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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5년후의 나, 10년후의 나, 15년후의 나 上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08 23: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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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후 하고 내쉰다음 다음 책상 위에 놓여진 편지를 내려다보았다.


처음 편지를 샀을 때, 요즘 시대에 러브레터라니, 시대에 뒤떨어졌어! 하고 여동생이 말렸던 기억이 있었다. 어머니조차도 그게 뭐하는 짓이니 하고 째려봤었던 기억이 있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한테 상담하니 그 상냥한 카논 씨 마저도


[미사키 짱...그건 좀 아닌 거 같아...]


그런 답변이 돌아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러브레터가 제일인 것 같았다. 이유는 둘, 첫째는 내가 얼굴을 마주보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을만큼 극도의 부끄럼쟁이라는 것이였고, 둘째는, 코코로는 이런거에 익숙하지 않아서 즐거워 해줄 것 같았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에서였다.


취미로 글을 적기도 했고, 코코로한테 보내는 러브레터는 금방 작성할 수 있었다.


"...나랑 사귀어줬으면 해, 긍정적인 대답 기다릴게. [오쿠사와 미사키]...응, 좋아."


마지막으로 서명을 멋들어지게 적은 내가 편지를 잘 봉해서 그대로 방에서 나갔다. 빠를수록 좋으니까, 이 참에 코코로를 불러서 직접 건내줄 생각이였던 것이다. 코코로, 코코로...나가면서 부르려고 휴대폰으로 번호를 찾고있던 그 떄였다.


무엇인가와 부딪혔다.


쾅, 하고 개그만화 같은 음성이 울려퍼졌다. 무엇인가에 부딪혀서, 그대로 바닥으로 내가 구른 소리였다. 아야야...이마를 매만지면서 위를 올려다보자 그곳에는 감색 코트를 입은 여성이 있었다. 처음 보는 여성이였음에도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어서, 누구일까 하고 내가 곰곰히 생각하려다가 불법 침입인 것을 눈치채고 큰 소리로 외치려던 차였다.


"오쿠사와 미사키, 맞지?"


여성의 목소리에서 믿을 수 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은 몇 년이지?"


"그게...xx년 x월 x일인데..."


"제대로 왔네."


그 목소리에 당황한 내가 순순히 대답해주자 그녀가 피식 웃으면서 내 옆을 성큼성큼 걸어가서 익숙한 듯 의자에 앉았다. 머리를 쓸어넘기면서 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더니 불은 붙이지 않고 입에 물기만 했다. 그 목소리, 행동, 말투, 얼굴까지 전부 다, 전부 다...


"슬슬 눈치챘지? 난 너야."


내 의심을 확인사살 하기라도 하듯, 미래의 내가 담배를 문 채 말을 이었다.


"난 지금으로부터 오 년 뒤에서 왔어."


*


그 말을 받아들이기 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처음 떠오른 것은 츠루마키 가에서 친 장난이였다. 나랑 똑같은 얼굴, 나랑 똑같은 목소리를 과학 기술로 만들어내는 것 쯤이야 충분히 있을 법 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코코로와 지내면서 이런저런 기상천외한 일을 많이 겪기도 했기에 충분히 익숙해져 있던 것이다.


"못믿고있지? 괜찮아, 오 년 전에 나도 그랬으니까"


"네, 네...증명할 방법이라도 있어...요?"


하지만 내 의심을 읽기라도 한듯 씨익 웃은 그녀가 손을 뻗어서 그대로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암호를 걸어놨으니까 들어가는건 어려울텐데, 그녀는 능숙하게 컴퓨터 위의 암호를 해제한 다음 내 쪽을 쳐다보았다.


"못믿으면 뭐, D드라이브에 내가 쓴 미사키x코코로 19금은 삭제해도 되는거지?"


그 말에 내가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코코로에 대한 애정은 깊어져 감에도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그저 망상으로 나와 코코로가 이어져가는 소설을 몰래몰래 썼던 것이다. 처음에는 달콤한 연애물로 시작했고, 뒤로갈수록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서 수위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그래서 누구한테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그래도 못믿는거야? 어디, 첫 문장이 그랬을텐데. [숨을 헐떡이면서 코코로의 옷을 벗겼다. 태양과도 같은 뽀얀 살결의 그녀가 거친 숨을 내쉬며...]"


"으아아! 그만, 그만! 알겠어! 알겠으니까!"


