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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내 여자친구는 이중인격이다 上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3 00:04:27
조회 1003 추천 27 댓글 4
														

※이 글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고증이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전편 : [미사코코] 츠루마키와 코코로





*


시계를 슬쩍 보니, 약속시간까지는 십 분 정도 남아있었다.


슬슬 코코로가 올 시간이였기에 기지개를 펴면서 약속장소인 시계탑에 몸을 기댔다. 시간관념이 철처한 그녀라면 일찍왔으면 일찍왔지, 늦지는 않았던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시계가 팔 분 전을 가리켰을 때 저 멀리서 척봐도 고급스러워보이는 검은색 차가 멈춰서는게 시야에 들어왔다.


코코로가 왔네, 기대고 있던 기둥에서 몸을 때면서 그녀를 맞이해주기 위해서 양 팔을 벌렸지만 평소랑 다르게 멈춰선 차에서는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내가 의아함을 느끼려던 차에 이번에는 검은 옷 사람이 내리더니만, 그대로 차 문을 정중하게 열어주었다.


그렇구나, 오늘은 코코로가 아니라 코코롱 차례구나...느릿하게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눈으로 쫓은 내가 살며시 미소지었다. 이윽고 차 문이 다 열리고는, 검은 옷 사람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흰색 원피스를 단아하게 입은 코코로가 조심스럽게 내리더니만, 날 알아보고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어주며 내 쪽으로 우아하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 모든 행동을 평소에 코코로가 알던 사람한테 보여주면 뭐라고 생각할까, 아마도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었다. 그만큼 그녀의 행동은 평소의 코코로가 보여주던 행동과는 완전히 상반된 동작이였던 것이다. 평소의 코코로가 부잣집 아가씨 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면, 지금의 코코로는 완전히 귀족 그 자체여서...


"미사키, 오래 기다렸나요?"


말씨마저도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평소의 코코로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존댓말까지 해가면서도, 그러면서도 행동만큼은 평소 코코로처럼 내 품에 꼬옥 껴안기는것이 정말로 참을 수 없이 귀여웠다. 물론 그녀의 여자친구인 나는 그 이유가 뭔지 알고있었다.


내 여자친구, 츠루마키 코코로는 이중인격이였다.


*


그 사실을 알게된 것은 정말로, 지극히 최근의 일이였다.


사실 어느 날을 기점으로 코코로의 태도가 부쩍 신경쓰이기는 했다. 둔한 나라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건물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느긋하게 했던 데이트 때, 평소의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태도였다. 사실 처음에만 조금 이상했고, 간간히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말고는 내가 알던 코코로와 전혀 다를게 없어서 의아하게만 생각을 했것만.


그 이후로도 혼자서 중얼거리는 빈도가 확실하게 늘어났다던가 하는 둥, 그걸로만 끝났으면 단순히 내 착각이었을 일이겠지만 나 뿐만 아니라 카논 씨 마저 이상함을 느끼고는 내게 넌지시 이야기를 꺼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여기까지는 그저 추측, 의심이였지만 그것이 내 의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였다. 하교 길, 갑작스럽게 코코로의 손에 이끌려서 검은색 차에 태워졌다. 어지간한 침대보다도 더 좋은 고급 차시트 위에 순식간에 눕혀지더니만 내 위에 올라탄 코코로한테 그대로 내 첫키스를 빼앗긴 것이다. 그것도 입술만 닿는 가벼운 키스가 아닌, 제대로 혀까지 섞은 어른의 키스였다.


"코코로?!"


상황만 놓고보면 연인과의 첫키스라는 로맨틱한 상황이였고, 나 또한 바랬던 상황이기는 했으나 너무나도 갑작스러웠고, 또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내가 다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평소 코코로답지 않은 행동이여서 특히 더 당황했던게 컸을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코코로는 예의 그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후후, 덮쳐버렸네! 마침내 덮쳐버렸어 츠루마키!"


"네, 다음은 제 차례에요 코코로."


살며시 허공을 쳐다보고는 혼자서 주절주절 그런 대화를 주고받더니만, 이윽고 대화를 끝낸 그녀가 고개를 살며시 내리고 내 쪽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평소의 코코로의 얼굴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살며시 위화감이 들어서...


"우후후, 이번에는 제 차례에요 미사키."


한 손으로 입을 가린채 우아하게 웃더니만, 코코로 답지 않은 아가씨스러운 말투로 그런 선언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여서 내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아까의 혀까지 섞은 어른의 키스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입술만 부딪힌, 가벼운 키스였다.


