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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엘.컴플렉스06

우드포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2 12:21:35
조회 279 추천 17 댓글 5
														

"아직 멀었어요? 채린씨는 어딨어요?"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텝 중 한 명에게 유신이 물었다. 

"세팅은 다 끝났는데 연채린씨가 대기실로 돌아 가서 나오질 않아요." 

"왜죠?"

"모르겠어요. 하기 싫다고 하면서 엄청 화를 냈대요. ." 

손놓고 기다릴 수 만은 없었다. 다음 스케줄이 있다. 


똑똑. 

문을 열어 보려고 했지만 안에서 잠궈 버려서 열리지 않았다. 

"채린씨, 저 온유신인데 문좀 열어 주세요." 

여전히 열어 주지 않아서 다시 노크했다. 대답이 없다. 

"문 열어 줄 때까지 기다릴게요." 


잠시 후 문이 열렸다. 화가 많이 난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아 있다. 간이 의자를 가져와 가까이 놓고 앉았다. 연채린이 앉아 있는 의자보다 간이 의자의 높이가 낮아서 유신이 연채린을 올려 본다. 

채린은 유신의 시선을 여전히 피하고 있다. 채린의 양팔을 가볍게 잡고 몸을 자신 쪽으로 향하게 했다. 


"저 한 번 봐 주지 않을래요?"

채린은 한숨을 쉬더니 유신과 눈을 억지로 맞췄다. 

"무슨 일인데요?" 

채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일 하지 싫으면 안 해도 돼요. 취소시킬게요. 다만 왜 이러는 건지 알고 싶어요."


유신은 채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고 쳐다봤다. 갑자기 채린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흘러 내린 머리가 얼굴을 가려 보이지 않자 유신은 손가락으로 채린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주었다. 


"못생기고 실력없대요."

"네?" 

"뒤에서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스폰 잘 만나서 광고 따낸 거라고 수근댔어요." 

"질투하는 거잖아요. 너무 아름답고 인기 많으니까. 그 사람들이 갖고 싶은 걸 당신이 다 가지고 있으니 질투하는 거에요. 앞으로도 이런 일 많을 거예요. 성공할수록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텐데 그 때마다 문 닫고 숨어서 울 거예요?"


유신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만들어 줄게요. 자신 있어요. 그 사람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면 어때요?" 


유신의 말이 진심으로 들려서 채린은 흐느낌을 멈추고 유신을 봤다.


"너무 예뻐서 빨리 찍고 싶은데...그래도 돼요?"


채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유신은 문을 열고 앞장섰다. 채린이 뒤따라 나온다.


"메이크업 빨리 고쳐 주세요. 곧 시작할테니 다들 모여 주세요." 


유신은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핸드폰을 켰다. 수민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그동안 연락을 해도 답장하지 않더니 일주일만에 처음 들어온 메시지다. 


"저녁에 만나. 근처로 갈게." 


==============


"부모님하고 얘기했어. 애는 낳아야 하는데 미혼모는 반대하셔. 결혼해야 해. 난 너와 결혼하고 싶어." 

수민이 유신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네 부모님 의견, 네 의견만 중요해? 내 의견은?"

"그래서 지금 네 생각을 묻고 있잖아." 

"너와 결혼할 수 있지만 그 아이는 못 키워." 

"그럼 그 사람하고 결혼하는 방법 외엔 없어. 그래도 좋아?" 

"싫어. 네가 결혼하는 거 싫어." 

"그럼 어떻게 할 건데?" 

"모르겠어." 

"내가 결혼한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냐." 

"그런 말 하지 마. 이해 못 해." 


유신이 일어나려고 하자 수민이 유신의 손을 잡았다. 


"너도 그 사람도 둘 다 사랑해." 


둘 다 사랑한다는 수민의 말에 유신의 마음이 산산조각이 났다.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진정하기 위해 눈을 꼭 감고 있다. 유신이 다시 눈을 떴을 땐 얼음장 같이 차가운 눈으로 변해 있었다. 


"둘 다 사랑한다고? 사랑이 그 정도로 많은 사람이었어? 더 이상 얘기하지 마. 여기서 끝내자." 

"너하고 혜어질 생각 없어."

"미쳤니? 결혼은 다른 사람하고 하고 나하고도 만나겠다고? 난 너하고 친구할 마음 없어."

"나도 널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럼 뭔데?"


침묵이 흘렀다.  잠시 생각하더니 유신이 미간을 찌푸린다. 


"배우자 따로 애인 따로 라는 거야?" 

"냉정하게 생각해. 우리 관계를 유지시키는 최선이 이거 아냐? 난 널 못 보내. 하지만 아기는 키워야 할 거 아니야?" 

