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의 엄마와 딸을 생각하면서 읽어줬으면 좋겠어.
이 세계는 모녀백합 꾸금 엔솔로지가 나온 세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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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편] [3편] [4편, 4편꾸금]
[5편, 5편꾸금] [6편, 6편꾸금(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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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아 음악실 가야지"
수업 전 쉬는 시간, 나는 리코더와 교과서를 손에 들고 친한 친구 하은이를 불렀다.
"어 응. 근데 웬 리코더?"
"오늘 리코더 수행 평가잖아.."
설마 진짜 잊어버렸던 건 아니겠지..?
하은이는 나를 보고 멋쩍은 웃음을 짓고 나서는 가방을 뒤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준비 다 했... 야 윤설아.."
말을 하다 만 하은이는 순간 멈칫하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 뭔가 잘못 한 게 있나..?
"응..?"
"너 그거 뭐야"
"뭐가..?"
"약지에 반지 뭐냐고.."
교과서와 리코더를 들고 있는 내 왼손을 가리키며 하은이는 말했다.
나는 차마 엄마가 결혼식을 해주며 끼워준 커플 반지라고는 말 할 수 없어서 변명 거리를 생각하고 있던 중에 하은이가 말을 이어 갔다.
"누구야? 언제부터 사귀었는데..?"
"그걸 어떻게 이런 곳에서 말해.."
하은이의 목소리가 컸던 바람에 주변의 반 친구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뭐..? 그럼 설마 이거 커플 반지야?"
"설아한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우리 학교에 다니는 애야?"
"여기 여고잖아 바보야"
"야 설아한테 한명씩 물어봐. 한명씩."
아.. 가장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반지를 끼고 등교를 할까 말까 20분 동안이나 고민 했었는데.. 끼고 오지 말걸..
"어.. 그.. 커플 반지 맞아.."
"세상에 설아한테 연인이 생기다니.."
내가 부끄러워 하며 입을 열자 다들 놀란 얼굴로 바뀌었다.
이게 그렇게 충격에 휩싸일 일인가..?
"데이트는? 데이트 어디 가봤어?"
"어.. 데이트..? 아직 많이 못 가봤어. 연인이 자주 바빠서.."
"놀이공원 같은 곳도?"
"응.. 못가봤어.."
"헐.."
내 답변에 반 친구들의 이목이 더욱 모이며 더 많은 질문 공세를 해왔다.
계속 물음에 답하다 보면 실수로 엄마와 사귀고 있는 게 들킬 것 같아서 나는 친구들의 말을 끊었다.
"아.. 아무튼..! 이 일은 더 이상 안 알려줄 거야!"
"에이.. 재미없어.."
그러고 나서 나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하은이의 손을 잡았다.
"하은아 빨리 음악실 가자..!"
"먼저가.. 나 화장실 좀 들렀다가 갈게.."
하지만 하은이는 왜인지 모르게 내 손을 뿌리치고 교실 문을 소리 나게 닫으며 나갔다.
그러자 반 친구들이 나를 일제히 쳐다보면서 말했다.
"쟤 왜 저래 설아야..?"
"그러게..? 원래 저런 애가 아닌데.."
약간. 아주 약간 짚이는 구석이 있었지만 착각 일 거라 생각하고 반 친구들과 함께 음악실로 향했다.
그 후 음악실에서 만난 하은이는 평소의 모습과 다를게 없어 보여 나는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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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아 어제 엄마가 끼워줬던 커플 반지를 만지작 거리며 중얼거렸다.
"놀이공원.. 데이트라.."
생각이 난 김에 나는 핸드폰을 꺼내 초록 창에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놀이공원 데이트 100% 성공하는 방법」
「연인들끼리 가기 좋은 놀이공원 데이트 코스」
아무리 봐도 영양가 없을 듯한 제목을 가진 글들만 주르륵 나왔다.
나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아무런 글이나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연인들끼리 가기 좋은 놀이공원을 알아볼...'
어째서 이런 블로그들은 결론만 간결하게 알려주지 않는 걸까?
한숨을 쉬며 스크롤을 내리던 중 한 문장에서 손이 멈추었다.
'예쁜 튤립 정원과 야간 퍼레이드 후에 이어지는 불꽃놀이에서는 키스를 하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음.. 이거 좋은데..?
엄마랑 불꽃 아래에서 하는 낭만적인 키스도 좋지 않을까..?
"딸..? 설아야..?"
그때 한껏 분위기를 띄워서 집에 돌아와 엄마랑..
"윤설아!"
엄마와 이렇고 저런 것을 하는 망상에 빠져 소리를 못 듣고 있던 나는 엄마의 큰 목소리에 놀라고 말았다.