아까와는 다르게 더 길게 할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았다. 정말로 쪽 소리만 나게 입술을 부딪히고는 고개를 들어올린 그녀의 얼굴은 새빨갛다 못해 붉게 폭발하기 직전이였다. 정말로, 평소의 코코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였기에 그것만으로도 위화감이 느껴진 내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코코로...그러니까 그녀의 다른 인격, 츠루마키가 얼굴을 붉히면서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전 츠루마키에요."


"츠루마키는 있지, 미사키! 내 다른 인격이란다!"


정중한 말씨에 적응하기도 전에 코코로가 먼저 표면으로 튀어나오더니만 그대로 양 팔을 활짝 벌렸다. 츠루마키? 코코로? 설명을 듣고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평소의 코코로가 다시 한 번더 내 입술에 길고 찐한 어른의 키스를 하기 시작해서...


설명을 듣는것은 조금 나중으로 미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


한바탕 거사를 치른 다음 츠루마키와 코코로한테 번갈아가면서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물론 코코로한테 맡기면 언제까지고 정상적인 설명이 이어지지 않았기에, 보통은 츠루마키가 이야기하고 코코로가 가끔가다가 나와서 보충해주는 형식이였지만.


코코로가 사실 이중인격이라는 것, 지금까지 보인 이상증세는 사실 이상증세가 아니라 두 사람이 대화하느랴 그랬다는 것, 츠루마키도 코코로 안에서 쭈욱 날 지켜봐서 사랑에 빠졌다는 것, 나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몇 번이나 츠루마키랑도 데이트를 했다는 것...


어느정도 진정을 하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진실을 알아도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어떤 모습이라도 코코로는 코코로, 내가 사랑하는 여자임은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아무리 츠루마키도 코코로라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른 인격인데, 이거 어떻게 보면 바람 피우는게 아닐까?


내 불안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두 사람 다 아무걱정 하지 말라고, 이미 둘이서 이야기가 끝났다면서 내 품에 꼬옥 안겨주었다. 다만, 기억이나 체험은 모두 자기들끼리 공유할 수 있으니까 진도를 빼는건 서로 균등하게 해야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뭐, 그렇게 어려운 요구는 아니였다.


"아, 하나만 더요."


이야기를 슬슬 갈무리 지으려는 시점에서 츠루마키가 잠시 코코로를 제지하더니 눈을 감았다. 그게 인격이 바뀌는 신호였던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을 뜬 그녀가 정중한 말투로 고개를 살며시 숙였다.


"미사키,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아, 응. 뭔데?"


목소리랑 얼굴은 코코로인데 말투는 전혀 다르니까 조금 신기하긴 하네, 아직 적응이 안된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대답해주자 그녀가 뺨을 살며시 붉히더니만 내 품에 고개를 기대고는 자그만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츠루마키는 너무 딱딱하니까, 저도 코코로처럼 이름으로 불러주시지 않겠어요?"


"어, 응. 어렵진 않은데...둘다 코코로라고 부르면 구분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안에서 생각하는 동안 불리고 싶은 별명을 생각했으니까요."


뭔데?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숙인채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가락만 꾸물거렸다. 뭔가 부끄러운 말인걸까 싶어서 잠시 가만히 있자니, 이윽고 그녀가 귀까지 새빨개진 채 입을 열었다.


"코코롱...이라고 불러주실 수 있어요?"


부끄러움 타는 코코로의 모습은 모습대로 또 신선하고 귀여워서, 그러면서도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위 아래로 미친듯이 끄덕였다. 다행이다, 그녀가 자그만하게 웃으며 내 품에 더욱 더 깊이 얼굴을 파묻었다.


"...미사키도 참, 밤 일도 두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걸 왜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걸까!"


츠루마키...아니, 코코롱이 너무나 귀여운 나머지 그녀를 꼬옥 껴안은 채로 있자니 품 안에서 무엇인가 중얼거리는 말이 들려왔지만...


이윽고 고개를 든 코코로가 귀엽게 웃으면서 내 뺨에 입을 맞췄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나머지, 나도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춰주었다.


*


엊그저껜가, 꿈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더라


이중인격 코코로랑 미사키랑 밤일을 하면 N시간은 츠루마키가 하고, N시간은 코코로가 해서 미사키가 탈진을 하지 않을까?


자고 일어나서도 회로가 생생하게 남아있어서 결국 이어서 써보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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