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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젖과 꿀이 약속된 광야로 - 7

삼일월야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27 01:26:16
조회 142 추천 10 댓글 1
														

지혜의 신은 짠돌이거든.

이거 저거 갖다 바쳐야지만 비로소 무언가를 얻게 해주지.

무엇을 갖다 바쳤냐고?

모든 것.

그래서 뭘 얻었냐고?

모든 것.


-마법사의 탑에서, 어느 현자.


-------------------------


싸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마음가짐. 적을 찔러 스스로를 살리려는 각오가 결과를 가른다. 그렇다면, 양 쪽 모두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 그건 바로 경험, 경험이 많은 자. 다른 누구도 아닌 다른 사람의 위에 올라서본 자의 손을 들어준다.


이타카의 사람들은 싸움을 알지 못한다. 제국의 첨병은 타인을 너무나도 쉽게 상처입힌다. 그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가른다. 이타카의 사람들은 상처받아, 차례로 대지에 쓰러진다. 제국의 병사들은 쓰러진 이들을 짓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들의 황제가 원하는 게헤나를 손에 넣기 위해서, 영광을 손에 쥐기 위해서.


소녀와 로웬이 싸움터에 도착했을 때, 이미 승패는 명백했다. 그녀들이 목격한 것은 쓰러져 전투를 수행할 수 없는 이타카의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전의에 타오르는 제국의 병사들. 하지만 그녀들은 맞서 싸운다. 이 이상 제국이 어머니의 땅을 더럽히지 못하도록.


“...왔나.”


제국의 사내는 그녀들을 주도면밀히 관찰한다. 자신을 방해하는, 제국을 방해하는 자들의 싸움을 지켜본다. 맨몸으로 병사들의 힘을 빼앗는 소녀, 그리고 대지를 박차 병사들을 무력화시키는 반인반마의 아인종. 그들이 일으킨 소란의 한구덩이 속에서 이타카의 사람들은 서서히 물러선다.


제국의 병사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연약한 소녀와 경장의 아인종임에도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 숫적 우위를 넘어서는 경험이, 힘이 저들에게 있는 것일까? 사내는 고심한다. 오늘도 이전처럼 물러날 것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수를 사용할 지. 준비는 끝이났다. 남은 것은 사내의 결단, 그것 하나 뿐.


“선생의 차례일세.”

마침 사내는 결심을 세웠다. 그런 사내의 말에 이끌려 노인이 일어선다. 전장에 서기 어울리지 않는, 세월의 흐름 속에 풍화된 연약한 팔과 다리. 하지만 깊은 눈동자는 그 불리한 조건을 뒤덮을 정도로, 흉흉함을 드러내고 있다.


“할 수 있겠지?”


“...”


노인은 말없이 모래바람이 일어나는 소란의 한복판으로 나아간다. 천천히, 하지만 결코 멈추지않는 강한 마음을 품고.


“로웬, 오늘도 소규모 분대만이 있어서…”


“알고 있어, 이제 슬슬 빠져도 좋을 것 같아.”


거친 평원에서 나고 자란 로웬이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배의, 그 배의 삶을 전장에서 살며 싸워 온 로웬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제국의 사람들 대다수는 싸울 수단을 잃어버렸다. 그나마 서있는 사람들은 두 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공포는 순식간에 일어나 몸을 삼켜버리니까. 오늘의 싸움은 끝이다, 물러난다면 적어도 나흘간은 오지 않으리라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어딘가 마음 속에서 일렁이는 불안감이 있었다. 일반적인 오감을 넘는 초감각의 영역. 그 감각이 자꾸만 로웬의 갈기를 쭈뼛쭈뼛 세운다. 어딘가에서의 습격일까, 아니면 아직 보지 못한 것이 있을까.


“로웬, 뭘 그렇게 멍하니 서있어요?”


소녀가 그녀를 부른 순간, 그녀들을 습격하는 강렬한 악의를 느꼈다. 로웬의 감각이 경고하던 미지의 무엇인가의 정체.


“...!”