"진심이구나. 그런 관계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너한텐 그게 최선인 거야? ...다시 생각해 보니 나도 그다지 손해볼 건 없겠다 싶어. 다른 사람 만나다가 네 생각 날 때 불러서 즐길 수 있는 거잖아. 좋아. 책임질 일은 없고 재밌겠네. 결혼 날짜 정해지면 알려 줘." 


수민에게 쏘아 붙이고 거리로 나왔다. 수민을 아프게 하려고 쏜 언어의 화살은 유신에게 되돌아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냈다. 

차라리 울 걸 그랬다. 결혼하지 말라고 울면서 애원이라도 해 볼 걸 그랬다. 사랑보다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을까? 애원했다가 거절당했을 때 느낄 수치심 때문에 애원 대신 경멸과 조롱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경멸과 조롱으로 가장 심한 상처를 받게 될 사람은 유신 본인이었다. 왜냐하면 화나서 내뱉은 말 때문에 이제 수민의 결혼을 막는 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지난 번에 마셨던 술, 병으로 줘." 

유신이 요구하자 레이가 아무 말 하지 않고 병으로 내 줬다.  독한 술을 연거푸 마시더니 유신은 곧 취했다.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게 가능해?" 

"가능한 사람도 있겠지." 

"너는 어때? 동시에 여러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

취기가 많이 올라오는지 눈에 초점이 풀렸다. 


"글쎄... 난 안 될 거 같은데? 흔들린다고 해도 행동으로 옮기진 않을 거 같아." 

"날 버리고 결혼할 거래. 그런데 나와 헤어지기는 싫대." 

"그게 무슨 말이야?" 

"결혼해서 아기 낳을 건데 나하고도 계속 만나고 싶대. 애인으로."

"그만둬. 힘들거야." 

"너무 치욕스러운데 헤어질 수가 없어. 아직 사랑하는 걸까?" 


유신은 혼자 술을 따라 마시다가 몸을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취해서 바에 엎드렸다. 저러다가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질 거 같았다. 일하면서 보고 있다가 안 되겠는지 레이가 직원에게 일찍 퇴근하겠다고 하고 유신에게 다가갔다. 


"일어나. 집이 어디야? 데려다 줄게."

"집에 가기 싫어... 혼자... 있기 싫어...오늘 ... 너랑 ...있으면 안 돼? 나... 소파면 되는데." 


유신이 혀 꼬부라진 소리로 중얼거렸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유신을 부축해서 주차장으로 데리고 갔다.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마셔? 너 술 이상하게 마시는 거 알아?" 


레이가 투덜거리며 뒷좌석에 유신을 구겨 넣었다. 


"귀찮게 해서... 미안해. 휴...이제 내 마음대로...살 거야."


유신은 뒤에서 계속 중얼거리더니 잠이 들었다. 도착 후 유신을 부축해서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작은 방엔 침대 없어. 소파가 나을 거야." 


레이가 소파에 천을 깔고 덮는 이불과 베개를 놓았다. 유신을 소파에 눕히고 돌아서서 가려고 하는데 유신이 레이의 손을 잡는다.


"가지 말고....아무 말이라도... 해 줘. 잠들 때까지만..."

"정말 귀찮게 하네."


잡은 손을 놓아주지 않자 레이가 유신의 머리맡에 앉았다. 유신이 레이의 허벅지에 머리를 올렸다.


"머리 쓰다듬어 줘." 


빨리 재우자고 생각을 하며 레이가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힘들다고 더 큰 사랑은 아냐. 그런 사랑이라고 보상이 더 큰 것도 아니고. 지금은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거 같지? 지나고 나면 네가 이렇게 아파했다는 사실조차 기억에서 희미해 질 거야. 집착하지 마. 사랑은 모래 같아서 많이 움켜 쥐려고 하면 할수록 손가락 사이로 더 빠르게 빠져 나가."


레이가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지만 유신의 마음이 편해졌다.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손 때문인지 나른한 목소리 때문인지 유신은 레이에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끌렸다. 

팔을 뻗어 레이를 아래로 끌어 당겨 입술에 키스했다. 레이가 강하게 거부하며 입술을 떼어 냈다. 화가 많이 난 얼굴이다. 


"아... 쏘리."

"...취했다고 아무한테나 막 들이대지 마. 또 이러면 가만 안 둬.'

"미안해." 

"잠이나 자." 


레이는 화가 풀리지 않는지 베개를 집어 유신에게 세게 던지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


헤... 결혼할 수 있는 세상임.


그냥 받아 들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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