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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수녀가 혼자 고아원 운영하는 글 0.3화앱에서 작성

총수인권보호협의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5 01:10:21
조회 727 추천 13 댓글 3
														

악마술사. 악마와 계약하여 그들을 부릴 수 있는 이들.
악마숭배자와는 차별된다.
악마와 계약하기 전까지는 악마술사라는 걸 알 방법은 없다.


수녀가 소녀일 적이었다.
수녀는 악마술사의 재능이 있었다. 그 재능은 신이 두려워할 정도라 수녀의 곁에는 항상 악마들이 지켰다.

악마들에게는 염원이 있었다. 자신들의 힘을 미천한 것들에게 사용해 혼돈을 만들고 죽음을 피우고 신의 손길이 닿은 모든 걸 부수겠다는 염원.

허나 신은 그를 허락하지 않았다. 악마들이 저항해보았지만 신의 힘은 대악마조차 무릎 꿇릴 정도였기에 악마들이 힘을 세상에 적용시키기 위해선 단 하나의 오류, 수녀가 필요했다.

항상 곁에는 악마들이 있었다. 악마들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수녀의 친구가 되겠다는 이들은 일평생 하나도 없었다. 소녀의 주변은 항상 음침했고 추웠으며 섬뜩했다.

수녀가 12살이 되던 해, 악마들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수녀에게 온갖 유혹과 충동질을 해댔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성인과 성부와 성자까지 흔들릴 수준의 꾐. 너를 혐오하는 마을사람들을 죽이자. 너는 할 자격이 있어. 빵집의 아이도, 노란 지붕 집의 아줌마도, 잡화점의 아저씨, 그 모두가 너가 죽길 바라고 있단다. 이건 잘못됐어. 분위기가 이상해. 널 죽이기 전에 먼저 죽여버리자.

조현병에 걸리면 이럴까, 밥을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심지어는 잠을 잘 때도 기분 나쁜 속삭임이 지속되었다. 악마는 악마술사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선택을 받아야 그 힘을 현계에 내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악마의 끈적한 혀놀림이 귀를 희롱하는 것 같을까.

소녀는 12살임에도 보통의 인간들과는 달라졌다. 과묵해지고 생각의 정도가 깊어졌다.


그 탓인지 소녀는 제 천성을 지킬 수 있었다.
13살, 14살이 되었어도 소녀는 악마숭배를 하지 않았다.
악마술사의 재능이 있음에도 악마와 계약을 하지 않았다.

악마들은 조급해졌다.

이러다가 소녀가 죽을 때까지 계약하지 않는 건 아니냐며 악마와 계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뜨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실 악마들의 수근거림과 협의는 악마들에게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중요한 건 대악마의 뜻. 대악마는 악마들의 잡변들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를 불행히, 소녀에게 힘이 필요하게, 소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자.

그날, 마을에 이상한 현상이 피어났다.

아무도 없는 뒷골목에서 검은 인영이 흘긋거리고 벽장 틈 사이로 누군가의 눈동자가 뒤룩뒤룩 굴렀다. 여름인데도 눈이 내리고 개구리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교회는 소녀를 마녀로 낙인찍었다.

소녀가 마을을 나와 사는 산 초입부터 횃불이 환하게 밝혔다. 수 백의 병사, 수십의 석궁병, 십 몇 명의 성기사, 수 명의 사제, 그리고 주교가 나섰다.

그들은 소녀에게 곧장 당도할 수 있었다
초입에 발을 들이자 온갖 악마나무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소녀에게까지 길을 텄기 때문이다.

소녀는 그들을 피해서 도망쳤다. 넝쿨이 발목을 엮으려들고 갑자기 생긴 올무가 목을 채려했다. 나무들은 미묘하게 움직여 마치 어디론가 유도하는 가두리벽처럼 보였다.

그래도 소녀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뛰고 또 뛰었다.

혀끝에서 비릿한 피가 맴돌고 허파는 제대로 숨쉬지 못하고 시야가 흐릿해졌어도 뛰었다.

뛰고 뛰었다.

앞을 보며 달리던 소녀의 시야엔 절벽이 있었다. 당황하여 주변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어 나무가 빽빽하게 벽을 이루고 있었다. 뒤에는 교회, 앞은 절벽. 옆은 높은 나무로 이루어진 장벽.

휘이이익!

볼트 하나가 공기를 가르며 날라와 소녀의 살을 찢고는 벽에 돌부스러기를 만들며 떨어졌다.

소녀는 생각했다. 더이상 악마들의 농간을 버티기 힘들다. 끝내자.

소녀는 손을 쥐었다. 그러자 손아귀 사이로 검정 물이 흘렀다. 검정은 흐르고 흘러 소녀를 감싸안았다. 그때, 소녀가 거머쥔 검정은 불길한 단도가 되었다.

다시 볼트가 소녀에게 꽂혀들었다. 허나 검정과 부딪혔다. 볼트는 검정과 스파크를 만들면서 검정에게 먹혔다.

"젠장!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제물로 바친 것이더냐!"

성기사와 사제들에게 인의 장막으로 보호받던 주교가 호통쳤다. 글쎄, 난 한번도 누굴 죽인 적이 없는데말야.

"오히려 당신네들이 애꿎은 사람들을 죽인게 더 많지 않을까?"

"오냐, 네 년이 정녕 악마가 맞구나! 신의 뜻을 그따위로 폄하하다니! 내, 내 직접 죽여주마."

교주의 심장에서 시리도록 푸른 빛이 터져나와 성기사와 사제들의 심장으로 들어갔다. 불꽃이 들어간 톱밥마냥 그들의 심장에서도 빛이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하얀 안광까지 내뿜는 걸 보고 소녀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 빛은 포근한 것이 아니었다. 차가웠고 눈 아팠으며, 무엇보다... 빛이 소녀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었다.

신의 빛이라고 불리는 신성한 권능이었다. 심장에서 나온 빛은 주교의 정수리 위에 떠서 이글이글 타오른다.

그래도 주교라고.

그때 귓가에서 악마의 속사귐이 시작되었다.

지옥의 문을 열어.
저들을 죽이자.

모두가 네게 친절한 세상, 지옥문만 열리면 만들 수 있어.

재밌는 친구들, 자상한 부모님, 친절한 이웃들 모두 만들 수 있어.

지옥문만 열면.

혹여나 닫을 생각은 마.

네 모든 걸 걸어야 닫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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