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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는 익숙한 소독약 냄새를 맡으며 정신을 차렸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렇게 심하게 다쳤던 건 아니었는지 시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다. 흐릿하게 보이는 인영에 눈을 깜빡이자 서서히 뚜렷하게 앞이 보이기 시작했고, 아이는 본능적으로 눈앞의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았다.
"엄마?"
"......"
아직 덜 아문 상처에 소독약을 바르던 손길이 순간 멈칫했다. 엄마라고 불린 흰 가운을 입은 여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아픈 것도 잊고 그녀의 품에 안겼다.
"엄마, 왜 이제야 왔어요? 아니, 아니에요. 와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엄마....."
아이는 훌쩍이다가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런 아이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그녀는 결국 아이를 안아 들고 격리실 밖으로 나왔다.
"이박사, 무슨 짓인가요?"
귀에 꽂힌 통신기로 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등 뒤로 격리실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것을 느끼며 소연은 말없이 서 있었다.
"이박사, 당장 7739호를 다시 격리실에 집어넣어요."
"치료실로 데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대꾸하는 건가요?"
"제가 깜빡하고 채혈할 시린지를 두고 와서......"
"......"
"소장님?"
"301호로 데려가세요."
"네."
소장은 소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어차피 7739호의 발목에 채워진 장치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고, 이박사가 그런 짓까지 저지르진 못할 거라 생각했다. 환하게 밝혀진 복도를 걸어가는 이박사의 모습을 CCTV로 지켜보며 저런 가짜들의 인권이 어쩌고 하면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 군말않고 일 잘하던 연구원이 처음으로 하는 반항을 한 번만 들어주는 걸로 지금의 실랑이를 해결하자고 생각했다.
'이소연......'
물론 정말로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가진다면 가만히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2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익숙한 하얀 천장이 보였지만 등 뒤에 닿는 감촉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건지는 몰랐지만 난생 처음 보는 푹신한 베개와 침대가 신기해서 손으로 꾹꾹 눌러보다가 반대쪽 옆에서 사각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았다.
"엄마?"
"아......"
책에 집중한 나머지 아이가 깬 것도 몰랐던 소연은 그제야 아이를 확인했다. 몸의 상처는 다 나아 있었고, 퉁퉁 부었던 얼굴도 완전히 멀쩡해져서 더더욱 지연의 어린 시절 모습과 닮아 보였다.
"몸은 괜찮아요?"
"엄마 맞죠?"
"......"
열 몇 살 남짓해 보이는 아이가 20대 후반인 여자에게 물을 법한 질문은 아니었으나 아이는 그런 상식은 알지 못했다. 잠시 망설이던 소연은 기뻐하는 아이에게 차마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대신 팔을 뻗어 안아주었다.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아이는 그저 늦게 온 것을 미안하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누가 와서 구해주길 기다리며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왜 늦게 왔냐고 투정 부렸다가 다시 홀로 남겨질까 봐 두려웠다.
"다음에 또 올게요."
"다음에 언제요?"
- 언니, 다음에 언제 볼 수 있어?
- ......연말엔 볼 수 있지 않을까?
"......"
소연은 자신이 다음에 언제 올 수 있을지 몰랐고, 아이에게 거짓말을 해서 그 날만을 기다리며 기대하다가 실망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소연의 침묵에 불안해졌는지 아이는 베개를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으며 표정을 숨겼다.
"늦게 오셔도 괜찮으니까...... 기다려도 되죠?"
"......네, 꼭 돌아올게요."
소연은 결국 약속하고 치료실을 나오고 말았다.
"하아......"
등뒤로 치료실 문이 닫히자마자 한숨을 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자꾸 그리운 얼굴이 아른거려 견디기 힘들었다. 다시 고개를 들자, 복도의 CCTV가 바로 눈에 들어왔고, 소연은 마음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가만히 있어선 안 될 이유가 생겼다.
3
"벨, 벨!"
"으음...... 엄마?"