화면쪽은 보지도 않은 채 토씨 하나 틀리지 줄줄 읊는 걸 보니까 아무래도 그녀는 내가 맞는 것 같았다. 부끄러워진 내가 양 손을 휘저으며 그만하라고 하자 그제서야 이야기가 통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미래의 내가 담배에 불을 붙이려 했다.


"실내인데요."


"나도 알아."


알기는 무슨, 안말렸으면 그대로 피웠을게 틀림없었다. 혀를 차면서 입에 문 담배를 다시 집어넣은 그녀가 눈을 살며시 감고, 입을 열었다.


"그 편지."


"네? 아, 네. 코코로한테 보낼...건데요. 미래에서 왔으니까 알...지 않아요?"


일단은 미래의 나라고 해도 나보다 연상, 반말을 써야할지 존댓말을 써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조심스럽게 단어를 골라가면서 말하자 미래의 내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만 양 손으로 내 뺨을 꼭 붙잡고, 그대로 볼을 늘어뜨렸다.


"잘들어, 그 편지는 당장 찢어버려."


"네? 편지는...왜요?"


"그 편지 때문에, 미래의 나는 납치 감금 당한단 말이다."


미래의 내 말에 내가 표정을 굳혔다. 열심히 쓴 러브레터를 찢으라고 한 것도 어이가 없었는데, 납치 감금? 누구한테? 설마 코코로한테? 내가 편지와 미래의 나를 번갈아가면서 보고 있자, 그녀가 한숨을 내쉬면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전말은 그랬다.


내가 코코로한테 러브레터를 건내준다, 평소에 미사키 x 코코로 망상을 쏟아내던 나였기에 제법 유려한 문장으로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자신작이긴 했으니까 - 써진 러브레터를 코코로는 기쁘게 받아준다. 집에 돌아가서 읽고, 나한테 전화를 한다...


"납치할 건덕지가 어디있어요?"


"끝까지 들어."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했다. 처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유려한 글씨체, 막힘없이 술술 이어지는 부끄럼없는 고백에 내가 코코로한테 처음으로 러브레터를 보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냈다고 착각을 해버린 것이였다. 보통이라면 의심이 가는게 있다면 대화로 해결했겠지만, 원래도 제법 독점욕이 있던 코코로한테는 그 의심이 생기자마자 대화라는 선택지를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했다.


"그래서 납치 감금을?"


"오해를 푸는데 4년하고도 9개월이 걸렸지. 그리고 넌 내 꼴이 나지 않게끔 과거로 온거고."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코트를 슬쩍 벗어서 목과 손목을 보여주었다.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끈에 제법 오래 묶여있어서 검게 변질된 피부가 그 안에 잠들어있던 것이다. 내가 당황해서 손목과 목을 번갈아가면서 바라보다가, 편지를 달라는 그녀의 손길에 얌전히 내가 쓴 러브레터를 올려주었다.


"잘했어. 이걸로 이제 그런 미래는 없을거야."


"그럼 어떤 고백이 좋을까요?"


"글쎄, 코코로는 감금 생활 도중에 종종 전화로 고백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고는 했어."


그러면 전화가 정답이네! 내가 기뻐하면서 곧장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오 년 후의 나도 자기 일 처럼 기뻐해주면서 자기가 보고있으니까 힘내라고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신호음이 두 어번, 그리고 코코로가 전화를 받으려는 그 순간이였다.


"그만 둬."


위에서 묵직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내 손에서 휴대폰이 뺏기더니 그대로 전화가 끊겼다. 나도, 오 년 후의 나도 당황해서 서로를 쳐다보다가 위를 올려다보니 어딘지 모르게 상처투성이의, 웨딩드레스 차림의 내가 있었다.


"전화 고백은 관둬. 무서운 미래가 있을 뿐이야."


"저기, 실례지만 당신은..."


조금 위압적인 분위기에, 뺨에 난 큼지막한 흉터가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목소리며 말투는 누군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오 년 후의 나도 그건 마찬가지인듯 땀을 살며시 흘렸다.


"난 너야, 오쿠사와 미사키."


그렇게 말한 그녀가 기지개를 펴면서, 부케를 대충 침대 위에다 던져놓았다.


"십 년 후의 너야."


그 말을 듣자 머리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돌겠네.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납치감금을 당하는거야?


*


어설픈 고백은 곧 납치감금의 신호


그런 미래에서 미사키를 구하기 위해서 미래에서 미사키들이 와서 도와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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