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현대 보병분대의 구조가 어떤식인지, 어떻게 싸우는지부터 이해를 해야 함

1차대전과 2차대전의 교훈을 받아들여 대체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정착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일단 전간기 유럽에서 정립된 소총조와 기관총조의 분할 구성 개념, 그리고 2차대전~한국전을 거쳐 미군에서 정착한 복수의 동일편제 사격조 구성 개념임

유럽식의 소총조 - 기관총조 분할 개념임. 기관총조가 사격하여 지원해주는 동안 소총조가 기동하여 적을 상대한다는 개념으로, 자잘한 편제화기의 변경만 있을 뿐 지금도 그 큰 틀과 기본적인 운용법은 대동소이함.

냉전 중후기 영국 육군 보병분대 편제. 편제화기에 세세한 변동은 있었지만 구조와 각 보직의 역할은 큰 변화가 없이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음. 기관총이 원거리에서 지원하는 동안, 소총조는 소총과 단거리 대전차무기로 무장하여 기동력을 발휘, 적과 근접해 교전한다.

현대 프랑스 육군 보병분대 구조. '300미터 팀'과 '600미터 팀'이라는 이름이 아주 직관적으로 운용 방식을 보여주고 있음.

현대 미국식인 복수의 사격조 운용은 2차대전 말경 미 해병 소총분대가 분대장 한명 아래 동일한 편제화기를 운용하는 4인 1조의 사격조 3개를 배속시켜 운용한데서 시작해 한국전쟁을 거쳐 미 육군에까지 정착된 구조의 체제임.

2차대전 말경 사격조 체제를 정착시킨 미 해병 소총분대 편제.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3개 사격조 13인 분대 구조는 2010년대까지 편제화기의 변경만 있었을 뿐 해병 소총분대아ㅣ 기본 틀로 유지되었음

1970년대 미 육군 보병소대 편제. 흔히들 '다목적 기관총'이 경기관총부터 중기관총까지 다 대체해 운용하는 양상이라고 인식하지만 미 육군은 M60을 소대와 중대 직할의 공용화기로 운용하였음.

유럽권 국가들은 보병분대에서 잘만 GPMG를 운용했는데, 미군은 어째서 M60을 분대에서 운용하지 못하였는지는 결국 분대 편성과 운용 방법이 달랐기 때문임.

분대당 1개의 기관총조를 편성하고 소총조와 조합한 분대전술을 구사하는 유럽식의 분대 구조에서는 10킬로그램 가량의 중량과 탄약의 무거운 중량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목적 기관총의 강력한 화력을 운용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 강력한 화력을 분대단위에서 가용할 수 있었음. 대신 부대단위 전투에서 분대의 실질적인 화력은 단 한정의 기관총이 주가 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많은 투자가 뒤따랐음. 

분대원들이 모두 기관총 예비탄약 지고 다닌게 딱히 독일군만의 이야기가 아님. 2차대전 영국군 소총수의 탄입대 형상이 브렌 예비탄창 나눠 휴대하라고 그 모양이었고, 냉전기에도 영국군 소총분대원들은 모두 개인 군장에 기관총을 위한 링크탄이 분배되어 있었음

미군의 보병분대 구조는 완전히 동일한 구조의 사격조가 복수로 구성된 체제이기에, 소총조와 기관총조의 역할이 명확하개 구분되는 유럽식의 구조에 비해 훨씬 전술적 유연성이 높다는것이 장점임. 어떤 사격조도 최소단위로서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에 다소 경직된 구조의 유럽식 보병분대 편제에 비해 분명한 이점이 있음.