소연이 마지막으로 방문하고 한 달만이 지난 밤이었다. 소연은 아이를 만나러 와서 '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책을 읽어주기도 했고, 카드 게임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알려줬다. 그런데 이번에 소연은 한쪽 눈을 포함한 얼굴 반쪽과 왼팔을 붕대로 칭칭 감고 있었고, 손에는 책 대신 총을 들고 있었다.
"잠깐만 눈 감아 봐요."
아이가 눈을 감자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의 장치가 부서졌다. 눈을 뜬 아이는 어떻게 부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엄마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며 신기해했다.
"지금 당장 가야 해요."
"어디로요?"
"연구소 밖이요."
"네?"
졸려 하던 아이는 밖이라는 말에 바로 정신을 차렸다. 밤에도 실험을 명목으로 끌려 나오는 일이 잦았기에 오늘도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도 하지 않던 일이 막상 벌어지자 실감 나지 않았다.
"피곤해도 지금이 아니면 안 돼요, 좀만 참아요."
"아, 아뇨! 괜찮아요!"
아이는 헐레벌떡 침대에서 내려왔고, 소연은 그런 아이의 손을 잡고 달렸다. 정신이 맑아지자 처음 맡는 매캐한 냄새와 피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소연을 따라 달리는 게 힘들어 무슨 일인지 물어볼 틈이 없었다.
"허억, 허억!"
"힘들어요?"
"콜록, 아, 아뇨!"
"저기다!"
"잡아!"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뒤쪽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멈췄다. 소연이 사람을 죽였다는 걸 믿을 수 없었지만 아이는 두려워서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1층이다!"
"움직이지 마!"
"한 쪽은 쏴도 돼!"
계속해서 달리고, 달려서 1층 창문을 깨고 나가려는 그때 또다시 발각되고 말았다.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온 순간, 붕대로 감싸인 소연의 팔이 아이의 눈앞을 가로막았다.
"뭣, 아악!"
총소리와 함께 사람들은 쓰러졌고, 아이는 처참한 광경에 고개를 돌리고 창밖을 보았다. 분명 팔에 총을 맞았는데도 신음 한 번 내지 않는 소연이 이상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건물 밖을 나와서 지칠 대로 지친 아이를 소연이 안고 어두운 길을 한참을 달렸다.
"끝이에요."
갑자기 등뒤에 불빛이 환하게 켜졌고, 소연은 걸음을 멈췄다.
"하."
"거기서 한 발짝만 더 앞으로 움직이면 다 터트려 버릴 거예요."
'뒤돌아보지 마세요.'라고 작게 속삭이며 소연은 아이를 땅에 내려놓고 혼자 뒤돌아보았다.
"어떻게 아셨죠?"
"사람들은 CCTV를 달아두면 감시받고 있다는 건 알아도 보이지 않게 숨겨둔 CCTV가 더 있을 거라곤 예상 못하더라고요."
"하......"
이런 초보적인 눈속임에 당하다니, 너무 성급하게 행동한 어리석음이 뼈아팠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었다.
"7739호를 넘기세요."
"싫다면요?"
탕 하는 총성이 울려 퍼졌고 아이는 놀라서 움츠러들었지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하하, 설마 설마 했더니 반쪽이지만 정말 변이 실험에 성공했군요. 그것도 자기 자신을 실험체로."
실험이라는 말에 놀라서 뒤돌아보고 만 아이의 눈에 붕대가 다 찢어 떨어지고, 딱딱하고 날카롭게 변형된 소연의 팔이 보였다. 소연의 손끝부터 어깨까지 쭉 훑던 아이의 눈에 맞은편의 소장이 보였다. 처음으로 보는 소장은 직책에 맞지 않게 상당히 젊어 보였고, 소연만큼이나 예뻤지만 눈빛이 흉흉했다.
"이 정도 히든카드 없이 당신을 이겨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게 바보니까요."
"그래도 결국 당신이 졌어요."
크르릉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소연의 입에서 나왔지만 소장은 절반은 짐승처럼 변한 소연의 이를 흥미롭다는 듯이 쳐다볼 뿐이었다.
"하하하, 변이 실험에 실패한 실험체 중 대부분은 미쳐서 다 부수고 날뛰던데 머리는 괜찮나요?"
