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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 [카스아리] 반짝반짝 빛나는 소원의 별

절대카스아리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31 21:26:32
조회 571 추천 22 댓글 9
														

“아리사~빨리~~”


“....”


“아리사아~”


이게 어떻게된 일이지..?


이름이 불린 소녀 이치가야 아리사는 자신의 눈 앞에서 토라진 표정을 짓는 토야마 카스미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이미 거의 모든 학생이 하교해서 한산을 넘어서 음산한 기운까지 감도는 학교의 아무도 없는 한 교실 안

아직은 질때가 아니라는듯 멈출줄 모르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달궈진 바람이 교실로 들어와 펼쳐진 커튼을 움직인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리듬에 맞춰 춤을 추듯 펄럭 거리는 커튼이 펼치는 작은 무대의 바로 옆, 창가쪽 자리 맨 앞


그곳이 두 소녀가 앉아 있는 자리다.


이치가야 아리사의 당황스러움은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것이다.


책상하나를 경계선으로 아무도 없는 교실 의자에 앉아 지근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조금만 더 가면 코가 다을거리, 숨을 쉬면 콧김이 닿을것만 같은 거리, 미친듯이 요동치는 심장소리가 들릴것만 같은 거리

그런 거리에서도 아리사는 고개를 돌릴 수도, 눈을 감수도,피할수도 없다.


눈 앞의 소녀에게서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향기가, 장난기 넘치는 말투가, 덧없는 미소가,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혀를 제외한 모든 감각을 간지럽혀 미치게 하는데도 움직일 수 없다.


고개를 돌릴려고 하면 양 볼을 잡혀 원상복구당한다.


눈을 감을려고 하면 엄청나게 흔들어대며 눈을 뜨게한다.


시선을 피할려고하면 얼굴을 시선으로 가져온다.


자리를 일어나는것은 말할것도 없으며 다른 행동을 취하는것 자체가 용서받지 못하는 행동

이치가야 아리사는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법은 한가지 밖에 없다는듯 자신의 얼굴 색깔과 비슷한 입술을 억지로 비틀어 열었다.


“토야마 카스미는..”


입을 열었음에도 말이 제대로 나오지않았다.


개미가 기어들어가는듯한 목소리, 아무리 힘을줘도 누군가가 목에 추를 달아논것처럼 소리가 나질않는다.


그래도 말한다 자신의 목에 걸린 추를 토해낼만큼 큰 목소리로 다시 한번


“토야마 카스미는.. 이치가야 아리사를..좋아합니까..?”





“아리사가 요즘 이상해~~~”


“이것봐 오타에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50%도 안된대”


“에~ 나는 내 감정 잘 아는데 이것봐 내 옷짱을 향한 마음”


“아하하 옷짱은 좋겠네~”


“오타에~사아야~내 말 듣고 있어?”


한여름의 더위가 최고로 달하는 시간 정오, 작열하는 태양빛을 나무가 만들어주는 상냥한 그늘 아래에서 피하며 세명의 소녀가 대화를 하고 있다.


장소는 학교의 정원

나무를 둥글게 감싸는 벤치에는 여름이라는걸 자랑하듯 향기로우면서도 싱그로운 꽃과 풀 내음이 가득했으며 벤치 위에는 칭얼거리는 토야마 카스미를 빼놓은채 잡지를 보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야마부키 사아야와 그런 사아야에게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웃는 하나조노 타에가 있었다.


“내 말 들어줘 사아야~~오타에~~”


“카스미..어차피 또 아리사가 쌀쌀 맞다는등 유성우 이후로 이상하다는등 이야기할거잖아”


“에..어떻게 알았어?”


“100번은 넘게 들었어~”


“아니아니, 오타에 그렇게까지는 안들었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카스미를 진정 시키던 사아야는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타에의 말에도 대답을 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셋은 현재 작전회의중이다.


정확히는 카스미 혼자 작전회의중이고 나머지 둘은 잡지를 보면서 수다를 떨고 있다.


작전명은 아리사 원상복구 작전


지난주에 카스미네는 츠루마키 대재벌에게 초대 받아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별똥별, 즉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었다.


호흡을 멈출만큼 압도적인 관경, 하늘을 가득 매울만큼의 별똥별이 무수하게 떨어지는 천채현상에 눈을, 마음을 빼앗겼었다.


다시한번 볼 수 있다면 꼭 보고 싶은 천채현상이야~라고 카스미는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그 자리에는 이치가야 아리사가 없었다.


이유는 병, 여름감기가 독하게 걸려서 별을 보러가지 못한것이다.


그뿐이랴 그 날부터 아리사가 이상해졌다.