그러나, 10여명의 분대원들이 기관총 한 정을 뒷바라지 해주는 체제에서 전투력 유지가 가능했던 다목적 기관총은 4~5인 규모의 사격조에까지 1정씩 배속하기엔 너무 거추장스런 무기였고, 결국 미군은 M113 장갑차와 세트 운용이 전제인 기계화보병 분대에서나 분대당 1정의 M60을 편제할 수 있었을 뿐, 통상의 보병분대 구조에서는 M60을 비롯한 고중량의 공용화기들을 소대나 중대급 공용화기로 편제해 운용해야 했음.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모든 사격조에 자동화기를 보급하고자 궁리하여 도입한 물건이 벨기에제 미니미 경기관총의 미군 제식모델인 M249임. 장비 공식 명칭이 'LMG'(Light Machine Gun)이 아니라 'SAW'(Squad Automatic Weapon)인 이유가 여기서 기인함. 미군의 M249 도입 목적은 BAR 자동소총처럼 소부대에서 간편하게 운용 가능한 자동화기가 필요했던거임.)

다들 일장일단이 있고, 장단점이 있는 체제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발전되었고 뒤떨어진 방식이 아님. 그리고 쿠데타 작중의 한국 육군 구주원정군은 이 두가지 종류의 편제를 모두 운용하고 있음.

강습보병분대는 분대장 예하에 2개의 사격조가 있고 각 사격조가 동일하게 1정의 경기관총과 아식보총, 다수의 강습소총으로 편제된 미국의 사격조 방식 구성을 따르고 있고,

1기병사단이나 수도사단, 9사단 등의 경우엔 유럽식으로 소총조와 기관총조가 나뉜 편제를 갖추고 있음

원정군 강습부대와 같은 분대 편제에서는 사격조의 공용화기 사수가 급격한 기동을 바로바로 따라다니며 들고 다니다 즉각적으로 화력지원을 해 줄수 있는 쇼샤나 BAR 자동소총, M249같은 경량의 자동화기 소요가 생길거임. 내가 보기엔 마드센도 원정군 편성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당장 쓸만한게 그거밖에 없었으니까 갖다 쓴거지, 살짝 거추장스럽다고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함.

원정군 보병부대의 분대 편제에서는 안정적으로 소총조의 기동을 엄호하며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경기관총의 소요가 생길거임. Vz26이나 브렌같은 물건들이 아주 이상적인 경기관총이지. 상부에 탄창을 꽂아 급탄하는 구조는 부사수와 함께 운용될때 MG42같은 탄띠식 기관총보다도 훨씬 신속한 재장전 속도를 보장하고, 신속 총열교환 구조 역시 안정적인 화력투사에 높은 가산점 요소임.

MG42나 M60, FN MAG같은 다목적기관총은 어느 구조의 분소대 편제에서라도 환영받을 무기체계임. 사격조 체제에선 서대나 중대급 공용화기로서 중기관총에 준하는 화력지원이 가능케 해줄테고 유럽식 분대 편제에서는 조금 무리하면 분대에서도 운용 가능하니까.(다만 '분대지원화기'로서의 효율은 아무래도 기동력이니 분대 전체의 군수지원 부담같은 측면에서 잘 설계된 탄창식 경기관총이 조금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함)

한국군의 보병분대 편제가 지금의 구주원정군 파병부대처럼 부대 특성에 따라 달라질지, 아니면 유럽식이나 미국식 둘 중 하나를 딱 고정할지는 확언할 수 없겠지만 난 보병분대는 유럽식, 일부 특수 임무 부대는 임무에 따라 미국식이 혼용되는 양상이 지속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함. 

한정된 재원으로 경제성장과 일본과의 군비경쟁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쿠데타 세계관의 한국 입장에선 분대에 기관총이 2~3정 들어가는 것 보단 1정 들어가는게 덜 부담스러울테고, 하지만 극동전쟁기부터 맛을 본 정예 보병부대의 유연성과 기동력, 고화력에 기반한 전술적 이점을 포기하기도 힘들테니까. 일본군이나 혹시모를 소련군, 북양군벌등 가상적 후보들은 언제나 한국군보다 많은 양적 우위를 살리려고 들테니까 말이지.

한국군이 어떤 기관총을 가져야한다, 어떤 기관총을 만들 것 같다 그런 이야기는 이 정도의 전제 아래서 오가야 의미있는 가설과 가정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함.단순 카탈로그 스펙 비교에 근거한 쥬장은 설득력도 없고 원작 집필 스타일과도 괴리감이 심함.