"여기서 당신을 죽이고 도망친다면?"
"할 수 있으면 해보세요."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한 삐 삐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는 막연하게 불안할 뿐이었지만 소연은 소장이 자신이 죽으면 정말로 이 일대를 터트려 버릴 작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뭐하시는 건가요?"
"이 아이는 놓아주세요."
소연은 소장의 앞에 무릎 꿇었다. 하지만 소장은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탕!
"으윽!"
"엄마!"
"한쪽 팔과 얼굴 반쪽까지만 변형됐나 보군요. 다리는 총알이 들어간 걸 보면."
갑작스레 허벅지에 총을 맞은 소연은 고통스러워 하며 옆으로 쓰러졌다.
"상체는 어디까지 변형됐는지 확인해 볼까요?"
총을 장전해서 겨누며 무덤덤하게 소름 끼치는 말을 내뱉는 소장을 본 아이는 두려움에 떨었다. 자신은 총에 맞아도 금방 나을 수 있으니까 내가 엄마를 감싸야한다고 생각한 그때, 눈앞이 하얘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젠장."
아이가 사라진 자리를 노려보며 소장은 욕설을 내뱉었다. 이 연구소에 오기 전에는 공간이동 관련 연구를 하고 있었다곤 들었지만 혼자서 몰래 여기까지 성공했을 줄이야.
"으윽, 시간 끌기 성공, 아악!"
소장은 소연의 총에 맞은 허벅지를 발로 세게 밟았다. 이런다고 실험체를 어디로 보내버렸는지 말할 사람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지만 끝까지 반항하는 소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언니와 유전자만 같지, 저건 인간이 아냐."
"으윽......"
소연도 알고 있었다. 언니와 유전자만 같다고 해서 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쯤은.
"시험관에서 한 달 동안 보통 사람의 10년 치를 자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생명체야. 대체품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어릴적 네 언니와는 사고방식, 습관, 심지어 외모도 조금은 다를 텐데 왜 동정심을 가지는 거야? 고작 조금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2년 전에 죽은 자네 언니라도 떠올리게 해?"
"소장..... 아니, 네가....."
으득 이를 가는 소리와 함께 소연은 자신의 허벅지를 밟고 있는 소장의 다리를 잡았다.
"네가 어떻게 감히 이지연을 들먹일 수가 있지?"
탕!
"크윽!"
총에 맞은 쪽 다리의 아래에 한 번 더 총을 맞은 소연은 고통에 손을 놓고, 몸을 웅크렸다.
"멍청하게 실험체에 연민을 가지더니 연구소를 떠나려고 하길래 비밀을 영원히 지킬 수 있는 상태로 나가라고 말해줬어."
"개새끼......"
"그랬더니 연구소의 비밀 자료들을 들고 도망치다가 결국 보안장치에 목숨을 잃었어. 그게 내 잘못이야?"
"크아악!"
계속 참고 있던 두통과 상처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소연은 비명을 지르다가 기절했다. 그런 소연을 싸늘하게 지켜보던 소장은 아직 남아있는 경비원을 불러 소연을 끌고 갔고, 핏자국과 소연이 떨어뜨린 총알을 다 쓴 총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4
"커헉!"
기절했던 소연은 배를 걷어차이며 정신을 차렸다. 통증에 본능적으로 왼팔에 힘을 줄 뻔했으나 그동안 전기충격으로 훈련받아 간신히 충동을 참을 수 있었다. 소장은 팔을 뒤로 묶여 배를 감싸지도 못하고 몸을 비트는 소연을 내려다 보았다.
"실험체, 어디로 보냈어요?"
"으윽......"
"하아, 한 달이나 지났는데 이쪽 인력으로도 아직 못 찾고 있는 것도 답답한데 배신자는 이렇게 개기고 있으니 더 짜증 나네."
"그럼 포기해, 씨발."
소연은 눈이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소장의 얼굴이 단번에 험악해졌다. 버튼을 누르면 뇌에 연결된 칩으로 간단하게 고통을 줄 수 있지만 저 뇌를 끄집어내서 정보를 빼낼 기술은 아직 없는 게 아쉬웠다. 물론 그런 기술이 있어도 소장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포기하길 원해?"