“같이 못본것도 서러워 죽겠는데~~원래 문자를 보내면 3분안에 답장이 왔었는데 이제는 30분에서 1시간의 텀이 생겼다? 거기다가 어제랑 오늘은 아침에 깨우러 가지도 못하게하는데 오늘도 지각하고!!밥도 같이 안먹어~아리사가 한 약속인데 아리사가 안지킨다고~”


“확실히 이상하긴한데...우리한테는 평소대로 대하니까”


“맞아. 완전 평소대로”


사아야가 볼을 긁적거리며 말하자 타에가 기다렸다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점심은 언제나 항상 같이 먹을것」이라는 약속은 아리사가 건것이고 그녀가 얼마나 5명이서 모여서 먹는 점심을 기대하는지는 말하면 입아프다.


한여름의 태양을 가려주는 나무, 그 밑에는 5명이 들어가 쉴 수 있는 공간, 들려오는 벌레와 새의 합창, 풍겨오는 풀과 꽃의 달콤하면서도 싱그러운 냄새, 5명의 약속의 공간에는 이치가야 아리사가 없었다.


“내가 뭐 잘못했나? 아리사가 걱정되서 별똥별에 아프지말라고 소원도 빌었는데~”


“카스미 그거 말하면 효과 없어지는거 알지?”


“헉?”


“사아야 이것봐 다툰 사람이랑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게 효과가 좋대”


“사아야~아리사가~”


“사아야 여기 잡지가..”


대화가 진전이 되질 않는다.


라고 야마부키 사아야는 생각했다.


한쪽말을 듣고 있으면 다른 한쪽에서 자신을 부르고 둘이 같은 대화를 시키려고 하면 어느샌가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아리사가 있었다면 둘 다 조용히 시킬텐데...’


사실 이 3명중에서 아리사가 가장 절실한것은 아마 야마부키 사아야일것이다.


사아야는 자신을 부르는 두소리에 쓴웃음을 지으며 결심한다.


아리사를 카스미랑 화해 시키자


히나사키가와 여학원의 정원에서는 다시 한번 회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어컨이 고장 났는지 낡은 선풍기 하나만 터덜터덜 돌아가는 무더운 여름공기가 지배하는 한 교실의 안, 금발의 소녀 한명이 굉장히 험악한 얼굴을 한채 프린트를 풀고 있다.


빼곡하게 무언가가 적혀 있는 프린트 위로 펜은 춤추듯이 막힘없이 내려간다.


소녀가 현재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름이 싫어서다.

땀이 나서 온 몸이 끈적끈적해지는것도 싫고 1년동안 땅속에서 살다가 나와 생명의 불꽃을 불사지르듯 울어대는 매미소리도 싫고 곧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텐션이 올라 떠들어대는 학생들의 소리도 싫어서다.


특히나 싫은건 여름하면 따라오는 단어 열정,청춘,노력 바닷물을 끼얹어도 씻겨내려갈것 같지 않은 단어들은 생각하는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다.


소녀가 현재 앉아 있는 창가쪽 자리 맨 앞은 기둥이 만들어낸 절묘한 그림자 안에 있어 다른 학생들 보다는 비교적 시원하지만 그게 어쩌라는듯이 소녀는 험악한 얼굴을 유지한체 펜을 춤추게 했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험악한 분위기와 자리의 특성때문인지 그녀의 자리만이 교실에서는 동떨어진 단절된 공간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왜이렇게 화난 표정이야 아리사..아니 여름감기 환자님”


“미사키냐..”


이름이 불린 소녀 이치가야 아리사는 하얀무대 위에서 춤을 추던 펜을 내려놓고 자신의 자리 앞에 서서 이름을 부른 사람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이름은 오쿠사와 미사키, 이치가야 아리사의 뒷자리의 앉은 소녀로 어딘가 다녀온듯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아니...그냥 더워서 그래..그보다 어디 다녀온거야”


“이번에 진로희망서 모은거 교무실에 가져다 주고 왔지”


“아...그거..”


자신의 자리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미사키를 따라 아리사도 자연스럽게 상체를 돌려 뒷자리를 바라보는 자세를 취한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미사키가 앉자 아리사는 양쪽 책상에 팔을 올린채 시건방진 아저씨나 할것 같은 자세가 되었다.


진로희망서

여름방학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이 나눠줬던 그걸 말하는것 같다.


아리사는 아직 생각해본적이 없기때문에 모르겠음이라고 적었던걸로 기억한다.


“그것보다 몸은 어때 카스미가 너 없다고 유성우도 안보고 너희집 갈려 했다니까”


“몸은..괜찮은데~카스미라면 아마 다른 사람이 아팠어도 그랬을거야”


“헤에..그럴라나”


며칠전 아리사와 카스미외 3명은 츠루마키 재벌에서 초청에 의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수한 별똥별, 유성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었다.


미사키는 그 츠루마키와 같은 밴드의 맴버, 초대를 받지 않았을리가 없다.


하지만 아리사는 그때 독한 여름감기에 걸려 관측하러 가지 못했었다.


미사키는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이다.


그보다 좋아하는 별도 재치고 자신에게 올려했다니 아리사는 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며 부정했다.