"어.. 엄마 왜..?"
"내일 모래 엄마 쉬는 날인데 어디 가고 싶은 곳 없어?"
"그 말은 데이트?"
"뭐.. 그렇지.."
엄마는 조금 부끄러웠는지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약간 돌렸다.
그러자 드러나는 수려한 미모는 마치 모델이 포즈를 잡는 것 같이 느껴졌다.
수십, 수백번을 생각 했던 거지만 엄마도 정말 예쁜데.. 왜 본인은 긍정하지 않을까..?
"놀이공원 어때?"
"놀이공원? 뭐.. 그래.. 그러자."
"왜? 싫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약간 망설이는 듯한 느낌을 내비치었지만 이내 알겠다고 해주었다.
어찌 되었든 승낙이 떨어졌으니 완벽한 계획을 위해서는 좀 더 알아봐야겠다.
"그럼 엄마 잘 자"
"응"
나는 엄마의 볼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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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날 아침. 나는 지금 머리가 많이 복잡하다.
"설아야 준비 다된 거지?"
큰일났다.. 아직도 뭘 입고 갈지 선택을 못했는데..
아.. 보통 연인들끼리 데이트 할 때 무슨 옷을 입고 가지..?
"설아야?"
"어.. 엄마 거의 다 했어.."
"10시까지 출발 해야 돼"
시계를 보니 벌써 9시 40분.
나는 결국 손에 잡히는 옷걸이에 걸린 옷을 입기로 결정하고 옷장에 손을 뻗었다.
그러고 나서 옷을 꺼내보니..
"에.. 교복..?"
결국 손에 잡힌 옷은 매일 입던 교복이었다.
"뭐.. 어차피 둘 다 교복을 입게 될 거니까 입던 교복도 괜찮겠네"
나는 빠르게 교복을 입고 거울을 보며 마지막 체크를 한 후 아래로 내려갔다.
"엄마 나 준비 다 됐어"
"응 설아야 출발.. 교복..? 교복 입고 가게..?"
엄마의 물음에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어주었다.
"....?"
조금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는 엄마였지만 내 웃음의 의미를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곧 엄마도 입게 될 거라는 것을..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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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표는 내가 인터넷으로 미리 사뒀어"
"누구 딸인지는 몰라도 준비성 하나는 참 대단하나니까?"
나의 말에 설아는 웃으며 예약한 표를 핸드폰 화면에 띄웠다.
어느덧 차례가 되자 매표소 직원이 우리를 반기며 맞아주었다.
"환상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나다! 혹시 인터넷으로 예약을 먼저 하셨나요?"
"네. 이거 보여드리면 될까요?"
설아가 예약한 표를 내밀며 보여주었지만 어째서인지 직원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건 커플 할인 표네요..? 고객님 이건 커플만 사용 가능한 이용권 이라.."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딸.. 설마 그걸 커플 표로 끊었니..?
상상도 못했던 순간에 다가온 충격에 나는 그만 머리가 지끈거렸다.
"저희 커플 맞는데요?"
내 팔에 팔짱을 끼며 당당하게 말하는 설아의 행동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놀란 건 나 혼자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커플.. 네.. 확인.. 되셨습니다"
결국 직원은 좀 많이 당황한 눈치로 표를 끊어주었다.
나 같아도 당황하겠다 딸..
"환상의 나라에서..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지금 막 놀이공원에 들어왔는데도 벌써 피곤하다.
그에 반해 행복한 얼굴로 놀이공원의 곳곳을 살펴보고 있는 딸.
그래.. 그래도 데이트인데 힘 내지 않으면 안 되겠지
"엄마 잠깐 들릴 곳이 있어"
"설아야 엄마는 네가 그 말을 할 때 마다 무서워.."
또 설아는 대답 없이 미소만 짓고 있다.
이거 분명히 무언가 있다는 신호인데..
"여기야 엄마"
"감성 교복..대여..? 아.. 설아야.."
내 불안한 직감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저번에는 한복을 입히더니 이번에는 그보다 더 심한 학생들이 입는 교복이라니..
이것 만큼은 미안하지만 적당히 타일러서 그만두게 해야겠다.
"설아야 이건 정말로 젊은 애들이나 입는거잖아.. 엄마는 이런 거 못 입어"
"그치만.. 교복을 입은 예쁜 엄마도 보고 싶은걸..?"
설아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나를 꺾으려 하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넘어가 주지 않을 거다.
그래도 예쁜 얼굴 만큼은 고맙게 받을게.
"안. 돼. 이건 정말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엄마까지 돼서 교복을 입는 건 좀 아니잖니"
"알았어.. 그렇게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뭐.."