로웬은 검을 휘둘러 악의의 덩어리를 향해 휘둘렀다. 그것은,어느 누군가의 습격도 아니었다. 빗발치는 창날도 아니었다.


‘불꽃이었나!’


그녀들을 습격한 거대한 화염의 구체였다.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인공적인, 타오르는 불꽃이 로웬을 강타한다. 휘두른 대검의 풍압으로 그 불꽃을 흐트러트리기란 역부족이었다. 결국 로웬은,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 대지에 쓰러진다.


“로웬!”


소녀는 로웬의 곁으로 달려가 상태를 확인한다. 불의의 충격에 정신을 잃은 것일 뿐, 숨은 가까스로 쉬고 있었다. 그렇게 안심하는 것도 한 순간, 소녀는 불꽃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에 서 있는 것은 마른 체구의 노인. 손에 들린 책과 노인의 곁을 에워싼 화염이 노인의 정체를 알려주고 있었다.


“...마법사?”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 광야에서 불꽃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은 분명 마법. 하지만 마법이 현실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그렇게 거대한 불꽃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적어도 소녀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그럴 수 없다. 마법사들은 진작에 자신들의 미약한 힘에 실망해 탑으로 향했다. 전장의 영광은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았기에 지혜만을 탐닉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수였기 때문에, 속세를 등졌다.


“당신같은 지식의 탐구자가 어째서 제국의 종노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소녀의 물음에 노인은 답을 하지 않는다.


“...다음의 수를.”

그 사이에 노인은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소녀가 혼란에 빠진 사이 노인이 집중해 모은 불꽃은 소녀의 상정을 뛰어넘는 규모. 그 불꽃은 정확하게 소녀를 노린, 살의가 담긴 화살이 되어 차례로 쏘아진다.


“잠깐 빌릴게요!”


소녀는 로웬의 검을 들어 불꽃을 쳐낸다. 검의 궤적을 따라 흩어져가는 불의 화살. 하지만...


“훌륭하네, 그래도 언제까지고 그럴 수는 없을테지.”

이것은 노인의 비장의 수가 아니었다. 소녀가 알고 있는 마법사와는 명백한 차이가 있어, 노인은 쉼없이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팔이 저려올 정도의 강한 물리력,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 파괴력은 소녀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다음 수는…’


소녀는 로웬의 검을 던진다. 맞춰 찌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검을 막기 위해 어쩔수 없이 마법사는 틈을 보인다. 그 사이에 파고들어 단번에 승부를 본다는 것이 소녀의 계획.


“흠.”

소녀의 예상대로 노인은 순간적으로 불을 끌어모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불태워 없앤다. 그 틈을, 소녀는 놓치지 않고 달려든다. 좁혀지는 거리, 수련으로 갈고닦은 관수가 노인의 가슴을 꿰뚫으려는 찰나…


“이 쪽이 더 빠르다네.”


노인은 자신의 몸을 중심으로 불꽃을 방출한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소녀를 튕겨내 안전한 거리를 확보한다. 일방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안전한 위치를 잡는다.


온 몸을 찌르는 고통, 충격에 소녀는 기절할 뻔 했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파트너, 로웬을 위해 소녀는 아직 쓰러질 수 없다. 소녀는 방법을 강구한다. 어떻게든 저 노인을 무력화시킬 방도를. 절체절명의 순간, 그 찰나의 순간, 소녀의 뇌리를 스친 기억은…


‘사람은 무엇이든 전부 손에 쥘 수가 없는거란다, 꼬마야.’


언젠가 여행의 도중에 만났던 현자의 얼굴.


‘세상의 지혜를, 마법을 탐구하려면 이상하게도 세상을 버려야하지. 전장에서 승리해 영광을 손에 넣으려면 이상하게도 영광을 이야기 할 장소, 고향을 버려야하지.’


‘전부 손에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인자하게 웃는 그 현자의 대답은 바로...단 한 마디였다.


“전장의 영광과 마법사의 명예, 그 두 가지를 같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노인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무례하구나.”