“아마 안아팠어도 안보러 갔을거 같아”


“응? 왜?”


“그거야 별똥별은 별이 산산조각 나서 사라지는거잖아? 난 그런거 못봐”


“무슨 소리하는지 알겠네”


미사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리사를 쳐 다 본다.


“하지만 그거 별 아니야”


“하아?”


“유성우는 혜성의 파편들이 공전하는 지구랑 만나서 생기는 천채현상이잖아, 별이 부서지는게 아니라 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이 지구에 들어오면서 불타 사라지는거야”


미사키의 말은 혜성에서 떨어져나온 파편들이 지구와 만나며 불타 사라지는것이니 별이 부서지는게 아니라는것이다.


사람의 손톱이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사람이 떨어진다!라고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


“어이..미사키..나도 그정도는 안다고”


“하하 당연히 아리사는 알겠지 근데 내가 하고 싶은말은 그거야”


학교의 성적 탑인 아리사가 이정도의 지식을 모를리 없다. 미사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이쪽을 바라보는 아리사에게 쓴웃음을 지우지 않고 말을 이었다.


“별인줄 알았던게 별이 아닐때도 있다는거지. 가끔 있잖아 그런거”


가끔 있는 일이다.


고양인줄 알았더니 살쾡이다. 뻐꾸기인줄 알았더니 올빼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범하는 실수다.


미사키는 그치?하면서 싱긋 웃지만 아리사는 그게 아니라는듯 눈썹을 가늘게 세우며 말했다.


“아니아니 미사키 내가 말하고 싶은건 그게 아니잖아 별이든 별이 아니든 그건 별을 선망해온 사람에게 주어진 최후같은거야. 과학적 사실을 말하는게 아니라 문학적 의미로 말한거라고”


손목을 좌우로 흔들며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리사에게 미사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듯 입술에 검지 손가락을 올렸다.


약30초의 침묵, 교실의 학우들의 수다소리와 매미의 울음소리의 합창 덕분인지 시간은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음 굳이 따지면...말로 아닐까? 쉽게 말해서 핑계지”


미사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건 아닌가?라고 중얼거리며 뒷머리를 긁더니 말을 이었다.


“그치만 별을 선망해온 사람이 별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해봤을리 없잖아..그건 그냥 기다린 사람의 말로 아닐까?별에게 다가갈 용기는 없고 별이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결국엔 별의 탓을하는 그런 사람들의 핑계지”


미사키에 말에 아리사는 할말을 완전히 잃었다.


아니 할말 자체는 많다.


반박은 할 수 있는데 하면 안될것 같다.


말을 마치고 짓고 있는 미사키의 웃음 뒤에 감쳐진 표정을 아리사는 알 수 있는것만 같았기때문이다.


뭔지 모를 무언가가 절대로 반박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는것 같았다.


“미사키는 별을 진짜 좋아하나봐”


“흐음~그렇지..진짜 작으면서도 반짝거리는게 주변에 있거든”


“헤에”


그런 별이 있었던가?


아리사는 오래산 마을의 밤하늘 풍경을 되세기며 무언가 알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연다.


“아아~나도 하나 알아 엄청 반짝이는거”


“진짜? 아리사~ 그런게 있으면 나한테 먼저 알려줘야지~”


“으엑..카스미냐?”


미사키를 향해 말을 하던 아리사의 배후에서 무언가가 그녀를 덮쳤다.


가느다란 팔이 목을 휘감고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어디선가 맡아본듯한, 아니 우리집 샴푸냄새잖아. 냄새는 코를 자극하고 더운 날씨때문이지 적어진 천의 면적때문에 들러붙은 살곁에는 푸근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아리사는 뒤를 돌아보지않고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뒤에서부터 덮치듯 껴안은것은 토야마 카스미라는것을


“흠흠흠~아리사는 좋은 냄새가나네~ 같은 샴푸인데 왜 냄새가 다르지? 나 몰래 다른 샴푸써? 아리사는 심술쟁이~”


“어...어이!!남이 들으면 오해할 소리하지마!! 우리 집에서 안씻은지 오래됬잖아 그보다 떨어져!!더우니까 떨어져!!”


“가..같은 샴푸..”


카스미의 남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발언을 듣고 입에 손을 모으고 놀라는 미사키를 보며 아리사는 자신의 뒤에 붙어서 짐승처럼 냄새를 맡는 카스미를 떨어트리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


자신의 목을 휘어감은 팔을 뜯어내고 마구잡이로 자신의 몸에 비비는 뺨을 다른 손으로 밀어내며 다리로 카스미의 몸을 밀어낸다.


너무나도 쉽게 떨어져나간 카스미는 아..아리사아~하고 자신을 부르지만 대답은 하지 않는다.


“아리사 귀가 빨게! 많이 더웠어?”


“시...시꺼!!”


시뻘개진 귀를 두손으로 감싼채 일체 카스미에게 등을 돌리지않는다.