"아악!"
소장은 버튼을 눌러 두통에 괴로워하는 소연을 보며 말했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허억, 내가 너 같은 새끼의 뭘 믿고?"
"정말 7739호에 대해선 손 떼도록 할게. 내 말대로만 한다면."
소연은 자신의 패가 다 보여진 상태에서 상대가 패배 선언을 할 리가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기선 승자의 자비를 믿는 수밖에.
"그 아이를 포기해 줘, 으윽!"
기습적으로 소연의 목에 무언가가 박혔고, 소장은 약물을 끝까지 밀어넣었다. 또 잠도 못 자고 고문시키기 위해 넣은 약물일 거라 예상한 소연은 역시 포기하겠다는 건 다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하던 찰나 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허억!"
"실제로 사용해보는 건 처음인데....."
"아악!"
소연은 무심코 왼팔에 힘을 줬다가 손목의 장치로 전기 충격을 받고 힘을 뺏다. 버튼을 꺼서 두통은 사라졌지만 타는 듯한 갈증과 처음 겪어보는 아래쪽의 근질거림에 미칠 것 같았다. 바닥에 엎드려서 맨살이 찬 바닥에 닿고 있었지만 몸의 열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부터 저항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허억, 허억."
소장은 소연을 안아 들고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소장의 살갗에 닿는 느낌만으로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어제 묶인 채로 끌려와 이전까지와는 다른 방에 왔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게 있는 방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흐읍......"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생각하던 소연은 소장이 갑자기 입을 맞추자 놀라 몸을 떨었다. 하지만 소연은 타는 듯한 갈증 때문에 거부하지 못하고 자신의 혀에 닿은 소장의 혀를 빨아들였다. 소장은 반은 날카롭게 변한 소연의 이가 거슬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신음 소리와 침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울려 퍼지던 중 소장의 손이 소연의 배를 느릿하게 훑으며 아래쪽으로 향했다.
"흐읍!"
근질거리던 소연의 아래쪽에 소장의 손이 들어왔다. 처음이었지만 약 때문에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리 벌려."
이물감을 참지 못하고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린 소연에게 소장이 명령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소연은 소장이 엄지를 움직여 가운데를 누르며 다시 명령하자 다리를 덜덜 떨면서도 시키는대로 움직였다.
"하아, 하아......"
안쪽에서 앞뒤로 움직이면서 엄지로는 계속 가운데를 괴롭혔다. 목이 말라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쾌락에 위쪽에서도 아래쪽에서도 침이 질질 흘러 나왔다. 이대로 정말 미칠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소장은 손가락을 빼냈다.
"하아, 허억!"
안심하고 숨을 고르던 순간 다시 소장의 손가락이 안으로 들어왔다. 소연의 허리가 크게 튀며 매트리스를 덮은 이불이 말릴 정도로 발가락을 세게 오므렸지만 소장은 다시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대로 6시간만 버텨봐요."
"으읏...... 하앗!"
그렇게 속삭이며 소장은 소연의 목덜미를 핥았다. 어디를 만지든 몸을 크게 떨며 반응하는 소연을 보며 소장은 즐거워했다. 지연이 죽고, 무슨 꿍꿍이인지 의심스러웠지만 지연과 매우 닮은 소연이 연구소에 들어온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 했다. 그랬다면 7739호 같은 재생 실험 성공 사례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이런 즐거움을 얻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겠지.
소장은 낭비한 시간이 아쉽다고 생각하다가 다시 소연을 안는 데 집중했다. 어차피 6시간 동안 소연이 버티든, 그렇지 못하든 상관없었다. 이젠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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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 백일장의 프로테실라오스가 되겠다
(주: 프로테실라오스는 뒤졌다)
대충 이딴 허접도 글 쓴다는 뜻
회로를 길게 돌렸다가 오래 붙잡고 있기 힘들어서 내용 쳐내기
순애와 가학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가학으로 기울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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