지로 도서관에 데리고 온게 조금 미안한 눈치였다. 하지만 시험공부를 포기할수도, 승지와 헤어지기도 싫은 영원은 어떻게 하면 승지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잠시 고민하더니 묘안이 떠오른 듯 승지에게 말을 했다.

"있잖아. 만약 승지, 너가 이번 성적이 오르면.. 내가 소원하나 들어줄게. 어때?"
"소원..? 뭐든지?"
"응, 뭐든지!"

승지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영원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래'라고 대답하며 입꼬리를 크게 늘려 웃었다. 도서관에 오고서 처음 승지가 웃는 것을 본 영원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

승지의 성적은 지난 해보다 월등하게 올랐다. 영원에게 성적표를 보여주는 승지의 얼굴이 무척 해맑았다. 승지가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으니 이번엔 영원의 차례였다. 영원은 승지에게 소원을 물었다.

"소원이 뭐야? 말만해 뭐든지 들어줄게!"
"애칭으로 부르고 싶어. 애기나 자기같은.. 뭐 그런거!"

영원은 눈을 휘둥그레뜨며 귀를 붉혔다. 영원이 안된다고 고개를 저어가며 거절했지만 승지는 분명 뭐든지 들어주겠다며 약속하지 않았냐고 어린아이처럼 툴툴거렸다.

"그렇긴하지만, 그건 내가 해주는게 아닌걸."
"음.. 좋아, 그럼 영원이 너가 나를 자기라고 불러줘!"

영원은 더욱 난감해졌다. 결국 제 무덤을 판 꼴이 된 영원은 결국 눈을 꼭 감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둘이 있을때만.. 그때만 애칭으로 부르는거야.."
"응, 애기야."

애칭은 원래 연인사이나 부르는거 아닌가 그렇담 이거는 별칭이라고 해야하는게 아닌가 영원은 생각했지만, 이는 차마 낯부끄러워 묻지 못했다.

***

오늘도 승지는 어김없이 수업을 째고 안뜰에서 영원이 걸어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2학년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간 잠잠했던 슬리데린 아이들이 영원을 밀치며 누가봐도 확연하게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승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영원에게 달려갔다. 영원을 부르며 달려가는 승지의 모습에 슬리데린은 금새 사라졌으나, 영원의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승지는 영원의 손를 잡아 혹시라도 그녀가 어디 다치지 않았는지 몸을 구석구석 챙겨보려하였으나, 영원이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이거놔요.."
"영원아..?"
"더이상 제게 신경쓰지말아주세요."

영원은 고개를 숙이며 달려갔다. 곧바로 승지가 영원을 쫓아가려하자 마침 찬희가 지나갔기에, 승지는 찬희를 붙잡아 지금 사태의 원인을 먼저 알아내기 위해 그녀를 캐물었다.

"영원이, 무슨일 있었어?"
"아.. 그게.."

승지의 목소린 격앙되었다. 그녀의 좁아진 미간에 찬희는 제 뒷통수를 긁더니 주변을 살피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아까 수업에서 보가트를 이용한 마법을 했는데.."

보가트는 마주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형상으로 변하는 생물로, 승지는 자신이 3학년때 배운걸 이들은 2학년때 했구나라고 잠시 생각하고는 다시 찬희의 말을 보챘다.

"거기서 영원의 보가트가 지회숙이였어요...아즈카반의 죄수요.."

지회숙은 몇년전 이름을 널리 알린 유명한 살인범이다. 그녀는 마법사는 물론이고 머글들까지 많은 이들을 해친 자이며, 아직까진 그녀가 왜, 그리고 무슨 마법으로 해친지는 밝혀진 바는 없었다. 승지는 영원의 보가트가 아즈카반의 죄수가 나온것이 의아하긴했지만, 살인범이라면 무서워 할 수도 있지 않나 하며 한쪽 눈썹을 들며 물었다.