카스미가 뒤에서 뭐라고 말하든 귀를 잡고 일체 무시하는 아리사를 보며 미사키는 자신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것을 느꼇다.


‘진짜로 있네 엄청 빛나는 별’



코코로한테 간다는 말을 남긴채 미사키가 사라진 교실 안의 창가쪽 자리 맨 앞, 이치가야 아리사는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더운 바람에 인상을 찌푸리며 프린트를 풀고 있다.


그 앞에는 어느새 의자를 가져와 앉아 아리사가 풀고 있는 프린트를 포더니 두눈이 휘둥그래지더니 휘파람을 불며 천장을 바라보았다가 프린트를 보았다가를 반복하는 토야마 카스미가 있었다.


그런 카스미를 어이없다는듯 바라보던 아리사는 한숨을 내쉰뒤 말한다.


“아직 점심 먹고 있을 시간이잖아..왜 왔는데”


“아리사 그거 알아?”


“하아?”


아리사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프린트를 풀던 손을 멈추고 카스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당당한 표정에 무언가 기대에찬거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걸 기다리자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거?”


콰당!

엄청난 소리와 함께 의자뒤로 넘어졌다.


“너...너..”


어이가 없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않는다.


어렸을때는 다들 한번씩은 들어봤을 미신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아리사도 어렸을때는 들어본 미신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미신을 믿는 사람이 있을줄은 몰랐다.


부들부들 떨려서 잘 열리지도 않는 입을 억지로 열며 카스미에게 말한다


“너...애냐..?”


“우~아니야~아리사는 심술궃네~”


매도에 뺨을 부풀리고 말하는 카스미를 바라보며 의자를 세워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들어봐 아리사~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데 유성우는 별똥별이 두근두근하게 떨어져서 반짝반짝하는거잖아?”


“그래..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지는게 유성우지”


“응! 역시 아리사네!”


카스미어를 완벽하게 번역해 내자 카스미가 아리사에게 달려들었지만 한손으로 가볍게 제지 당했다.


아리사아~하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굳이 대답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말이야~유성우에 소원을 빌면 무조건 이루어질거 아니야!근데 아리사는 유성우에 소원을 못빌었으니까~얘들이랑 얘기해봤는데 내가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어!”


“하아?”


“반짝반짝 빛나는 별 카스미님에게~ 소원을 한가지만 빌어도 돼! 내가 들어줄 수 있는걸로!”


굉장한걸 말한다는듯 높아진 콧대에 으쓱으쓱 떨리는 어깨 잘난듯 하늘을 향해 있는 턱

아리사는 굉장한걸 제시한다는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카스미를 보고 조금 짜증이났지만 굳이 말로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소원이라고 갑자기 말해도 할말이 없다


“없는데 그런거”


“에에~소원 없는 사람이 어딨어 아리사! 생각해줘~방과후까지!! 아리사가 소원을 빌어주면 난 오늘 2번이나 별님이 된다고!!”


“2번이라니 무슨....”


2번이라는 말에 아리사가 딴죽을 걸려는 그때


쾅!

광음과 함께 아리사의 시선 한편에 있는 앞문이 엄청난 기세로 열렸다.


그곳에 서 있는것은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여자, 다른 학생들과는 다르게 사복을 입은채 무언가 피곤에 쩔어 있으면서도 분노에 차 있는 모습.

교실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면서도 분위기는 그 누구의 어떤 말도 허락하지 않는다.


“누구야..”


여자의 정체는 2-A반 담임.


그렇게 젊지도 않으면서 늙지도 않은 늙음과 젊음의 경계선에 있는 여자


“누가 진로 희망서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라고 썻어!!”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모든 시선은 한 소녀로 옮아간다.


그렇다


이치가야 아리사의 눈앞에 있는 한 소녀에게로 모든 시선이 옮겨진것이다.


“에?나?”


손가락을 자신에게 향한채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카스미는 성큼성큼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그림자에 얼굴이 창백해진다.


선생님의 얼굴은 웃고 있지만 웃고 있지않았다.


“선생님...제 꿈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아파!!아파요~~~아리사~아리사 살려줘!”


“그..뭐냐...힘내라?”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카스미의 귀를 잡고 끌고가는 선생님을 보며 아리사가 해줄 수 있는것은 이것밖에 없었다.


아리사의 이름을 연신 부르며 끌려나가는 카스미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이치가야 아리사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 혼자 멍하니 앉아 있다.


이미 모든 학생이 하교를 해서 한산을 넘어 음산한 교실의 안, 남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잔업을 하는 선생님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 그리고 벌을 받는 학생정도 일것이다.


그 중 어느것에도 속하지않는 아리사는 그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열려 있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뜨거운 바람은 여름의 풀내음과 꽃향기를 들고 찾아와 펼쳐져 있는 커튼을 움직인다.


