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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역전 - 뒤바뀐 주종관계 30화 (끝)

1234(39.113) 2021.01.26 19:10:13
조회 340 추천 15 댓글 12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사라진다. 꽤나 시끄러운 뉴스들이 자꾸 터지곤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네 사람의 생활도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허나 아주 조금은 달라진 것도 있었다.


바로 네 사람의 주거 공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침 준비 다되었어! 어서 나와!"


오늘의 아침 당번인 사야는 나머지 사람들을 깨우며 하루를 시작했다. 미키는 이미 씻으러 갔고 치사토는 멍한 얼굴로 밖으로 나왔다. 에리는 사야에게 오지게 엉덩이를 한대 맞고서야 겨우 잠에서 꺨 수 있었다.


"다들 오늘 바쁘다고 하지 않았어?"


사야의 말에 미키와 치사토는 고개를 끄덕였고 에리는 좀더 자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일단 아침의 사야는 무섭다.


그녀는 마치 모두의 엄마와 같이 일정을 챙겨주었다. 제일 맛있는 밥을 만드는 사야지만 그 만큼이나 일정이 있는 사람에게는 엄했다.


그렇기에 누구도 감히 반항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에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으으.... 본가에 있을 땐 아무도 안 깨웠는데...."


에리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장 먼저 식탁에 앉았다. 사야의 요리가 맛있다는 것은 다들 인정하고 있었고 아침의 시작으로 그 이상이 없다는 걸 그녀들은 모두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사야는 그렇게 말하며 에리의 잔에 막 내린 커피를 주었다. 미키와 치사토의 잔도 향이 풍부한 커피로 채우며 사야는 밤새 준비해둔 스튜를 접시에 담아 주었다.


먹기 좋게 부드럽지만 든든한 스튜는 그녀들의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아침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던 치사토 또한 사야 덕분에 아침을 먹기 시작할 정도였다.


"자 먹자고."


"잘먹겠습니다!"


마치 아이처럼 합창하는 그녀들을 보며 사야는 싱긋 웃었다. 이런 아침은 결코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녀들에게 있어서 지금은 겨우 잡은 행복이었다. 이제 더 이상 빼앗기기 싫은 일상이기도 했다.


숟가락이 달그락거리며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둘만의 생활도 좋지만 이런 왁자지껄한 생활도 나쁘진 않았다. 다들 서로의 은밀한 모습까지 알고 있는 만큼 더욱 그런지도 몰랐다.


물론 언젠가는 헤어질지도 모른다. 사람의 일은 모르니까.


하지만 최소한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사야는 생각했다.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행복하다고 답할 수 밖에 없겠지.


이것이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이 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사야는 생각했다.


때론 싸우기도 하고 실망도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생활이 더 없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생활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사야는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다들 놔두고 어서 가. 에리는 당번일 제대로 하고."


"우우...."


사야의 말에 에리 혼자 울상이다. 하지만 출근해야 하는 두 사람은 고개르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나 우는 얼굴과 달리 에리는 착실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었다. 다들 각자의 생활이 있고 거기에 맞춰 서로의 패턴을 변화시켜 지금에 이르렀으니까.


"그럼 갔다올게."


먼저 준비를 마친 치사토는 그렇게 말하며 사야의 뺨에 입을 맞췄다. 사야도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그녀를 배웅했다. 물론 미키에게도 서로의 뺨에 입맞춤을 하는 걸 잊진 않는다.


그렇게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다들 새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우웅.... 나도 배웅하고 싶었는데.... 오늘 너무 설거지 할게 많았잖아?"


에리는 조금 늦은게 아쉽다는 듯 사야를 등 뒤에서 껴안으며 불평했다. 오늘따라 그녀는 불평이 많은 것이 꼭 아이 같았다.


"바보."


사야는 그렇게 말하며 에리에게 키스해 주었다. 애정을 닮은 짧은 입맞춤. 그래도 그것만으로 에리는 힘이 나는지 미소 짓는다.


같이 미소 지으며 사야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아침은 잘 시작했지만 어젯밤 광란의 시간을 보낸 흔적들을 치울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뭐 어떤가?


그런 것까지 각오하고 함께 사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도 시계는 째깍째깍 돌아간다. 그리고 사야와 그녀의 연인들의 시간도 흘러간다.


언젠가 죽음이 그녀들을 갈라놓기 전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며 사야은 청소기의 스위치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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