"그게 무슨 상관인데?"
"아, 이거 진짜 아는 사람 별로 없는건데.."

찬희네 집안은 부모 모두가 기자였으며, 그 덕인지 그녀 또한 소문에 민감하고, 소식이 빨랐다. 찬희는 아까 전 영원을 괴롭힌 슬리데린만 아는 사실이라며, 더욱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을 강조하며, 승지에게 귓속말을 하기위해 손짓을 했고 승지는 그대로 몸을 낮춰 찬희에게 귀를 가져다 대었다.

"지회숙이 영원의 고모거든요."

***

승지는 허덕거리는 숨에도 달리고 있는 발을 쉬지 못했다. 빈 연회장도 들어가보고, 운동장도 가보고, (승지가 시끄러워서 싫어하는) 모우닝 머틀이 있는 화장실에도 가봤다. 물론 후플푸프의 기숙사에도 가보았으나, 그곳은 타기숙사들이 단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던만큼 승지도 칩임에 실패하여, 결국 다른 후플푸프를 잡아와 영원이 있는지 없는지 보고 오라 시키고서야 그곳에 영원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영원의 마지막 얼굴이 승지의 뇌리 깊숙히 박혀있었다. 자신의 손을 뿌리치며 제게서 도망간 영원을 곧바로 쫓지 않은 자신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승지는 작년의 외로웠던 영원을 떠올렸다. 그녀가 머글태생이라는 이유로 고통받는다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뿐만이 아니였던 것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쩌면 그 사실이 채휘와 관련이 있을까라는 가정은 승지의 머리를 더욱 뒤죽박죽 만들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큰 의문은 자신이 이렇게 뛰어다니며 영원이, 그녀를 찾아다니는 일이였다.

자신이 왜 영원의 책을 줍는 것을 도와주었는지, 또 그녀를 보러 왜 안뜰에 갔었는지 생각해보면 처음부터가 이상했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보다도 지금 어디선가 영원이 혼자 울먹이고 있을거라는 사실이 승지를 참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영원이 스스로가 승지에게 멀어진 것은 마치 승지를 바다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어 숨을 못쉬게 하는 것과도 같았다. 타오르는 숨결보다도 그녀에 대한 갈망이 더 뜨거웠다. 

"영원아, 어디있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이름을 승지는 나지막히 입밖으로 불러보았다. 자신의 입에 담긴 그녀의 이름 한글자 한글자가 소중하게 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승지는 불현듯 영원이 어디에 있을지 알 것 같으며 몹시 흥분했던 머리가 갑자기 냉정하게 식기 시작했다. 동시에 답을 알 수 없어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해졌다.

"..이젠 알겠어."

승지는 답을 찾아냈다. 그러자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차분하게 가라 앉으며 빛을 내었다.

이름없던 감정에게 이름이 생겨난 순간이였다.

***

"어쩌지.. 이제 모두 알게될거야.. 그러면 승지도.. 분명 승지도 날 싫어할거야.."

영원은 제 손바닥 위에 작은 보우트러클을 향해 말했다. 이전에 승지와 보우트러클을 놓아주었던 언덕위의 나무앞에 영원은 종종 그가 잘 지내는지 보러왔고, 그때마다 먹이를 챙겨주자 뜻하지않게 길을 들이게 되었다. 영원의 흐르는 눈물을 보우트러클이 닦아주려는 듯 나뭇잎같은 팔을 저었지만 완전 닦아주기에는 그의 작은 몸으론 무리가 있었다. 저를 위로해주는 보우트러클의 행동을 영원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승지가 보고싶어.."
"보고싶으면 언제든 말해. 내가 너를 찾아갈테니."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지는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체력이 좋은 승지가 고작 이 언덕에 숨을 헐떡이는 걸로 보아, 그녀가 자신을 찾기위해 온갖 장소를 뒤졌음을 알 수 있었다.

"승지야.."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기 있을걸 알았을텐데.. 내가 너무 성급한 바람에."