고요한 교실 안에는 매미우는 소리와 커튼이 스치는 소리 그리고 이치가야 아리사의 숨소리만이 존재했다.


실려오는 풀내음을 맡으며 펄럭이는 커튼에 귀를 기울이고 생각에 잠긴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라니...잘어울리네'


토야마 카스미는 실로 별같은 여자다.


비유가 아닌 진짜 별이다.


어두운 하늘속에 고고하게 빛나는 존재, 빛이 필요한 사람에겐 차별 없이 빛을 나누어주고, 누군가에겐 이정표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쫓을 선망이되어준다.


그러면서도 필요 이상의 것은 주지 않는다.


카스미도 그렇다.


누구와 함께 있어도 반짝반짝 빛나 항상 그룹의 중심이되며 길잃은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이정표가, 구원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구원이 되어준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며 그 누구에게도 차별하지 않고 정을 배풀어주는 별보다 더 별같은 여자

그녀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는 큰 의미는 없으며 자주 하는 껴안기도 우정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누구에게나 하는 그저 우정의 행동, 카스미의 좋아는 like뿐 love는 없다.


그게 토야마 카스미다.


자신같은 사람과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다른 세계의 사람

원래라면 더욱 빛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할 존재

다른세계에 사는 사람이 있다면 선망하게 되는게 당연한것이다.


자신과는 완전 다른 세계, 어두운길만을 가던 자신과는 다른 반짝이면서도 양지바른 길만 가는 소녀에게 동경하게되고 선망하게 되는건 당연한 이치, 어느새 눈이 그녀만을 쫓으며 가슴의센서는 그녀에게서만 반응했다.


사람은 착각하고 살아가는 존재다.


빛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신도 빛난다는 착각,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신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거란 착각.

수많은 착각을 하며 살아간다.


이치가야 아리사도 그랬다.


카스미를 좋아해도 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원래는 자신과 함께 있을리가 없는 존재인데 그저 우연으로 곁에 있었다고 조금 친했다고 좋아해도 된다는 착각을 한것이다.


착각이였다곤 해도 즐거웠다.


그녀와 보내는 매일이 나쁘지않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극에 달한것이 유성우에 초대 받은날


별을 좋아하는 카스미에게 쏟아지는 별똥별의 아래에서 로맨틱하게 고백할 예정이였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날 아리사는 아침부터 고열에 시달려 쓰러진것이다.


39.5도라는 초고열에 몸져 누워 유성우를 보러가기는 커녕 누워서 숨을 쉬는것 조차 벅찼다.


그때 아리사는 느꼇이다.


원래 닿을 수도 없는 존재와 친구가 됬는데 친구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선을 넘으려 한 자신에게 주어진 벌이라는것을

그걸 확신한것은 흐려지는 시야속으로 떨어지는 유성우가 들어왔을때였다.


하늘에서 불타 사라지며 섬광만을 남기고 산산조각나는 유성우를 보며 아리사는 카스미를 떠올렸다.


자신이 고백함과 동시에 산산조각 나는 인간관계, 부서지는 밴드, 빛을 잃고 다시 한번 등교거부를 시작하는 자신.

그래서였다.


카스미에게 선을 긋기 시작한것은

문자가 오면 30초만에 대답하던걸 30분에서 1시간의 텀을 만들었다.


매일 아침 데리러 오는것을 못하게했다.


같이 먹던 밥도 더 이상은 같이 먹지 않았다.


껴안는것도 전력으로 막는다.


카스미가 선을 넘어서 들어오는건 받아주지만 아리사는 일체 선을 넘지 않는다.


이치가야 아리사는 토야마 카스미를 포기하기로 한것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카스미를 잃고 싶지 않아서, 부서지는걸 보고 싶지 않아서 아리사는 친구이기로 했다.


‘그래 소원으로 마음만 확인하자’


카스미가 말한 소원


그걸 이용해 카스미의 마음을 확인하고 끝내기로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마음정도는 확인해도 괜찮잖아? 아리사가 그렇게 생각하자

드르륵 소리와 함께 반의 문이 열렸다.


그곳에 있는 것은 뛰어왔는지 이마에 땀이 비오듯 내리고 있는 토야마 카스미였다.


자신을 위해 달려온 흔적, 이마에서 내리는 땀, 거친 호흡, 힘든듯 잡고 있는 무릎에 이치가야 아리사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왔어?”




「사랑해요 아리씨」


「나도에요 카이씨」


엄청나게 서로를 빨아대는 영상소리가 교무실 전체를 감싼다.


교무실에는 이미 선생님들 조차 거의 다 퇴근한 상태로 카스미의 담임 선생만이 의자에 앉아 청소년은 시청하기 조금 힘들것 같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


“저기..선생님... 화장실 청소까지 다 했는데 가도 될까요?”


“그래..이거야!이 장면을 위해서 근무시간에 몰래몰래 봐왔다니까!!”


“서..선생님..아리사가 기다리는데 가도 될까요..”


