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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재업)무제-07

1234(39.113) 2020.07.16 20:50:53
조회 130 추천 10 댓글 0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두근거리는 것이다.


그것도 지근거리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레이카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무슨 일 있어? 얼굴이 붉은데...."


아유무는 사람 마음도 모르고 물어보았다. 그러나 레이카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아유무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절대 해선 안된다는 걸 레이카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유무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는, 이른바 커플이다. 그런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단념했다.


레이카는 안다. 자신은 그녀의 옆에 있을 수 없었다. 그저 잘해봤자 가장 친한 친구 정도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타인의 시선에서 본다면 충분한 것이겠지. 그 이상의 선을 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용인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레이카는 그 이상을 원했다.


오직 그녀만의 아유무로 존재하기를 바랬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사랑을 속삭이며 함께 손잡고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하지만 세상은 무섭다.


그저 서로 좋아한 것 뿐인데도 불구하고 온갖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 때문에 얼마 전에도 세상을 등진 친구들이 있었다.


공포


두려움


세상은 무서웠다. 그녀들에게 절대 상냥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레이카는 자신을 억눌러야만 했다.


단순히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혀 자신에게 친구 이상의 애정은 없을 터인 아유무를 지키기 위해서도 말이다.


그런데 왜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일까?


레이카는 울고 싶었다.


아유무의 순진무구하며 깨끗한 눈동자는 그 어떤 보석보다도 반짝 거렸다.


그 아름다운 눈빛 아래에 어떤 것도 숨길 수 없을 터였다.


"아, 아니 괜.... 괜찮아...."


절대 괜찮을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카는 스스로를 숨겼다. 아유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흐음.... 그렇게까지 크게 뜨겁진 않는데...."


직접 이마를 맞대며 아유무는 중얼거렸다. 이마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마까지 댈 것이라고 레이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괘.... 괜찮아...."


그래도 소리치지 않고 억누른 자신을 칭찬하며 레이카는 다시금 괜찮다고 중얼거렸다.


허나 딱히 아유무에게 죄를 지은 것도 아니거늘 레이카의 시선은 아래로 향했다.


"정말?"


아유무는 그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이 없는 것이겠지. 레이카는 그렇게 생각하니 감정을 참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흐...흑...."


결국 감정은 터져나왔다.


흐르는 것은 눈물이며 애정, 그리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레이카는 하고 싶은 말을 숨겼다. 열정은 얼굴을 붉게 만들고 그녀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저 뜨거운 숨만 새어나올 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누른다.


그러지 않으면 모두가 곤란하니까.


"어휴 참...."


아유무는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레이카를 가볍게 껴안고 토닥거려 주었다.


자기도 모르는 감정에 휩싸여 울먹거리는 친구를 놔둘만큼 아유무는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그저 아무 말 없이 레이카가 눈물을 그칠 때까지 토닥거려 줄 뿐이었다.


"흑...."


얼마나 울었을까?


레이카는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부끄러움 속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레이카는 겨우 눈물을 닦았다.


"괜찮아?"


"...응."


아유무는 레이카가 괜찮다고 하는 것을 보고서도 안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바보같이 왜 울어. 그냥 뭔가 말할 게 있다면 말하고 털어놓지."


"...."


아유무는 물어본다. 하지만 레이카는 답하지 못했다.


말하는 순간 모든 것이 깨질 것이니까.


"....미안."


그렇게만 말하며 레이카는 억지로 친구를 연기하려고 했다.


"나도 몰라. 갑자기 슬퍼지더라고...."


"아아 그럴 때가 있더라. 너 최근에 또 이상한 책 본거지?"


언제나의 일인 것처럼 아유무는 답하며 웃었다. 눈부신 미소. 그것을 보는 레이카의 마음은 찢어질 것 같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 사실을 알기에 레이카는 화장실로 향했다. 다시 한번 친한 친구 흉내를 내기 위해선 눈물 자국은 지워야 하니까.


"...."


걸어가는 발 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언제까지 이래야만 할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자기 하나만 억누르면 되는데, 그저 포기하면 그만인데 왜 이래야 할까?


언젠가 모든 것을 잊을 그날이 오기 전까지 다시 이런 건 반복되겠지. 아유무에 대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채로 레이카는 억지로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눈물이 다시 흘러내린다.


그것을 애써 지우며 그녀는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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