승지는 영원을 늦게 찾은데에 변명을 하듯이 그녀의 곁으로 점점 다가왔다. 영원이 다가오는 승지에게 멀어지려는 듯 발을 뒤로 빼자 승지가 말했다.

"가지마, 영원아."
"사실 난 머글태생이야."
"알고있어. 지회숙이 영원이 너의 고모라는 것도 들었어. 하지만 그게 뭐? 영원아 너는 너야. 남들이 하는 말따윈 신경쓰지마."

남들에게 쉬이 말하지 못하는 영원의 가정사를 담담하게 알고 있다고 대답하는 승지에게 영원은 얼굴이 붉어지며 수치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자 영원은 이상한 반박심이 일어났는지 승지는 모를 저의 이야기를 더 꺼내었다.

"부모는.. 내가 아주 어릴 때, 나를 버렸어.."

이는 확실히 승지도 처음 듣는 사실이였다. 작년 크리스마스때 영원이 자신은 갈 곳이 없다고 말했던 것이 괜히 떠올랐다.

"한번도 사랑받아 본 적 없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도 없데.. 나는 너가 나랑있으면서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건 싫어."
"사랑해."
"뭐..?"
"내가 널 사랑해 영원아, 그러니까 넌 더이상 사랑받아 본 적 없는 사람이 아니야,"
"..나 때문에 거짓말 하지마. 거짓말, 나는 싫어."
"거짓말이 아니야, 사실 나도.. 나도 머글태생이야. 엄마는 나를 낳자마자 버렸고 아빠는 내겐 관심도 없었어. 근데.. 너도 머글태생이라 하니까, 그래서 네게 한번 더 눈이 갔었고, 너를 신경쓰게 되었어. 나는 너를 동정했었어."

영원은 머리를 크게 얻어맞는 기분이였다. 언제나 당당하고 그를 괴롭히는 자가 없는 권승지가 머글태생이라는 사실도 놀랍긴 했으나, 자신을 동정했다는 그녀의 말이 자신은 끝없는 바닥으로 내리 누르는 기분 같아서였다. 영원은 매우 비참했다.
승지의 고백에 영원의 눈이 큰 지진을 일으키며 다리가 땅에 박힌 듯 떨어지지 않았다. 승지는 영원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며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어. 영원이, 너가 나에게서 멀어지려 하니까 가슴이 메어질 듯 너무 아파. 이제 알겠어. 너를 처음봤을때, 난 네게서 동정따윌 한게 아니야. 네게 첫눈에 반했던거야."

작년 안뜰에서 영원을 처음 보았던 때를 승지는 떠올렸다. 햇살아래 반짝이는 갈색 머리가 쓰다듬고 싶었고, 책을 줍는 손이 잡고 싶었고, 아무말 못하는 얼굴이 승지의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영원의 앞에 다다른 승지가 영원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녀가 또 어디론가 사라질까 두려운 승지는 그녀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영원은 숨을 쉬기 벅찼지만, 승지의 행동을 저지하진 않았다. 그녀의 솔직한 고백이 영원을 그렇게 만들었다.

영원을 안으며 승지가 그녀의 귓가에 자그마하게 말을 속삭였다.

"사랑해 영원아, 내게서 멀어지지말아줘,"
"..흐윽...응... 미안해.. 승지야... 네게.. 심한 말해서...흑.... 나도... 승지가.. 좋아... 언니가 좋아..."

영원은 숨이 넘어갈 만큼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승지가 주는 사랑은 영원이 난생 처음 받아본 사랑이였고, 어린 영원이 받아들이기엔 벅찰 만큼 커다랬다. 영원의 작은 손이 승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

그 날 이후 승지와 영원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다. 이를 전해들은 희신은 원래 사귀던 사이가 아니였냐며 묻기까지 했다. 머글들 사이에서 동성의 연애는 비평범으로 분류되지만, 마법사들의 사이에서 동성의 연애는 평범한 분류에 속한다. 그렇기에 승지와 영원의 연애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큼 전교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는 아무래도 승지가 유명했기에 더욱 그랬던 것이 큰듯하다.