자신의 말이 안들리는지 영상에 집중한체 대답을 하지 않는 선생을 다시 부른다.


그제서야 카스미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황급히 영상을 정지 시키고 의자를 카스미 쪽으로 돌린다.


“아아..카스미 왔구나~그래그래 가도 좋아 다음부터는 진로 희망서에 장난치지말고 프린트는 제때제때 해오고..또~”


“선생님..아리사가 기다려서 그런데 가도 될까요?”


“아~그래그래~카스미는 아리사가 그렇게 좋니?”


가도 된다고 말해놓고 잔소리를 길게 시작하는 선생님의 말을 끊은 카스미는 교무실에서 나가기 위해 문쪽으로 종종 걸음으로 걸어가며 뒤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네!”


이윽고 선생님은 문을 닫고 나간 카스미를 바라보며 어이없다는듯 중얼거린다.


“요즘것들은 발랑까졌단 말이야~”








“늦었다 늦었어~”


토야마 카스미는 현재 복도를 달리고 있다.


평소라면 복도를 달리는 즉시 민트머리의 긴생머리여자가 제재를 가하겠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하교해 그녀를 말릴 사람은 존재하지않는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도로를 활보하는 카스미는 아리사에 대해서 생각한다.


아직 기다리고 있을지는 미지수, 기다리라는 말은 한적이 없지만 방과후에 보자는 말은 했었다.


청소가 조금 늦어져 시계의 시침은 어느새 6을 향하고 있었다.


‘아리사 많이 화났겠지?’


하지만 아리사가 없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최근 아리사는 많이 이상해졌지만 본성은 착한 아이다.


언제나 아닌척하면서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준다.


모르는게 있으면 항상 알려주고 곤란한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나서서 투덜대며 해결해준다.


그게 카스미가 아는 이치가야 아리사이다.


최근 1년동안 카스미는 즐겁고 행복했다.


1년전 아리사를 만나서 밴드를 시작하고 하루도 즐겁지않은 날이 없었다.


반짝반짝하고 빛나며 두근두근하고 떨리는 매일은 아리사가 만들어준 보물이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아리사가 없다는건 말이 되지 않는다.


아리사가 왜 이상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오늘만 지나면 다시 아리사와 아침에 만나서 같이 등교하고 점심을 먹으며 즐겁게 놀 수 있다.


카스미는 그런 일념 하나로 2-A 교실로 달리고 있다.


2-A라는 표지가 걸려 있는 교실의 앞에 도착해 문을 거세게 연다.


드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와 교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창가쪽 자리 맨 앞, 열려 있는 창문과 기둥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때문에 그 모습이 잘 보이지않으면서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금발때문에 시선을 빼앗긴다.


“왔어?”


문을 염과 동시에 뜨거운 바람이 교실을 차고 들어와 펼쳐져 있는 커튼과 금발머리의 소녀, 이치가야 아리사의 머리를 휫날리게 한다.


휫날리는 머리를 잡으며 이쪽을 보는 아리사, 펼쳐져 있는 커튼은 강하게 펄럭이며 뒤에서 눈을 부시게 하는 태양 때문인지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것만 같았다.


거기다가 이쪽을 보며 웃는다.


‘어라?’


바람이 아리사를 지나치며 그녀의 향기를 카스미에게 가져와 코를 간지럽힌다.


「카스미는 아리사가 그렇게 좋아?」


어째서인지 아까 선생님에게 들었던 말이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너무 뛰어온 탓인가?


더워서 붉게 물든 얼굴과 체력 부족으로 심하게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 시키며 카스미는 아리사를 향해 나아간다.


“아리사~나왔어~”


“늦잖아 바보야”


“헤헤”


진정되지않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 시키며 카스미는 아리사에게 묻는다.


“아리사의 소원은 뭐야?”





아리사의 소원은 간단한 것이였다.


「카스미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라는것이다.


어째서 자신의 속마음같은걸 알고 싶은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어려운것은 아님으로 물어보는 질문 몇개를 대답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소원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면 안될 노릇, 조건이 몇개 있었다.


“첫번째. 나랑 눈을 마주치고 있을것

두번째. 고개를 돌리지않을것

세번째. 시선을 피하지않을것

네번째. 어기면 절교!”


최근 카스미에게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아리사에게 내놓은 카스미의 특책이였다.


절대로 점심시간에 본 다툰사람과 화해하기 같은게 아니다.


우린 다툰적이 없으니까


“으..응..그러지 뭐”


아리사는 조금 당황하는듯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익은 벼 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아리사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고개를 숙인 아리사의 양 볼을 잡아 자신과 마주보게 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게 귀여웠지만 똑바로 자신의 눈을 쳐다보게 했다.


아리사의 질문은 대게 이런것들이였다.


포핀파티를 좋아합니까?

대답은 당연히 yes였다.


토야마 카스미가 포핀파티를 싫어할리가 없다.