설아는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며 실망한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랑 같이 교복 입고 싶어서 미리 교복 입고 나온 건데.."
하.. 그런 표정을 지으면 들어줄 수 밖에 없잖아..
"알겠어.. 입으면 되잖아.."
"와! 진짜..? 엄마 최고!"
잠깐.. 뭐야 방금.. 어떻게 사람 얼굴이 그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가 있어..?
이거 완전히 속아 넘어 간거잖아.. 이 귀여운 여우..
결국 입겠다고 말을 해버린 나는 그저 교복 대여점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이 나이 먹고서 교복이라니.. 남들이 욕하지나 않았으면 좋겠네..
결국 설아가 추천해준 교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교복의 어색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와 엄아 엄청 예뻐.. 정말로..."
"딸.. 엄마 놀리면 못써.."
"거짓말 아냐 엄마 정말로 어울려. 학교 선배 같아."
"못 하는 말이 없어.. 정말.."
물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뻐하며 사진을 찍는 설아를 보니 입어주기를 잘 한 것 같다.
잠깐만.. 사진..?
"자.. 잠깐 설아야 사진은 안돼..!"
"왜 엄마.. 예쁜데.."
"그래도.. 부끄럽잖아.."
"어디 안 올리고 나만 볼게. 응?"
또 나왔다. 저 부탁하는 얼굴. 그래도 사진을 대가로 귀여운 딸의 얼굴을 보는 거면 나쁜 거래가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알았어.. 절대로 다른 사람 보여주지 마?"
"응!"
조금은 불안했지만 설아를 믿어보기로 했다.
"아 맞다 엄마"
"응?"
"이건 내 선물!"
설아는 선물이라며 내 머리와 자기의 머리에 토끼 귀 머리띠를 씌웠다.
"설아야..?"
"응. 응. 잘 어울려!"
"하.. 이제는 엄마도 포기다.."
이미 교복 때문에 이제는 어떻게 되던 설아만 좋아하면 된 것 아닐까 할 정도로 내 자신을 놓아버렸다.
그래도 토끼 귀 머리띠를 한 설아는 엄청 귀여워서 좋았다.
"엄마, 타고 싶은 놀이기구 있어?"
"어..? 어.. 설아 타고 싶은 거로 타자"
"그럼 자이로 드롭 타보고 싶어."
"자이로 드롭..? 그게 뭐 하는 거야..?"
"있어 그런 게."
설아는 내 손을 꼭 잡고 이끌기 시작했다.
아직 날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4월이라 그런지 설아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이게.. 자이로 드롭..?"
"응. 위로 올라갔다가 낙하하는 놀이기구야"
"아니.. 그건 말 안 해줘도 알겠는데.."
"들어가자 엄마?"
"아.. 아니 설아야 잠깐만 엄마 말 좀 들어줘 설아야..!"
저번에 설아가 놀이공원을 가자고 할 때 조금 머뭇거렸던 이유가 이런 것 때문 이였다.
예방 접종을 맞으러 가는 아이의 심정이 이런 느낌일까..? 순간 설아가 어릴 때 어르고 달래서 병원으로 끌고 갔던 기억이 났다.
물론 지금은 반대로 설아가 나를 끌고 가고 있었지만 말이다.
"자~ 안전바 내려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저 직원은 뭐가 저리 신난 건지 공포에 떠는 나를 기쁘게 배웅해줬다.
점점 바닥과의 거리가 늘어나자 옆자리에 앉은 설아는 아까 까지만 해도 신난 표정으로 말하더니 이제 완전히 얌전해졌다.
"어.. 엄마 이거 생각보다 꽤 높이 올라가네.."
"그.. 그러게.. 높네..."
한참을 더 올라가더니 덜컹 하며 멈춰 섰다.
"엄마 소.. 손 잡아주면 안될까..?"
"그.. 그래.."
설아의 손을 잡아주던 찰나,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으며 아래로 떨어졌고
그 이후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설아야.. 엄마 이런 건 좀 무리 인 것 같아.."
"나도.."
우리는 놀이기구에서 겨우 내려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가까운 벤치에서 한참을 앉아 있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 아까 위에서 보니까 튤립 정원이 예쁘던데 한번 가볼래..?"
"언제 그런 것까지 봤어..? 대단한데 딸..?"
"아.. 그냥 눈에 보이더라고.."
방금 내 눈을 피한 걸 보니 저건 거짓말이다. 분명 놀이공원 오기 전에 다 알아보고 왔겠지.
그래도 딸이 엄마에게 예쁜 정원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적당히 속아 넘어가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 딸. 한번 가보자"
"응!"