"영원아, 이젠 그 슬리데린 꼬맹이들이 안괴롭혀?"
"응, 안괴롭혀. 언니가 걔네들 혼내준게 정말 아니야?"
"응, 난 아닌데.."

영원의 보가트 사건 이후로 다시 괴롭힘이 시작된 슬리데린을 승지가 혼내주러 간 일이였다. 승지는 자신이 또 집요정들과 식사준비를 하는 벌을 받는 한이 있어도, 그들의 얼굴을 돼지로 바꾸거나, 끝없이 민달팽이를 토해내는 마법을 걸 기세로 그들을 찾아갔지만, 어째선지 그들은 승지가 화를 내기도 전에 다시는 영원을 괴롭히지 않을거라며 못마땅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을 했다. 그덕에 그들은 승지의 마법대신 주먹만으로 끝났고, 승지도 마법은 쓰지않은 덕에 아무에게도 걸리지 않고 벌도 받지 않은 채 끝이 날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그들의 괴롭힘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역시 안되겠어 그녀석들 손이라도 발로 바꿔서 사족보행이라도 시켜야 성이 풀릴거같아."
"그러지마, 승지야.. 그러다가 괜히 걸리면 어떻게. 난 언니 무슨 일 생기는 거 싫어.."

영원은 희신에게 승지가 저학년일때 슬리데린 아이들과 다투다가 마법을 쓴게 걸려 된통 혼이 났었단 이야기를 들은 후, 이처럼 승지가 마법을 쓰려하는 일이 생길 때면 그녀를 진정시키기 바빴다. 이 사건이 바로 승지를 퀴디치 팀에 넣게한 집요정들과의 호그와트 식사준비 라는 벌을 받은 그 일이다.

"언니가 또 그때 같은 벌을 받으면, 언니랑 밥 못 먹잖아, 응?"
"...알았어."

승지와 지낸 기간이 길수록 영원은 제법 그녀를 설득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럼 대신 뽀뽀 한 번만."

그리고 그것은 승지가 영원에게 스킨십을 받는 방법이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것과도 같다. 영원은 손을 저으며 거절하고 싶었으나 승지가 영원의 손을 잡고 그녀의 허리를 제 몸쪽으로 당기는 바람에, 영원은 거절도 도망도 치지 못하고 승지의 요구를 들어줄 때 까지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영원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음에도 혹여 누가 나타날까봐 불안감에 계속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눈치를 봤다.

"걱정할 시간에 열 번은 했겠다."

승지의 투정에 영원은 결국 더이상 눈치를 보지 못하며 승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승지의 볼에 아주 짧은 그녀의 입술감촉이 닿았다가 멀어졌다.

"이게 뭐야. 제대로 다시 해줘."

기껏 한것이 너무 찰나의 순간인게 귀여워서 승지는 괜히 어깃장을 놓았다. 영원은 제 아랫입술을 꾹 깨물더니, 울상인 얼굴 그대로 다시 머뭇대며 다가왔다. 아까보다 길게 이어진 영원의 따뜻한 입술감촉이 따뜻했고, 말캉거렸다. 승지의 가슴이 간질간질 거리며 영원을 끌어안아버렸다. 영원의 귓가에 승지가 나지막히 '아 좋다.' 라며 속삭였다.

승지는 6학년이였다. 마지막 7학년을 앞두고 둘은 함께할 날이 얼마 안 남았음을 둘은 굳이 언급하지 않으며 지금을 만끽했다.

***

퀴디치의 시합날이 찾아왔다. 승지는 영원에게 저번처럼 넘어지며 골든스니치를 잡는 모습이 아닌 빗자루 위에서 당당하게 그것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종종 빼먹던 퀴디치 연습까지 해가며 그녀에게 멋진 승리를 보여주기위해 노력했다.