“무례한 건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은 자신의 삶을 버려가며 지식을 추구한 이들을 욕보이고 있는 겁니다!”


소녀의 일갈에 노인은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것은 망설임때문에. 이미 얼마 남지않는 삶이면서도 탐욕스럽게 명예를 얻기 위해, 게헤나의 힘을 빌려서라도 전장에 온 스스로의 인생에 회의가 들기 때문에 움직임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내 그 이상의 분노를 터트린다. 한참 어린 소녀에게 죄를 지적당한 그 부끄러움이란 실로 쉬이 삭힐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린 것이, 건방지게!”


이 땅을 전부 불태울 정도로, 노인은 불꽃을 모았다. 단 한 명의 소녀를 재로 불태워버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쏟고있다. 그 강렬한 악의 앞에 소녀는 준비한다.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한 최후의 일격을 다듬는다.


“타올라라!”


노인의 일격이 대지를 강타한다. 맹렬한 화염이 휩쓸고 간 대지에는 거대한 구덩이 만이 남아, 모든 생명을 지웠다. 소녀도 그 안에서 재가 되어 사라진 것일까. 그렇게 판단한 노인은 시야를 돌려 나머지 반인반마를 제거하려한다. 하지만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머리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을 인식하는 즉시 느껴지는 것은 목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


“끝입니다.”

멀어져가는 정신 속에서 그것이 노인이 들은 최후의 말이었다. 소녀의 손은 칼날이 되어 노인의 목을 찌르고 있었다. 얕은 찌르기이지만, 늙어버린 육체를 무력화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 소녀가 손을 거두는 것에 맞춰, 노인은 대지로 쓰러진다. 그리고 소녀 또한 지친 몸을 대지에 눕힌다. 긴장이 풀린 육체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파트너.”


“로웬, 일어났군요!”


그런 소녀에게 들려온 로웬의 목소리. 소녀는 로웬에게 달려간다. 분명 없었을 힘을 쥐어짜내, 로웬에게 달려가 몸상태를 살핀다.


“...상처는 없구나.”


“미안해요...제가 처음부터 경계를 늦추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사과하는 소녀의 머리를 로웬은 한 번 톡 친다.


“갑자기 왜 때려요.”


“무리하지 말라 그랬잖아, 일단 도망쳤어야지.”


“...로웬을 홀로 남겨둘 수 없잖아요.”


“나도 그랬겠지만, 말이라도 이렇게 하는거야.”


그렇게 로웬은 일어나 소녀를 들어 자신의 등에 태운다.


“내려줘요, 걸을 수 있는데.”


“잔말말고 지금은 거기에 누워있어.”


무어라 반박을 하려하지만 몸에 남아있는 여력은 더 이상 없기에, 그리고 로웬의 몸이란 너무도 포근하기에. 소녀는 금방 잠에 빠진다. 그렇게 둘은 전장을 떠난다. 영락한 현자를 뒤로 한 채, 다시금 그들의 쉼터로 돌아간다.

*

“그 할배는 두 가지 실수를 범했어.”


밤, 제국의 사내 곁에 선 로브를 쓴 여인은 말한다.


“도발에 넘어가 냉정을 잃은 것, 때문에 그 소녀가 위로 뛰어오른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사내는 아무 말없이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인은 그런 사내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말을 이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나이에 맞지 않는 호기를 부렸지. 늙은 육체는 그 반동을 이겨낼 수 없는데도 말야. 멍청하게. 그 탓에 반응이 느렸어.”


여인의 말이 끝나고 방 안에는 잠시 동안의 침묵이 감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사내, 제국의 푸른 머플러를 두른 사내.


“그래서 자네는 이길 수 있다는 건가? 그 둘에게.”


“나는 그 할배와는 달라, 그리고.”


“그리고?”


“그 둘은 꼭 내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했으니까.”


그 대답에 만족했다는 듯이 사내는 여인에게 게헤나를 건넨다. 게헤나는, 잔인한 살의로 빛나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라이벌 여캐 등장...!

그리고 맨 처음 지혜의 신 어쩌고 저거는

바키에서 나온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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