설아는 웃으며 내 손을 꼭 잡고 이끌기 시작했다.
가는 길을 정확히 아는 것을 보니 미리 조사해온 티가 났다.
"귀여워.."
"응? 뭐라고 엄마?"
"아냐 아무것도"
"....?"
나는 아까 설아가 했던 것처럼 미소만 지어주었다.
인파를 뚫고 어느덧 도착한 정원에는 엄청난 숫자의 튤립들이 피어 있었다.
"와 진짜 예쁘다.."
"그러게 여러 색깔의 튤립들이 많네"
설아와 셀 수도 없는 많은 양의 튤립들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돌아다니던 중 보라색 튤립이 눈에 들어왔다.
"딸. 보라색 튤립의 꽃말이 뭔지 알아?"
"뭔데?"
"엄마가 설아에게 원하는 거야. 빨리 핸드폰으로 찾아봐"
핸드폰을 꺼내서 꽃말을 찾아보는 설아.
이내 약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니 금방 정답을 찾은 것 같다.
"영원한 사랑.."
"정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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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는 회전목마 같은 놀이기구들을 몇 개 더 타고 난 후 저녁을 먹었다.
"엄마 좀 있으면 퍼레이드 하는 시간이라는데?"
"그럼 밖으로 나가볼까?"
밖으로 나오자 이제 막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있었다.
"설아야 이제는 조금 시시하지?"
"응..?"
"10년 전에 왔을 때 기억나? 그때의 설아는 엄청 재밌게 봤었어"
"어.. 응.. 나도 기억 나."
아.. 솔직히 지금도 신나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옛날 생각 나고 좋네.."
엄마가 말하는 옛날은 분명 안정된 가정을 이루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겠지..
"그럼..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나는 그만 분위기를 깨버리며 진지한 어조로 엄마에게 질문을 던져버렸고 불안에 떨면서 답변을 기다렸다.
"아니?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 지금은 사랑하는 설아가 옆에 있잖아."
"엄마..."
아직도 엄마를 믿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서 엄마의 손을 꼭 쥐어 버렸다.
"미안해 놀러 왔는데 이런 거나 물어봐서.."
"괜찮아. 퍼레이드 보자. 저기 큰 배 같은거 온다"
웃으며 나를 보는 엄마에게 나도 미소로 화답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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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안의 퍼레이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잠시 후 불꽃놀이가 시작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엄마 불꽃놀이 잘 보이는 곳에 갈래?"
"그래 거기로 가자"
나는 엄마를 이끌고 초록 창에서 알아본 불꽃놀이가 잘 보이고 사람이 없는 장소를 향해서 나아갔다.
하지만 도착한 장소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었다.
아.. 이 사기꾼들... 이래서는 엄마랑 키스 못하잖아..
"사람이 많네.. 딸.."
"응.. 그러게.."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장엄한 음악이 깔렸다.
곧이어 하늘을 향하여 발사되는 여러 줄기의 빛이 선을 그리며 나아가다가 펑 하고 검은 하늘에 밝은 불꽃을 수놓았다.
"예쁘다.."
"응. 불꽃놀이는 언제 봐도 예쁘네"
눈앞에서 수많은 불꽃들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노래가 도저히 키스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
타이밍을 보며 기다려도 여전히 신나는 분위기가 계속되자 결국 나는 불꽃이 터지는 소리에 묻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망쳐버렸어.."
자포자기 하고 나서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까.
불꽃은 차가운 색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색으로 바뀌어 하늘에 수많은 별들을 뿌리는 것 같았고
배경으로 나오는 노래도 달라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 지금..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데...
급하게 고개를 돌려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도 이미 나를 보고 있었는지 그만 눈이 마주쳐 버렸다.
서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나는 말 없이 눈을 감았고
곧이어 입술에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초봄의 달콤한 산들바람과 함께 길고 긴 키스를 했다.
남들이 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찌 되던 상관 없을 것 같다.
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
내가 1인칭 글은 살면서 처음으로 써보는 거라 모난 부분이 좀 보여도 이해해줘.
이번 편은 설아와 엄마의 놀이공원 데이트 스토리야.
배경은 에버랜드인데 롯데월드의 교복 대여 서비스를 조금 섞었어.
가본 지 10년도 더 되어가는 놀이공원을 글로 쓰려니 힘들더라.
덕분에 홈페이지도 수십번 들락날락 거렸고.
아 처음으로 유튜브 음악을 넣어 봤는데 어땠는지 말해줬으면 좋겠어.
암튼 미숙한 글 읽어줘서 고맙고 설 연휴 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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