"영원아, 이번에도 언니 꼭 이기고 올게."
"응.."

승지는 머뭇거리는 영원에게 차마 응원해달라는 부탁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대답이 본인이 아닐까봐 무서웠던 탓이다. 영원이 승지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던 그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녀들 사이에 또 한번 채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는 마치 승지에게 보여주기 위한 듯 영원에게 물었다.

"지영원, 이번에도 날 응원할거지?"

채휘의 얼굴은 기세등등했다. 조소 짓는 얼굴은 승지를 향하고 있었다. 승지는 제 입맛에 쇠맛이 돌만큼 제 입안을 깨물었다. 그러나 영원은 둘의 예상을 벗어난 대답을 했다.

"저는.. 승지를 응원할거예요..!"

영원은 어깨를 떨며 승지의 옷깃을 강하게 쥐었다. 조소가 사라진 채휘의 얼굴은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채휘의 시선이 이젠 승지를 향하는지 영원을 향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채휘는 바닥을 발로 강하게 차며 승지에게 말했다.

"두고봐, 권승지. 이번에 이기는 건 나야."

이내 채휘는 두르던 퀴디치 망토를 펄럭이며 경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채휘가 사라졌음에도 영원의 어깨는 잘게 떨고 있었다. 영원이 왜 이토록 채휘를 신경쓰는지, 지금의 승지에겐 알 도리가 없었다. 다만 승지는 영원의 어깨를 감싸 안아 그녀를 진정시켜 줄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 영원아. 언니 응원해줘서 고마워, 언니 꼭 이길게."
"..승지야, 다치지마"
"응."

이는 승리보다도 더 영원이 바라는 소원이였다. 승지는 아직도 영원과 채휘의 관계가 신경쓰이지만, 그것을 물어보면 지금의 이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웠다. 결국 승지는 영원을 한번 꽉 안고는 경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

경기장은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경기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경기는 지체없이 시작되었다. 비가 너무 쏟아지는 바람에 승지는 관중석에서 영원을 찾아 볼 수가 없었으나, 제 곁으로 찾아온 채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고작 한 번 지영원한테 응원받았다고 기세등등하지마."
"너야말로, 우리 영원이 힘들게 하지마. 분한게 있으면 나한테 풀어. 엄한 애 괴롭히지 말고."
"뭐?!"
"너 영원이 좋아하잖아. 그런데 내가 영원이랑 사귀니까 괜히 더 우리 영원이 괴롭히는 거잖아, 안그래?"
"허, 그래. 나 지영원 좋아한다고 쳐. 그리고 지금 사귀고 있는게 너고. 그럼, 넌 지영원 행복하게 해줄수 있어?"

승지는 대답없이 채휘를 째려보았다.

"게다가 너도 머글태생이잖아. 머글태생끼리 얼마나 잘 살 수 있을까?"

승지가 머글태생인 것은 그녀의 친구 희신이나 겨우 아는 정도로 아는 사람이 몇 없는 편에 속한다. 그런데 그것을 채휘가 알고 있음에 승지는 내심 놀랬고, 그녀의 도발적인 말에 화가 났다. 이후 채휘는 한마디를 더 이었다.

"지영원 괴롭히던 슬리데린도 못 막는 주제에."
"그거 설마 너가..?!"
"나라면 지영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그러니 넌 그만 꺼져."
"입닥쳐, 송채휘!"