그 외에도 학교에 다는것은 즐겁나요? 밴드를 계속하고 싶나요? 등을 물어보았다.


당연히 모든 대답이 yes 부정할 만한 일은 하나도 없었다.


어째서 이런 당연한 질문들을 하는지 모르겠는 카스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눈 앞에서 눈을 마주칠뿐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아리사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얼굴색은 이제 거의 입술을 돌출된 부위로만 찾아야 할 정도로 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3번째 이후로 끊어진 질문을 기다렸다.


“아리사아~”


“....”


“아리사 빨리~”


한참을 기다리고 보채서야 아리사는 자신의 얼굴과 비슷한 색깔의 입술을 비틀어 열었다.


“토야마 카스미는..”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 그럼에도 카스미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잘 들릴정도로 말할때까지 아리사를 기다려준다.


아리사는 그걸 인지했는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다시 한번 카스미가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말한다.


“토야마 카스미는 이치가야 아리사를 좋아합니까..?”


....

약 30초정도의 침묵이 교실을 감싸안았다.


30초동안 들리는 소리라고는 매미의 우는 소리 커튼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그리고 요란법석한 시계의 분침 소리는 고요한 교실때문에 더욱 크게 들려왔다.


카스미는 평소대로 “응!”이라고 대답하려고 했다.


그런데 말이 나오질않는다.


커진 눈동자에 떨리는 입술, 아리사의 얼굴색깔과 비슷하게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느끼며 카스미는 누군가가 본드로 붙여놓은듯이 떨어지지않는 입술을 땔려고 노력해본다.


빨리 대답해야한다.


안그러면 아리사가 이상한 오해를 할게 분명하다.


카스미는 아리사가 좋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친구, 없으면 안되는 포핀파티의 맴버, 아리사를 카스미가 싫어할리가 없다.

그런데 입술이 떨어지질 않는다.


교무실에서 봤던 선생님이 보던 드라마에서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던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기때문이다.


어째서 그 장면이 떠오르는걸까 아리사의 표정이 너무 절박해 보여서? 아리사가 물어본 의미는 그런게 아닐텐데...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50%도 안된대」


사야아와 점심시간때 나누었던 대화가 카스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라’


진정된지 얼마 안된 심장이 날뛰기 시작하고 머리는 온통 꽃밭에 입술은 움직이질 않는다.


어찌해야될지 모르겠는 카스미는 어쩔 수 없이 두 눈을 질끔 감았다.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이차가야 아리사는 오늘 토야마 카스미를 포기할 생각이였다.


자신과는 맞지않는 더 먼 세계의 사람이라고 생각했기때문에 친구로 남아서 그녀가 더욱 높은곳에서 빛날 수 있는 발판이 되려 했다.


“토야마 카스미는 이치가야 아리사를 좋아합니까?”


그래서 이건 하면 안되는 질문이였다.


마지막 미련의 질문


그래도 아리사는 카스미가 평소처럼 “응 좋아해! 아리사도~사아야도~오타에도~”같은 말을 하며 달려들면 그때는 정말 카스미를 좋아하는것을 포기하려 했다.


그런데 눈앞의 소녀는 그러지않고 있다.


당황해서 그런지 엄청나게 커진 동공, 떨리는 입술에, 그 입술과 색이 비슷한 얼굴.


마치 부끄러워하는것 같았다.


그럴리가 없다.


카스미에게 좋아는 like뿐이다.


그 좋아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카스미가 부끄러워서 어쩔줄 모른다는듯 눈까지 감았다.


혼돈 투성이인 아리사의 머리에 오쿠사와 미사키와 했던 말이 스치고 지나갔다.


「별인줄 알았던게 별이 아닐때도 있다는거지. 가끔 있잖아 그런거」


카스미는 별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하늘에 있어서 보기만 할 수 있는 닿을 수 없는 별이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쉽게 말해서 핑계지」


그런 아리사의 생각을 비웃듯 다시한번 미사키와 한 대화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치만 별을 선망해온 사람이 별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해봤을리 없잖아」


두근두근 떨리기 시작하는 심장, 이건 카스미를 봤을때 떨리는 박동이 아니다.


미친듯이 뛰는 심장과는 다르게 의미심장하게 천천히 뛰는 심장박동,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느리지도 않은 신경에 거슬리는 심장박동이 시작되었다.

토할것 같은 구토감이 올라오고 거슬리는 심장소리는 멈출줄을 모른다.


“아니야...”


아리사는 눈앞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카스미를 내버려 둔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도 왜 일어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토할것 같다.


심장이 멈출것 같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벗어나지않으면 안될것 같...

.

“가지마!”


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아리사의 손을 카스미가 잡았다.


두손으로 꽉잡은 손은 아무리 힘을 줘도 빠지질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토할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카스미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놔줘 카스미”


“싫어! 이대로 놓으면 아리사가 영영 어디로 가버릴거 같은걸!”