그때 둘의 사이를 골든스니치가 스쳐갔다. 이것을 놓치지 않은 둘은 곧바로 그것을 향해 잽싸게 쫓았다. 골든스니치는 경기장을 이리저리 배회했다. 빗물로 인해 빗자루가 미끄러웠고, 고글을 낀 시야가 흐렸다. 하지만 둘은 절대 질 수 없다는 듯 그것을 쫓았다. 골든스니치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하늘 위로 올라갔다. 당연 그것을 따라간 둘은 하늘 위로, 더욱 위로 날아올랐다. 쏟아지는 비를 정면으로 맞는 것도 못느끼며 하늘 위로 치솟는 둘의 빗자루가 성급했다. 조금이라도 속력을 떨어트리는 순간 패배는 확정이였다. 둘이 쫓은 것은 골든스니치고, 이기려고 하는 것은 퀴디치 경기가 분명 했지만, 그것뿐은 아니였다.

순간 승지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빗자루를 불끈 쥐고있던 손에 다시 힘을 주었을 때, 그녀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체온이 낮았던 승지는 저혈압이 있었다. 갑작스레 상공으로 날아오른 그녀는 가벼운 빈혈을 일으켜버렸고, 그 사이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그녀는 빗자루를 놓쳐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승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골든스니치를 잡은 채휘였다.

'아.. 오늘 영원이 응원해줬는데..'
'꼭 이기겠다고 했는데..'
'영원이가 다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강아지 보고 싶다.'

승지가 정신을 잃기 직전 그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로, 저 이름을 부르는, 아니 울부지며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승지야!!!!!"

***

승지가 눈을 떴을 땐, 병실이였다. 차가운 온몸 위로 누군가 잡아주는 제 손이 따뜻했다. 고개를 돌리자, 저를보며 울고 있는 영원이 보였다.

승지가 바닥에 떨어지기 전 덤블도어가 마법을 써 그녀를 구해주었다. 덕분에 승지는 어디 한 곳 부러지는 일 없이 구조되었다. 경기는 채휘가 골든스니치를 잡은 것으로 슬리데린의 승리로 끝이 났으며, 추락하는 과정에서 승지는 정신을 잃고 병실로 이동되었다. 폼프리부인은 그녀를 보고 그저 가벼운 기절이니, 잠깐 자고 일어나면 충분하다며 자리를 비웠다. 승지의 곁에는 많은 퀴디치 멤버들이 지키고 있었으나, 그녀가 오래 눈을 뜨지 않았기에 하나둘 자리를 비우고, 마지막 희신마저 자리를 비우자 이젠 영원이 그녀만이 남았다. 승지는 제 곁에 영원이 그녀만 있는걸로 충분했다.

"승지..흐윽.. 승지야.."
"영원아.. 미안해.. 응원해줬는데.."
"다치지 말랬잖아! 언니는 바보야, 왜.. 왜 무리를 해."
"미안해, 걱정끼쳐서."

승지의 손을 맞잡은 영원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영원이 너를 지키는 건 나이고 싶은데, 언니가 약해서 미안해."

승지는 흘러내린 영원의 앞머리를 손끝으로 정리해주며 말했다. 채휘의 말이 자꾸만 귀에 맴도는 기분이였다. 승지는 채휘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이 마음만큼은 진심이란 것을 영원이 알아주길 바라며 그녀는 말했다.

"그치만 이것만은 알아줘, 난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수도 있단걸."

그것은 승지가 영원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자, 유일한 것이였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난 언니와 함께 죽을거야."

그리고 이것은 영원의 진심이였다.

가진 것이 없는 둘은 유일하게 가진 것만이라도 주는게 겨우였다.

***

퀴디치에 승리한 슬리데린은 그리핀도르를 볼때면 그들은 저혈압으로 기절한 승지를 하늘 위를 무서워서 기절한 겁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지는 이것보다도 요 며칠 저와 만날때면 하품을 하는 영원을 신경썼다. 지금도 영원은 제 도톰한 입술을 작게 벌려 눈가에 물이 살짝 맺히는 하품을 뱉었다. 하품은 추운 계절탓에 짙은 입김을 만들어냈다.

"영원아, 요즘 잠 잘 못자?"
"아, 아니야. 언니가 걱정 할만한 일은 아니고, 그냥 공부 좀 하다보니 늦게자서 그래."
"그래? 그러면 다행이지만. 너무 피곤하면 언니 품에서 잠깐 잘래?"

평소의 영원이였으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도 남들이 보면 어쩔려고 라며 거절했을테지만, 오늘의 영원은 정말로 피곤한지 승지가 앉아있는 그녀를 안아주자마자 영원은 승지의 품에 제 이마를 기대며 꿈벅거리는 눈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승지의 손이 영원의 등을 토닥여주자, 영원은 곧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잠이 들었다. 요즘따라 영원을 보면 승지는 그녀에게서 작은 욕정을 느낀다. 얼른 영원이 좀 더 커서, 본인이 만져도 다치지 않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고 승지는 작게 바랬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추기를 하고 그녀는 모순되는 소원을 빌었다.

***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많은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집으로 떠났고 호그와트를 남은건 승지와 영원 둘 뿐.. 이여야 했으나 이번엔 채휘도 학교에 남게되었다. 승지는 채휘도 남은 사실이 거슬렸으나,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도 영원과 함께 제 기숙사에서 잠을 청할 생각에 설레었다. 승지는 영원에게 오늘밤 저번과 같은 곳에서 만나자며 약속을 했다.

"지영원, 잠깐 와 봐."

그때, 채휘가 영원을 불렀다. 품에서 영원을 놓지 않은 승지는 채휘를 두고 으르렁거렸다.

"넌, 집에 안가?"
"너가 신경쓸 바 아냐."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는 채휘는 영원에서 어서오라며 손짓했다. 영원이 난처한 얼굴을 지었기에 승지는 못마땅해하며 영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영원이 채휘에게 가자 채휘는 승지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영원에세 귓속말을 전했고, 말을 끝내자 사라졌다. 채휘의 귓속말에 승지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영원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영원아, 송채휘 쟤가 뭐래?! 혹시 자기 괴롭혔어?"
"앗, 아냐 그런거! 그런건 아닌데."

영원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더니 슬픈 얼굴로 말했다.

"이번엔 언니랑 같이 크리스마스 못보낼거같아.. 어디를 좀 가야해서."
"가야한다니, 어디를? 언제 돌아오는데? 그럼 27일은? 내 생일엔 돌아와?"

승지는 끝없는 질문들을 던졌다. 그중 영원의 대답은 어느 하나도 승지의 마음에 드는 대답이 없었다.

"아마 좀 늦게.."
"늦게라니 얼마나?"
"일주일이나, 이주일.."
"수업은?"
"그건 괜찮을거야."
"근데 그거랑, 송채휘랑은 무슨 관계야?"
"..."
"..영원아."

승지의 낮은 목소리가 제 이름을 부르자 영원은 작은 어깨를 떨었다.

"이젠 언니에게 말해주면 안돼? 너와 채휘의 관계.. "

중요한 부분을 숨기듯 영원의 대답에 결국 승지는 물어보기 시작했다. 영원도 더이상 피할 수 없다 생각하는지 제 작은 손을 안절부절못하였다. 그녀의 손위로 승지가 제 손을 덮으며 승지는 영원이 대답해주기를 기다렸다.

"채휘언니는.. 나를 거둬준 사람이야."
"응?"
"나는 마법사고아원 출신인데, 채휘언니네 집안이 자선사업으로 그 고아원의 운영자금을 기부해주거든, 그런데 가끔 그 중에서 사람들을 거두기도 하는데 그게 바로 나야. 그래서 가끔 이런 연말행사에 따라 가야할 때가 있어.."
"안가면 안돼?"
"응.. 우리는 그러기 위해 거두어진 존재니까."

영원처럼 채휘네에서 거두어진 아이들은 고아원보다 더 나은 환경을 받는 대신 지금처럼 행사에 따라가 보여주기식의 인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아이 한명에 드는 돈은 클지 몰라도, 돈이 많은 그들에게선 그정돈 본인의 위선을 살리기엔 자그마한 투자일 뿐이였다. 이로 인해 승지는 그간 영원이 왜 채휘를 보면 긴장을 하고, 그녀에게 거부하지 못하였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납득한 것은 아니였다.