카스미의 말에 아리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본능은 매우 뛰어나다.


그 사람이 원하는걸 항상 알고 미리가서 길을 열어준다.


아마도 아리사가 진짜 그럴것 같으니까 한것이기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아리사의 두 손을 잡고 카스미는 금방이라도 울것처럼 자신때문에 아리사가 어디론가 가는것처럼 말한다.


“미안해..바로 대답 못해줘서...아리사..나는 아리사를 좋아해..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해 아침에 일어나서 아리사를 깨우러 갈때가 하루중에서 제일 즐거워, 아리사랑 같이 점심시간에 밥 먹으면서 반찬을 나눠줄때가 가장 행복해..그러니까 가지마..”


아리사는 놀랐다.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 산산조각나며 부서지는걸 느끼며 카스미의 진심의 놀란다.


그래도 이 고백은 아마 카스미식의 좋아일것이다.


그래도

그래도이다.


자신에게 혼신의 고백을 하는 카스미는 반짝반짝 빛나지않았다.


오히려 울상이된 얼굴로 어떻게든 아리사를 잡는 모습은 별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까까지의 구토감과 심장박동은 어디갔냐는듯 자신의 손을 꼭잡고 있는 카스미를 보며 아리사는 피식 웃었다.


‘이런게 어딜봐서 별이야’


이렇게 빛나지 않는 별은 처음봤다.

이렇게 사람같은 별은 처음봤다.


당연하지, 카스미는 별이 아닌 사람이니까.

뭐가 별이고 뭐가 다른 세계의 사람이야


카스미는 그냥 조금 특별한 아리사가 좋아하는 여자아이다.


그저 카스미에게 차이는게 두려워서 아리사가 만들어낸 자기합리화에 불과했다.


차이는게 두려워서 도망가는 아리사를 카스미가 잡아 주었다.


아리사는 더 이상 기다리지않는다.


“카스미..나랑 있으면 행복해?”


“....응..”


아리사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카스미의 두손에 남은 손을 포게며 물었다.


카스미와 있을 사람은 카스미가 정하는것이다.


남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는것이다.


“카스미는 나랑 있고싶어?”


그렇게 묻자 여름의 기나긴 태양이 드디어 숨기 시작했는지 노을빛이 기둥을 뚫고 아리사의 자리를 습격했다.


들어오는 노을이, 자신의 얼굴 색깔과 비슷한 노을색으로 물들어진 교실을 보며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카스미에게 아리사는 말한다.


“나는 카스미를 좋아해”


“나..나도 아리사를..”


“아니야. 나는 연인이 되고싶은 좋아해야”


“.....으으...”


아리사의 말을 들은 카스미는 부끄럽다는듯 몸을 뒤로 빼며 아리사에게 멀어질려 한다.


하지만 뒤는 창틀, 도망갈곳 따위는 없다.


“아까 이렇게 했었지”


아리사는 자신을 잡고 있는 손을 풀게하고 양손을 카스미의 손에 깍지를 끼며 포게었다.


“첫번째. 나랑 눈을 마주치고 있을것

두번째. 고개를 돌리지않을것

세번째. 시선을 피하지않을것”


“...아리사 뭐해..?”


“카스미가 아까 나랑 눈을 감아서 피했으니까 소원을 무효로하고 지금 하나 빌려고”


“에에 그거 취소 되는거야?”


카스미의 반박을 아리사는 웃으면서 무시했다

.

“만약에 카스미가 진짜 별님이라면”


아리사는 그럴리 없겠지만~이라고 덧붙이며 말을 잇는다

.

“제가 카스미를 행복하게 해줘도 되나요?”


“...”


정적


둘 밖에 없는 교실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정적이라고 하기에는 뭐한게 눈치없는 매미가 계속해서 울지만, 정적이 찾아왔다.


사실 아리사도 지금 창피해서 죽을것 같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카스미에게 강요하고 있는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않다.


그래도 이 분위기에, 이 빅웨이브에 탈 수 밖에 없다.


몇초나 지났을까 여름의 열기때문인지 아니면 본인들의 심장박동의 문제가 있는건지 빨갛게 변해 버린 얼굴을 한 둘은 계속해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아리사는 치사해..”


“치사해도 좋아”


“내일부터 아침에 데리러 가도 돼?”


“응”


이치가야 아리사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3가지 있다.


“내일부터 점심 같이 먹어도 돼?”


“응”


열정,청춘,노력 바닷물을 끼얹어도 씻겨 내려갈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다.


“진짜?!아리사~좋아해~”


“너는 바보냐”


하지만 토야마 카스미와 함께라면 나쁘지않을것 같다.


아니 즐거울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치가야 아리사와 토야마 카스미의 여름은 이제 시작했다.




19201


마감 오늘 까지길래 빨리 써오느라 마무리가 좀 그렇다


분량 조절하느라 막 짜르고 그랬는데 조절 실패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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