"언제 가야해?"
"내일 아침 일찍.. 첫 기차타고 바로."

영원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안남은 사실에 승지는 시계 초를 빤히 바라봤다. 초가 더 느리게 흘러가기를 그녀는 바랬다.

***

작년과 같이 영원을 제 기숙사방 침대로 데리고 온 승지는 영원과 같은 침대에 들어가 그녀를 끌어 안았다. 작년과 달리 더 키가 큰 그녀들에게 침대는 좁을 법 했지만, 작년보다 더욱 밀착된 몸이였기에 전혀 좁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우리 애기 내일 일찍 일어날려면 일찍 자야하는데, 재우기 너무 싫다."
"나도..잠들기 너무 아쉬워."

마주보는 둘의 시선은 조금 있으면 헤어져야하는 사실에 슬퍼보였다. 승지의 손이 영원의 머리결을 정리해주며 반듯한 이마가 나오자 그녀는 그곳에 제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 그리고 마저 머리를 정리해 동그란 귀가 나오자 그녀의 귀가 옅게 붉어져있었다. 승지는 그 귀를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작게 매만졌다. 맞닿은 가슴에서 서로의 심장고동이 들리고 있었다.

쪽.

다시 한 번 승지의 입술이 닿은 곳은 영원의 코 끝이였다. 그리고 다시 눈을 마주치자 영원이 그녀를 향해 베시시 웃어주었다. 귀를 만지던 승지의 손이 영원의 뺨을 감싸 만졌다.

"영원아, 싫으면 피해.."

승지의 시선이 영원의 도톰한 입술에 고정되었다. 그러자 영원은 제 볼을 덮은 승지의 손위에 제 손을 겹치며 말했다.

"싫지않아. 언니가 해주는거면.. 난 뭐든 좋아."

둘의 온기는 헤어짐을 앞두고, 겨울도 녹일 만큼 뜨거웠다.

***

기차가 커다란 증기를 뿜어냈다. 영원을 보내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승지는 호그와트에 결국 완전 혼자 남게 되었다. 4학년까지 크리스마스 날, 호그와트에 혼자 남았던 승지였는데, 올해는 어쩐지 유독 호그와트가 크게 느껴졌고, 유독 쓸쓸했다. 다시 제 방으로 돌아온 승지는 아침엔 없던 작은 상자가 침대위에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빨간 상자에 노란 리본으로 묶인 것이 누가, 누구를 위해 준비한 것인지 승지는 금새 알 수 있었다. 리본에는 작은 편지지가 꾲혀 있었다. 편지를 열자 눈에 익숙한 반듯한 글씨가 세겨져 있었다.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생일 축하해. 승지야.]

"메리크리스마스, 영원아."

승지가 상자를 열자, 직접 뜬 걸로 보이는 붉은 목소리가 나왔다. 승지는 그것을 목에 둘렀다. 목도리의 끝은 노란색으로 마무리 되어 있었다. 그 목도리에 얼굴을 묻자, 그곳엔 데운 우유향이 피어올랐다. 영원의 체향이였다.

'이걸 만드느라 그동안 잠을 못잤구나.'

목도리를 하고 있는 동안, 승지는 제 품안에 영원이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넓게 느껴졌던 호그와트가 다시 그녀들로 가득 차 올랐다.

"빨리 보고싶어 영원아."

그러나 승지의 소원과 달리 영원은 학기가 끝날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



일부 원작이랑 sns에 떠도던 해리포터 기숙사별 고백법 대사 인용함
애들 호그와트 꼬맹이란 설정인데 쓰다보니 자꾸 까먹고 수위 넘길뻔함.. 나중에 사회인설정으로 수위 걱정없는 편도 쪄보고싶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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